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금쪽같은 소환수들-47화 (46/230)

47화. 언니 달려!

마정지로 떠나기 전, 팬니르 일행은 드리마스 부족장에게 인사를 했다.

그 자리에는 늙은 드리마스 한 마리도 나와 있었다.

제리의 할머니였다.

제리의 할머니는 털이 듬성듬성 빠지고 등이 살짝 굽어 있었다.

굽은 등을 더욱 굽신거리며 팬니르에게 말했다.

“저희 제리를 잘 부탁드립니다.”

팬니르도 허리를 굽히며 정중하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유난히 초라해 보이는 할머니의 모습.

제리는 할머니의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그러다 무언가 결심한 듯한 제리.

제리는 결연한 표정으로 족장에게 다가갔다.

“족장님.”

“그래, 제리야.”

제리는 자신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발톱의 증명을 남기고 가도 될까요?”

“뭐? 발톱의 증명?”

주변 드리마스가 놀라며 웅성거렸다.

할머니 또한 크게 놀라며 물었다.

“제리야. 발톱의 증명이라니?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길게 말할 필요 없었다.

증명은 말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법.

제리가 발톱을 길게 뽑았다.

그리고 발톱에 은은하고 푸른 마나를 둘렀다.

가까이 있던 드리마스가 소리쳤다.

“발톱에 마나가 흘러!”

“와!”

“정말이네.”

그 모습을 보던 샤샤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제리에게 물었다.

“발톱의 증명이 뭐야?”

“응, 우리 마을에는 매우 단단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벽이 있거든. 거기에 발톱으로 깊은 상처를 남기는 것을 발톱의 증명이라고 불러. 암석이 너무 단단해서 평범한 드리마스의 발톱으로는 그 암석 벽에 흠집을 낼 수 없거든. 아주 강한 드리마스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

제리는 팬니르와 서로의 강함을 알아보았던 노란 드리마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저분이 우리 마을 최고의 대전사이셔. 마나를 이용한 발톱을 가지고 계시고 암벽에 가장 진한 흔적을 남기신 분이지.”

제리는 푸른 마나로 감싼 발톱을 보며 말했다.

“암벽에 발톱의 흔적을 남기는 건 어려운 일이야. 그런데 지금의 나는 가능할 것 같아서.”

드리마스 족장은 대전사인 노란 드리마스와 눈을 마주쳤다.

노란 드리마스는 마나가 담긴 제리의 발톱을 보더니, 족장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제리아나마스 드리마스에게 발톱의 증명을 허가한다.”

“오!”

“와!”

주변 드리마스들이 놀랐다.

얼마 만에 나오는 대전사의 증명인가?

팬니르와 샤샤 일행은 제리가 뭔가 시험을 보는 듯해 보여서 지켜보며 기다려주었다

드리마스 무리와 팬니르 일행이 이동했다.

마을의 한쪽 구석으로 가보니 커다란 암벽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암벽에는 여러 개의 발톱 자국이 있었다.

그사이에 소문이 났는지 상당히 많은 수의 드리마스들이 모여들었다.

나무들 사이사이에도 머리만 빼꼼히 내놓은 드리마스들이 있는 걸로 보아, 어림잡아도 이백은 훌쩍 넘는 수였다.

제리가 발톱을 약간 뽑아낸 후 샤샤를 보며 암석을 가볍게 두드렸다.

깡, 깡.

“샤샤야. 보다시피 이 암석은 매우 단단해. 금속인지 암석인지 모를 정도로 단단하지.”

제리가 암석에 새겨진 발톱 자국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지만 보다시피 우리 마을의 역대 대전사 분들의 발톱 자국이 이 암벽에 깊게 새겨져 있지. 그리고 내가 이 암벽에 흔적을 남기는 것을 도전해 보려고.”

제리가 발톱을 모두 뽑아냈다.

그리고 권기를 펼쳐서 발톱에 마나를 둘렀다.

제리와 족장의 눈이 마주쳤다.

족장이 물었다.

“도전하겠는가?”

제리는 암벽 근처에 모인 모든 드리마스들이 들으라는 듯 우렁차게 대답했다.

“네! 도전하겠습니다!”

“시작하라.”

제리는 주변에서 지켜보는 관중들을 바라보았다.

나무 위에서 흥미로운 눈빛을 빛내며 살랑살랑 꼬리만 흔드는 드리마스가 많았다.

제리는 몸을 웅크린 후, 다리에 힘을 주어 최대한 높이 점프를 뛰었다.

“타앗!”

그리고 가장 정점에 올랐을 때 다시 한번 뛰어올랐다.

“타앗!”

이단 점프 스킬이었다.

놀라운 높이의 점프.

