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화. 50th. 피할 수 없는 빅딜 (5)
해동그룹에서 대주그룹의 해외비자금 조성 자료를 모으고 있을 때 유성학은 휴가를 내고 자택 1층의 야외 테라스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잘한 짓인지 모르겠군.”
입가에서 담배연기가 나오는 와중에도 유성학은 자조적인 미소를 띠고 있었다.
뒷수습은 도와주겠다는 것만으로도 대주그룹을, 강오중을 배신하겠다는 뜻을 비친 게 아닌가? 고승주에게.
그 뒤로도 담배를 태우던 유성학에게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 무슨 일 있어요?”
“응?”
“지금까지 휴가를 쓰라고 잔소리를 해야 겨우 쓰던 사람이 말도 없이···.”
“고민할 게 있어서.”
벌써 유성학의 앞에 있는 철제 원탁 위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한 재떨이가 놓여있었다. 아침부터 해가 뉘엿뉘엿할 때까지 핀 담배만 한 갑이 넘었다.
“뭔데 그래요? 설마, 회사에서 짤린 건 아니죠?”
걱정과 의심이 반반씩 들어찬 부인의 눈길에 유성학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냐. 그냥··· 쉬고 싶더라고.”
불가능한 일일 거라 여겼기에 고승주에게 거절에 가까운 제안을 던져놓고 헤어졌지만 해동그룹이 대주그룹의 비자금을 폭로하면 자신이 뒷수습에 나서야 한다. 행여나 자신이 직면하게 될 미래 때문에 유성학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상하네. 평생 안 하던 짓 하면···.”
“쓸데없는 소리. 샤워 좀 할 테니까 저녁이나 먹자고.”
부인의 말을 자른 유성학은 방에 들어가서 속옷을 챙겨들고는 욕실에 들어가서 샤워를 했다.
“많이 늙었군.”
샤워를 마친 유성학은 김을 닦아낸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곧 있으면 환갑을 바라볼 나이인데도 뱃살도 별로 없었고, 팔뚝도 동년배보다 튼실한데도 유성학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때가 좋았지.”
해동물산에 입사해서 한창 뛰어다녔을 때는 영등포와 전주 공장에서 원단이 담긴 박스를 공장 식구들과 함께 실어서 트럭으로 항구까지 날랐을 만큼 튼튼한 팔이었다.
지금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 와이프도 팔 근육으로 꼬셨을 정도였다. ‘두 팔로 당신을 들어 안을 수 없을 때까지 지켜주겠다.’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허나, 점점 자리가 높아질수록 그의 팔은 가늘어졌고, 지금은 그때보다 조금 무거워진 와이프를 번쩍 들어 안을지조차 걱정될 정도였다.
가늘어진 팔뚝만큼 자신도 점점 퇴색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얼굴이 굳어졌던 유성학은 수건을 집어 들어서 물기를 닦아낸 뒤,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 무슨 날이야?”
부엌에 온 유성학은 테이블에 차려진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호박전, 계란말이, 냉채 등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당신 샤워실에 있는 동안 준비했어요.”
“무슨 소리야? 내가 샤워실에 들어간 지가···.”
부인의 대답에 목소리를 높이던 그는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시계를 보고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내일모레가 환갑이라 그런지 많이 무뎌졌네.”
유성학의 멋쩍은 미소에 그녀가 입을 가린 채 호호 웃었다.
“얼른 들어요. 모처럼 솜씨 좀 부렸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네.”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은 수저를 들고 식탁에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당신 솜씨, 여전하네. 신혼일 때도 맛있었는데.”
순식간에 밥그릇을 비운 유성학은 식탁 가장자리에 놓인 티슈를 뽑아서 입을 닦으며 미소를 띠었다.
“힘내라고 솜씨 좀 부려봤어요. 어때요?”
“모처럼만에 당신 밥 먹어서 그런지 힘이 나는 거 같네, 허허.”
평소였으면 회사 사람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바깥의 식당에서 밥을 먹었겠지만 오늘만큼은 부인이 해준 밥, 신혼 때보다 더 맛있어진 밥을 먹어서인지 그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가려던 유성학은 아차 싶은 표정을 짓더니 그릇을 걷고 있는 부인에게 다가갔다.
