소설리스트

금쪽같은 소환수들-56화 (55/230)

56화. 진짜다.

베이론 왕국의 제1마법사 타지프.

베이론 왕국의 마법사들에게 불리는 호칭은 스승님

또는 스승님의 스승님.

심지어 스승님의 스승님의 스승님 정도로 불렸다.

그만큼 나이가 많지만, 아직도 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마법사의 방 안.

오래된 수많은 도서와 다양한 마법 기기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러한 책과 마법 기기들은 이곳이 누군가의 마법 연구실임을 알게 해주었다.

여러 마법 기기들은 하나같이 깨끗했고, 모두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심지어 같은 종류의 마법 기기들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모두 한 방향으로 줄을 맞춰있었다.

방 주인의 성품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정리 정돈이었다.

그런 방안 한쪽 햇빛이 잘 비추는 곳.

마법사 타지프가 책상에 앉아 있었다.

얼굴 잔뜩 검버섯이 피어오른 얼굴로 인상을 쓰며 보고서를 읽었다.

키메라 연구에 대한 제자들의 연구 보고서였다.

펄럭.

보고서를 넘겼다.

“음.”

제자들이 그럭저럭 자신이 지시한 바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타지프는 보고서에 줄을 죽죽 그으며 다시 실험할 바를 짚어보고 있었다.

얼굴 가득 핀 검버섯.

줄어드는 근육과 축 늘어지는 피부.

정신은 또렷하지만, 그 정신을 담는 육체가 점점 낡아가고 있었다.

타지프 정도 되는 마법사는 자신의 수명이 얼마나 남았는지 대충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던가?

기사들의 경우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이르면 몸이 점점 젊어지는데, 자신은 7서클에 오르고도 신체는 점점 노쇠해갈 뿐이다.

더 높은 경지에 올라야 하는가?

8서클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8서클의 벽은 높기만 했다.

타지프는 궁금했다.

왜 늙어가는가?

생명은 왜 죽는가?

소드마스터들처럼 젊어질 수는 없는 걸까?

아니면 다른 몸으로 대체할 수는 없는가?

타지프는 생명 자체에 관한 연구에 몰두했다.

그리고 그 연구는 여러 몬스터의 신체를 조합해서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내는 키메라 연구에 이르렀다.

타지프는 보고서를 넘기며 말했다.

“트롤의 생명력을 이용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별로군. 오히려 다른 몬스터라고 해도 뱃속의 태아를 쓰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아. 생명의 발원이 가장 생명력이 뛰어난 것이었어.”

똑똑.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마법사는 준비하는 자라고도 불린다.

마탑 또는 마법사가 기거하는 공간을 마법사의 영역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마법사는 준비된 공간에서 몇 배의 힘을 내곤 했다.

이곳은 타지프의 개인 연구실.

당연히 타지프의 영역이다.

노크를 하기도 전에 이미 누군지 알고 있었다.

타지프가 말했다.

“들어와라.”

끼이익.

문이 열린다.

아직 들어오지 않았지만 타지프의 1제자인 갤리미스와 갤리미스의 제자임을 알았다.

그런데…….

음?

뭐지?

이질감이 느껴진다.

불쾌한 감각.

제자가 문을 열고 얼굴을 비출 무렵 공간의 이질감이 더욱 뚜렷해졌다.

타지프는 7서클의 대마법사.

7서클이 되려면 공간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야 했다.

7서클의 대표적인 마법인 텔레포트는 공간을 넘어 이동하는 마법이다.

7서클의 아공간 마법은 자신만의 또 다른 차원의 공간을 열어서 어느 장소에서든 개인 창고를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다.

즉, 7서클의 마법사는 이미 공간 그 자체를 깨우쳤다는 뜻이었다.

그런 타지프가 공간의 이질감을 느꼈다.

“공간 너머의 눈길을 찾는다. 디텍트 와치!”

타지프는 마법을 발휘했다.

그러자 갤리미스의 뒤에서 이곳을 바라보는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오호라.

감히 7서클의 마도사의 개인 연구실을 훔쳐보려 하다니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면서도 한편으로는 호기심이 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듯 멍청한 얼굴로 들어오는 갤리미스와 그의 제자.

타지프가 말했다.

“꼬리를 달고 왔구나.”

타지프는 감히 자신의 연구실을 몰래 훔쳐보고 있는 존재를 보며 물었다.

갤리미스와 그의 제자는 타지프의 말에 당황한 얼굴을 했다.

타지프가 허공을 향해 말했다.

“뉘신가?”

