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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재벌 사위로 살겠다-205화 (204/229)

205화. 58th. 감당할 수 있으니 (5)

다음 날 아침.

삼청동 본가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나는 할아버지, 그리고 이명진과 함께 서재로 올라갔다. 고용인이 가져온 차를 마시던 나는 함께 차를 마시던 할아버지와 이명진에게 어제 청와대에 있었던 일을 들려줬다.

“뭐시라? 대통령이 우리더러 평양에 가자고 했다고?”

“사, 사실이냐, 성민아?”

눈이 커진 할아버지와 말을 더듬는 이명진을 보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우리 그룹이 개성공단 조성에 힘쓴 것도 있지만 오는 연말이면 계열분리를 할 테니 각자 대북 소통 채널을 만들어야하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초청 취지를 전달한 나를 보며 할아버지가 껄껄 웃었다.

“허허, 그 양반이 우리 그룹을 너무 싸고 도는 것 같구나. 성문이 애비 생각은 어떠냐?”

“1차분 투자만 15억 달러에 성민이의 미국 친구 분들이 5억 달러를 보험료로 낸 사업입니다. 사후관리 부담을 명 씨 집안에만 안길 수는 없죠. 대통령 말대로 우리도 그쪽 사람들과 면을 터둬야 합니다, 아버지.”

이명진의 대답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숙부님. 이참에 북한 사람들한테 돈 맛을 보여주면서 서서히 문을 열어젖히고 시장을 넓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하하.”

스탠더드 캐피털이 앞으로 벌어들일 돈을 생각하면 북한을 중진국 수준으로 올리는 건 일도 아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북한 주민들의 의식수준도 높아지고 체제변화도 자연스러워지겠지.

나와 이명진이 찬성의 뜻을 밝히자 할아버지가 흐뭇한 표정으로 우리 둘을 바라봤다.

“오냐. 우리 집안 삼대가 평양유람 다녀온다 셈치고 가보자꾸나, 허허.”

***

그날 오후.

“사실인가?”

“예, 회장님. 해동그룹에서는 이대수 회장님과 이명진 부회장, 그리고 이성민 이사 셋이 함께 간다고 합니다.”

성의원에 있던 장호건은 이수한이 올린 보고를 믿을 수가 없었다. 남북정상회담에 해동그룹 오너 가문에서 세 명이나 간다니?

무엇보다 자신의 맏사위 이성민까지 평양에 간다는 게 더 충격적이었다. 이번 회담에 자신처럼 경제사절단으로 참석한다는 건 아예 같은 위치로 올라선 게 아닌가? 다른 그룹 회장들이나 정관계 고위관계자들과 면을 터두는 건 덤이었다.

“해동그룹이 너무 잘 나가는군.”

장호건의 얼굴에 짙은 패배감이 서렸다.

경영승계에서도, 자식들 간의 경쟁에서도 해동그룹이 신성그룹을 넘어서지 않았나? 무엇보다···.

“이 서방이 북한에 다녀왔을 줄은 생각도 못했어. 사돈어른이 이 서방한테 감투 씌워주려고 그룹 전략 컨설턴트를 맡긴 줄 알았는데···.”

장호건은 이대수가 이성민을 빨리 키워주려고 외부 영입 형식을 빌린 줄 알았다.

그런데 북한에 다녀왔을 정도면 보통 심각한 게 아니었다. 함께 간 사람들의 면면을 생각하면 그룹 경영에 보통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전권을 위임받았을 만큼 능력이 입증됐다는 게 아닌가?

“이러다간 이 서방이 하연이를 앞세워서···.”

무의식중에 최악의 상황을 입 밖으로 내뱉으려던 장호건이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회장님. 일단, 평양에 다녀오시고 판단하시는 것도 늦지 않을 듯합니다.”

이수한이 내놓은 신중론에 장호건이 표정을 가다듬었다.

“그래야겠군.”

그럼에도 장호건의 마음 한 켠에서 피어오른 불안은 잠재워지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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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간 장호건은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성민이 평양에 간다고요?”

“이 서방뿐만이 아니다. 이 서방 조부와 숙부도 함께 가기로 했다.”

장민재, 장수연, 박남준이 입을 떡 벌린 가운데 장용재가 입을 열었다.

“말도 안 됩니다, 아버지! 한 그룹에서 세 명이 가는 것도 말이 안 되는데 이제 겨우 30대인 이 서방이 가는 건···!”

