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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소환수들-44화 (43/230)

44화. 이제 넌 내 동료야

드리마스 부족으로 향하는 길.

제리아나마스는 탐사대에게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샤샤는 그 위치를 나에게 전해주었다.

[민준 님, 제리아나마스 말로는 지금 탐사대가 있는 곳에서 북북서쪽으로 하루 이내 거리라고 해요.]

[오케이.]

나는 샤샤가 전해준 위치 부근을 확대해서 찾아보았다.

“이쯤 있다는 거지.”

손가락을 벌려서 화면을 확대했다가 다시 손가락을 오므려 화면을 줄였다.

“여긴가?”

휙휙.

손을 흔들어 화면을 넘겼다.

숲이 우거져서 얼핏 보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 근처에 있다고 생각하고 찾기 시작하니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수인족 수십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무가 울창한 곳에서 꼭꼭 숨어 있었다.

“알고 찾으니까 찾았지, 몰랐으면 못 찾겠네.”

그렇게 탐사대와 샤샤 그리고 나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탐사를 진행했다.

탐사대가 드리마스의 영역에 도착하자 팬니르는 제리아나마스의 마나 구속 장치를 풀어주었다.

제리아나마스가 홀가분한 표정으로 손목을 만지며 말했다.

“이거 안 차니까 살 것 같네.”

샤샤가 제리아나마스를 보며 안쓰러운 얼굴로 말했다.

“답답했니?”

“그럼. 마나 향기는 다 느껴지는 데 몸속의 마나를 돌리지 못하니 답답하지.”

“미안하네.”

이들 곁으로 다가온 팬니르가 물었다.

“드리마스 족장과 만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

제리아나마스가 손가락을 가리키며 답했다.

“저쪽으로 가시면 돼요.”

커다란 나무가 숲을 이룬 곳이었다.

“여기 인원 모두 가긴 좀 부담스러워할 것 같고, 대표들만 저쪽으로 가세요. 그리고 저는 독립을 한 지 얼마 안 되어서요. 여기 남아 있을게요.”

제리아나마스는 자신의 부족이었지만, 뭔가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그때 무전이 날아왔다.

―치칙, 북서쪽에서 수인족 여러 마리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치칙, 열 마리 이상입니다.

―치칙,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샤샤가 말했다.

“이거 잘못하면 오해하겠는데? 제리아나마스. 우리는 싸우러 온 게 아니라고 네가 이야기를 전해줄 수 없을까?”

제리아나마스는 머리카락을 긁었다.

“아이 참. 알았어.”

굵은 나무들이 듬성듬성하게 서 있다.

그 나무들 사이로 그보다 얇고 작은 나무들이 가득 채우고 있는 숲.

기사단과 수인족은 조금은 나무가 적은 공터에서 서로 대치 상태를 이루고 있었다.

수인족은 여러 나무 위의 곳곳에서 반원 형태를 이루며 기사들을 포위하고 있었다.

한 수인족이 땅으로 내려왔다.

덩치가 제법 되는 맹수.

갈색 털의 암사자의 모습이었다.

맹수는 기사들을 향해 걸어오면서 점차 인간형으로 변신을 하였다.

모두 변신한 모습은 짧은 갈색 털로 덮인 암사자와 사람의 중간 정도의 외모를 띄었다.

인간형으로 변한 수인족이 외쳤다.

“인간, 이곳은 드리마스의 영역이다!”

수인족의 손가락 사이에서는 길고 날카로운 발톱이 두 뼘 정도 드러나 있었다.

발톱을 완전히 뽑지는 않았지만 적당한 발톱으로 기사들을 위협했다.

갈색 드리마스를 포함한 드리마스 무리는 인간을 경계했다.

하지만 다른 몬스터들처럼 무조건 공격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일단 말이 통하는 상대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서로 검을 뽑을 준비만 했지, 실제로 검을 뽑거나 발톱을 완전히 드러내지는 않았다.