얼빠진 갤리미스가 대답했다.

“네? 사부님? 저 갤리미스입니다.”

제자 갤리미스는 또 스승님이 이해하기 어려운 선문답을 내시는 건 아닌가 오해하고 있었고, 갤리미스의 제자는 타지프가 드디어 노환이 왔나 하며 오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지프의 시선은 정확히 나를 향해 있었다.

알파가 말했다.

―민준 님, 상대 마법사가 저희를 알아본 모양입니다.

그래, 알파가 말을 안 해도 알 것 같아.

저 이글이글한 시선이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것 같았다.

“뭐래?”

―누구냐고 묻고 있습니다.

“대화를 나눌 수 있나?”

―지금은 어렵습니다.

잠시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문득 나는 예전 멋도 모르고 마왕에게 화면을 들이대던 때가 생각났다.

마왕의 눈짓 한 번에 피를 토하고 기절을 했었다.

소드마스터 직전의 기사만 해도 화면을 밀어낼 수 있었고, 조금 전 소드마스터는 왕의 얼굴을 못 보게 하였다.

이제 이 검버섯 할배는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저 할배의 수준은 어느 정도나 될까?

긴장감이 엄습했다.

트란 산맥의 범인은 확실해졌다.

괜히 내 정보만 줄 필요는 없었다.

“알파야, 물러나자.”

나는 화면을 뒤로 죽 물렸다.

다시 왕성 밖 드론으로 내려다보는 시야만큼 물러났다.

한참을 물러서니 조금 긴장감이 내려갔다.

휴.

만만치 않네.

옆에 있던 샤샤가 말했다.

“와, 아까 그 할아버지 눈빛 봤어요? 완전 무섭던데요?”

제리가 발톱을 드러내며 말했다.

“무서웠나? 나는 눈깔을 확 찌르고 싶었다.”

트란 산맥의 범인도 6서클로 추정되는데 나의 화면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런데 방금 본 그 마법사는 화면을 알아보고 말까지 걸었다.

검버섯 할배는 도대체 몇 서클이란 거야?

디아론 영지의 최고 마법사가 알타르라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쟤네들이 덤비면 순삭일 것 같았다.

내가 말했다.

“샤샤야, 성으로 가서 백작에게 알려줘. 트란 산맥에서 본 마법사가 베이론에 있었다고. 빼도박도 못하게 쟤들이 웨이브의 범인이라고 말이야. 그리고 베이론이 수상하다고, 쟤들 좀 더 조사해봐야 할 것 같다고도 말해줘. 그 뭐냐, 키메라? 그것도 만들고 있다고.”

샤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게요. 그리고 아까 보니까 무기도 엄청 많이 만들던데 그런 것도 말해줘야 할 것 같아요.”

제리가 말했다.

“그렇게 말하니 꼭 전쟁 준비를 하는 것 같군.”

우리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헐.

진짜 전쟁 준비 중인가?

샤샤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그럼 혹시 몬스터 웨이브도 일부러 일으킨 거였을까요? 우리와 전쟁을 하려고?”

내가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러게. 우리 힘을 미리 빼놓으려고 한 건가?”

전쟁을 준비할 때 내 힘을 강하게 하는 것도 좋지만, 상대를 약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몬스터가 우리를 침공하게 만들면서 우리의 힘을 빼놓는 전략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말했다.

“만약에 말야, 몬스터 웨이브를 일으킨 것이 상대의 힘을 빼기 위함이었다면 잘못 생각한 거야.”

샤샤가 물었다.

“왜요?”

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래 적당히 맞으면 더 강해지는 법이거든.”

나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쿡쿡 찌르며 말했다.

“느그들, 실수한 거야.”

나는 괜히 저 멀리 작게 보이는 베이론 왕성을 향해 이빨을 깨물며 말했다.

꼭 아까 검버섯 할배 마법사한테 쫄아서 이러는 건 아니다.

진짜다.

나는 샤샤와 제리를 돌아보며 말했다.

“샤샤, 제리. 디아론 백작에게 상황을 전해줘.”

“네.”

“알겠다.”

나는 두 소환수와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였다.

둘 모두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마주 끄덕여 주었다.

“샤샤, 제리 소환 취소.”

화악.

두 소환수가 글리제로 넘어갔다.

“알파야, 화면 샤샤와 제리에게 다시 맞춰줘.”

슈우욱.

화면이 다시 날아갔다.

샤샤와 제리는 디아론 백작성으로 갔다.

샤샤와 제리는 먼저 행정관 차이세를 만났다.

행정관이 말했다.

