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있는데?
마법사 알타르가 연구실에 돌아왔다.
알타르와 함께 마법을 연구하는 마법사들이 모여서 인사를 했다.
모두 14명의 마법사가 모여 알타르를 환영했다.
디아론 백작성에는 마법사가 모두 15명이 있었다.
가장 서클이 높은 마법사는 알타르이며 4서클.
그리고 3서클이 2명, 2서클이 12명이 있었다.
기다란 나무 지팡이를 든 4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
3서클 마법사인 베인이 대표로 인사를 했다.
“오셨습니까?”
알타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별일은 없었는가?”
“네, 이곳은 무탈했습니다. 알타르 님께서도 무탈하셨는지요.”
“그래, 나는 괜찮다.”
알타르가 말했다.
“마법 탁본을 떠야 한다. 양피지, 마나석 가루와 마나 잉크를 가져오도록.”
“알겠습니다.”
마법사들이 알타르가 지시한 물건들을 가져왔다.
알타르는 마나석 가루를 양피지에 고루 발랐다.
중요한 내용을 마법 탁본 떠야 해서 탁본을 뜰 재료도 철저히 가공하였다.
금속 봉에 마나 잉크를 묻히고 양피지를 둘렀다.
그리고 떼어내자 금속봉에 적힌 마법진이 양피지에 그대로 새겨졌다.
이런 작업을 여러 번 했다.
알타르가 말했다.
“이것은 푸른 마탑으로 보내고, 이것은 금의 탑, 그리고 이것은 수도의 중앙 마탑으로 보낼 것이다.”
알타르는 금속봉을 얻게 되는 과정을 자세히 기록하여 양피지 탁본과 함께 여러 마탑으로 보냈다.
고서클 마법사들에게 금속봉에 새겨진 마법진을 문의하는 내용이었다.
알타르는 금속봉의 마법진을 자세히 살폈다.
하지만 4서클인 자신의 실력으로는 암흑 마나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지만, 자세한 마법진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5서클… 아니, 6서클은 되어야 이해할 듯했다.
자신의 수준을 넘었다.
알타르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휴, 서클의 한계에 막히니 답답하구나.”
알타르는 오랫동안 4서클에서 정체된 자신의 실력이 답답했다.
“마탑에 속해 있었다면 상위 서클의 마법사의 지도를 받았으려나···….”
말은 이렇게 해보지만 마탑이 함부로 지식을 제공하거나 제자를 기르지 않음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폐쇄적인 조직 분위기.
그 답답한 분위기에 마탑을 떠나온 것이 알타르 자신이었다.
또한, 알타르는 이미 백작에게 몸을 의탁해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디아론 영지에서 평생을 보낼 생각이었다.
알타르는 자신의 개인 연구실로 가서 문을 열었다.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는 수많은 고서.
반대쪽 선반에는 각종 시약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넓은 테이블 위에는 여러 가지 마법 도구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어두운 밤을 밝힐 수 있는 라이트 마법이 담긴 수정구.
전기 트랩을 사용할 수 있는 함정 장치.
그중에서 테이블 중앙에 가장 많이 있는 것은 흑마법과 암흑 마나를 검사하는 시약이었다.
알타르는 나무로 만들어진 갖가지 장식이 되어 있는 서랍장 앞으로 갔다.
마나를 일으켜 서클을 돌렸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오픈.”
딸까닥.
서랍장이 열렸다.
알타르만 열 수 있도록 마법진을 걸어놓은 서랍장이었다.
알타르가 4서클이고 다른 마법사들은 3서클이 최고이므로, 성 내의 인물 중에서는 이 서랍장을 부수지 않고 열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서랍을 열자 고운 헝겊에 정성껏 감싸진 마나초들이 나왔다.
“소환술사님께서 좋아하시면 좋겠는데.”
알타르는 연구실 한쪽에 자물쇠로 걸어둔 문을 열었다.
“언락.”
달칵 문이 열렸다.
문 안에는 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사람 허리 높이 정도의 나무가 화분에 심겨 있었다.
“어디 보자. 이것도 마음에 들어 하시려나?”
나무에는 초록 잎이 많이 나 있었고 드문드문 열매가 맺어져 있었다.
빨간 열매, 파란 열매.
“이번에는 푸른 열매를 많이 맺었구나.”
알타르는 수레에 마나초와 마나목을 싣고 샤샤의 집으로 향했다.
똑똑똑.
“샤샤 님, 계신가?”
안에서 소리가 들렸다.
“네, 있어요. 누구세요?”
샤샤가 문을 열고 나왔다.
“어? 안녕하세요. 알타르 마법사님.”
“그래, 샤샤 양. 편히 쉬고 있는데 귀찮게 한 것 아닌가 몰라.”