물론 조금 더 분위기가 험악해진다면 기사들도 검을 완전히 뽑고 드리마스들도 발톱을 완전히 드러낼 것이다.

―치칙, 거의 다 도착했다.

대치 상태의 기사에게 팬니르의 무전이 들렸다.

기사들은 드리마스를 자극하지 않으며 설명했다.

“잠시만 기다려라. 너희와 싸우려고 온 것이 아니다. 우리 대장님이 오셔서 말씀하실 거다.”

분위기가 더 나빠지기 전 팬니르, 제리아나마스, 샤샤 등이 도착했다.

샤샤가 제리아나마스를 바라보다 다른 드리마스들을 눈빛으로 가리켰다.

네가 어떻게 좀 해보라는 뜻이었다.

제리아나마스는 한숨을 한 번 쉬었다.

“휴.”

제리아나마스가 기사들의 앞으로 한 걸음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상대편 갈색 드리마스가 놀라는 눈치였다.

“넌?”

제리아나마스가 한숨을 또 쉬었다.

왠지 한숨 쉴 일이 많아 보였다.

“어휴.”

갈색 드리마스 전사가 인상을 쓰며 물었다.

“제리?”

“그래, 나야.”

갈색 드리마스의 인상이 더욱 찌푸려졌다.

발톱으로 제리아나마스를 가리키며 물었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배신이야?”

제리아나마스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그런 거 아니야. 얼마 전에 몬스터 웨이브가 있었잖아. 인간들이 몬스터 웨이브에 관해서 물어볼 것이 있대. 족장님에게 물어보고 싶대.”

“하, 인간들의 말이 진실인지 어떻게 알아? 인간들을 여기까지 데리고 오다니, 너는 생각이 있는 거냐?”

갈색 드리마스가 제리아나마스를 비난했다.

“제리, 넌 아직도 그따위로 행동하니? 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행동을 하다니 제정신이 아닌가 보구나.”

제리아나마스의 인상이 구겨졌다.

“샬롯! 말이 좀 심한데? 말 그대로 인간들이 부족장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본다고 하잖아. 인간 처음 봐?”

샬롯이 입꼬리를 묘하게 비틀며 말했다.

“흥, 누가 잡종 아니랄까 봐 인간들에게 꼬랑지 흔들면서 지내는 거야? 천박하게시리.”

제리아나마스의 인상이 완전히 구겨졌다.

이를 악다물었다.

까득.

“됐고, 너랑 말하고 싶은 생각 없으니까 비켜. 여기 인간들은 너 말고 부족장님과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고.”

제리아나마스는 샬롯을 지나치려고 했다.

하지만 샬롯이 한걸음 옮기며 길을 가로막았다.

“아니, 불가능해. 너희들은 이 길을 지날 수 없어.”

제리아나마스가 어이가 없다는 듯 물었다.

“너에게 그럴 권한이 있나?”

“몰랐니? 내가 경비 조장이 되었다는 걸?”

경비 조장이 되었다니 지금 보이는 드리마스들은 샬롯의 말을 따를 터였다.

제리아나마스가 기가 찬다는 듯 말했다.

“와, 그 인성으로 조장? 좋아, 그러면 나 혼자 들어가지.”

제리아나마스가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샬롯이 제리아나마스의 걸음마저 가로막았다.

슥.

제리아나마스가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뭐 하자는 거야?”

샬롯이 비웃었다.

그리고 꼬리를 살랑 흔들더니 발톱으로 제리아나마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도 믿을 수 없어. 반푼이가 인간들을 달고 왔는데, 어떻게 믿으란 말이야?”

제리아나마스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야! 말 다 했어?”

제리아나마스의 손에서 기다란 발톱이 튀어나왔다.

사람 팔만한 길이의 발톱.

발톱이라기보다는 여러 가닥의 긴 칼날이 박힌 무기인 클로 같았다.

샬롯이 마주 발톱을 꺼내며 말했다.

“아니, 아직 못했다. 이 반푼아.”

