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금쪽같은 소환수들-36화 (35/230)

36화. 잘 들리나, 오버

나는 우철이 삼촌께 감사 인사를 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요. 저희가 감사하죠. 이렇게 오크를 많이 받아 가는데요. 저희 입장에서는 큰 손님이십니다. 어지간한 파티로는 오크 사체를 이렇게 못 가져오거든요. 이거 거의 길드 급이십니다.”

길드 급?

하긴 소드 익스퍼트 최상급을 포함한 수십 명의 기사가 사냥한 몬스터를 바로바로 넘겨받으니 길드 급이라는 말이 영 틀린 말도 아니다.

그렇게 우철이 삼촌은 내가 길드 급이라고 오해하시며 오크 사체를 처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샤샤에게 짐을 나르는 일까지 도와주셨다.

직원분들까지 합세하여 짐을 나르니 한결 수월했다.

짐을 날라주는 사람이 있어 보니 사람을 뽑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침, 저녁으로 짐을 날라야 하고 중간에라도 몬스터 사체가 들어오면 정리해두고 업체에 넘겨야 한다.

물론 내가 해도 되지만 나는 탐사대와 호흡을 맞춰야 하니 누군가 내 일을 해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누가 좋을까?

“음…….”

마땅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다.

알바를 뽑는다고 올려야 하나?

며칠만 더 있어 보고 알바 사이트에라도 공지를 올려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누가 찾아왔다.

“계십니까?”

“네, 들어오세요.”

“던전용 무전기 주문하셨죠?”

왔구나.

“네, 맞아요.”

고가의 물건이라서 담당 직원이 직접 배달을 왔다.

직원은 물건을 꺼내 하나하나 사용법을 설명해주셨다.

“던전용 무전기는 다섯 개고요. 마정석 배터리를 에너지로 사용합니다. 요 뒤에 보시면 배터리를 끼우는 곳이 있어요. 여기 추가로 구매하신 마정석 배터리이고요. 모두 사용하시면 저희 쇼핑몰에서 추가 구매하시는 걸 추천 드려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

“무전기를 켠 상태로도 한 달은 가니까 껐다가 켰다가 하시면 훨씬 오래 사용하실 수 있을 거예요. 30km 평지의 경우는 중계기 없이 깨끗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던전에서는 어떤 지형이 나올지 모르니까 중계기도 있습니다.”

직원분은 박스에서 뭔가를 꺼냈다.

“이게 중계기에요. 높은 산 위에 설치하셔도 되고 긴급한 경우는 드론 형식으로 띄우면 하루 정도는 떠 있을 수 있어요.”

나는 무전기를 이리저리 작동해보았다.

추가 구성품으로 무슨 벨트가 있었다.

“던전에서 전투를 할 때도 사용하실 테니 당연히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시도록 구성했습니다.”

가슴에 차는 벨트에 무전기를 넣고 귀에 꽂는 장치까지 구성되어 있었다.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마음에 든다.

나는 샤샤가 귀에 리시버를 꽂고 활을 날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괜찮은데?

나는 배달온 직원을 보내고 무전기를 바로 샤샤에게 보냈다.

[샤샤야, 선물 받아라.]

[네, 이건 뭘까요?]

[어, 무전기라는 거야. 서로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도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샤샤는 무전기를 꺼내 보았다.

나는 샤샤에게 쪽지로 무전기에 대해 설명하려 했지만, 샤샤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샤샤가 쪽지를 보냈다.

[어떻게 작동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마침 행군을 멈추고 쉬는 시간인데 잠시 소환해서 알려주세요.]

[어, 그래.]

“샤샤 소환.”

화아악!

“민준 님.”

“어, 샤샤야. 이리 와봐.”

나는 무전기의 조작법을 알려주었다.

기계에 익숙한 나에게 무전기의 조작법은 그렇게 어려울 게 없었다.

켜고 끄는 법을 알려주었는데, 계속 켜둬도 한 달은 간다니까 그대로 켜두면 된다.

배터리는 상태 봐서 갈아주면 된다.

주파수 맞추는 법도 알려주었다.

주파수는 다섯 개의 무전기 모두 한 가지로 통일이다.

그리고 가슴에 오는 벨트를 차고 벨트에 달린 주머니에 무전기를 넣는다.

무전기에 연결된 리시버를 귀에 꽂는다.

리시버에는 살짝 튀어나온 마이크가 함께 달려있다.

이어폰 겸 마이크의 역할을 한다.

조용하게 기습을 할 때는 리시버를 사용하고 거친 전투를 할 때는 리시버를 가슴 벨트에 넣고 무전기에서 크게 나오는 소리로 소통을 할 수도 있다.