“며칠 전에 이 서방이 박태진까지 데리고 평양에 다녀왔다. 태현그룹 명선우에 트라이엄프 헨리 로이스! 체이스맨해튼 은행장에 부행장까지 함께 말이다!”

장호건의 다그침에 장용재의 눈이 커졌다.

“예?”

“그 사람들과 함께 북에 다녀왔다는 건 이 서방이 그만큼 해동그룹과 스탠더드 캐피털 내에서 입지가 탄탄하다는 거다. 삼청동 사돈댁이 재계에서 얼마나 신중한 양반인지 모르는 거냐? 해동그룹 부회장들은 또 어떻고?”

이어지는 장호건의 질책에 장용재 말고 장민재, 장수연, 박남준도 입을 말아 넣고 고개를 숙였다.

자신들이 아무리 날라리라도 이대수를 비롯한 해동그룹 수뇌부가 얼마나 신중한지, 그 신중함 덕분에 해동그룹이 지난 몇 년간 질주해왔는지 알고 있잖은가?

“너희들이 이 서방처럼 주식 물려달라고, I-신성 만들어서 신성물산과 합병시켜달라고 징징거리는 동안 이 서방은 그룹 안팎에서 착실히 자기 입지를 쌓았다. 주식만 손에 쥔다고 다가 아니란 말이다!”

주식을 손에 쥐어도 기업을 실질적으로 꾸려나가는 건 임원들부터 말단에 이르는 직원들이다. 임직원들의 신임까지 얻어야 진정한 오너가 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자식들이 장호건은 답답하기만 했다.

장호건은 결국 먹는 둥 마는 둥하던 밥을 남겨두고 서재로 올라갔다. 창문을 열어젖힌 장호건은 서랍에서 꺼낸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후우··· 빌어먹을.”

그 담배는 장하연을 낳고나서 금연을 시작할 때 남겨뒀던 담배였다. 불이 붙은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인 장호건이 연기를 내뿜었다.

“내 잘못도 있다만··· 멍청한 것들.”

30년 넘게 참아온 담배를 태우는 건 식당에 남아있는 저 못난 자식들, 주식부터 물려달라고 해서 i-신성이라는, 신성그룹 역사상 희대의 망작을 만들어낸 자식들 때문이었다.

해동그룹의 지배구조는 대한민국 그 어떤 재벌도 흉내 낼 수 없다. 기회가 올 때마다 귀신처럼 해동그룹의 지주회사인 해동물산의 돈을 불려서 해동그룹을 키우지 않았나?

그런 해동물산을 흉내 내겠다고 IT광풍에 편승하여 i-신성을 부풀리고 신성물산과 합병시키겠다는 얄팍한 수를 쓴 자식들이 장호건은 한심하기만 했다. 자식들이 떼쓴 걸 받아준 건 정작 자신이지만 말이다.

그에 반해 이성민과 장하연은 자신에게 알아서 밥그릇을 키우고 밥을 채우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지만 밖에서 기회를 찾고 그 기회를 잡아서 커나가는 모습을 보면 저 밑에 있는 모지리 같은 자식들에게 회사를 물려주려는 자신에게 자괴감이 들 정도였다.

“차라리 이 서방이나 하연이가···.”

말없이 담배만 피던 장호건이 끄트머리만 남은 꽁초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손을 휘휘 내저었다.

“후우···.”

한숨을 내쉰 장호건은 다시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무거운 표정을 지은 장호건의 입에서 나온 담배연기는 좀처럼 위로 오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

며칠 뒤.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한 나는 할아버지, 이명진과 함께 평양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비행기에 들어간 우리에게 가장 먼저 찾아온 건 오현무였다.

“사돈어른과 함께 평양에 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하하.”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이니 국정에 협력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소? 내년이면 성문이 아범과 성민이 이놈이 그룹을 돌보게 될 테니 이북 사람들한테 책잡히지 않으려고 함께 오게 됐소이다, 허허.”

“그러셨군요. 사돈도 내년부터는 고생길이 훤하겠습니다, 하하.”

할아버지와 대화를 주고받던 오현무의 위로 아닌 위로에 이명진도 껄껄 웃었다.

“그룹 회장으로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사돈. 내년, 아니 지금부터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하하.”