제리아나마스가 으르렁거렸다.

“캬야아아!”

샬롯도 마주 괴성을 질렀다.

“캬아아아!”

두 수인족이 맞붙었다.

챙, 챙, 챙.

두 손에 달린 발톱은 긴 칼날 여러 개를 모은 것 같았다.

그런 두 손에 달린 발톱을 말 그대로 자기 손처럼 사용하는 두 마리의 드리마스.

두 마리의 드리마스는 상급 기사급의 실력을 발휘했다.

마치 쌍칼을 휘두르는 듯.

또는 양손에 클로를 낀 두 전사의 결투처럼

두 수인족은 말 그대로 동물과 같은 몸놀림을 선보였다.

챙, 챙, 챙.

샤샤는 갑자기 벌어지는 결투에 어리둥절했다.

이걸 개입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스러웠다.

그런 고민은 팬니르 역시 마찬가지였다.

상대 드리마스가 인간에 대한 적대감을 보여 공격한 것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두 드리마스의 개인적인 감정이 폭발한 듯 보였다.

챙, 챙, 챙.

발톱이 부딪치는 소리는 검이 부딪치는 소리 같았다.

“야이, 반푼아!”

“뒈져!”

둘의 실력은 비슷했지만, 몸놀림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샬롯은 덩치가 크고 힘이 셌다.

그에 비해 제리아나마스는 덩치가 작았지만 빨랐다.

그리고 제리아나마스는 신체가 놀랍도록 유연하고 동시에 탄력적이었다.

크게 휘두르는 샬롯의 발톱.

제리아나마스는 허리를 뒤로 완전히 접으며 피했다.

두 마리 수인족은 주변 나무를 밟고 다니며 지상, 나무, 허공을 넘나들며 현란하게 발톱을 휘둘렀다.

눈앞이 어지러운 지경.

샬롯의 발톱이 제리아나마스의 팔뚝을 긁었다.

팟!

피가 튀었다.

제리아나마스가 한 바퀴 회전하며 뒷발 후려차기로 샬롯의 턱을 가격했다.

뻑!

샬롯이 공중에서 두 바퀴를 구르고 땅으로 떨어졌다.

“캬아아아!”

“키야아악!”

한 번씩 유효타를 입힌 둘은 서로 다시 붙을 기회를 노리며 으르렁거렸다.

그때였다.

“그만!!!”

뒤쪽에서 크고 노란 드리마스 한 마리가 다가오며 소리쳤다.

노란 드리마스가 기세를 드러내며 소리쳤다.

“그만! 제리! 샬롯! 너희는 왜 또 싸우고 있지? 그리고 인간들은 왜 여기 있는 것이지?”

새로 나타난 드리마스가 기세를 끌어올리며 호통을 치자 샬롯과 제리아나마스가 꼬리를 내렸다.

샬롯이 새로 나타난 드리마스에 말했다.

“제리가 인간들과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제가 막았습니다. 가뜩이나 몬스터들이 난리라서 어수선한데, 제리가 인간들까지 들여야 한다고 해서 제가 막고 있었습니다.”

제리아나마스가 말했다.

“제가 인간들을 데려온 것은 맞아요. 인간들이 몬스터 웨이브 때문에 부족장님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해서 그런 것이었어요. 샬롯이 인간들을 들일 수 없다길래 그러면 저만 부족으로 들어간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 혼자 들어간다고 했는데도 못 들어가게 막았습니다.”

팬니르는 노란 드리마스를 바라보았다.

경험 많고 강한 기사는 상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팬니르는 차분히 노란 드리마스의 기세를 읽어 보았다.

자신과 동수.

팬니르는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수인족을 보며 호승심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대원들을 이끄는 탐사대장의 책임감이 호승심보다 더 컸다.

팬니르가 나섰다.

“그대가 드리마스 족을 이끄는 분입니까?”

노란 드리마스가 말했다.

“저희 부족장님은 따로 계십니다.”