나는 샤샤와 연습을 해보았다.

―아아. 잘 들리나, 오버.

―네, 민준 님. 잘 들려요. 민준 님도 제 목소리 잘 들리시나요?

―어. 잘 들린다, 롸저.

―롸저? 오바, 이건 무슨 뜻인가요?

―아, 별 뜻은 아니고 얼굴을 안 보고 이야기하니까, 내 말이 끝났다는 뜻으로 하는 말이야.

―그렇군요.

―자, 그럼 무전기의 편리함을 글리제에 퍼트리도록.

―알겠습니다. 롸저.

나는 샤샤의 소환을 해제했다.

샤샤는 무전기를 들고 팬니르에게 갔다.

“대장님.”

“그래.”

“저의 마스터이신 소환술사님께서 무전기라는 것을 주셨어요.”

샤샤가 또 뭔가를 들고 오자 옆에 있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또 무슨 희한한 물건을 들고 왔을까?

원터치 텐트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이번에는 또 뭘까?

호기심이라면 뒤처지지 않는 마법사 알타르도 눈을 빛내며 다가왔다.

“샤샤가 뭔가 또 공개하나 봅니다.”

“그러게. 이번에는 또 뭘까?”

사람들이 속닥였다.

샤샤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것은 멀리 떨어진 상대와 대화할 수 있는 도구에요.”

알타르가 아는 척을 했다.

“마법 통신구를 말하는 건가?”

“아마도 비슷할 거예요.”

샤샤가 작동법과 착용법을 설명했다.

“이렇게 몸통에 착용한 후 소리가 나게 사용해도 되고요, 요렇게 귀에 꽂아서 조용하게 사용할 수도 있어요.”

팬니르는 무전기 하나를 받아들고 안톤에게 눈짓했다.

안톤이 눈치껏 말했다.

“샤샤야, 나도 채워줘 봐.”

샤샤가 안톤에게 벨트를 채우고 무전기를 켠 후 안톤의 벨트에 달린 주머니에 꽂았다.

그리고 안톤의 귀에 리시버를 채웠다.

샤샤가 무전기에 대고 말을 했다.

―안톤 님, 잘 들리세요?

안톤은 눈이 동그래지며 말했다.

―어, 잘 들리네.

팬니르의 눈짓이 이어졌다.

안톤이 말했다.

―내가 멀리 떨어져 볼게.

안톤이 휙 하고 뛰어갔다.

샤샤가 멀어져가는 안톤에게 말했다.

―안톤 님, 들리십니까?

무전기에서 안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샤샤야. 잘 들려. 신기하네.

샤샤는 몇 번 더 테스트하고, 중계기 등 사용법을 설명했다.

“무전기는 총 다섯 개가 있어요. 저의 마스터님의 말씀을 전해야 하니 제가 하나 사용하고요. 나머지는 팬니르 님께서 나누어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때, 얌전히 있던 마법사 알타르가 손을 들었다.

“저… 죄송하지만, 저도 만져볼 수 있을까요?”

샤샤는 알타르에게 무전기 하나를 보여주었다.

“이건 정말 대단한 아티팩트입니다. 다섯 명이 동시에 대화하는 통신구라니. 심지어 마법사가 옆에서 마나를 불어넣지 않아도 되고 이동하면서도 대화를 할 수 있다니 대단합니다.”

보통 마법 통신구는 마법사가 마법진이 그려진 아티팩트를 설치하고 마나를 불어 넣어, 일 대 일로 통신을 한다.

마법사 없이도 통신을 할 수 있는 마법 통신구라는 것이 놀라웠고, 다섯 명이서 동시에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건 더 놀라웠다.

그리고 중계기라니!

새로운 개념이었다.

중계기를 계속 설치한다면 아무리 먼 곳과도 통신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뒤쪽에 마정석이 마나를 불어넣는군요. 마정석에 세공을 했군요. 아니 이런 미세한 세공이라니! 세상에… 세상에…….”

알타르는 뭔가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그가 고위 마법사는 아니지만, 나이도 있고 이래저래 돌아다니며 경험도 많다.

나름대로 마탑에서 발표하는 학술지는 열심히 읽는 편이라 마법 물품들의 최신 수준을 잘 안다고 자신했다.

그런데 이것은 뛰어나도 너무 뛰어났다.

“샤샤 님, 제가 소환술사님을 뵐 수는 없을까요?”

샤샤는 알타르라는 마법사도 민준의 소환수가 되면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민준의 생각에 따라 달렸다.

“죄송해요. 제가 소환수라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이고요. 마스터께서는 이곳으로 오지 않으세요.”

