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초보 헌터
놀이동산에 가면 어린이들이 타는 기차가 있다.
주로 유치원생들이 타는 꼬마 기차.
딱 그 꼬마 기차 정도 크기의 몬스터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굵고 긴 몬스터.
맨 앞 얼굴이 있을 만한 부위에는 수박만 한 크기의 눈알이 여러 개 박혀 있고 몸에는 한 뼘마다 주름이 접혀 있다.
몸에는 군데군데 기다랗고 흰 털이 삐죽삐죽 가시처럼 나 있었다.
몸은 빨간색, 흰색, 초록색 노란색.
마디마다 색깔이 달랐다.
엑, 징그럽다.
송충이 확장판인 듯한 모습.
꿈틀거리는 몬스터는 웜이었다.
이곳 광진 던전에서 래빗과 함께 자주 볼 수 있는 몬스터였다.
웜이 입인지 항문인지 모를 곳을 통해 뭔가를 우리 쪽으로 내뱉었다.
찍!
“꺅! 더러워!”
한나리가 질색을 한다.
아까 토끼는 파이어 볼트로 잘 굽더니 웜은 징그러워서 싫은가보다.
그렇게 몬스터를 외모로 차별하면 안 되는데
쯧쯧.
임종구가 배트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려 검도의 내려치기 자세를 취하며 웜을 향해 점프했다.
위에서 내려치는 임종구의 배트.
뻐억!
임종구의 배트에 맞은 부분이 움푹 들어간다.
“쯔우우우우!”
몸을 웅크렸다 폈다 하면서 몸부림치는 웜을 피해서 임종구가 뒤로 물러났다.
임종구가 희번덕한 표정으로 말했다.
“요거, 패는 맛이 있는데? 느낌이 좋아. 쫀쫀한 샌드백 느낌이야. 봐, 저 기다란 몸통을 저게 다 샌드백이라고 생각해봐. 기분 좋지 않아?”
임종구는 지난번 나의 바인드 스킬을 스스로 나서서 묶인 적이 있었다.
그때도 살짝 뭔가 변태 기질을 느꼈었는데 지금도 뭔가 느낌이 싸하다.
웜은 징그러운 비주얼과 크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게 다였다.
입으로 내뱉는 것도 극독을 가진 그런 물질이 아니라 맞으면 그냥 기분 나쁠 뿐이었다.
웜에 대해서 아예 몰랐다면 외모를 보고 쫄아서 피했겠지만, 공략집을 열심히 공부하고 온 우리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조원들은 부지런히 스킬을 외친다.
“바인드.”
“파이어 볼트.”
“파이어 에로우.”
“힐.”
그리고 기합 소리도 이어진다.
“크헝!”
“이얍!”
“읏차!”
“으라차차차!”
몇 시간을 몬스터를 잡았을까?
사냥하며 점점 톱니바퀴처럼 손발이 맞아들어갔다.
처음에는 약간의 어색함이라도 있었는데 이젠 척하면 척이다.
이동할 때는 자연스레 자기 자리로.
몬스터가 나타나면 또 공격형 자기 자리로.
누가 먼저 공격하고 또 누가 먼저 어그로를 끌어서 방어할지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안다.
이렇게 짜임새 있는 팀원과 함께하는 사냥.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 과정.
그 과정이 좋았다.
우리 팀은 호흡이 잘 맞았고, 별 어려움 없이 몬스터들을 정리해나갔다.
원래 헌터 연수에서 조를 짤 때도 투 탱커, 원거리, 근거리, 서포터로 조합을 짜 주었으니 호흡이 나쁠 이유가 없었고, 인간적인 측면으로도 특별히 모나지 않고 원만했다.
듬직한 곰 같으면서도 나이도 형님인 동서 형님이 리드를 하고.
나리가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종구와 관장도 나쁘지 않고.
연수원에서 한 조가 된 다른 조들도 F급 던전을 도는 조들이 있다고 한다.
그럴 수준으로 맞춰서 자격증을 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내가 레벨업을 미리 해왔고 나의 소환수인 샤샤도 있으니 사냥은 더욱 쉬워졌다.
쉬운 사냥.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쉬운 사냥에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다.