노란 드리마스는 그렇게 말하며 팬니르를 살펴보았다.

강자는 강자를 알아보는 법.

둘의 눈빛이 부딪쳤다.

노란 드리마스가 말했다.

“부족장님께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노란 드리마스가 안쪽으로 이동했다.

일행이 안쪽으로 이동했다.

샤샤가 제리아나마스에게 말했다.

“이거 상처에 발라. 어서.”

“뭔데? 괜찮아.”

“상처 좀 봐.”

샤샤는 제리아나마스의 상처에 힐링포션을 발라주었다.

상처는 금세 아물었다.

제리아나마스는 빠르게 상처가 아무는 것을 보고 살짝 놀랬다.

일행은 안쪽으로 계속 이동했다.

이동하는 곳곳에 커다란 나무들이 있었다.

사람 두세 명이 손을 마주 잡아야 둘레에, 수십 미터의 커다란 나무.

나무는 옆으로도 가지를 구불구불 뻗어 한 그루가 넓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커다란 나무의 나뭇가지 사이사이에는 수인족이 숨어 있었다.

빼꼼히 머리만 내민 채 인간 일행을 바라보는 수인족들.

샤샤는 여기저기서 내리꽂히는 시선을 느꼈다.

살짝 긴장됐다.

하지만 샤샤는 수많은 몬스터와 추격전, 공성전을 벌였던 경험이 있다.

이 정도쯤이야.

커다란 회색 드리마스.

긴 회색 수염이 아래로 드리운 채 하늘거리고 있었다.

회색 드리마스는 샤샤와 인간 무리를 보며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제가 드리마스 족의 족장입니다.”

팬니르가 대답했다.

“디아론 백작님을 모시고 있는 팬니르라고 합니다. 트란 산맥의 탐사대를 이끌고 있습니다.”

드리마스 족장은 인상 좋은 얼굴로 웃으며 물었다.

“그래, 여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팬니르는 드리마스 족장에게 이번 몬스터 웨이브에 대해 설명했다.

두 개의 달이 뜨지 않는데도 발생한 웨이브.

먹이 사슬을 무시할 정도로 높은 인간에 대한 적개심.

그리고 그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는 흑마법의 가능성까지 이야기했다.

드리마스 족장이 말했다.

“저희도 이번 몬스터 웨이브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예년과 다른 웨이브였지요. 그리고 마나의 향기가 달라진 것이 어쩌면 기사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마법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팬니르가 눈빛을 내며 물었다.

“마나의 향기요?”

“네, 마정지로부터 흘러내려오는 마나에 역한 향기가 포함된 마나가 섞여 있음을 느꼈습니다. 마정지는 트란 산맥의 마나가 출발하는 곳입니다. 누군가 트란 산맥의 마정지에 그 흑마법이란 것을 설치했다면 산맥 전체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팬니르는 마정지에 흑마법이 설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에 눈을 빛내며 말했다.

“그 마정지란 곳이 어디입니까?”

드리마스 족장이 고개를 돌려 제리아나마스를 보며 말했다.

“제리와 함께 오셨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드리마스 족장이 손을 들어 높은 산 위를 가리켰다.

“저 산 중턱에 마정지가 있습니다. 저희 드리마스 족은 성년이 되는 아이가 있으면 마정지에 다녀오곤 합니다. 제리도 마정지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제리야, 마정지를 안내해 드리도록 해라.”

“네.”

드리마스 족장과의 대화가 끝나자 다른 드리마스 한 마리가 다가왔다.

“제리야.”

털이 듬성듬성 빠진 늙은 드리마스였다.

“할머니.”

늙은 드리마스가 제리아나마스의 어깨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그래 제리야. 밖에 나가서 어떻게 지냈니?”

“잘 지냈어요.”

“인간들과 지냈니? 혼자 지낸 건 아니고?”