알타르가 꽤 저자세로 샤샤를 대했다.
“샤샤 양, 내가 마나초와 마나목을 가지고 왔는데, 이것을 소환술사님께 드릴 수 있을까 해서. 왜 지난번에 소환술사님께서 마나를 풍부히 가지고 있는 재료나 식물을 원하신다고 했잖아. 그래서 내가 성에 오자마자 가져온 거야.”
수레에는 화분에 담긴 나무 한 그루와 바구니 하나가 보였다.
얼핏 보니 바구니에는 샤샤도 알고 있는 마나초가 담겨 있었다.
“그럼 마스터께 연락드려볼게요.”
“그래.”
* * *
“구어어어어어!”
수많은 좀비가 몰려들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좀비를 피해 달아났다.
그러다 그만 막다른 길에 몰렸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모든 물건으로 길을 막기 시작했다.
하지만 좀비 떼에게는 역부족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어디선가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속삭이듯 주문 소리가 들렸다.
“프로즌 필드.”
쩍!
내 입이 벌어졌다.
좀비 떼를 얼리며 차가운 얼음 여신이 하늘에서 눈송이처럼 하늘거리며 내려왔다.
그 순간.
화면이 암전되며 ‘왕의 던전 2 상영 예정’이란 문구가 떴다.
아, 왕의 던전 마렵다.
얼음여신 민지혜.
드라마를 보다 보니 몇 달 전 민지혜를 실물로 본 모습이 떠올랐다.
“시즌 2는 좀비물이군.”
좀비물을 찍기 위해 언데드 던전에서 촬영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요즘은 리얼리티를 위해 좀비 분장을 한 연기자가 아니라 언데드 던전에서 촬영을 한단다.
네크로맨서가 언데드들을 이끌기 때문에 생각만큼 위험하지는 않다고 한다.
“나도 영화계에 뛰어들어?”
얼굴 천재 샤샤는 배우, 운동 천재 제리는 액션 담당을 하면 된다.
나는?
나는… 매니저?
그런 망상을 하고 있는데 알파가 나를 불렀다.
―민준 님.
“어, 왜?”
―샤샤가 소환요청을 합니다.
“알았어. 샤샤 소환.”
샤샤가 화분을 옆에 끼고 소환되었다.
화분을 들고 있는 소녀.
문득 예전에 보았던 고전영화가 떠올랐다.
남자 주인공은 킬러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영화의 여주인공은 소녀였지.
주인공이나 소녀는 늘 화분을 들고 다녔었다.
샤샤의 화분처럼 사람 절반만 하지는 않았다.
그 소녀의 이름이 뭐더라.
맞다.
“마틸다?”
“네?”
샤샤가 뭔 소리냐는 표정이었다.
“아냐. 오늘 하루의 절반을 영상 시청으로 보내고 있어서 가상과 현실이 가끔 헷갈려서 그랬어.”
샤샤가 고개를 갸웃한다.
넘어가자.
“그런데 무슨 일로 먼저 소환요청을 다 했어?”
“알타르 님께서 선물을 주셨어요.”
샤샤는 이내 선물함에서 바구니 하나를 꺼냈다.
“바구니 안에 있는 건 마나초고요. 이 나무는 마나목이래요.”
마나초라니!
지난번에 영주에게 받아서 먹었을 때 마나가 짭짤하게 올랐었다.
영지 마법사 대장이라더니 이런 것도 있었다.
마나목은 뭐지?
나는 마나목이라는 나무를 자세히 보았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쓰면 딱 알맞아 보이는 모양과 크기.
자세히 보니 중간중간 열매가 맺혀 있었다.
방울토마토 크기의 열매.
붉은 열매와 푸른 열매가 맺혀 있었다.
열매 하나를 만져보니 눈앞에 글씨가 보였다.
【마나목의 붉은 열매】
▷ 섭취 시 힘이 1 상승한다.
헐, 이거 대박 아이템인데?
나는 다른 색깔의 열매도 만져보았다.
【마나목의 푸른 열매】
▷ 섭취 시 마나가 1 상승한다.
와, 이번엔 마나다.
그리고 보아하니 마나초와는 다르게 이건 계속 기를 수 있어 보였다.
꾸준히 길러 먹으라는 것 같았다.
이런 값진 것을 주다니.
뭐로 갚아줘야 하는 거지?
“알타르 님이 귀한 걸 주셨네.”
아무리 그 동네가 마나가 많아도 이 정도 물건은 그 동네에서도 귀한 것이리라.
“샤샤야. 알타르 님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뭐 보답으로 원하시는 것 있냐고 물어봐.”
“네.”
샤샤는 알타르와 대화하기 위해 바로 돌아갔다.
