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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재벌 사위로 살겠다-180화 (179/229)

180화. 50th. 피할 수 없는 빅딜 (6)

지난 밤 내내 유성학과 술을 마시며 애환을 나눴던 우리는 유성학에게서 연락을 받고 급하게 식당을 잡았다. 방에 들어간 우리는 유성학이 건네준 봉투에 담긴 서류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떻게 구하신 겁니까?”

“실장님께서 주셨네.”

대답을 마친 유성학이 입술을 깨물었고, 고승주의 눈이 커졌다.

“실장님이면··· 황병식 실장님입니까?”

“용케 기억하는군. 해동물산 시절에 강 회장님께서 함께 데리고 나간 분인데.”

“배 부회장님과 함께 아랍 가트라 원단 시장 뚫었던 분 아닙니까? 그 분께서 도와주실 줄이야···.”

대주그룹 비서실장마저 우리 그룹 출신이었다니··· 놀라서 입이 벌어진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유성학이 고승주에게 말했다.

“런던에서 자네들 쪽으로 넘어간 자료도 실장님께서 지시하신 걸세. 대주그룹을 멈추려고 지시하셨다더군.”

“예?”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우리 그룹 출신이라지만 수십 년째 강오중의 오른팔이라는 사람이 우릴 도와줬다니?

“자네도 알겠지만 황 실장님도 아랫사람들을 끔찍이 아끼던 분이었네. 런던 쪽 친구들에게 돈이라도 챙기게 해서 걱정 없이 살게 해주고 싶으셨던 것 같네.”

유성학의 말을 듣고 우리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대주그룹의 해외비자금 문제를 터뜨리면 그들은 무조건 법의 처벌을 피할 수 없고 출소 뒤에도 직업을 구할 수 없다. 그러니 돈이라도 챙겨주고 싶은 것 같았다.

모두들 무거운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문이 열렸다. 문을 열고 들어온 장년의 남성을 본 우리는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셨습니까, 위원장님.”

우리가 일제히 고개를 숙이게 만든 이 남자는 지금 이 나라의 경제 구조조정을 지휘하는 관료들 중 가장 높은 이재헌 금융감독위원장이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일단, 자리에 앉아서 얘기합시다.”

손을 위아래로 흔든 이재헌과 함께 자리에 앉은 우리는 그에게 봉투를 넘겨줬다.

“이게 뭡니까?”

“대주그룹 해외비자금 정보입니다.”

고승주의 대답에 이재헌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사실입니까?”

“예, 위원장님. 테이블에 놓인 봉투들이 전부 그 증거입니다.”

고승주의 굳은 표정을 보던 이재헌은 재빨리 두 봉투의 내용물들을 꺼내봤다.

“이럴 수가!”

서류를 넘겨보다 비명을 지르던 이재헌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 사이에 고승주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

“빠른 시일 내에 수습하셔야 합니다, 위원장님. 당장 VIP께 사실을 말씀드려야 합니다.”

“황병식 실장이 모든 사실을 자백할 겁니다, 위원장님. 더 이상 대주그룹을 놔두면 돌이킬 수 없을 겁니다.”

고승주와 유성학의 호소에 이재헌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지금 당장 VIP께 말씀드리리다.”

이재헌은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버튼을 눌렀다.

“이재헌입니다, 대통령님. 대주그룹에 관한 일인데···.”

이재헌은 그대로 대주그룹의 해외비자금이 해외투자유치 형식으로 대주그룹에 들어왔다는 보고를 올렸다.

“예. 지금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대답을 끝으로 전화를 끊은 이재헌은 그대로 금융감독위원회와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에 연락해서 대주그룹에 투자된 해외 투자회사 20개사의 계좌를 동결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

“난 강 회장을 만나러 가겠소. 나중에 봅시다.”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하며 이재헌이 나갔고, 우리는 털썩 자리에 앉았다.

“고맙습니다, 선배님.”

“실장님한테 고맙다고 해. 그 분 아니었으면 수습이 어려웠을 거야.”

유성학의 대답에 고승주가 한숨을 내쉬었다.

“부장님일 때도 그러셨다고 들었습니다. 모든 책임은 당신께서 떠안고, 공은 함께 나누고···.”

