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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재벌 사위로 살겠다-141화 (140/229)

141화. 41st. 거래 시작 (2)

‘트라이엄프의 수장 헨리 로이스가 ‘김 후보’부터 만났다!’라는 소식은 한국 재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김 후보와 헨리 로이스가 친구라고?”

“예, 회장님. 조국일보에서 전해줬는데 미국 망명 시절에 김 후보를 후원해준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수한의 보고를 받고 장호건의 얼굴에 낙담이 드리워졌다. 외환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역감정과 레드 콤플렉스 때문에 여당이 재집권할 거라 여기고 여당엔 2백억 원, ‘김 후보’ 측엔 30억 원만 전달했는데 이 무슨 날벼락인가!

“김 후보가 당선되면 어떻게 될 것 같나?”

“인터뷰 내용을 고려하면 김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 헨리라는 자가 대대적인 투자를 할 것 같습니다.”

“투자?”

“트라이엄프 캐피털 운용자산만 5천억 달러입니다. 게다가 그 헨리가 일산 김 후보 사저에 갔는데 안기부에서 도감청을 못했다고 우리에게 알려준 것을 미루어 보면 지하 서재에서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수한의 보고에 장호건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미국이라니···.”

한국에서는 날고 기는 신성그룹이라도 미국 경제의 중심부에 있는 트라이엄프 캐피털을 상대로 싸우는 건 불가능했다.

지금 같은 시국에 달러를 앞세워 신성그룹의 주식과 채권을 전부 쓸어 담고 흔들면 경영권 방어는 불가능했다. 주주보다 더 무서운 게 채권단 아닌가?

고민하던 장호건이 굳은 눈빛으로 이수한을 보며 물었다.

“지금이라도 바꿔야겠지?”

장호건은 김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었다. 지금 같은 시국에 고려호텔에 머무는 헨리 로이스, 월스트리트에서 수천억 달러를 움직이는 헨리 로이스가 김 후보의 지원군으로 나타났으니 김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질 터. 외자유치도 수월할 것으로 보였다.

장호건은 당선될 가능성이 높을 김 후보에게 뒤늦게나마 생색을 내고 그 돈을 노릴 생각이었다. 스탠더드 캐피털과의 거래로 16억 달러를 조달해서 급한 불을 껐다고 해도 돈은 많을수록 좋지 않은가?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장님. 조국일보에 사람을 보내서 김 후보에 대한 공격을 자제시키고 김 후보 측에도 향후 정권 출범 때 적극 협력하겠다고 전해야 합니다.”

기다렸다는 듯 빠르게 대답하는 이수한을 보며 장호건이 고개를 끄덕였다. 야당과 김 후보를 물어뜯던 조국일보를 말리지 못하면 김 후보 당선 시 트라이엄프가 투자할지도 모를 달러를 받아먹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알겠네. 당장 조국일보에 김 후보 공격 멈추라고 해. 그래도 뻗대면 광고비 전부 끊어버리겠다고 해.”

“예, 회장님.”

재벌은 정치권력과 잡거나 잡히는 관계지만 정치권력을 잡는 게 언론이고, 언론을 잡는 게 재벌이다.

지금은 정치권력이 재벌을 잡는 때이니 장호건으로서는 자신을 잡을 정치권력을 막기 위해서라도 처가이자 언론인 조국일보를 잡아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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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장호건이 줄을 바꾸기로 결정했을 때, 태현그룹은 웃음꽃이 피고 있었다.

“으하하하! 역시 김 후보답구먼! 그런 거물과 친구였던 걸 이제야 드러내다니!”

회장실 소파에 앉아있던 명진호가 호탕하게 웃었다.

지난 대선에 출마한 바람에 여당과 철천지원수가 된 뒤로 ‘김 후보’를 후원해오지 않았던가? 그 ‘김 후보’가 선거를 얼마 안 남겨두고 이런 빅 이벤트를 터뜨렸으니 유쾌하고 통쾌했다.

하지만 명진호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잠시 검지로 이마 가장자리를 긁적거리던 그가 임원들에게 말했다.

“당장 한양일보 시켜서 김 후보한테 중립적인 글 그만 쓰고 좋은 기사 내라고 해. 그 양반이 봉황의자 앉아야 헨리 로이슨가 뭔가 하는 양놈이 투자할 거라는 기사도 쓰라고 하고. 왜 그러는지 알겠지?”