“샤샤, 제리아나마스, 이를 어쩌지. 백작님께서는 이미 왕성으로 가셨단다.”

샤샤가 나에게 쪽지를 보내왔다.

[민준 님, 백작님이 이미 왕성으로 출발했대요. 어쩌죠?]

어쩌긴?

[쫓아가야지.]

샤샤는 성의 마구간으로 달려가 자신의 말인 루시를 찾았다.

샤샤가 루시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루시. 잘 있었어?”

샤샤를 태운 루시가 길을 달렸다.

다그닥 다그닥.

샤샤는 말도 잘 탄다.

휙 휙.

주변 풍경이 스쳐 지나간다.

울룩불룩 곳곳에 언덕이 있었지만, 루시는 열심히 달렸다.

그래도 왕성으로 향하는 관도는 상행이 빈번한 듯 마차 두 대는 지날 듯 길이 잘 닦여 있었다.

루시는 그 길을 따라 시원스레 달렸다.

[그 길로 쭉 가면 돼. 오케이.]

그리고 가는 길을 쭉 한번 스캔했다.

디아론 백작 일행의 위치도 다 파악해 두었다.

이대로 쭉 달리면 된다.

샤샤는 혼자 달리지 않았다.

샤샤의 옆에는 제리도 달리고 있었다.

제리는 드리마스의 형태로 변해서 달렸다.

그런데 제리가 더 빨라 보였다.

심지어 적당히 조절해가며 달리고 있는 듯했다.

제리는 말과 함께 나란히 달리면서도 여유가 만만이었다.

와 저 봐라.

이단 점프 스킬을 쓰며 공중회전을 하면서 간다.

샤샤가 힐끔 제리를 한 번 보더니, 자신이 타고 있는 말에게 소리쳤다.

“루시 달려.”

나도 응원했다.

언니 달려~

팬니르는 디아론 백작을 모시고 왕성으로 향했다.

트란 산맥의 탐사 결과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인위적인 몬스터 웨이브.

이는 디아론 백작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프란시아 왕국의 북쪽 면은 트란 산맥과 넓게 접해 있었다.

디아론 백작이 북쪽 끝에 있는 변경백이기 때문에 이번 웨이브 사태를 직격으로 당했지만, 다른 영지로 얼마든지 몬스터 웨이브가 향했을 수 있었다.

그렇게 이틀 정도 왕성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는데 뒤쪽에 있던 기사가 보고를 했다.

“단장님.”

“말하라.”

“뒤쪽에서 사람을 태운 말 한 필과 보라색 야수가 접근 중입니다.”

말 한 필과 보라색 야수라면 누군지 뻔했다.

샤샤와 제리아나마스일 것이었다.

어느덧 샤샤와 제리는 백작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위치가 되었다.

이번 웨이브가 인위적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도 샤샤가 가져온 것이었다.

팬니르는 샤샤와 제리를 만나기 위해 행렬의 뒤로 이동했다.

저 뒤에서 빠르게 행렬을 따라오고 있는 말 한 필과 보라색 야수가 있었다.

샤샤와 제리아나마스의 얼굴이 보였다.

샤샤가 말인 루시의 고삐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워워워.”

루시의 속도가 크게 줄었다.

“아이 착하다, 루시야. 이따가 포션 또 줄게. 조금만 기다려.”

원래 말을 전속력으로 달리면 말이 지쳐서 얼마 이동하지 못한다.

하지만 루시는 이틀간 전속력으로 달려서 백작 일행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포션빨이었다.

제리는 마지막 점프를 위쪽으로 뛰어 높이 솟아오른 후, 공중제비를 십여 바퀴 돌며 멋지게 착지했다.

간지가 작렬이었다.

샤샤가 팬니르를 보며 말했다.

“대장님, 저희 마스터께서 추가로 전해드릴 정보가 있습니다.”

“뭔가?”

“트란 산맥의 마정지를 다녀간 마법사. 영상 저장 장치에 얼굴이 찍혔던 그 마법사. 그자를 찾아냈습니다.”

팬니르는 정말 놀랐다.

어떻게 찾았지?

그보다 이렇게 빨리 찾을 수 있는 것인가?

디아론 백작 일행이 수도에 가는 이유도 그 사진을 뿌려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함도 있었다.

그런데 미처 수도에 가기도 전에 정보를 찾아오다니.

샤샤가 신기한 물건을 꺼내는 걸 트란 산맥 탐사 기간 내내 보았지만, 이렇게 적의 정보를 빨리 찾아내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다.