샤샤가 알타르에게 물었다.
“알타르 님, 저희 마스터님께서 감사를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알타르 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있으신지 물어보라 하셨어요.”
알타르는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원하는 것을 물어보다니.
알타르가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샤샤야. 내가 소환술사님의 혁신적인 마법 물건들을 보면서 5서클에 오를 희망을 품었단다. 그래서 말인데 소환술사님의 그 마법 물건들을 구경하거나 마법을 배울 수 있을까?”
“말씀드려 볼게요.”
[민준 님?]
[그래, 샤샤야.]
[알타르 님께서 민준 님이 보내주셨던 마법 물건들을 구경하거나 마법을 배워보고 싶대요. 그 물건들을 보면서 5서클에 오를 희망을 품으셨대요.]
[결국은 5서클에 오르고 싶은 건가?]
샤샤가 알타르에게 물었다.
“소환술사님께서 5서클에 오르고 싶으신지 물어보시는데요?”
알타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5서클.
오랜 시간 동안 바라본 경지였다.
마나가 풍부한 글리제에서 1서클은 몇 년 노력하면 오를 수 있는 성취다.
하지만 정식으로 마법사의 길을 걸어야 오를 수 있는 2서클.
재능이 있다 일컬어지는 3서클.
재능만으로의 한계인 4서클.
5서클 이상이 되려면 마탑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거나 일반적인 재능이라 부르기 어려울 정도의 극한의 재능을 가져야 한다.
순간 샤샤가 꺼내던 여러 물건이 떠올랐다.
이상한 모양의 텐트부터 신기한 음식들, 선더볼트의 번개를 막을 수 있던 전기 전용 쉴드, 팔목에 찰 수 있는 부드러운 재질에 적힌 마법진까지.
금속판도 아니고, 보석도 아니고 부드럽고 휘어지는 재질에 각인된 마법진을 볼 때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꿀꺽.
이건 평생 다시 없을 기회다.
“샤샤야. 내가 디아론 백작님을 모시기로 한 관계로 너의 마스터님을 모실 수는 없다. 하지만 너의 마스터님의 제자가 될 수는 있구나. 내가 소환술사님의 제자가 될 수 있을까?”
[민준 님, 알타르 마법사님이 민준 님의 제자가 되고 싶대요. 가능하실까요?]
[헐, 그게 뭔 소리야. 내가 뭘 안다고. 제자는 어렵고 암튼 5서클 올라가는 방법 알아본다고 해.]
[네.]
샤샤가 알타르에게 말했다.
“마스터께서 제자는 어렵고 5서클 올라가는 방법은 알아보신다고 하시네요.”
5서클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
“그래, 고마워. 샤샤야, 내가 아주 감사하다고 전해드리렴.”
알타르는 샤샤에게 몇 번이나 감사를 표했다.
* * *
나는 샤샤와 이야기를 한 뒤 헌터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카페에 검색해보았다.
여기는 헌터 자격증을 인증해야 해서 일반인들은 못 들어오는 카페다.
헌터들이 많아 금세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5서클 되는 법.]
[일단 4서클이어야 한다.]
당연한 것 아냐?
그리고 5서클에 올라가도 좋을 만큼의 마나를 모았어야 한다.
뭐 이것도 알타르가 어느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동네에는 마나가 풍부하니까.
선 5서클에 오르는 것엔 몇 가지 방법이 있긴 하다.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다.
이건 제외.
고서클 마법사가 마나 순환을 도와서 고리를 만들어주는 방법.
이것도 제외.
5서클 마법서를 구매해서 익힌다.
그런데 4서클이니까 5서클 마법을 익혔더라도 마법을 쓸 수는 없다.
그렇다면 마나 각성제를 먹는다.
마나 각성제는 잠시 동안 한 서클 위의 마나 출력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이다.
그렇게 마법서빨, 약빨을 하면 금세 한 서클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가장 많은 마법사들이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결국은 돈만 충분하면 중간 정도까지는 서클을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뜻이었다.
“쩝.”
일단은 보류.
그리고 5서클 마법진을 활성화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4서클은 5서클 마법을 사용할 수 없지만, 마법진을 이용하면 5서클 마법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5서클 마법 중에서 마나를 최대로 잡아먹는 마법 말고, 적당한 마법이 새겨진 마법진을 활성화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자연스레 5서클 마법을 몸에 익혀 감을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이 방법은 마법진을 통한 순수 노가다라 마법서빨 약빨 방법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단다.
내가 알아본 것 중에서는 그나마 괜찮은 방법 같았다.
그렇게 5서클 올라가는 방법을 검색하고 있는데 우철이에게 연락이 왔다.
띠링!
[뭐하냐?]