모를 수가 없다. 자신들이 한양일보를 부리는 것처럼 신성도 조국일보를 부릴 게 아닌가? 경쟁에서 밀리지 말라는 아버지의 지시에 명선구가 재깍 입을 열었다.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회장님. 한양일보와 접촉해서 내일 조간신문에 해당기사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적절히 수위를 조절하게 했으니 내정간섭 프레임도 미약할 겁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회장님. 방송국 피디들에게도 엽전 쥐여 주고 호의적인 보도를 주문했으니 충분할 겁니다, 하하.”

이번만큼은 자식들을 비롯한 임원들도 자신 있게 대답했다. 아도자동차 인수전 때처럼 배부르게 욕 먹는 짓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서 명진호의 주문 그 이상으로 해놨기에 최소한 욕은 안 들어먹을 거라 믿었다.

아니나 다를까, 명진호는 대답을 듣고 흡족한 표정으로 껄껄 웃었다.

“알아서들 잘하는구먼.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잘하게. 김 후보한테도 인사 전하고.”

“예, 회장님.”

***

재계의 선두에 있는 신성과 태현을 비롯한 여러 재벌들이 김 후보와 헨리 로이스에게 잘 보이려고 알아서 노력하고 있을 때 여당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어떻게 됐나?”

여당 후보인 ‘이 후보’가 애타는 눈빛으로 물어봤지만 담당 당직자는 침통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게··· 내일부터는 김 후보와 재래시장을 돌아다니며 민생 탐방을 하거나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런 젠장!”

당직자의 보고가 다 끝나기도 전에 ‘이 후보’는 쾅 소리가 나게 소파 팔걸이를 주먹으로 내려쳤다.

일정을 시작하자마자 야당 후보부터 만났으면서 여당 후보인 자신을 외면하겠다니? 헨리 로이스라는 놈이 자신을 없는 사람 취급하겠다는 게 아닌가?

“대체 나한테 무슨 원한이 있다고!”

법관 시절의 대쪽 같은 마음가짐 따윈 여의도에 들어오면서 지워진지 오래. 지금의 이 후보에게는 어떻게든 당선만이 지상최대의 과제였다.

“기자 놈들은 뭐라고 하던가?”

“상황이 상황인 만큼 경제를 살리는 게 먼저가 아니겠냐고 했습니다. 후보님 역량이면 그 미국인 같은 후원자를 잡을 수 있지 않겠냐고···.”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나!”

또다시 참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 후보가 역정을 냈다. 서울대를 나온 자신보다 못한 학벌로 기자 짓거리나 하는 놈들이 자신을 능멸하다니!

이 나라의 생리상 언론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건 재벌들이 뒤에서 손을 썼다는 뜻일 터. 기사든 돈이든 더 이상의 지원사격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씩씩거리던 이 후보가 물을 마시고 다른 참모에게 물었다.

“청와대에서 북한에 작업한 건 어떻게 됐나?”

“···북한에서 10억 달러 이상 안 주면 무력도발은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세 번이나 연달아 똥패가 뜨자 이 후보의 얼굴이 터질 것처럼 붉게 물들었다. 달러가 없어 경제주권을 내주고 양놈들의 돈을 빌린 판국에 10억 달러를 내놓으라니?

“그 돈으로 전투기를 사서 조노당(조선로동당) 청사를 날려버리고 말지! 지금껏 받아 처먹은 게 얼만데!”

이 후보는 화를 못 참고 소파 팔걸이를 연신 두들겼지만 빨갱이마저 손을 끊었으니 모든 게 끝났다. 싸늘하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이 후보와 참모들은 땅이 꺼져라 한숨만 내쉬었다.

***

대한민국 정재계가 헨리와 김 후보의 눈에 들려고 혈안이 되었을 때 그 헨리를 한국에 끌어들인 이대수는 삼청동 서재에서 한가롭게 오늘자 조국일보 신문을 보고 있었다.

[헨리 로이스, 김 후보 당선 시 최대 50억 달러 투자 가능성 높아.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트라이엄프 캐피털은 총 운용자산이 5천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헨리 로이스는 그 트라이엄프 캐피털 이사회의 의장이자 총 27퍼센트의 자기지분과 12퍼센트의 우호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현재의 한국에 충분한 투자 메리트를 인식했을···.]

“이놈들이 아주 지랄들을 하고 자빠졌구먼, 으하하.”

조국일보 기사를 보던 이대수가 호탕하게 웃었다. 헨리는 단 한마디도 안 했는데 지들끼리 소설을 쓰고 있지 않은가?