“여보, 모처럼만에 힘 한 번 써 봐도 돼?”
“이이가 그새를 못 참고··· 그릇 좀 걷고요. 설거지는 하고···.”
부인이 말을 끝마칠 새도 없이 유성학은 그녀의 양 손에 들린 그릇을 잡아서 식탁 위에 내려놓고는 두 팔로 그녀를 들어 안았다.
세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어서 자신의 팔도 힘이 떨어졌지만 아직은 버틸 만했다.
“당신, 여전하네요.”
30년 넘게 살아오면서 점점 무감해졌지만 그 시절보다 더 수줍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부인의 말에 유성학의 심장이 다시 뛰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세요.”
“고마워, 여보.”
자신의 눈을 마주보며 건넨 부인의 말에 유성학은 옅게나마 미소를 띠었다.
***
일주일 뒤.
고승주의 연락을 받은 우리 셋은 여의도 스탠더드 캐피털 사무실에서 해동그룹 본관으로 넘어갔다. 저번처럼 회의실에 들어간 우리는 고승주가 미리 준비해둔 서류를 펼쳤다.
“···대단하네요. 런던 BFC.”
지금 보는 서류에는 대주그룹에서 수십 년간 자사 내부 조직인 런던 BFC를 통해 회계부정을 저지르고 비자금을 조성한 내용이 빼곡하게 담겨 있었다. 헛웃음을 흘린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40억 달러씩이나 빼돌려왔다니··· 거 참.”
“우리도 비자금을 만들긴 했지만 대주그룹은 질이 너무 나쁘군요.”
선해철이 혀를 차고 박태진도 표정이 굳었을 정도였다. 해동그룹 내부에서 만들어 빼돌려왔던 비자금은 비자금으로도 안 보일 만큼 막대한 비자금을 만든 대주그룹 아닌가?
“그거 빼내느라 수백억 원이 깨졌네. 대주그룹 놈들이 어찌나 뻗대던지··· 망할 것들.”
우릴 바라보며 말하던 배재훈이 질렸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부회장님.”
“고생이랄 게 뭐 있겠나? 고생이 커도 얻을 게 많으니 한 게지, 흐흐. 안 그런가들?”
배재훈의 능글맞은 눈길에 모두들 사악한 미소를 띠었다.
대주물산, 대주금속, 대주자동차, 대주중공업은 두 번 다시 대한민국 재계에서 나올 수 없는 최고급 메뉴다. 전부 우리가 먹어치워야 했다.
회의실을 채우던 웃음은 배재훈이 책상을 가볍게 내려치면서 가라앉았다.
“고 본부장.”
“네, 부회장님.”
“난 부회장 세 사람과 함께 삼청동에 들어가서 회장님께 보고하겠네. 자넨 세 사람 데리고 유성학이 만나고 오게.”
“예, 부회장님.”
이번 일의 키 맨은 고승주였으니 타당한 결정이었다. 고승주는 재깍 대답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를 바라봤다.
“가세.”
나와 선해철, 박태진도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주그룹 뒷수습에 필요한 사람을 만나러.
***
고승주와 함께 한 일식집에서 자리를 잡은 우리는 문을 열고 들어온 유성학을 맞았다.
“오셨습니까, 선배님.”
“그래, 자료는···?”
문을 열고 들어온 유성학은 나와 선해철, 박태진을 보고 눈이 커졌다. 우리를 보고 말을 잇지 못하던 유성학이 쓴웃음을 지었다.
“해동그룹의 미국 파트너까지 데리고 온 걸 보니 확실히 구했나보군.”
“처음 뵙겠습니다, 유성학 본부장님. 스탠더드 캐피털 코리아 대표 선해철입니다. 승주 형님께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스탠더드 캐피털 이사 겸 해동그룹 전략 컨설턴트 이성민입니다.”
“해동그룹 총괄전략본부 전무 박태진입니다.”
우리 셋의 인사를 받은 유성학이 가볍게 숨을 내쉬고 손을 내밀었다.
“만나서 반갑소. 대주그룹 기획본부장 유성학이오.”
악수를 나눈 우리는 자리에 앉아서 술을 몇 잔씩 마시고서야 본론을 꺼냈다.