신문물에 충격받은 알타르를 무시하며 무전기를 연습한 후 탐사대는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이번에도 안톤을 포함한 몇 명의 기사가 선발로 앞서갔다.

안톤에게서부터 무전이 날아왔다.

“대장님.”

팬니르를 포함한 네 명이 무전을 받았다.

팬니르가 대답했다.

“그래.”

“무전이 잘 통하나 한번 해 봤습니다.”

“잘 통한다.”

다시 행군이 이어졌다.

잠시 후.

―대장님.

―그래.

―무전이 잘 통하나 한번 해 봤습니다.

―크음.

잠시 후.

―대장님.

팬니르는 안톤이 너무 기어오른다고 생각을 했다.

무전기라는 것이 신기한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은 작전 중이지 않은가?

―안톤, 그만해라.

―전방에 트롤을 발견했습니다.

팬니르가 본대를 정지시켰다.

무전이 이어졌다.

―아직 트롤은 저희를 발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두 마리입니다.

―은밀하게 후퇴 가능한가?

―시도해보겠습니다.

안톤과 선발대는 조심조심 후퇴했다.

그 순간.

트롤들의 코가 벌렁거렸다.

냄새를 맡는듯한 모습.

휙!

고개가 돌아갔다.

안톤 일행이 숨어있는 곳을 향해 으르렁거린다.

걸렸다.

트롤이 괴성을 질렀다.

“크왁!”

―걸렸습니다. 후퇴합니다.

―우리가 마중 나가겠다.

타다다닥!

안톤과 기사들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뛰었다.

듬성듬성 높은 나무가 있는 숲속을 기사들이 날 듯이 달렸다.

쿵쿵쿵!

트롤이 쫓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모습을 화면으로 지켜보았다.

안톤 일행이 후퇴하는 방향으로 본대의 기사들이 마중을 나갔다.

긴급했지만 다행히 방향이 어긋나지는 않았다.

팬니르는 기사들을 이끌고 선발대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트롤 두 마리면 팬니르가 나서야 했다.

기사 다섯으로는 조금 부족했다.

샤샤도 합류했다.

잠시 후, 선발대에 팬니르를 포함한 스무 명의 기사들이 합류했다.

이정도 인원이면 해볼 만하다.

팬니르가 외쳤다.

“3인 1조, 가로 일자 진형!”

팬니르의 명령에 기사들이 진형을 갖춘다.

팬니르가 중앙에 섰다.

두 명이 수비하고, 한 명은 뒤에서 카운터를 노린다.

샤샤는 기사들로 만들어진 일자형 방벽을 앞세우고 활을 들었다.

갑자기 늘어난 인원에 두 트롤이 멈춰서 이를 드러냈다.

“캬아아아!”

팬니르가 다시 외쳤다.

“수비를 두텁게 하라. 선 수비, 후 공격이다. 공격에 성공하더라도 상처를 무시하고 반격해올 수 있으니 수비에 철저히 임하라.”

트롤은 회복력이 뛰어난 몬스터다.

어지간한 칼에 찔려도 어차피 상처는 회복되니 무시하고 공격하기 일쑤다.

그래서 다른 몬스터나 사람이라면 피했어야 할 공격을 몸을 내주고 반격해서 트롤에 익숙하지 않은 기사는 당황하여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살을 주고 뼈를 깎는 전투.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전투가 트롤의 전투다.

검면이 넓은 대검을 사용하거나 방패가 있는 기사가 전방을 맡았다.

긴장감 넘치는 대치 국면.

먼저 달려든 건 트롤이었다.

“크와악!”

두 마리의 트롤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팬니르가 마주 달려들었다.

트롤의 몽둥이와 팬니르의 검이 부딪혔다.

쾅!

나무와 검이 부딪히는 소리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흡사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

다른 쪽 트롤도 기사들을 덮쳤다.

쾅!

트롤이 내려찍은 몽둥이를 기사가 방패를 이용해 비껴 흘렸다.

방패를 친 후, 땅으로 방향이 꺾인 몽둥이.

그러나 트롤의 힘을 완전히 흘리지는 못했는지 방패로 막은 기사가 충격에 비틀거렸다.

하지만 기사는 혼자가 아니다.

“파이어 애로우.”

샤샤의 불화살이 날아가 트롤의 머리를 향했다.

콱!

트롤이 팔을 들어 불화살을 막았다.

불화살을 오른팔로 막아서 오른팔이 불타고 있었다.

하지만 트롤은 불타는 오른팔은 아랑곳하지 않고 몽둥이를 휘둘렀다.

저런 모습이 트롤이 상위 몬스터임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일반적인 기사나 헌터라면 전의를 상실하게 하는 모습.

