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몬스터 웨이브 (2)
몬스터들의 이동을 발견한 사냥꾼 무리는 흩어져서 이동하기로 했다.
몬스터의 이동 경로와 겹칠 가능성이 있는 마을은 총 네 곳.
사냥꾼들은 각 마을을 나누어 맡아 몬스터 웨이브를 알리기로 하고 사냥꾼 대장과 막내는 백작이 거주하는 영주 성으로 곧장 가기로 했다.
다그닥, 다그닥.
“이랴! 이랴!”
사냥꾼 대장은 미친 듯이 말을 달렸다.
산에서 내려와 말을 구할 수 있는 마을까지 도착한 후, 정신없이 말을 달렸다.
저 앞에 영주 성이 보였다.
성문 앞에 있던 경비병이 소리쳤다.
“멈춰라.”
경비병은 말을 타고 거칠게 달려오는 모습에 크게 소리치며 창을 겨누었다.
사냥꾼이 말을 멈추어 세웠다.
말이 투레질했다.
“이히히힝!”
사냥꾼은 말에서 내리지도 않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몬스터 웨이브입니다. 당장 영주님께 알려야 합니다.”
순간, 성문을 지키던 경비병이 잠시 당황했다.
성문을 통과하는 일반인들도 몬스터 웨이브라는 소리에 이목이 쏠렸다.
사냥꾼 우두머리는 다시 한번 외쳤다.
“저는 밤나무 마을의 사냥꾼 쟝이라고 합니다. 이틀 전 트란 산맥 북서쪽 3일 거리에서 이천 마리 이상의 오크와 여러 마리의 트롤을 확인했습니다. 당장 영주님께 알려야 합니다.”
그제야 경비병은 보통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따라와, 경비대장님께 간다.”
사냥꾼 쟝은 바로 경비대장을 만날 수 있었고, 이내 곧 백작의 회의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쟝은 백작의 회의실로 들어가자 얼른 엎드리며 말했다.
회의실에는 백작을 포함해 여러 가신이 모여 있었다.
“저는 밤나무 마을의 사냥꾼 쟝이라고 합니다. 이틀 전, 다른 사냥꾼들과 함께 트란 산맥에서 사냥하던 중 이곳에서 북서쪽 3일 거리에서 이천 마리 이상의 오크와 여러 마리의 트롤을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오크들이 집결하는 듯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오크 무리에 트롤이 섞여 있었는데, 오크와 트롤이 서로 싸우지 않았습니다.”
백작의 기사단장이 물었다.
“너의 말이 거짓이라면 삼족을 멸하겠다. 한 치의 거짓이 없으렷다.”
“제가 어찌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사실입니다.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리고 밤나무 마을, 에린, 샤론, 파닐 마을까지 사냥꾼들이 한 명씩 이 소식을 전달하러 갔습니다. 피난민들이 출발하여 이곳으로 도착할 것입니다.”
백작이 기사단장에게 물었다.
“팬니르.”
“네, 백작님.”
“어찌하면 좋소?”
“네, 우선 정찰병을 보내 사실확인을 하면서 동시에 기사단을 준비시키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그리고?”
“몬스터 무리의 규모에 따라 전쟁령을 내려야 할지 정해야 합니다.”
백작이 무거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음, 그렇군.”
백작은 잠시 생각하다 물었다.
“라루스?”
라루스 자작은 2년 전 몬스터 웨이브 때 작전관을 맡았던 유능한 군사 참모였다.
호명 받은 라루스 자작이 대답했다.
“소신도 같은 생각이옵니다. 한가지 더한다면 피난민들이 출발했다고 하니, 이들을 마중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때 중급 기사 한 명이 집무실로 들어왔다.
중급 기사는 백작이 집무실 가운데로 오더니,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백작님, 봉화가 올라갔습니다.”
“봉화?”
순간 가신들이 웅성댔다.
백작이 오른손을 살짝 들자 가신들이 조용해졌다.
백작이 물었다.
“어딘가?”
“샤론 마을입니다.”
“몇 개인가?”
봉화의 수에 따라 위험 정도가 달랐다.
한 개부터 다섯 개까지.
가장 위험할 때 다섯 개의 봉화를 피웠다.
기사가 말했다.
“다섯 개입니다.”
“크윽.”
누군가가 신음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백작이 한 편에 서 있던 수석 행정관을 보며 말했다.
“챠이세.”
“네, 백작님.”
“전쟁령을 내려라.”
“알겠습니다.”
백작은 기사단장을 보며 말했다.
“팬니르.”
“네, 백작님.”
“정찰병을 보내고 기사단을 준비시켜라.”
“알겠습니다.”
백작은 이어서 말했다.
“라루스, 지도를 펴라.”
곧 지도가 준비되었다.