“런던 BFC, 대단하더군요. 대주그룹이 어떻게 컸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말을 꺼낸 나는 서류가방에서 ‘런던 BFC’라고 표지에 적힌 서류를 유성학에게 내밀었다.
“흠···.”
자신도 모르던 대주그룹의 추악한 민낯을 봐서일까 침음성을 흘리며 서류를 살펴보던 유성학은 한숨을 내쉬거나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등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유성학이 서류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술을 채워둔 잔을 한 입에 털어 넣었다.
“괜찮습니까, 선배?”
“괜찮을 리가 있겠나. 자네와 만난 뒤로 하루쯤 집에서 쉬면서 생각해봤는데 우리 대주는 지금껏 국민들 돈으로 사업을 한 게 아니라 사업‘놀이’를 한 것 같더군. 그런데 그 생각이 사실이라는 걸 확인 했으니··· 후후.”
쓴웃음을 흘리던 유성학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돈을 빌려서 팔리지도 않을 물건을 만들고, 그 물건을 억지로 밀어내서 만든 매출 채권으로 돈을 빌리고··· 한바탕 허황된 꿈이었어, 하하.”
유성학의 웃음이 서글프게 들렸다. 자신의 반평생을 던져가며 일군 회사가 모래성보다 못했다는 뼈아픈 현실을 직면해서일까?
‘그래도 보통은 아니야, 유성학.’
나는 유성학의 태도가 놀라웠다.
인간이란 동물은 자신이 어떠한 신념이나 가치관을 믿어온 시간과 자아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 신념이나 가치관, 정확히는 그것들을 믿어온 시간이 부정당하는 걸 견디질 못한다. 그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유성학은 그 시간들을 스스로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솔직히 상황이 많이 꼬여서 그런 게 아닙니까, 선배님. 전자는 모르지만, 중공업이나 자동차, 금속 모두 외부 간섭 때문에 기술개발이···.”
“아냐, 강 실장. 우리 대주는 어쩌면 만들어지지 말았어야 할 회사일지도 몰라.”
강인주가 위로의 말을 꺼내려 했지만 고개를 저은 유성학은 손을 들어 그의 입을 막고 잔을 채웠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잘 먹고 잘 사는 걸 꿈꿨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야.”
“선배님···.”
고승주가 안타까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불렀고, 유성학은 자조적인 미소를 띠었다.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이 들더군. 삼청동에 계시는 회장님께서 왜 내실에 집중하셨고 자네와 부회장님들께서 묵묵히 따랐는지···.”
우리는 유성학의 씁쓸한 읊조림을 말없이 들어주기만 했다. 말끝을 흐리던 유성학이 소주를 비우고 입을 열었다.
“집사람과 저녁을 먹고 나서 모처럼만에 그 사람을 들어 안아봤는데··· 할 수 있더군. 현장에서 멀어질수록 팔 근육이 빠져서 될까 걱정했는데···.”
지금 유성학이 하는 말은 단순히 힘자랑이나 하자고 던진 게 아니었다. 몸 따라서 마음도 따라가는 게 사람이 아닌가?
퇴색되어가는 자신의 몸처럼 패기, 열정, 기백도 사그라들었을까 두려워했지만 그 두려움을 극복했기에 우리에게 협조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었다.
‘고민이 컸나보군.’
크고 무거운 고민이었을 것이다. 그 시절 청춘의 꿈과 지금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 충돌했으니 자신의 안에서 얼마나 수도 없는 폭풍이 몰아치고 벼락이 내리쳤을까.
마음 같아서는 유성학과 그의 부인만을 위한 작은 콘서트를 열어주고 싶었다. 초대 가수는 지난 해 말에 데뷔한 박지윤, 노래는 ‘로커스트’의 곡을 리메이크한 ‘하늘색 꿈‘으로.
‘···이미 지나버린 나의 어린 시절 꿈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노래에 취했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콘서트는 유성학의 내면에 몰아친 풍랑을 잠재우고 나서 열어줘도 늦지 않았다.
“대주그룹, 저희 해동과 스탠더드가 반드시 멈춰 세우겠습니다. 본부장님. 대주그룹이 멈추면 그 다음에 함께 하길 바랍니다.”
어린 내게서 이런 말이 나왔음에도 유성학은 자존심 상해하기는커녕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
“잘 부탁합니다, 이 이사.”