이대수는 이 기사가 장호건의 주문으로 조국일보가 만든 쓰레기일 거라 확신했다.

기사에 실린 ‘업계 전문가’들은 신성그룹이고 ‘최대 50억 달러’라는 수치는 신성그룹이 기대하는 액수일 게 아닌가? 지들이 50억 달러를 다 처먹고 싶다는 심보로!

그 뒤로도 다른 신문기사, 아니 찌라시보다 못한 쓰레기들을 보며 낄낄 웃던 이대수는 아껴두고 있던 동양일보 기사를 봤다.

[헨리 로이스, 한국의 회생 가능성에 기대를 건다고 밝혀.

트라이엄프 캐피털 이사회 의장인 헨리 로이스 씨는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한국인의 근면성실함에 기대를 걸고 본인 또한 기회가 되면 손을 보태겠다는 말을 전했다. 이를 통해 헨리 로이스 씨가 우리 국민들이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이며···.]

노골적이지도, 천박하지도 않고 담백하게 사실을 기반으로 적정 수위의 논평만 덧붙인 조영란의 기사에 이대수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기자라면 이런 기사를 써야지, 허허.”

모처럼 기사다운 기사를 보고 껄껄 웃던 이대수가 전화를 걸었다.

“조 사장인가? 이대수일세.”

[예, 어르신. 밤새 편안히 주무셨습니까?]

조형만의 인사에 이대수가 피식 웃었다.

“덕분에 푹 잤네. 동양일보 기사 봤는데 아주 훌륭하더군. 구정물 같은 기사 보다가 자네 딸내미 기사보고 눈이 깨끗해졌어, 허허.”

[영란이 그 아이가 수습기자를 하고 싶다며 지난 학기에 휴학계까지 낸 통에 못 이기고 시켜줬는데 맘에 들어 하시니 다행입니다, 하하.]

“호오, 그 아이 강단이 대단하구먼. 그만하면 우리 둘째 손주 배필로 더할 나위가 없어, 허허.”

둘째 손주 이성문의 여자친구 조영란도 나름의 강단이 있다는 사실에 이대수가 웃음을 아끼지 않았다. 이 집안의 사람이 되려면 그만한 주체성은 갖춰야하지 않은가?

차 한 모금을 마시고 이대수가 수화기에 대고 말했다.

“기사라는 건 자네 큰딸처럼 담백하게 써야지. 자극적인 기사를 쓸 거면 소설을 쓰거나 찌라시를 만들어야지 않겠나? 으하하.”

[그렇지요. 피치 못할 사정을 제외하면 진실을 전달하는 것만큼 언론에게 중요한 일이 없잖습니까?]

조금은 불편한 현실이지만 불가피할 때는 윤색도 해야 하고, 아예 언급조차 안 해야 하는 일도 있지 않은가? 호탕하게 웃던 이대수도 그 점을 인식하고 있기에 조형만의 대답에 웃음을 가다듬었다.

“그건 그러네만 그럴 일이 없도록 우리가 노력해야겠지. 여하튼 자네 딸한테 고생했다고 전해주게, 허허.”

[예, 어르신. 오늘 하루 즐거우시길 바라겠습니다.]

해동그룹과 동양일보의 거래는 좋은 분위기에서 끝났다. 이제 이대수는 대선을 위해 벌인 모든 거래가 끝이 될지 시작이 될지 기다릴 뿐이었다.

***

그 뒤로 헨리는 김 후보와 함께 재래시장을 돌아다니며 김밥이나 떡 같은 음식을 함께 먹거나 판소리 등의 문화를 체험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스터 킴. 국민들은 그저 성실하게 생업에 종사했을 뿐인데···.]

[이미 닥친 일은 어쩔 수 없지요, 미스터 로이스. 이 고비를 극복하면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할 거라 봅니다.]

[물론입니다, 미스터 킴. 한국인들의 부지런함은 뉴욕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충분히 해낼 거라 믿습니다.]

실제로도 한국이 궁금했지만 헨리는 일과 내내 김 후보와 붙어다니면서 다른 정재계 인사들과의 접촉을 원천봉쇄했다. 그 과정에서 헨리는 간간이 기자들을 끼고 김 후보와 대화를 나누며 한국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보였다.

기자들은 이념성향에 상관없이 헨리와 ‘김 후보’의 대화를 받아 적거나 촬영하는 족족 신문사나 방송사로 보내 신문이나 브라운관으로 내보내기 바빴다. 그들의 광고주인 재벌들 때문에 말이다.