지켜보던 드리마스들은 제리의 높은 점프 실력에 놀랐다.

이단 점프로 최대한의 높이에 오른 제리는 두 손을 양쪽 대각선으로 벌렸다.

얼마나 크게 벌렸는지 등이 활처럼 휘었다.

그리고 팔을 다시 안쪽으로 오므리며 암벽에 엑스자 모양을 그었다.

가가가가각!

제리는 이빨을 꽉 다문 채 암벽에 발톱을 꾹꾹 눌러 그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최선을 다한 제리의 한 수.

제리는 높은 허공에서 유유히 내려와 착지했다.

휘익.

착.

“와아아아아아아아.”

“우와!”

“와우! 보여?”

드리마스들이 탄성을 질렀다.

암벽의 가장 높은 곳에 선명하게 남겨진 깊고 굵은 엑스자 모양의 흔적.

족장이 말했다.

“제리아나마스 드리마스에게 대전사의 자격을 부여한다.”

“와아아아아아!”

“와! 대전사 제리다!”

“축하해, 제리야!”

나무 위의 드리마스들이 인간형으로 변하며 박수를 치고 환호를 했다.

“와, 새로운 대전사다!”

“제리, 최고!”

어느새 제리 앞으로 다가온 할머니가 훌쩍거렸다.

“제리야.”

제리가 할머니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봤지? 내가 이 정도야. 그러니까 내가 없어도 너무 걱정하지는 마.”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뿌듯한 표정으로 제리를 보며 말했다.

“제리야, 네가 자랑스럽구나.”

모두가 제리를 축하해 주었다.

이제 떠날 시간이었다.

“조심히 가시오. 마정지로 가는 길은 제리가 알고 있지만 길이 좋지는 않을 것이오.”

팬니르가 답했다.

“알겠습니다. 잘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제리는 할머니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드렸다.

“잘 있어. 건강하고.”

제리와 팬니르 일행이 떠나는 길.

늙은 드리마스의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 * *

나는 제리가 알려준 지역을 화면으로 살펴보았다.

높고 험한 산지.

같은 트란 산맥인가 싶을 정도로 추워 보였다.

트란 산맥은 워낙 커서 그런지 열대 우림 같은 지역부터 눈으로 뒤덮인 장소까지 다양한 환경이 있었다.

하긴 지구에서도 히말라야 같은 높은 산꼭대기는 눈으로 덮여있으니까.

그래서 지구에도 이런 환경에 대응할만한 장비가 얼마든지 있었다.

나는 직원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어 보았다.

“저에게 몬스터 사체를 공급하는 탐사대가 이번에는 높은 산으로 이동을 하나 봐요. 그런데 그곳이 매우 추운가 봐요. 그래서 방한복을 제공해야 할 것 같은데 추위를 버티면서 동시에 몬스터와도 싸워야 해요. 그럴 때 적당한 장비들이 뭐가 있을까요?”

한상일이 작은 눈을 빛내며 물었다.

뭐든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러면 일반적인 방한 장비와 함께 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아이템도 같이 알아봐야겠네요?”

나홍민이 창고의 재고 현황을 읊으며 말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등산용 장비들은 일반적인 산악 용품입니다. 수량은 지난번 말씀하신 대로 50세트입니다. 하지만 이 물건들은 평범한 암벽 등반까지는 가능하지만, 빙벽등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물건은 없습니다. 그런 물건들은 따로 더 구매해야 할 것 같아요. 게다가 일반 물건들만 구매하실 건가요? 아이템 쪽도 알아볼까요?”

“네. 그러면 상일 씨는 추운 곳을 등산할 때의 일반적인 등산용품, 빙벽등반 장비 등을 구매해 주시고, 홍민 씨는 추운 환경에서 사용하는 헌터용 아이템 쪽을 알아봐 주세요. 아주 급하지는 않고 이틀 내로 구매하면 될 것 같아요.”

두 직원은 시원스레 웃으며 답했다.

“이틀이면 충분하죠.”

하긴 지난번엔 선더버드 때는 몇 시간 만에 장비를 구하느라 택시를 타고 날아다녔는데 이틀이면 여유 있다.

그렇게 이틀이 흘렀다.

탐사대는 꾸준히 행군하여 트란 산맥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를 오르기 시작하는 위치에 도달했다.

탐사대가 있는 위치의 기온이 점점 낮아졌다.

나는 샤샤와 제리를 소환했다.

“샤샤, 제리 소환.”

화아악.

두 소환수가 함께 소환되었다.

“민준 님, 안녕하세요?”

“불렀냥?”

음, 인사 방법이 둘이 상당히 다르다.

샤샤는 부드럽고 상냥한 스타일이라면 제리는 좀… 개성 있는 듯?