고승주가 안타까워하는 걸 보니 황병식이라는 사람도 괜찮은 사람 같았다. 그런 사람이 강오중 때문에 망가지게 되다니···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회사채와 CP 발행 물량이 예상보다 적은 것도 아마 이 다음을 염려하신 걸 거야.”

“그렇겠군요. 대주그룹 역량이면 훨씬 더 많은 물량을 풀었을 텐데···.”

실제로도 대주그룹에서 40억 달러 비자금을 끌어들인 뒤, 발행한 CP와 회사채 총액은 2조 원을 넘기지 않았다. 우리도 그 점을 이상하게 여겼었는데 이제야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실장님께서 당신 남은 인생과 바꾼 대주그룹이다. 잘 부탁한다.”

고개를 돌린 유성학이 고승주의 손을 잡으며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봤고 고승주와 우리들도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회사로 돌아온 황병식은 강오중의 호출을 받고 힐튼 호텔 집무실로 불려갔다. 집무실 책상 앞에 앉아있던 강오중은 문을 열고 들어온 황병식을 노려보며 물었다.

“자네, 뭐 때문에 거기서 유성학이를 본 건가?”

“······.”

살기가 넘실거리는 강오중의 눈길을 받아내는 황병식은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숙였다. 강오중은 책상 위에서 부들부들 떨리던 주먹을 탕탕 내려쳤다.

“대답해! 너도 배신한 거냐?”

그때서야 황병식이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강오중이 황병식 앞으로 달리듯이 걸어왔다. 강오중은 번쩍 든 손을 힘껏 휘둘렀다.

“개만도 못한 새끼! 감히 주인을 물어뜯어?”

“죄송합니다, 회장님.”

쫙 소리가 나게 자신의 뺨을 후려갈긴 강오중이 쌍욕을 씹어뱉어도 황병식은 녹음기처럼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회장님, 이재헌 위원장님 오셨습니다.]

“이, 이재헌이?”

인터폰 소리를 들은 강오중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져나갔다. 재계에 칼을 들이대고 있는 이재헌이 이 타이밍에 오다니?

입술만 잘근잘근 깨물던 강오중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재헌을 봐야 했다.

“오랜만입니다, 회장님.”

“무, 무슨 일인가, 이 위원장?”

고개 숙여 인사한 이재헌은 말까지 더듬는 강오중을 차가운 눈초리로 노려봤다.

“두 번이나 대통령님을 실망시키셨더군요.”

“뭔 소린가, 위원장! 난 그저 이 나라 경제를 위해서···!”

강오중이 변명을 늘어놓을 기회는 없었다. 이재헌이 말을 잘라버렸기 때문이었다.

“회장님 방식, 이 나라 경제를 망치는 짓입니다! 비자금을 해외 투자회사로 포장해서 들여 오다뇨!”

이재헌의 일갈에 강오중이 얼어붙었다. 어느 새 이마 가장자리에 식은땀이 맺힌 강오중에게 이재헌이 차가운 눈길을 보내며 말했다.

“이미 대통령님께도 보고됐고 해외 투자회사들의 비자금 계좌도 모두 동결됐습니다.”

“으으으···.”

침음성을 내던 강오중은 희미한 미소를 짓는 황병식을 보고는 그의 뺨을 또다시 후려갈겼다.

“너 이 새끼! 내가 널 얼마나 믿었는데!”

“죄송합니다, 회장님. 대주그룹이 더 이상 망가지는 걸 볼 수 없었습니다.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이, 이···!”

부들부들 떠는 강오중을 보던 황병식이 이재헌에게 걸어갔다.

“모든 건 제가 짊어지겠습니다. 회장님 마지막 명예는 지켜주십시오.”

말을 마친 황병식이 90도로 허리를 꺾자 당황한 이재헌이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자리 좀 비워주시오.”

황병식이 허리를 펴고 사무실을 나가는 걸 본 이재헌은 그가 앉던 의자에 앉았다.

“저도 잠시나마 대주그룹 사람이었으니 마지막 제안을 드리겠습니다.”

인수합병 건 하나를 실패한 바람에 대주그룹에서 쫓겨났지만 이재헌은 그런 과거보다 현재의 자기 역할에 집중하고 있었다. 대주그룹 해체 작업은 최대한 충격파를 줄여야하기 때문이었다.