“혼자였을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보시다시피 인간들과 함께 있었어요. 그리고 같이 지내자고 제안받기도 했어요. 나 인기 많다고요. 이제 나도 컸는데 독립해야지, 언제까지 할머니를 귀찮게 할 수는 없잖아요.”

할머니는 잔뜩 안쓰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내가 널 왜 귀찮아하겠니?”

“그리고 내가 반은 묘족이잖아요. 묘족은 원래 성인이 되면 독립한다잖아요. 나도 어쩔 수 없이 반쯤은 독립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할머니 드리마스는 드리마스답게 무리에 집착했다.

제리가 무리를 이루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반쯤은 무리를 지어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이야기잖니.”

“나도 무리가 있어요.”

할머니 드리마스는 제리아나마스가 자신의 무리가 있다는 말에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제리아나마스는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아. 진짜야. 있다고. 나 여기 있을 때처럼 왕따 아니라고.”

“누가 널 왕따라고 하니?”

제리아나마스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샤샤에게 말했다.

“샤샤야, 할머니 드리게 맛있는 것 좀 꺼내줘 봐.”

샤샤가 선물함에서 수인족 전용 참치캔과 츄르를 꺼냈다.

제리아나마스가 츄르 하나를 찢어 할머니를 드렸다.

“이거 맛있어요. 먹어봐요. 나 요즘에 이런 거 먹고살아요.”

“맛있는 게 있으면 네가 실컷 먹어야지, 왜 나를 주니.”

“그러니까 나는 잘 먹고 잘산다는 걸 알려주려는 거죠. 그거 진짜 맛있어요. 일단 먹고 얘기해요. 그럼 무슨 뜻인지 이해할 거예요. 어서요.”

할머니는 마지못해 츄르를 입에 넣었다.

화아악~

코끝에서부터 퍼지는 진한 향기가 퍼졌다.

할머니의 눈이 커졌다.

제리아나마스가 말했다.

“맛있죠? 그러니까 앞으로 내 걱정은 하지 마세요. 이렇게 맛있는 것 먹으면서 잘 먹고 잘 지내요. 쟤 보이죠? 인간.”

제리아나마스는 샤샤를 가리켰다.

“쟤가 이제 내 동료가 될 거예요. 쟤가 내 무리 중 하나죠. 할머니,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제리아나마스가 샤샤를 불러 할머니에게 소개시켜 드렸다.

할머니는 샤샤의 손을 꼭 잡고는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참을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샤샤는 조용한 곳에서 제리아나마스에게 물었다.

“너, 제안 받아들일 거야?”

제리아나마스가 말했다.

“그래.”

“꺅~”

제리아나마스가 샤샤에게 말했다.

“왜 소리를 질러?”

“좋아서. 이제 넌 내 동료야.”

샤샤가 나에게 쪽지를 보내왔다.

[민준 님, 제리아나마스가 제안을 받아들인대요.]

[그래? 알았어.]

“알파야.”

―네, 민준 님.

“제리아나마스에게 제안을 다시 요청해줘.”

―네, 알겠습니다.

제리아나마스의 귓가에 알림이 울렸다.

띠링!

―소환수의 계약에 응하시려면 ‘나 제리아나마스는 소환술사 김민준 님과의 소환수 계약에 응한다’라고 말씀해 주세요.

제리아나마스가 침을 꿀꺽 한 번 삼킨 뒤 허공을 응시하며 말했다.

“나 제리아나마스는 소환술사 김민준 님과의 소환수 계약에 응한다.”

그러자 제리아나마스의 눈앞에 정신없는 글자들이 보였다.

[소환수의 계약이 이루어졌습니다.]

[김민준 님과 제리아나마스 님의 계약을 축하드립니다.]

[소환수로 각성하셨습니다.]

[소환수가 되어 술사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본인의 상태창을 열고 싶으시면 ‘상태창’을 외치십시오.]

그때였다.

한 마리 어린 드리마스가 전력을 다해 달려오며 외쳤다.

“아이들이 고립됐어요!”

금쪽같은 소환수들

— 거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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