그런데 제리는 왜 ‘냥’으로 말을 끝내는 걸까?

내가 제리의 말을 따라 했다.

“그래, 왔냥?”

찌릿!

헉.

제리가 나를 째려본다.

아니, 자기가 먼저 냥 체를 쓰길래 따라 한 건데 까칠하다.

역시 집사가 되는 길을 쉽지 않다.

비위 맞추기 어렵네.

얼른 친밀도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둘을 보며 말했다.

“이번에 갈 마정지라는 곳이 추운 산이라고 했잖아. 그래서 준비해봤어.”

마음 같아서는 탐사대원 전체에게 방한 기능이 있는 아이템을 도배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좀 경제적으로 무리였다.

“일단 너희들 것을 준비했어.”

【윈슬린의 로브】

▷ 등급 : 고급

▷ 방어력 : 150

▷ 내구도 : 170/170

▷ 착용자의 온도,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나는 주황색 로브 두 벌을 보여주었다.

이거 인기템이다.

착용자의 온도,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옵션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저 옵션 때문에 로브의 가격이 동일 등급의 로브 값의 몇 배다.

그래도 계속 탐사를 하거나 던전을 돈다면 앞으로 추운 곳, 더운 곳, 습한 곳 등등 다양한 환경을 겪게 될 텐데 비싸지만 질러 주었다.

“걸쳐봐.”

두 소환수는 로브를 걸쳤다.

로브는 한 벌로 되어 있어서 뒤집어쓰기만 하면 되었다.

머리에는 모자가 연결되어 있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했다.

왠지 마법사 느낌이 났다.

지팡이라도 줄까?

샤샤가 말했다.

“오우, 이거 상쾌한데요?”

“상쾌한 로브라니 놀랍군.”

그녀의 말에 제리도 역시 놀라워했다.

온도 습도 유지 기능이 잘 작동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내 소환수가 되면 기본적으로 차야 하는 목걸이가 있지.

제리를 향해 목걸이를 내밀었다.

【구원 요청의 목걸이】

▷ 등급 : 중급

▷ 생명력 10% 미만에 이를 시 방어력 1000의 쉴드를 1분간 유지, 파티원에게 도와달라는 구원 요청을 전한다.

▷ 소모성 1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나와 소환수의 관계에 딱 맞는 아이템이다.

나에게 요청이 들어오기만 한다면 소환을 통해 위기를 피할 수 있다.

등급도 중급이라서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이제 중급 정도의 아이템은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들어오는 몬스터 사체가 얼만데.

제리는 내가 내민 구원 요청의 목걸이를 받았다.

그리고는 잠시 목걸이를 보며 가만히 있었다.

목걸이의 옵션 내용을 읽고 있는 듯했다.

제리가 말했다.

“생명력 10% 미만? 나보고 죽을 위기를 겪으라는 거냥?”

이걸 그런 식으로 비꼬아서 생각할 수도 있나?

좀 어이가 없었다.

걱정하는 마음에 준비한 건데 그렇게 말하다니.

조금 짜증이 났다.

나도 욱하는 마음에 한 마디하려는 찰나.

띠링!

내 귓가에 알림이 울렸다.

―제리아나마스의 친밀도가 1 올랐습니다.

헐, 저렇게 말하면서 친밀도는 왜 올라?

이게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나는 복잡한 소환수의 마음을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하아, 모르겠다. 샤샤, 제리야. 이건 스킬이 붙어 있는 신발이야.”

【부스터 신발】

▷ 등급 : 고급

▷ 방어력 : 70

▷ 내구도 : 180/180

▷ 스킬 : 부스터(순간적으로 부스터를 작동해 짧은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너희가 마정지에서 만날 몬스터가 화이트 베어나 예티 같은 거잖아. 걔네들은 힘 위주의 몬스터지. 눈이나 얼음 위에서 싸우다 보니 서로 회피기를 사용하기 힘드니까 힘 위주로 대결하는 몬스터가 주를 이루는 것 같아. 눈이나 빙판 위의 몬스터들은 주로 힘, 맷집이 강한 몬스터 들이지.”

나는 부스터 신발을 가리키며 추가적으로 설명했다.

“그런 몬스터 잡으러 갈 때 많이들 신고 가는 아이템이라고 하더라. 걔네들은 힘이랑 맷집은 세지만, 빠르게 위치를 바꾸지는 못하는 모양이야. 어차피 바닥이 눈이나 얼음이니까 순간적인 민첩이 발달하지 않은 거지. 그래서 한 대 때리고 피하고, 한 대 때리고 피하고 많이들 그런 식으로 잡는 것 같아. 샤샤는 원거리라서 많이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리에겐 꽤 유용할 거야.”