“뭐가 어째?”

강오중이 눈을 치켜뜨고 목소리를 높여도 이재헌은 여전히 싸늘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회장님 스스로 비자금 조성과 분식회계, 대한신용유통 건을 발표하신 뒤, 지분과 비자금 전부 포기하시고 대주그룹에서 손 뗀다고 하시면 대통령님께 선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불구속에 집행유예는 받아드릴 테니 조용히 물러나십시오.”

이재헌의 제안에 강오중의 얼굴이 얼음장처럼 굳었다. 분식회계에 해외비자금은 둘째쳐도 대한신용유통은 어떻게 알았단 말인가?

그렇지만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겠다는 건지 강오중이 입을 열었다.

“안 포기하면?”

“두고 보시면 알 겁니다. 명예롭게 퇴진하실지, 시궁창에서 더렵혀지며 만신창이가 된 채로 질질 끌려 나가실지는 회장님 선택이겠지요.”

시리도록 날선 경고를 끝으로 이재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선택을 하시든 회장님의 모든 재산은 대주그룹 정상화에 투입될 겁니다. 헛된 선택 마시고 현명한 선택을 하십시오.”

목례를 한 이재헌이 방을 나갔고, 강오중은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혼자 남은 강오중이 힘없이 창가로 걸어갔다.

그의 눈에 들어오는 유리창 너머 저 땅바닥의 백범공원에는 수많은 점들이 오가고 있었다. 이제 그는 이 방에서 저 땅바닥으로 내려가 수많은 점들 중 하나가 되어야 했다.

“내가 한 게 전부 잘못되었단 말인가···.”

탄식어린 그의 목소리와 뒤섞인 혼잣말이 집무실에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

이대수에게서 받은 창업지원금 2천만 원을 시작으로 여기까지 올라온 게 전부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대주물산의 전신인 대주양행을 세워 수출역군으로도 인정받았었고, 10년간은 외형보다 내실을 챙기려 노력했었다.

그렇지만.

10년이 지난 뒤부터 사세를 늘리는 과정에서 신군부를 비롯한 인맥의 힘을 맛본 뒤로 점점 내실보다는 인맥에 의지해서 위기를 모면했고, 어느 덧 습관이 되면서 그 인맥 없이는 사업을 꾸리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야 알겠군.”

해동물산 시절에 최연소 이사로 재직했던 그는 이제야 이대수가 종종 바둑을 둘 때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적어도 내 집은 반석 위에 올려놓고 세를 펼치게. 안 그러면 위험하이.]

지금에 이르기 전까지는 그 말을 점점 가볍게 여겨왔었지만 이 지경이 되어서야 그 말이 뼈를 사각사각 파고들었다.

답답하리만큼 보수적이었던 이대수와 그가 이끄는 해동그룹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홀로 빛을 발하며 질주하는 지금을 생각하면 더더욱 시리도록 아팠다.

긴 한숨을 내쉰 강오중은 책상으로 걸어가서 수화기를 들었다.

“접니다, 대통령님.”

한참 동안 수화기로 터져 나오는 고성을 묵묵히 듣던 강오중은 소리가 잦아들자 입을 열었다.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날 테니 임직원들의 생업은 지켜주십시오. 염치없지만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이 되어서야 초심으로 돌아간 걸까, 강오중은 대주라는 집의 식구들을 위해 호소했다.

귓가로 무슨 소리가 끊긴 뒤, 강오중은 수화기를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꺼풀이 올라간 그의 눈은 처음으로 대주양행을 세웠을 때처럼 맑고 뚜렷했다.

다시 수화기를 들고 다이얼을 누른 강오중이 입을 열었다.

“기자회견 준비해.”

***

그날 저녁 6시.

대주그룹 서울역 사옥 1층 로비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으로 걸어오는 강오중과 그 뒤를 2열로 줄지어 걸어오는 임원들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가득했다.

미리 준비된 단상 가운데로 걸어 올라온 그는 연단 앞에 서서 입을 열기 전에 뒤를 돌아서 임원들을 바라봤다.

강오중과 눈을 마주한 임원들은 이를 악 물거나 고개를 숙이는 등 쏟아지려는 눈물을 참으려 애쓰고 있었다.