이곳 디아론 백작성에서 북북서쪽으로 남자 어른 걸음으로 5시간 거리에 밤나무 마을이 있었다.
밤나무 마을에서 서쪽으로 5시간 가면 샤론 마을이 있었다.
에린 마을은 밤나무 마을에서 동쪽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라루스 자작은 지도 위에 붉은 나무토막을 올려두며 설명했다.
“몬스터 무리는 트란 산맥에서 샤론 마을 쪽으로 내려온 듯합니다.”
붉은 나무토막은 샤론 마을 위에 올려져 있었다.
“파닐, 밤나무, 에린 마을 중 어느 경로로 몬스터가 내려올지 모릅니다. 다만 몬스터가 한 무리를 이룬다고 가정한다면, 샤론 마을과 밤나무 마을을 거쳐 이곳 백작성으로 오거나, 아니면 파닐 마을을 거쳐 이곳 백작성으로 올 수 있습니다.”
백작이 인상을 찌푸렸다.
“피난민들의 수는 얼마나 되지?”
라수스 자작이 답했다.
“샤론 마을에 200명, 밤나무 마을에 300명, 파닐 마을 인구수는 약 1천 명입니다. 에린 마을은 샤론 마을에서 동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약간의 시간을 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밤나무 마을과 파닐 마을에서 내려오는 피난민입니다. 안타깝지만, 샤론 마을까지 기사단을 보내기엔 늦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제 생각에 지금 집중할 것은 파닐 마을과 밤나무 마을 피난민 약 1,300명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대책은?”
“기사단과 빈 마차를 최대한 보내 마중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사냥꾼의 정찰이 확실하다는 가정하에 대규모 오크 또는 트롤과 만나면 성으로 후퇴해야 합니다. 대규모 오크와 트롤은 성에 의지해 싸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방향은?”
“정보가 부족합니다. 수를 나누어서 파닐과 밤나무 마을 양쪽으로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백작이 명령했다.
“실행해. 지금 바로.”
* * *
올가는 끈으로 연결되어 이반의 등에 업혔다.
끈은 천으로 만들어서 얇지만 편평해 편안히 업혀 있을 수 있었다.
끈 바깥으로 나온 올가의 발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올가는 달랑달랑 발장난을 치다가 이반에게 물었다.
“아빠, 얼마나 남았어?”
묵묵히 걸음을 옮기던 이반이 말했다.
“응, 조금만 가면 돼.”
샤샤는 이반과 올가의 옆에서 걷고 있었다.
샤샤는 피난민의 행렬을 둘러보았다.
처음 모여서 출발했던 무리는 어느새 한 줄로 길게 늘어져 있었다.
선두와 후미의 거리는 몇백 걸음은 되어 보였다.
샤샤가 올가에게 말했다.
“올가는 좋겠네.”
“왜에?”
“아빠가 업어주잖아. 아빠가 나는 이제 무겁다고 안 업어준대.”
이반이 말했다.
“우리 샤샤는 무거워져서 아빠가 못 업지. 나중에는 샤샤가 아빠를 업어야 할걸?”
샤샤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아니, 내가 아빠를 어떻게 업어?”
“샤샤가 힘이 세지고 아빠가 늙으면 업어줘야지, 안 업어줄 거야?”
그런가?
“몰라.”
그렇게 잠시 농담을 하다가 또 묵묵히 걸었다.
갈 길이 멀어서 즐겁게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었다.
사람 걸음으로 3일 거리지만, 몬스터의 종류에 따라서는 훨씬 일찍 도착할 수 있다.
그래서 이반도 몬스터 무리를 발견하고 이틀간 잠도 거의 자지 않고 마을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다시 올가를 업고 걸으려니 체력에 여유가 없었다.
올가가 이반에게 다시 물었다.
“아빠 얼마나 남았어?”
“응, 조금만 가면 돼.”
올가가 괜히 떼를 썼다.
“피이. 아까도 조금만 가면 된다고 했잖아.”
“하하, 이번에는 진짜로 조금만 가면 돼.”
올가는 이반의 등에 머리를 비비곤 옆얼굴을 그의 등에 기대었다.
발은 달랑거리며 장난을 쳤고 얼굴은 옆으로 돌려 이반의 등에 기대며 먼 산을 바라보았다.
올가가 물었다.
“아빠, 근데 저건 뭐야?”
이반이 대답했다.
“뭐가?”
“응, 산에 있는 거.”
이반이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산에 뭐가 있는데?”
“응, 아빠 산에서 뭐가 내려와.”
“산에서 뭐가 내려오는데?”
“나도 모르지. 근데 막 뛰어서 내려오는데?”
“뛴다고?”
이반은 올가의 말에 기분이 이상해 걸음을 멈추며 산을 바라보았다.