팬니르는 자신이 처리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팬니르가 말했다.

“따라오도록.”

팬니르는 샤샤와 제리를 백작에게 데려갔다.

팬니르는 잠시 행렬이 멈춰 세웠다.

디아론 백작이 물었다.

“그래, 무슨 일인가?”

샤샤가 말했다.

“트란 산맥에서 마정지를 다녀간 마법사, 그림 속의 마법사를 발견했습니다. 베이론에 있었습니다.”

디아론 백작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주변 참모들이 소란스러워졌다.

“베이론!”

“역시!”

“이런 쳐 죽일!”

베이론이라는 말에 그럴 줄 알았다며 복수를 해야 한다며 벌써부터 흥분을 했다.

샤샤가 이어서 말했다.

“저와 제리는 저희 마스터와 함께 베이론 왕성을 염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마법사가 베이론 왕성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샤샤가 주변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것뿐이 아니었습니다.”

모두 샤샤의 말에 집중했다.

“베이론 성에서는 대량의 무기를 생산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왕성에서 떨어진 곳에서는 키메라를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뭐라!”

백작은 심히 놀랐다.

이거 보통 일이 아니었다.

샤샤가 말을 이었다.

“키메라와 대량의 무기 생산을 목격하고 나니, 저희에게 몬스터 웨이브를 가한 것이 단순한 일이 아닐 수도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긴급하게 달려온 것입니다.”

백작이 말했다.

“크으음저먀 이거 보통 일이 아니구나. 이 일은 어쩐다.”

백작의 얼굴에 근심이 쌓였다.

백작이 말했다.

“왕성으로 함께 가자. 폐하께 네가 직접 보고드려야 할 수도 있다.”

“……!”

폐하를 뵐 수도 있다니 샤샤는 깜짝 놀랐다.

샤샤는 폐하라는 말에 기가 죽어서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백작이 말했다.

“폐하께서는 너그러우신 분이시다. 너무 기죽지 않아도 된다.”

“알겠습니다.”

일행은 다시 부지런히 수도로 향했다.

일행이 수도로 향하는 길.

나는 샤샤에게 쪽지를 보냈다.

[샤샤야, 수도 가는데 얼마나 걸려?]

[지구 시간으로 삼사일은 걸릴 것 같다고 해요.]

[그렇구나. 뭔 일 있으면 쪽지 보내.]

[네.]

“아으으으.”

기지개를 켰다.

아까 화면을 많이 축소한 다음에 디아론 백작 일행이 가는 길을 쭉 따라서 가봤는데 왕성까지는 며칠 걸리긴 할 것 같았다.

그러면 나는 며칠 좀 쉬어볼까?

샤샤와 제리가 길을 가고 있을 때 내가 막 할 일은 없잖아.

그렇지?

그렇게 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문득.

그 늙은 검버섯 할배가 떠올랐다.

눈에서 레이저를 쏘아대던 검버섯 할배.

음…….

그 할배와 곧 붙는다 이거지…….

그러고 보니까 검버섯 할배 뿐만 아니라 소드마스터도 있었는데.

우리 팀에는 그런 애들이 있나?

수도에 가면 있겠지?

걔도 왕 지키는 거였으니까.

잠시 고민을 해보았다.

전쟁을 하냐 마냐 하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드니 손자병법이 생각났다.

전쟁에서 중요한 건 여러 가지겠지만 그런 말이 있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 있다.

백전백승까지 하면 좋지만, 아니어도 쫄리면 튈 정도는 된다는 말이다.

쟤네들은 몬스터 웨이브와 대량의 병장기를 준비하고 키메라까지 만들고 있었다.

더군다나 마법사들의 클래스도 높았다.

왠지 지금 당장 붙으면 쌉 발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샤샤네 왕국이 쥐어 터지면 안 되는데

내가 좀 힘들더라도 적을 아는 데 도움을 줘야겠다.

지피 말이다, 지피. 적을 아는 것.

내가 이래 봬도 글리제에서는 맵핵이다.

나는 목을 한번 좌우로 꺾었다.

검버섯 할배, 내가 간다.

“알파야.”

―네. 민준 님.

“안 되겠어. 베이론 왕국으로 다시 정찰하러 가자.”

―네.

슈욱.

샤샤와 제리 일행을 비추던 화면이 공중으로 떠오르며 날아가기 시작했다.

“알파야.”

―네.

“그 소드마스터와 검버섯 할배 근처는 가지 말고.”

―네.

쫄아서 그런 건 아니다.

진짜다.

금쪽같은 소환수들

— 거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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