한나리가 외쳤다.
“민준 오빠, 왼쪽!”
이렇게 나리가 외쳐서 돌아보면.
왼쪽에서 래빗 한 마리가 달려들고 있었다.
“바인…….”
슈욱! 퍽!
“케엑!”
미처 대처하기 전에 지원 사격이 날아들었다.
나는 스윽 샤샤를 바라보았다.
내 쪽으로 몬스터가 달려들자 바로 샤샤가 화살을 날린 것이었다.
‘음…….’
뭔가 보호받는 느낌이다.
소환수가 소환술사를 보호하는 건 당연하긴 한데, 저 소녀에게 보호를 받고 있으니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내가 그래도 이중에선 나름 고렙인데.
너른 초원 주위를 둘러보았다.
넓은 풀밭.
바닥이 완전히 편평하지는 않고 곳곳이 울룩불룩 들어간 곳과 올라간 곳이 있다.
띄엄띄엄 가로수 크기의 나무가 있다.
주변에 살아있는 몬스터는 보이지 않았다.
주변이 탁 트여 있어서 몬스터의 기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한 장소였다.
래빗 한 마리를 잡고 난 후 한나리가 말했다.
“오빠들, 좀 쉬었다 할까요?”
나는 동서 형님을 쳐다보았다.
푸슈슈슉.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며 동서 형님이 곰에서 곰 같은 사람으로 변하며 말했다.
“그럽시다.”
종구가 야구 방망이를 두 손으로 나란히 잡고 좌우로 몸을 비틀며 스트레칭을 했다.
목도 한 바퀴 돌렸다.
종구는 목에서 우두둑 소리를 내며 말했다.
“아우, 몬스터 잡는 것도 몇 시간 째 하니 고역이네. 이거 사냥이 아니라 노동인 것 같은데?”
관장이 마정석 반응기와 30cm 정도 되는 칼을 꺼내 들고 래빗 앞에서 쭈그려 앉으며 말했다.
“진짜 노동은 마정석 찾는 거죠. 앞으로 토끼고기는 못 먹을 것 같아요.”
그래도 마정석 반응기라도 있었으니 다행이다.
마정석 반응기는 죽은 몬스터 사체의 몸 이곳저곳에 가까이 대면 마정석이 있으면 삑 하고 소리가 난다.
더듬더듬.
김관장이 금속 탐지기로 사람 몸에 있는 권총을 찾는 경비원처럼 죽은 래빗 사체를 마정석 반응기로 더듬거린다.
“삑!”
김관장이 래빗 사체의 몸 이곳저곳에 대다가 심장 부근에 탐지기를 대었을 때, 소리가 났다.
관장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한 건 올렸네요.”
관장은 칼질을 잘한다.
검도 스킬을 가진 검도 사범이지만, 원래 칼질을 잘하는 듯했다.
그래서 그런지 도축도 잘했다.
김관장이 래빗 사체를 가른다.
푹!
쑤욱!
능숙한 정육점 사장님처럼 토끼의 발골을 시작했다.
물론 정육점 사장님처럼 모든 뼈와 고기를 분리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마정석뿐.
래빗은 토끼치고는 덩치가 크다.
하지만 래빗의 마정석은 크기가 작았다.
F급 몬스터에서 나오는 마정석이라고 해봐야 손톱 크기일 뿐이다.
그래도 몬스터 사체에서 제일 비싼 게 마정석이니 채취를 게을리할 수 없다.
몬스터의 사체 자체도 가져가면 돈이 되기는 하지만 그 짐들을 다 가져갈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정말 고강도 노동이 된다.
한 사람이 래빗 사체 한두 개밖에 더 가져가겠는가?
그리고 그걸 몇 시간 동안 들고 다니려면 체력도 소진될 것이다.
그래서 보통 마정석만 채취하고 사체는 버린다.
사체를 가져갈 경우는 운반을 위한 짐꾼들을 여러 명 고용하기도 한다.
이번엔 경험이 없어서 마정석 반응기를 하나밖에 안 가져왔는데 다음부터는 마정석 반응기를 한두 개 더 가져오기로 했다.