그들 중 가장 가운데에 있던 황병식을 지그시 바라보던 강오중이 그에게 걸어갔다.

“미안했네, 황 실장.”

한 손으로는 그의 손을 잡아주고, 다른 한 손으로 그의 어깨를 쓸어주자 황병식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모든 죄는···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 회장님.”

퉁퉁 부은 뺨 때문인지 발음이 어눌했지만 강오중은 그런 황병식의 모습에 오히려 안쓰러운 눈길을 보냈다.

“그럴 필요 없네. 해동에 남아있었으면 앞길이 창창했을 텐데···.”

고개를 저은 강오중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신이 데리고 나오지만 않았어도 한창 날아오르고 있는 해동물산의 차기 수뇌부도 노려봤을 법한 황병식이잖은가?

“나 같은 고집불통 늙은이 뒷바라지해주느라 고생했어, 허허.”

소탈하게 웃던 강오중은 가장 뒤에 있던 유성학에게 걸어갔다.

“성학이.”

“···예, 회장님.”

강오중은 눈도 못 마주치고 간신히 대답하던 유성학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자네 말대로 했어야 했네. 나아가야 할 때와 물러서야 할 때를 알았어야 했는데 내가 어리석었어.”

“···흐으윽!”

“···회장님!”

고개를 숙인 유성학의 얼굴에서 물방울이 수직으로 떨어졌고 다른 임원들의 입에서도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초상집이라도 된 것처럼 울음바다가 된 기자회견장. 그 안에서 임원들을 둘러보던 강오중이 손을 내저었다.

“울지 말게, 이 사람들아. 나, 죽으러 가는 거 아니야. 허허.”

자신들과 달리 너털웃음을 내는 강오중을 보던 임원들은 입을 다물었지만

여전히 그들의 어깨는 들썩거렸고

눈에서는 눈물이 쉼 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빚으로 쌓아올린 대주그룹이라지만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어깨를 맞대고 등을 기대며 갖은 고생을 한 세월에 슬픔을 참지 못한 듯했다.

그들의 얼굴을 담담한 표정으로 한 명씩 한 명씩 찬찬히 바라보던 강오중은 콧숨을 내쉰 뒤, 뒤로 돌아서 단상 가운데에 마련된 연단을 향해 걸어갔다.

원고를 잡으려던 강오중이 마른침을 삼키고는 미리 준비된 물을 마신 뒤, 헛기침을 내며 목청을 가다듬었다.

마지막 퇴장만큼은 당당하게 하고 싶은 것처럼 보였다. 그것만이 대주그룹에 줄 수 있는 그만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헛기침을 멈춘 강오중이 마이크 스틱을 입가에 맞췄다.

“저는 그간 대주그룹을 살리기 위해 국민 여러분들과 종업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들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습니다. 우리 대주그룹은 총 12조 원의 분식회계를 했으며···.”

툭.

투둑.

투두둑.

굳은 얼굴을 한 채 원고를 읽던 강오중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고, 플래시가 터졌다.

“···모든 것은 제 불찰이고 제 과욕에서 빚어진 비극입니다. 임원들은 회장인 제가 시키는 대로 한 죄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잠시 입을 다물어 말을 끊은 강오중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가진 모든 주식과 재산을 대주그룹에 출연하고 대주그룹에서 물러나며 제가 지은 죄를 달게 받겠습니다.”

눈물을 줄줄 흘리며 원고를 읽던 강오중의 백의종군 선언에 기자들과 카메라맨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재벌총수가 자신의 죄를 공개석상에서 밝힌 것도 모자라 모든 걸 내려놓겠다는 사상초유의 사태에 누구랄 것 없이 예상을 넘어선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새 눈물을 멈춘 강오중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은 뒤, 굳은 눈빛으로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봤다.

“국민 여러분과 재계 각 그룹들께 부탁드립니다. 10만 대주그룹 종업원들과 50만 협력업체 종업원들은 여러분들의 가족이고, 이웃입니다. 이들의 생업을 지켜주십시오.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원고를 내려놓은 강오중이 연단 앞으로 나와서 방송용 카메라를 향해 큰절을 올렸다.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그 모습을 보고 절규하듯 큰소리로 내지른 임원들도 강오중의 뒤로 달려 나와서 큰절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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