[우리 광고 더 받고 싶으면 두 사람 기사 똑바로 내시오! 엉뚱한 결과 나오면 우리가 어떡할지 두고 봅시다!]

[국장님, 잘 생각해보시죠. 국장님이 평생을 반공에 목숨을 걸었다고 해도 1달러라도 더 들어와야 먹고 사는데 누구라도 달러를 가져와야하지 않겠습니까?]

재벌들은 어떻게든 김 후보와 그 뒤에 있는 헨리 로이스에게 잘 보이려고 혈안이 되었다. 외자를 유치하면 달러든, 원화든 경제복구를 위해 돈이 풀릴 게 아닌가?

1달러라도 더 얻겠다고 한다하는 재벌들은 광고주로서 신문사와 방송사들을 어르고 달래거나 쥐어짜댔다. 이에 언론들은 둘의 모습을 국민들이 질린다고 해도 부족할 만큼 쉴 새 없이 내보냈다.

이러한 상황을 경쟁 후보들이 가만히 두고 볼 리 없었다.

[김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외국에 나라를 팔아먹을 겁니다, 국민 여러분! 그런 거액의 투자에 선의만 있겠습니까!’]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 일어설 수 있습니다! 더 이상의 외자 유치는 매국 행위입니다, 국민 여러분!]

누가 됐든 ‘이 후보’를 비롯한 경쟁후보들은 김 후보와 헨리를 깎아내리려 혈안이 됐다. 하지만···.

[더 많은 달러가 외국에서 들어오면 더 빨리 IMF 관리체제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IMF 관리체제를 벗어나면 우리가 빼앗긴 경제주권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빼앗긴 들에 다시 한 번 봄을 일으킵시다, 국민 여러분!]

새정치 민주회의의 부총재가 피를 토하듯 외친 유세 연설을 시작으로 김 후보 진영에서는 반박 유세를 이어가는 등 선거의 열기는 끝을 모르고 달아올랐다.

그리고 12월 19일 저녁 5시 30분.

나와 할아버지를 비롯한 해동그룹 수뇌부들은 1층 식당에서 이른 저녁식사를 마친 뒤, 서재의 탁자에 앉아서 개표 발표 방송을 보고 있었다.

“잘 되겠죠, 할아버지?”

솔직히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전생에도 김 후보는 2퍼센트도 안 되는 득표율 차로 간신히 이기지 않았었나?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물은 내게 할아버지는 손을 휘휘 내저어보였다.

“걱정 말거라, 인석아. 우리나 김 후보, 미국···의 트라이엄프도 적절하게 수위를 조절하지 않았더냐? 안 그러나, 고 실장?”

할아버지가 잠시 말을 멈칫한 게 사돈이라는 말이 나올 뻔했던 것 같았다. 그 틈이 짧아서인지 고승주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할아버지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 말씀대로 미스터 로이스가 김 후보 당선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니 여당에서 내세운 내정간섭 프레임과 매국 프레임은 여당의 텃밭을 제외하면 거의 무의미할 겁니다.”

고승주의 말대로 헨리는 김 후보와 만나는 내내 당선 여부에 대한 이야기와 투자액수에 대한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 모든 건 나와 할아버지가 헨리와 김 후보에게 제시한 시나리오에서 가장 힘을 준 내용이었다. 두 사람 또한 충분히 이해하고 협조한 덕분에 여당의 공세는 무력하기만 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회장님. 다들 달러가 급했는지 다른 그룹들도 신문쟁이, 방송쟁이들 멱살 흔들고 김 후보한테 유리한 기사를 질리도록 내보냈잖습니까?”

“그렇습니다, 회장님. 두 당 텃밭은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언론과 재계까지 돌아섰으니 수도권이나 충청은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어른들의 말대로 아직까지는 정보의 습득이 일방통행이다 보니 여야의 텃밭인 영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동네의 표는 기대해 볼 법했다.

다들 우리가 설계한 시나리오가 성공할 거라 스스로를 다잡는 사이 6시가 됐고, TV에서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었다.

[출구조사 결과, 기호 1번 ‘이XX’ 후보 38.4퍼센트, 기호 2번 ‘김XX’ 후보 46.1퍼센트, 기호 3번 ‘이XX’후보 14.2퍼센트를 기록, 김XX 후보 당선이 유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에서 나온 출구조사 결과는 유리한 것으로 나왔다. 개표 결과도 출구조사 결과와 맞아떨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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