하나면 될 줄 알았는데 마정석 반응기 하나로 구석구석 사체를 검사하려니 이것도 일이다.
이런 것이 다 노하우이겠지.
“읏차, 찾았다.”
김관장은 어느새 숙련된 솜씨로 사체를 가르고 마정석을 꺼냈다.
김관장의 손과 칼에 래빗의 체액이 묻어있다.
아무리 칼질을 잘해도 어느 정도 피와 체액이 묻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샤샤에게 말했다.
“샤샤야, 내 배낭 좀 꺼내줘.”
샤샤가 선물함에서 내 배낭을 꺼냈다.
샤샤의 선물함은 완전히 인벤토리다.
저건 좀 부럽다.
하지만 샤샤 선물함이 곧 나의 인벤토리 아니겠는가?
나는 샤샤가 꺼내준 내 가방에서 생수통 두 개를 꺼내 김관장에게 다가갔다.
“손 좀 씻어.”
졸졸졸.
손을 씻도록 물을 따라주었다.
“어, 고마워요.”
김관장이 손을 씻고 나니 김관장의 손에서 푸른 보석이 드러났다.
마정석.
관장이 엄지와 검지로 수정을 잡고 내 쪽으로 보여주며 말했다.
“예쁘죠?”
색이 푸르며 각진 수정처럼 생겼다.
각진 마정석의 표면에 빛이 반사되어 반짝였다.
예뻤다.
마정석은 크기는 작지만 비싸다.
마정석은 마나를 담을 수 있어서 마법사들에게는 고등급 마정석이 필수다.
상급 마정석으로 만든 스태프라도 있으면 한나리도 파이어 볼트가 아닌 더 고위 마법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렇고.
잠시 쉬는 시간.
샤샤가 선물함에서 돗자리를 꺼냈다.
샤샤가 돗자리를 펴며 말했다.
“저희 도시락 먹을까요? 제가 조금 싸 왔어요.”
뭘 싸 왔다고?
샤샤가 선물함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냈다.
처음엔 나무로 얼기설기 짠 바구니가 나왔다.
바구니 안을 보니 과일이 있었다.
기특해라 먹을 것을 싸 오다니.
그런데 과일의 모습이 신기했다.
글리제산 과일.
형태는 귤처럼 보이지만 크기도 귤보다 크고 보라색 껍질의 과일이었다.
옥수수처럼 알알이 알갱이가 있고, 전체 모양은 사람처럼 생긴 과일도 있었다.
인삼이 사람처럼 생기면 인형설삼이라고 부르는데, 옥수수가 사람처럼 생기면 뭐가 되는 건가?
오이인 듯, 수박인 듯한 과일에 알록달록 껍질이 화려한 과일도 나왔다.
내가 샤샤네 동네를 자주 관찰하곤 하지만 과일 하나하나까지 볼 수는 없었다.
샤샤가 이어서 음식을 꺼냈다.
삶은 달걀 비슷하게 보이기는 하는데 달걀보다 크고 분홍색으로 보이는 익힌 알.
처음 보는 과일들로 만든 과일샐러드.
리소토처럼 곡식에 물을 조금 많이 넣어서 질게 익힌 음식도 있었다.
그나마 이건 조금 지구식과 비슷했다.
여기까지는 그런가 보다 했다.
준비했다니까.
그런데 샤샤는 음식을 계속 꺼냈다.
통째로 구운 듯한 새 요리.
그런데 새의 숫자가 조금 많다.
커다란 쟁반에 쌓인 족발 비슷한 뭔가의 앞다리인 듯한 음식.
성인 남성 허벅지만 한 생선구이.
각종 나물무침.
잔칫상인가?
누구 생일이야?
내가 말했다.
“잠깐 샤샤야.”
“네?”
“이걸 다 샤샤가 준비한 거야?”
샤샤가 씩 웃으며 말했다.
“헤헤, 사실은 아니에요.”
아니라고?
그럼 누가?
샤샤 아버지가 해주셨나?
“민준 님은 민준 님이 저희 영지에서 유명하다는 것 모르시죠?”
“뭐? 내가?”
나는 나도 모르게 물었다.
내가 왜 유명해?