수십 마리의 뭔가가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누군가 외쳤다.
“코볼트야!”
샤샤는 코볼트라는 말을 듣자마자 선물함을 외쳤다.
그리고 활과 화살을 꺼냈다.
탁탁탁.
샤샤는 코볼트를 향해 달렸다.
코볼트를 피해 달아날 수도 있었지만, 몸이 저절로 코볼트를 향했다.
샤샤는 달려가면서 활에 화살을 걸었다.
크게 심호흡을 하며 활을 한번 바라보았다.
“후우.”
이 활과 화살이라면 코볼트에게 명중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샤샤는 제자리에 멈췄다.
아직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샤샤는 과감하게 화살을 활에 걸고 시위를 당겼다.
주욱!
있는 힘껏 당긴 활이 바르르 떨렸다.
붉은 점이 보였다.
바르르 떨리는 화살촉 끝부분을 붉은 점에 가져다 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피잉!
샤샤의 감각으로 놓은 시위.
화살은 흔들흔들 공간을 가르며 날아갔다.
퍽!
샤샤의 믿음에 답하듯 코볼트 한 마리가 달려오다가 화살을 맞고 굴러 떨어졌다.
샤샤는 다시 시위를 당겼다.
피잉!
퍽!
언제 왔는지 바로 옆에 이반이 올가를 업은 채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피잉!
퍽!
코볼트는 서른 마리 정도 되었다.
커다란 개가 두 발로 걷는 듯한 모습.
강력한 이빨, 그리고 양손으로는 둔기나 조악한 무기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밤나무 마을 주민들은 몬스터의 습격을 늘 대비하며 사는 사람들이었다.
핑, 핑, 핑!
샤샤는 민준에게 밤나무 마을에서 활을 다루지 못하는 사람은 올가뿐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서른 마리 코볼트에 무너질 사람들이 아니었다.
이 정도에 무너질 사람들이었다면 2년 전에 몬스터 습격 때 다 죽었을 것이다.
샤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너나 할 것 없이 코볼트를 향한 방향으로 모여들었다.
어쩌면 이렇게 다들 무기를 챙겨왔을까?
방패나 방어구 없이 맨몸으로 달려오는 하급 몬스터 따위에게 무너질 주민들이 아니었다.
누군가 소리쳤다.
“방패 맨 앞으로! 무릎 앉아!”
“궁수 일 열 발사!”
“발사한 궁수 무릎 앉아서 시위 걸어!”
“이 열 준비! 발사!”
“발사한 궁수 무릎 앉아서 시위 걸어!”
“준비된 궁수 일어서! 준비! 쏴!”
길게 행렬을 이루던 피난민들은 언제 힘겹게 행군했냐는 듯 코볼트를 향해 벽을 만들었다.
방패수와 궁수로 이루어진 벽.
코볼트 무리는 기세등등하게 산기슭에서 내려왔지만 빠르게 제압당했다.
하지만 몬스터의 종류에 따라 속도가 다르고 그래서 도착하는 순서도 다르다.
코볼트 무리는 갯과 몬스터라서 속도가 비교적 빠르다.
그래서 가장 먼저 도착한 것 같았다.
몬스터 웨이브는 이제 시작이다.
샤샤는 활을 날려 코볼트 세 마리를 잡았을 때 귓가에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샤샤의 레벨이 올랐다.
* * *
나는 늦잠을 잤다.
아함.
어젯밤에 겟플릭스를 보느라 너무 늦게 잤다.
오랜만에 드라마를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나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이다.
아니, 공시생이었다.
그런데 공시생이 각성을 했네?
그러면 공부를 계속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당연히 놀아야지 미쳤다고 공부를 하나?
각성자와 헌터는 던전 초기시절에는 영웅 대접을 받았다.
물론 그 시절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이었다.
지금은 헌터가 영웅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각성자는 각성자다.
어제 겟플릭스 보기 전에 인터넷 검색을 열심히 했다.
[각성자의 삶.]
나의 검색 주제는 이것이었다.
각성자들은 뭐하면서 먹고 사는가?
각성자는 능력의 종류가 다양했다.
그래서 능력에 따라 먹고사는 방법이 정말 다양했다.
그중 마음에 드는 방법이 하나 있었다.
내가 보기에 제일 놀고먹는 방법 같았다.
그 방법은 라이센스 대여였다.
각성자 라이센스 이름만 빌려줘도 한 달에 몇백은 받는다고 한다.
각성자만 할 수 있는 사업이 있는데 이를 대신 할 수 있도록 빌려주는 것이다.
즉,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명함만 빌려줘도 어지간한 공무원 월급이 나온다는 말이다.
뭔가 불법적인 일을 하는 곳에 빌려주는 명함이 아니었다.