“부탁이라뇨? 우린 사돈 아닙니까, 하하.”

이명진과 마주보며 웃던 오현무는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 성민이가 학생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평양에도 함께 갈 정도로 다 컸구나, 하하.”

“아닙니다, 외삼촌. 내년부터 계열분리를 하게 되도 해동그룹을 총괄하는 건 서울에 계신 백부님일 겁니다, 하하.”

“백부님이면··· 고 부회장 말이냐?”

내 눈치를 살피던 오현무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직 제 나이에 회장 직함 달기도 그렇고 지금 하는 컨설턴트 일도 재밌거든요. 백부님이 은퇴할 쯤에 회장 명패 받아도 늦지 않을 겁니다, 하하.”

오현무 외에도 명선우, 명선구 등 한다하는 경제인들과 정치인, 장관급 인사들도 우리 셋을 찾아와서 연말에 있을 해동그룹의 계열분리와 홀가분하게 물러나는 할아버지에 대한 부러움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딱 한 사람 빼고.

‘장인어른은 안 오시려나보네.’

재계 1위를 지키던 신성그룹 회장이니 자존심 때문에 곧 죽어도 못 오겠지. 신경 쓰지 않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

***

평양에 도착한 우리는 짐을 풀고 피로를 푼 뒤, 연회장으로 향했다. 김 대통령과 김정일의 건배 제의를 시작으로 남북 양측의 대표단들은 편한 분위기 속에서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우며 샴페인을 마셨다.

“어째 저는 어울릴 사람이 없네요.”

입맛을 다시며 술을 마시던 나를 보며 할아버지가 피식 웃었다.

“별 수 있겠느냐? 여기 있는 사람들 중 제일 젊은 놈이 네 숙부뻘이니 말이다, 흐흐.”

할아버지 말대로 나와 액면가가 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가볍게 숨을 내쉬며 술을 마시던 내게 김정일이 다가왔다.

“오, 리 동지도 왔군그래?”

“위원장 동지?”

눈이 커진 나를 보며 껄껄 웃던 김정일이 내 옆에 있던 할아버지를 올려다봤다.

“리 동지 옆에 있는 분이 리 선생 동지입니까?”

“그렇습니다, 위원장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할아버지의 정중한 인사에 김정일이 미소를 지었다.

“리 선생 동지는 리 동지 같은 장손을 둬서 참 좋겠습니다. 리 동지가 내 앞에서 부린 배짱을 생각하면 남반부 젊은이들이 다 리 동지 같지 않을까 걱정이오, 하하.”

김정일의 너스레에 할아버지가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놈이 혈기를 못 참고 위원장님께 객기를 부렸습니다.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허허.”

할아버지를 보던 김정일은 피식 웃으며 손을 휘휘 내저었다.

“아니오. 리 동지처럼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많아야 나라가 크지 않겠소? 내년이면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들었는데 리 동지 크는 걸 보면 적적할 틈이 없겠습니다, 하하.”

북한도 제법 정보력이 되는 모양이다. 그새 우리 그룹의 세대교체를 알아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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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호건은 다른 그룹 회장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는 중에도 김정일과 대화를 나누는 이성민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럴 수가···.’

그 괴팍하고 까탈스러운 김정일을 스스럼없이 대하는 사위의 모습이 장호건은 놀랍기만 했다. 게다가···.

“자네 회사에서 전자제품 공장도 세우겠다고?”

“예, 위원장 동지. 조만간 해동전자에서 큰 건 두 개가 터질 예정인데 그 중 하나는 개성공단에서 조립생산을 할 계획입니다. 하나는 국내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고요.”

해동전자면 태현전자 핸드폰 사업부와 컴퓨터 사업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를 저기 있는 사위가 인수해서 간판을 바꾼 회사다.

갓 창립된 비메모리 반도체 개발회사 ‘실리콘웍스’, 반도체 공장을 짓다 부도처리 된 ‘아람반도체’, MP3 플레이어를 세계최초로 개발한 ‘디지털캐스트’까지 인수해서 규모를 갖추고는 연구소를 세우고 신제품을 개발한다는데···.

‘···국내에서 뭘 만들지 모르겠군.’

장호건은 사위가 개성공단에서 뭘 만들지 감을 잡지 못했다. ‘큰 건 두 개’ 중 하나는 디지털캐스트를 인수한 만큼 MP3 플레이어가 유력하겠지만 나머지 하나는 밝혀진 게 없지 않은가?