아니 내가 어떻게 그곳에서 유명해질 수가 있지?
“사실은 민준 님 덕분에 제가 조금 유명해져 버렸어요.”
샤샤가 선물함에서 불의 활을 꺼내 들며 말했다.
“성벽 위에서 이 말도 안 되는 활로 몬스터들을 팡팡 잡으니까 사람들이 다 놀라잖아요.”
그런데?
“그래서 제가 다 솔직하게 말하고 다녔거든요. 제가 몬스터들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전부 다 민준 님 덕분이라고요. 그래서 저희 영지에서 민준 님이 나름 유명하세요. 모르셨죠?”
헐.
내가 그 동네에서도 유명해졌다니 신기했다.
“사실 제가 며칠 전에 오늘 민준 님, 그리고 여러 기사님들과 함께 소풍 간다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동네 어머님들께서 이렇게 준비해 주셨어요. 자신들도 소환술사님께 갚을 게 많다고 하시면서요. 사실 이것도 줄여서 가져온 거예요. 못 가져온 게 더 많아요.”
나는 조금 의아했다.
나에게 갚을 게 있다고?
“그 아주머니들이 나한테 뭘 왜 갚아?”
샤샤의 표정이 묘했다.
그리고 차분하고 천천히 설명해주었다.
“저희는 몬스터 웨이브를 겪었어요.”
“아, 그렇지.”
몬스터 웨이브라는 말에 조금 이해가 갔다.
샤샤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물 캐던 평범한 산골 소녀가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 많은 몬스터들을 잡을 수 있었어요.”
어느새 다른 사람들도 샤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만약, 민준 님이 동쪽 문에 오우거가 나타날 것을 알려주시지 않았다면 그쪽 문이 뚫렸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러면 아마 많은 사람이 죽었겠죠.”
샤샤는 눈 앞에 펼쳐진 만찬을 보며 말했다.
“그 감사함이 담긴 음식들에요. 이것도 제가 많이 줄여서 가져온 거랍니다. 민준 님을 만나서 직접 감사함을 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안되니까 이렇게 음식으로나마 그 마음을 전하고 싶어 하셔서 가지고 왔어요.”
그랬구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구나.
차동서 형님이 말했다.
“여, 민준. 많은 일을 했나 봐. 민준, 샤샤야. 잘 먹을게. 사람들이 고마워서 주는 음식이면 감사한 마음으로 잘 먹어주면 되는 것이지. 자자, 음식 식어. 준비해 왔으면 맛있게 먹어줘야지. 어이차.”
동서 형님은 음식을 한 그릇 챙겨서 일어났다.
“자, 어서들 먹어.”
동서 형님은 돗자리에 앉지 않고 음식을 들고 일어서서 주변을 살피며 먹었다.
혹시 오는 몬스터가 있을까 보초를 서는 듯했다.
역시 리더.
한나리가 말했다.
“동서 오빠, 내가 경계 알람 깔아뒀으니까 앉아서 드세요.”
“어, 괜찮아. 앉아서 먹으나 서서 먹으나 입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지. 와, 그런데 이거 맛있네. 쫀득하니 족발보다 나은데?”
동서 형님이 손가락 두 마디만 한 뼈에 주먹만 한 고깃덩어리가 붙은 음식을 입으로 뜯으며 말했다.
“그래요?”
동서 형님의 냠냠거리는 소리에 다들 손과 입이 부지런해졌다.
종구가 과일 하나를 까서 먹었다.
그러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며 말했다.
“와! 켁켁.”
놀라서 사레가 들린 듯했다.
“어흠~ 흠~ 아~ 아~ 이거 너무 맛있어서 사레가 들었네. 샤샤야, 이 과일 이름이 뭐야? 너무 상쾌한데?”
“네, 피토니라고 해요.”
“피토니?”
“네.”
한라봉처럼 생긴 보라색 과일이 피토니라고 한다.
맛있다는 소리에 나도 하나 껍질을 까서 먹어 보았다.
화악.
와, 이거 신선하다. 뭐랄까? 상쾌함과 시원함.
피토니를 한입 더 베어 물은 임종구가 말했다.