나름 이름을 들어본 중견기업에서도 각성자 라이센스가 모자라는 모양이었다.
라이센스만으로도 다달이 몇백.
가만히 있어도 9급 아니, 7급 공무원 수준의 월급이 따박따박 들어온다.
좋다.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그런데 공부를 왜 해?
노량진 안녕.
스타강사 김 선생님도 안녕.
샘은 저를 모르시겠지만, 저는 매일 샘을 보며 살았어요.
몇 년 동안 매일 샘을 서너 시간씩 보다보니 이제 엄마보다 더 익숙해졌어요.
샘이 다이어트를 하기 전, 한 후, 그리고 요요가 왔을 때.
묵묵히 응원했어요.
나는 그렇게 김 선생님에게 나만의 작별 인사를 하고 겟플릭스를 열었다.
그리고 새벽 5시에 잤다.
한번 보면 멈출 수가 없다.
화장실 가고 싶어서 살짝 깼다가 다시 비몽사몽이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잉?
방금 시계 알람인가?
알람 맞춘 게 없을 텐데?
“알파야, 알람이야? 뭔 소리지?”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나는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뭐?”
―레벨이 오르셨다고요.
“무슨 레벨?”
―민준 님 레벨이요
“내 레벨?”
―네.
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잠만 자도 레벨이 올라? 이거 혹시 그런 거야?
―민준 님은 주무셨겠지만, 샤샤는 아닌가 보죠.
“샤샤?”
―설마 벌써 잊으셨습니까? 민준 님 소환수요.
나는 샤샤 이야기를 듣자 잠이 확 깼다.
“아니, 샤샤가 왜?”
―샤샤는 민준 님 소환수잖아요.
“근데?”
―소환수가 경험치를 먹으면 소환술사도 경험치를 나누어 먹는다는 것은 아시죠?
생각 안 하고 있었는데 듣고 보니 당연했다.
“어. 그렇겠지.”
―민준 님은 자고 있었으니, 민준 님 본인이 직접 경험치를 먹은 것도 아니고, 소환수라고는 샤샤뿐이니 레벨이 올랐다면 결론은 하나죠.
“샤샤가 지금 경험치를 먹고 있다?”
―네. 이제 잠에서 깨셨나 보군요.
잠깐만 그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얼른 화면 좀 띄워봐.”
화아악!
거실에서 글리제 행성이 떠오르고 곧 화면이 확대되었다.
많은 사람이 길을 걷고 있었다.
이게 뭐지?
저 사람들은 왜 길을 걷고 있는 거지?
음, 어른도 있고 애들도 있네
“알파야, 저 사람들 왜 걸어가고 있어?”
―그건 저도 모르죠.
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샤샤 비춰 봐.”
샤샤는 묵묵히 길을 걷고 있었다.
일단 샤샤는 멀쩡해 보이네.
확실한 건 지금은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는 것이고 조금 전에는 레벨업을 할만한 어떤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다.
“화면을 조금 축소해보자. 앞뒤로 조금 주변을 봐야겠어.”
화면이 축소되었다.
높은 고층 빌딩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화면이 되었다.
“어, 딱 좋아. 그 상태로 사람들의 행렬 앞뒤로 살펴봐.”
화면이 이동하며 앞뒤로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음. 별건 없는데, 계속 산길이네.
다들 어딜 가는 거지?
어?
그러다 행렬의 후미에 뭔가 있었다.
“어? 거기. 후미 쪽 확대해봐.”
화면이 확대되었다.
핏자국.
그리고 화살 범벅인 몬스터 무리가 있었다.
“아.”
―이곳에서 접전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거 뭐지?”
―갯과 몬스터인 코볼트입니다.
어?
“저기.”
익숙한 화살이 박힌 코볼트가 있었다.
샤샤가 여기서 코볼트를 잡았구나.
그런데 이거 위험한 상황 아닌가?
코볼트 무리를 뚫어가면서 어딘가를 가려는 거지?
“알파야, 화면 움직이는 거 말로 하니까 조금 복잡한데, 손동작으로 해도 될까? 손가락을 벌리면 확대, 오므리면 축소, 손을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오른쪽으로, 손을 왼쪽으로 움직이면 왼쪽으로, 어? 가능해?”
―네, 해보시죠.
나는 손을 오른쪽 왼쪽으로 움직이고 확대 축소해보았다.
그래 이거지
나는 금세 화면 이동에 익숙해졌다.
그렇게 10분쯤 화면을 넘겨 보았다.
그리고 나는 두 가지를 알게 되었다.
우선, 일행이 이동하는 방향으로 쭉 가면 커다란 성이 나온다는 것.
즉, 사람들의 목적지는 아마도 저 성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뒤에는 수천 마리의 몬스터가 이들을 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금쪽같은 소환수들
— 거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