유성학은 내게 손을 내밀었다. 굳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녹음기는 안 써야 할 것 같군.’
고승주가 유성학과 만났을 때 녹취한 내용은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고승주와 눈빛을 주고받은 나는 손을 내밀어 유성학의 손을 잡았다. 이어서 고승주와 선해철, 박태진도 굳은 각오를 얼굴에 드러내며 우리 둘의 손에 각자의 손을 포갰다.
***
다음 날 아침.
“본부장님, 물 가져왔습니다.”
“고마워요.”
간밤에 네 사람과 술을 펐던 유성학은 비서가 나가자마자 책상 위에 놓인, 얼음과 물이 들어있는 유리컵을 비웠다. 순식간에 반절이나 되는 얼음물을 비운 그는 그때서야 턱 하는 소리를 내며 물통을 내려놨다.
“후우···.”
한숨을 내쉰 유성학에게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유성학입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듣고 어떤 반응도 하지 말게. ‘예’라고만 대답해.]
황병식의 딱딱한 목소리에 유성학의 몸이 잠시 움찔거렸다. 왠지 모르게 싸늘한 불안감이 몸으로 스며드는 걸까?
“예, 실장님.”
[지금 당장 미사리에서 보세.]
“예.”
꺼림칙했지만 수화기를 내려놓은 유성학은 황병식이 알려준 장소로 나갔다.
###
두 사람이 만난 곳은 미사리에 있는 음악카페였다.
“잠시만 자리 좀 비워주시오. 누가 물어봐도 절대 돈 받았다는 소리 하지 말고.”
사장을 부른 황병식은 지갑에서 수표 몇 장과 만 원짜리 지폐를 잡히는 대로 전부 집어서 건네주고는 종업원과 가수까지 모두 물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실장님? 이런 곳에서 보자고 하시다니···.”
걱정이 가득한 유성학의 질문에 황병식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놨다.
“이거 때문이네.”
테이블에 놓인 까맣고 조그마한 물건을 보는 유성학의 눈이 커져있었다.
“도청기 아닙니까?”
“그래. 자네가 휴가 냈을 회장님께서 자네 방에 설치하라고 시키셨네. 자네가 고승주 본부장과 만난 걸 알고 계시네.”
“예?”
유성학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대체 어떻게?
“자네가 회장님께 반기를 들었을 때부터 시작된 걸세.”
“···그렇군요.”
황병식의 말을 들은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강오중이라도 그러지 않았겠나? 입사 이래 처음으로 강오중과 각을 세웠으니.
“자네, 어떡할 생각인가?”
“회장님, 은퇴시켜드려야겠습니다. 지금 대주에 가장 위협이 되는 분은 회장님입니다.”
“그렇군.”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 황병식이 옆에 있던 가방에서 꺼낸 누런 봉투를 유성학에게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자네 눈으로 봐.”
심상찮은 낌새를 파악한 유성학이 봉투 안에 든 서류를 꺼내서 보더니 입을 벌린 채 황병식을 바라봤다.
“시, 실장님?”
“여기서 마무리지어야 하네. 더 늦어지면 돌이킬 수 없을 걸세. 이미 런던에서도 작업이 들어갔을 걸세.”
황병식의 말에 유성학의 눈이 번쩍 뜨였다. 런던이라니?
“실장님?”
“해동그룹에 런던 BFC 자료 보내라고 한 게 나였네. 런던에 있는 놈들, 한 밑천씩 챙겨서 편히 살 수 있을 걸세.”
유성학은 황병식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해동그룹에 대주그룹의 극비 정보가 넘어간 게 황병식의 지시였다니?
“하지만 이게 터지면 실장님은···.”
유성학은 서류를 든 채 말을 잇지 못하고 황병식을 바라봤다. 서류가 들린 유성학의 손이 떨렸지만 황병식은 담담한 미소만 띠었다.
“결자해지(結者解之). 내가 저질렀으니 내가 책임져야겠지. 나중에 다시 바깥공기 마실 때 마중 나와 주게. 그거면 족하네, 성학이.”
유성학은 서류와 함께 자신의 손을 힘없이 내려놓았다.
황병식은 유성학의 손에 자신의 손을 얹고 담담한 미소를 지었지만 유성학은 황병식을 보며 흘러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