“야, 이거 대박인데? 이건 과일주스로 만들면 줄을 서서 산다, 진심.”
장소에 안 맞게 때아닌 먹방 시간이 벌어졌다.
피토니도 하나 더 먹고 족발 비슷한 것도 한입 먹어 보았다.
이거 콜라겐 느낌이 장난 아닌데? 쫀득함이 달랐다.
떡으로 만든 족발인 줄.
샤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헌팅 겸 소풍 겸해서 간다고 말했는데 진짜로 소풍 온 기분이다.
사냥이고 뭐고 이대로 놀다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나리가 물었다.
“그런데 민준 오빠는 샤샤를 어떻게 소환하게 된 거예요? 뭐 정령사들처럼 불러서 계약을 한 거예요?”
나리의 질문에 샤샤가 나를 쳐다본다.
“어, 일단 각성하면서 소환 스킬을 먼저 얻었지. 그리고 내가 샤샤가 사는 동네를 볼 수 있는데 둘러보다가 샤샤가 맘에 들어서 계약하자고 했고. 샤샤가 받아줘서 이렇게 계약이 이루어졌지.”
“아, 그렇구나. 샤샤네 동네는 소환수가 많아요?”
글리제에 샤샤 말고도 소환수가 있던가?
나도 모르는 일이라 나는 샤샤를 바라보았다.
내 시선을 받은 샤샤가 말했다.
“있을 수는 있지만, 제가 알고 있는 예는 없어요. 저만해도 소환수가 되면서 마을에서 좀 유명해졌는데 다른 소환술사님이나 소환수가 있었으면 아마 소문이 났었을 것 같아요.”
나리가 물었다.
“그럼 민준 오빠는 소환수가 한 명뿐인 거예요?”
“뭐, 아직은 그렇지. 내가 소환실력이 아직 부족해서 소환 가능한 건 한 명뿐이야. 앞으로 실력이 더 좋아지면 더 소환할 수도 있을 것도 같고.”
내가 앞으로 다른 소환수를 더 소환할 수 있다는 말이 놀라웠는지 샤샤가 눈이 동그랗게 떴다.
“어, 샤샤야. 눈 그렇게 동그랗게 안 떠도 돼. 아직 내 능력이 소환수는 한 명뿐이고, 언제 소환 능력이 오를지도 몰라. 그리고 추가 소환수가 있다고 해도 샤샤가 첫 번째 소환수잖아. 1번이라고 1번.”
나는 샤샤에게 엄지척을 날려주었다.
샤샤는 엄지척에 기분이 좋은 듯 식사를 이어갔다.
“아, 맛있게 먹었네.”
“샤샤, 고마워요.”
“정말 맛있게 먹었어. 이거 팔아도 되겠어. 진짜야.”
다들 맛있게 먹었다며 고마워했다.
우리는 다시 사냥을 시작했다.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배는 꺼지고 다들 녹초가 되었다.
“에고 사냥이 아주 어렵진 않은데, 시간이 길어지니까 체력이 달려서 못하겠네요.”
“그래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합시다. 나리 다크써클 내려온 것 좀 봐.”
“뭐라고욧!”
다들 피곤한 모습이었다.
동서 형님이 말했다.
“그럼 다들 힘들어 보이는데 오늘은 무리하지 말고 여기까지만 할까?”
“아, 좋습니다.”
“좋아요.”
“관장아, 마정석 잘 챙겼지?”
김관장이 마정석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위로 들었다.
그리고 주머니를 위아래로 두 번 흔들어 보였다.
척 봐도 묵직해 보였다.
우리는 다시 포탈을 타고 밖으로 나왔다.
화아악.
포탈을 타고 나오자 도시의 공기가 우릴 반겼다.
미세먼지도 많고 매연도 많아서 건강에 좋을 리 없는 도시의 공기가 반갑게 느껴졌다.
임종구가 말했다.
“음~ 서울의 미세먼지 그리고 매연 냄새~ 좋은데?”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닌가 보았다.
매연 냄새가 좋다기보다는 던전에서 나온 것 자체가 좋을 것이겠지.
아무리 F급 던전이라고 해도 긴장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아직 초보니까.
금쪽같은 소환수들
— 거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