샴페인을 마시던 장호건에게 김정일의 시선이 날아들었다. 장호건은 어색하게나마 김정일과 눈인사를 나누고 술로 입술을 적셨다.

‘돌아가는 대로 준비해야겠군.’

샴페인 잔을 입에서 뗀 장호건은 굳은 표정으로 이성민을 지켜봤다. 뭔가 결심이 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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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있는 신성그룹 장호건 동지가 리 동지 가시아버지(장인)라고?”

장호건에게서 눈길을 거둔 김정일의 질문에 나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예, 위원장 동지. 뿐만 아니라 GK그룹 오현무 회장님은 제 큰외숙입니다. 태현자동차 명선구 회장님은 돌아가신 제 아버지와 친분이 깊어서 백부님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맛보기로 한국 내의 내 인맥을 알려주자 김정일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호오, 우리 리 동지 인맥이 아주 탄탄하구먼. 내년부터 리 선생 동지 뒤를 이으면 30년도 끄떡없겠어, 하하.”

“송구합니다만 저는 해동그룹 회장이 될 생각이 없습니다, 위원장 동지.”

뜻밖의 대답인지 김정일의 눈이 커졌다.

“무슨 소리인가? 자네가 회사를 물려받으면 회장이 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아직 저는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부족합니다. 위원장 동지처럼 경륜을 쌓기 전까지는 소유와 경영을 적정선에서 분리하기로 했습니다.”

소탈하게 웃는 나를 보며 김정일이 피식 웃었다.

“매운 말만 하던 리 동지가 달콤한 말을 하다니, 하하. 헌데··· 기업 경영이라는 게 꽤 성가신 모양이구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의 김정일에게 나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국가와 격이 같을 수는 없지만 기업도 국가처럼 영속을 추구합니다. 그러니 제가 최대주주라도 지킬 건 지켜야지요. 저 혼자 그룹 계열사의 모든 일들을 챙길 수는 없으니까요.”

지금의 한국 재벌들은 오너 회장이 모든 일들을 챙길 수 있는 크기를 넘어서고 있다. 오너들은 그룹 사업의 큰 줄기를 잡으면서 그룹 지배구조의 구심점으로서 경영승계에 집중하고 있지 않나?

내 대답을 들은 김정일의 입에서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흠··· 일견 타당한 말이지만 우리 공화국은 리 동지 말처럼 하긴 어려울 것 같네.”

이쪽은 기업이 아닌 국가를 물려주려는 만큼 승계가 더 복잡하다. 나는 김정일의 복잡한 표정을 보며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아닙니다, 위원장 동지. 각자에게 맞는 옷이 있잖습니까? 오늘의 만남을 만들어내신 건 전부 위원장 동지의 결단이니 공화국에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하.”

나는 김정일의 비위를 달래주려고 마음에도 없는 아부를 떨어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젠장.

***

평양에 다녀온 뒤, 우리는 북한과 합의한 대로 개성공단에 공장들을 짓기 시작했다.

최대 1천만 평 이상의 부지에 자동차 공장과 반도체 공장부터 짓기로 했는데 토목공사부터 통신회선 매설 등 건설공사 일체를 해동건설과 태현건설, GK건설이 전담하게 됐다. 덕분에 세 회사의 주가는 하루가 다르게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편, 나와 박태진, 선해철은 캘리포니아로 건너가서 애플의 잡스와 팀 쿡을 만났다. 지분 투자와 의결권 위임의 대가로 아이맥의 위탁생산을 받기 위해서였다.

협상 결과, 아이맥의 판매량이 늘어날 것 같으면 기존의 위탁생산을 맡던 GK전자의 물량은 건드리지 않고 추가 생산물량 일체를 해동전자 개성 공장이 지어지면 맡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한, 세르게이와 래리에게 약속했던 대로 구글의 캐시카우가 될 광고전략인 ‘애드센스’를 짜주고 그걸 토대로 에릭 슈미트를 설득하여 구글의 CEO로 영입해줬다.

그 외에도 장하연의 우리 둘째이자 첫 딸인 현아의 출산 등 한국과 미국 양쪽에서 사업과 가정사를 챙기다보니 어느 새 12월 30일이 됐다.

올해의 마지막 근무일, 그리고···

내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해동그룹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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