[웹서핑?]
[저녁에 한잔?]
[콜.]
그래, 우철이도 한 번 봐야지. 너무 바쁘단 핑계로 얼굴도 못 봤다.
* * *
그날 저녁.
약속 장소에 나가보니 손을 흔드는 우철이가 있었다.
저 옆으로 누운 계란형 얼굴. 오랜만에 보니 반갑다.
우철이가 물었다.
“어이, 헌터 되니까 바쁘냐?”
어제는 하루 종일 게임과 드라마를 봤다.
“그럼, 바쁘지.”
원래 게임도 바쁜 일이다.
“삼촌이 얘기해 주시던데 너 몬스터 사체 유통업 한다면서?”
“아…….”
“잘나간다며? 술은 네가 사라.”
내가 피식 웃었다.
“우철아.”
“왜?”
“지구에 없는 술을 맛보여주지.”
주거니 받거니.
“야, 피토니주 이거 맛있네.”
“괜찮지? 이따 갈 때 몇 병 싸줄게.”
“여~ 헌터 되더니 뭔가 여유가 생겼는데?”
그랬나?
하긴 내 주머니가 빵빵해야 인심이 후해지는 것 같았다.
“우철아, 계속 공방 일 하는 거지? 너는 지낼 만해?”
“뭐 그냥 그렇지. 그래도 우리 공방 잘나가. 우리 공방에서 만든 제품들은 명품이야, 명품.”
“명품? 그거 외국에서 온 것이나 명품 대우받는 것 아냐?”
우철이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아냐, 우리 공방 인챈트도 해. 요즘은 해외 브랜드라서 명품이 아냐. 인챈트가 뭐가 들어갔냐가 명품 유무를 좌우하는 것이지. 요즘은 명품 소리 들으려면 가방 하나에 인챈트가 서너 개는 들어가야 해.”
내가 명품 가방을 사봤어야 알지.
“그래? 대단하네. 그런데 인챈트는 누가 해?”
“우리 공방 사장님이 마법사야.”
“사장님이 대단하신가 보네.”
“그렇지. 그런데 사장님이 혼자 다 인챈트하지는 못하고 알바를 쓰기도 해. 혼자 인챈트 하려면 마나가 부족하니까.”
나는 마법 이야기에 흥미가 들어 물어보았다.
“너네도 마법진 써?”
우철이 피식 웃었다.
“우리 공방 오면, 마법진 아주 질리게 보게 돼.”
“왜?”
“마법진은 숙련자가 아니어도 일정 마나만 부여하면 같은 성능의 마법이 발현되니까. 원래 제품이란 게 규격화가 중요해. 어떤 가방은 마법이 잘 들어갔는데, 어떤 가방은 아주 조금만 들어갔어. 그럼 되겠냐?”
아, 규격화. 이해됐다.
나는 마법진에 관심이 생겨서 계속 물어보았다.
“그 마법진이란 건 뭐가 있어? 어떻게 구해?”
“제일 많이 쓰는 건 재료가 부드러워지는 것, 질겨지는 것, 윤이 나는 것 이렇게 세 가지 마법진 쓰지. 그 외에도 온도 마법이나 도난방지 마법 등 여러 가지야. 그리고 마법진은 다 주문 제작이야. 그리고 이거 아무나 못써. 헌터라고 해서 다 쓸 수 있는 게 아니야. 마법사로 각성한 사람만 쓸 수 있어. 그것도 보통은 해당 마법진의 한 서클 아래 마법사까지 쓸 수 있는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근데 사장님이 요즘엔 마법사 구하기 어려워서 난리야. 예전에는 한 서클 아래 마법사가 마법 연습하는 것 겸해서 알바를 오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알바도 별로 없어.”
나는 호기심이 생겨 계속 물었다.
“그건 무슨 소리야?”
“3서클이면 4서클 마법은 쓸 수 없잖아. 하지만 마법진이 있으면 쓸 수 있지. 그래서 한 등급 위의 마법을 연습하러 오기도 했다고. 자꾸 연습하면 서클이 오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효율이 안 좋아서 별로 안 해. 현질하거나 닥치고 사냥하는 게 효율이 좋지.”
하긴 서클을 올리는 데 현질이 가능하다면 나라도 현질하겠지.
내가 물었다.
“아무튼 한 서클 위의 마법진을 활성화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서클이 오른다는 얘기네?”
“그렇긴 하지. 하지만 마나가 부족해서 얼마 못해. 어디 마나는 넘치는데 서클은 낮고, 돈이 없어서 마법서나 각성제 못 구하는 마법사들이 아니라면 할만한 방법이 아냐.”
어라.
있는데?
그런 마법사.
금쪽같은 소환수들
— 거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