하지만 디아론 백작의 기사들은 몬스터와의 전투의 달인들이었고 지금은 숫자의 우위마저 가지고 있었다.

3명씩 1개 조를 이루어 팬니르 쪽이 3개 조, 다른 쪽이 5개 조가 각각 트롤을 포위했다.

무리하지 않고 수비를 먼저 생각하며 빈틈이 있을 때만 공격했다.

푹, 푹, 사악!

트롤의 몸에 상처가 늘었다.

트롤은 화가 났지만, 기사들은 무리해서 빨리 트롤을 처치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수비를 단단히 하고 빈틈이 생긴 트롤을 측면이나 후방에서 가격할 뿐이다.

숫자에는 장사 없다는 말처럼 회복의 대명사인 트롤은 조금씩 누적된 상처에 그 움직임이 많이 둔해졌다.

서걱!

팬니르가 깔끔하게 트롤 한 마리의 목을 분리했다.

화면으로 그 모습을 보던 나는 박수를 쳤다.

짝짝짝!

“역시 대장이야.”

나는 화면을 향해 엄지척을 날려주었다.

팬니르는 남은 트롤에게 합류했다.

기사들의 단단한 수비에 짜증 나고 지쳐가던 트롤이 거칠게 저항했지만, 팬니르의 합류에 순식간에 목이 분리되었다.

안정적인 사냥이었다.

샤샤가 전투를 마무리하며 검을 닦는 팬리르에게 인사를 건넸다.

“수고하셨습니다.”

“부상자가 있는가?”

안톤이 기사들을 둘러보았다.

“없습니다.”

“샤샤는 저 사체들도 챙길 것인가?”

샤샤는 즉각 대답했다.

“네.”

“알았다. 모두 사체를 샤샤에게 넘기도록.”

트롤 정도 되는 사체는 팬니르도 욕심을 낼 법도 했다.

사체야 가져가기 힘들더라도 트롤의 마정석은 채취할 법도 했다.

오크들이야 영지에서 흔하디흔하기도 하고 산맥에서 마정석을 골라내는 것도 일이라 그냥 내버렸지만, 트롤의 마정석은 탐사대의 입장에서도 시간을 들여 꺼낼 만했다.

만약 지금이 탐사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이었다면 마정석은 물론이고 트롤의 피도 챙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팬니르는 망설임 없이 사체를 샤샤에게 넘겼다.

팬니르는 생각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무전기.

무전기가 없었다면 다섯 명의 기사만으로 트롤 두 마리와 상대할 뻔했다.

괜찮았을까?

물론 빠르게 달아나서 무사히 후퇴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혹시 후퇴하지 못하고 접전을 벌였다면 모두 무사하지는 못했을 것 같았다.

어쩌면 사망자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 되는 몬스터를 부상자 없이 잡은 것은 즉각적인 의사소통으로 인해 병력을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한 덕분이다.

팬니르는 방금 전투의 일등 공신이 무전기라고 생각했다.

‘빚을 졌군.’

앞으로 얼마나 더 몬스터 사체를 넘겨야 이 빚을 갚을지 생각해보았다.

그런데 팬니르는 문득 이 빚을 다 갚기도 전에 또 뭔가를 보여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안톤이 몇몇 기사와 함께 트롤 사체를 들며 말했다.

“샤샤야, 준비해.”

“네.”

휙.

기사들이 트롤 사체를 던지면 허공에서 사라진다.

안톤이 말했다.

“이건 여러 번 해도 재미있네.”

“히히, 저 다녀올게요.”

화아악!

샤샤가 내가 있는 창고에 나타났다.

“쨔잔, 이번에는 트롤이랍니다.”

쿵!

샤샤가 트롤을 창고 바닥에 부어버렸다.

우와.

이게 트롤이구나.

덩치가 컸다.

데구르르.

험상궂은 트롤의 머리가 데구구 굴렀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워메.’

샤샤는 트란 산맥을 한 번 더 다녀왔다.

두 마리의 트롤 몸통과 머리 두 개가 나란히 창고 바닥에 쌓였다.

“그럼 돌아갈게요.”

“어, 그래. 소환 취소.”

화아악.

샤샤가 돌아갔다.

나는 얼른 전화기를 꺼냈다.

“네, 여보세요. 전데요. 네, 네. 이번에는 트롤인데 취급하시나요? 네, 날아오신다고요? 아, 네. 천천히 오세요, 네.”

날아온단다.

그럼 트롤은 그렇게 처리하기로 하고 나는 다시 화면을 보았다.

어라?

아까부터 트란 산맥의 날씨가 꾸물꾸물했었다.

후두둑.

트란 산맥에 비가 내렸다.

금쪽같은 소환수들

— 거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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