나는 제리를 보며 말했다.

“한번 신어볼래?”

제리가 신발을 신었다.

부웅.

스킬을 썼는지 제리의 몸이 뒤로 휘어지며 순간적으로 2, 3미터를 이동했다.

부웅, 부웅.

제리는 부스터를 몇 번 써 보더니 고개를 까딱거렸다.

감을 잡았나 보다.

제리가 신발을 신고 탁탁 스텝을 밟았다.

제리는 앞으로 뛰다가 허공을 밟고 90도 꺾어져 주먹을 휘둘렀다.

부웅하며 곧 뒤로 물러났다가 오른쪽으로 두 발 뛰고 다시 부웅.

점프를 뛴 후 부웅.

허공을 딛고 거꾸로 선 채로 손을 휙휙, 부웅…….

제리를 보는 눈앞이 어지러웠다.

내가 뭘 준 거지?

이단 점프와 부스터 신발을 운동 천재 소환수에게 주니 갑자기 보법을 만들어 버렸다.

이봐 여긴 무협지가 아니라고.

어떻게 몸이 저렇게 움직이지?

부스터는 갑자기 몸의 방향을 바꾸고, 이단 점프는 허공을 한 번 더 밟게 해 몸의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했다.

예측 불가한 현란한 방향 전환을 보니 눈이 어지러움과 동시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어?”

이젠 발차기에 부스터를 응용하기 시작한다.

태권도에 나오는 540도 돌려차기에 이단 점프와 부스터를 켠다.

맞으면 몬스터라 해도 그냥 아작 나겠는데?

그렇게 한참을 움직이다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제자리에 선 제리가 말했다.

“쬐끔 쓸만하네.”

제리의 꼬리가 살랑거렸다.

부스터 스킬은 제리와 찰떡이었다.

샤샤가 말했다.

“제리, 정말 멋져!”

응,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내가 말했다.

“다른 탐사대원들을 위해서는 발열내의와 등산복을 준비했어. 이 발열내의는 마정석이 들어 있어서 한 달은 따뜻하게 쓸 수 있대. 이거 입고 등산복 입으면 충분할 거야. 장갑과 신발도 방한용으로 넉넉하게 준비해뒀어.”

그리고 또 다른 박스를 열었다.

“이건 아이젠이라고 하는 건데 신발에 착용하면 얼음 위에서도 걸을 수 있어.”

샤샤와 제리는 신발과 아이젠을 신어보았다.

뾰족한 신발이 신기한 듯 보였다.

“이런 신발을 신으면 미끄러지지 않겠네요.”

“그래. 그리고 포션도 종류별로 넉넉하게 구매해 두었으니까 아끼지 말고 써.”

제리와 샤샤가 돌아갔다.

트란 산맥에 돌아간 제리와 샤샤는 탐사대에 물품들을 나누어 주었다.

이제는 소환수가 둘이라서 물건을 운반하기도 수월했다.

선물함의 크기도 커졌다.

전에는 샤샤 혼자 냉장고 크기의 선물함으로 물자들을 나르려니 꽤 여러 번 반복해야 했는데, 지금은 선물함의 크기도 몇 배는 커졌고 소환수도 둘이라서 예전보다 선물함의 크기가 훨씬 여유 있었다.

대원들이 발열내의, 등산복 등을 착용하며 말했다.

“와, 따뜻하네요.”

“따뜻한데 가볍고 움직이기도 편해요.”

“신발에 뾰족한 철을 박다니 머리 좋은데요? 얼음에서도 미끄러지지 않을 것 같아요.”

“늘 감사합니다.”

탐사대가 산을 올랐다.

기온은 더 낮아졌다.

하지만 추운 바람은 탐사대원들의 옷을 뚫지 못했다.

―치칙, 예티 발견!

―치칙, 예티 다섯 마리입니다.

저기 예티 다섯 마리가 보였다.

제리가 샤샤에게 말했다.

“샤샤야, 이번엔 내가 먼저 공격해볼게.”

아이템들의 성능을 몬스터에게 시험해보고 싶은 모양이었다.

제리가 목을 좌우로 꺾었다.

우드득, 우드득.

나는 그 모습에 화면을 확대하고 화면을 더 가까이 보고자 몸을 기울였다.

국가대표 축구 경기에서 기다리던 에이스가 교체 출전하는 느낌.

부웅!

제리가 마치 빙판 위를 미끄러지듯 유유히 눈 위를 스쳐 앞으로 나간다.

선수 입장.

팝콘 하나를 입에 넣고 씹었다.

바사삭, 바사삭.

언니 달려!

운동 천재 출격이다.

금쪽같은 소환수들

— 거네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