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화. 38th. 각개전투 (3)
그날부터 우리는 풋옵션 거래에 모든 자금을 쏟아 부었다. 만기가 돌아온 8월물 풋옵션과 9월물 풋옵션을 팔아서 번 돈으로도 10월물 풋옵션을 사는 식으로 수익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10월 30일 오늘, 각자 맡은 풋옵션 물량을 처분한 모두가 내가 앉은 컴퓨터로 모여들었다.
“마지막 계약, 매도합니다!”
내 앞에 놓인 키보드의 엔터 버튼을 누르자 모두들 함성을 터뜨렸다.
“와아아!”
“끝났다!”
“만세-!”
8월부터 시작된 석 달 간의 풋옵션 거래가 오늘로 끝났다.
홍콩 금융관리국이 단기금리를 300퍼센트로 올린 바람에 주식시장에서 대규모의 자금이 이탈하여 항셍지수가 11퍼센트 폭락했고, 그에 따라 주가 하락 시 돈을 버는 풋옵션 가치가 폭등하여 매도 작업이 수월하게 마무리 됐다.
“얼마나 들어왔죠?”
자리로 돌아가서 컴퓨터를 두들기던 주승빈이 큰소리로 외쳤다.
“총 100억 달러입니다, 이사님! 전액 미국 달러로 확보했습니다!”
수익 정산 결과가 나오자 또 한 번 사무실이 떠나갈 듯 함성의 파도가 몰아쳤다. 처음 홍콩에 들여온 3억 달러를 33배 이상 불리지 않았나? 충분히 기뻐할 일이었다.
“다들 고생했어요! 여러분들 연말 성과급으로 1인당 100억씩 챙겨드리겠습니다! 배당도 나갈 테니까 기대하세요!”
손뼉을 크게 치며 외친 내 대답에 모두의 눈이 커졌다.
“이, 이사님?”
“이번 일은 모두 여러분들의 공입니다. 나나 박태진 이사는 아이디어만 냈으니 대가는 여러분들이 받아야죠.”
지금 물가로 100억이면 압구정이든 서초동이든 가장 비싼 아파트를 열 채 가까이는 살 수 있는 돈이다. 그런 거금을 뿌리겠다니 얼마나 당황스럽겠나?
허나 이들을 놀려두기 싫다는 핑계로 홍콩에서 큰 판을 돌렸고 실무 작업도 이들이 없었으면 쉽지 않았다. 그러니 1인당 100억 원이 아니라 그 배를 줘도 아깝지가 않았다.
민주형과 주승빈 등을 둘러본 나는 내게 시선을 모은 그들에게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분들이 한 겁니다. 나와 박태진 이사는 결정만 했을 뿐이고요. 한국에서 절대 소문 안 나게 하세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사님? 전부 이사님과 박 이사 아이디어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이사님! 성과급에 공까지 전부 저희에게 넘겨주시는 건···.”
주승빈까지 당치도 않다는 표정으로 소리쳤지만 나는 두 손을 들어 흔들며 그들을 진정시켰다.
“우리 해동은 아직 다른 그룹들의 견제를 뿌리칠 힘이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나서서 돈을 벌었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잠시 눈을 가늘게 떴던 민주형이 눈살을 풀었다.
“···스포트라이트 때문이십니까?”
“내가 노출되면 좋든 싫든 관심도, 그리고 견제도 쏟아질 테니까요.”
이들에게 성과급을 100억씩 주는 건 이들의 공로를 인정하는 것도 있었지만 내 업적을 신성과 장호건의 눈으로부터 감춰두기 위해서였다.
내 말 뜻을 이해했는지 잠시 말이 없던 민주형이 입을 열었다.
“···그렇겠군요. 접수됐습니다, 이사님. 주 부장도 이해했지?”
“물론입니다, 이사님. 모난 돌이 정 맞는 법이니 어쩔 수 없지요.”
내 뜻을 납득한 민주형과 주승빈을 보며 나는 다시 한 번 못을 박았다.
“그러니 이번 일에 나와 박태진 이사가 나선 건 여러분들만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진실이 없어지는 건 아니니 신경쓰지 마세요, 하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내 진짜 모습은 철저히 감춰야 한다. 지금부터 노출되면 온갖 찰거머리들이 들러붙어서 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테니 말이다.
껄껄 웃는 나를 보며 모두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가운데, 민주형이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이사님. 대신에 끝까지 이사님과 가겠습니다.”
이에 질세라 주승빈도 나를 보며 말했다.
“저도 끝까지 함께 가겠습니다, 이사님.”
“저돕니다, 이사님!”
“끝까지 남겠습니다, 이사님!”
나머지 18명도 나와 함께 하겠다고 앞 다퉈서 외쳤다.
그런 그들을 보니 울컥하는 감정이 일었다. 신성그룹 시절에도 받지 못했던 환대가 아닌가?
“고마워요. 프로젝트도 마무리됐으니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한국에서의 전쟁에 쓸 총알도 넉넉히 구했으니 이제는 귀국할 때였다. 나는 방으로 들어가서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할아버지, 성민입니다. 잘 지내셨죠?”
[잘 지내긴, 인석아? 네놈하고 꾸민 일 처리하느라 골 빠지는 줄 알았어, 으허허.]
우리 영감님, 엄살 부리고 계신다. 지금 한국 돌아가는 꼴을 뻔히 알고 있는데 힘들다고 하시다니? 그래도 내 계획에 손을 보태준 할아버지가 고마웠다.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감사는 무슨. 진호 형님하고 장호건이 둘 다 후두려 패자고 꾸민 일 아니냐? 그래, 넌 거기서 재미 좀 봤느냐?]
“네, 할아버지. 홍콩 지점 계좌에 100억 달러 찍었습니다.”
자신 있는 목소리로 대답하자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뭐, 뭐시라? 배, 백억 불?]
“네, 할아버지. 미국 달러로 100억 불입니다.”
다시 한 번 확인을 시켜주자 수화기에서 귓가로 할아버지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허어··· 너란 놈은 대체 무슨 돈귀신이 붙어서···.]
“할아버지 장손 아닙니까? 한국전쟁 때 할아버지, 증조부님께서 그룹 키우신 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죠, 흐흐.”
낮게 웃는 내 목소리에 이어 할아버지의 큰소리가 들렸다.
[예끼, 이놈아! 아부 떨지 말어!]
“그래도 잘했죠? 흐흐.”
[말할 필요가 있겠느냐? 네놈 덕분에 우리집안 사람들 배 찢어지겠어, 으허허.]
웃음소리가 잦아들면서 할아버지의 질문이 들렸다.
[허면, 언제 들어올 참이냐?]
“시나리오 마지막 단계 들어가시면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오냐. 우리 장손 빨리 보려면 얼른 얼른 처리해줘야지. 지금 바로 처리해주마.]
할아버지와 나의 각개전투도 오늘로 마지막이다. 나는 한국에서 펼칠 일들을 떠올리며 미소를 띠었다.
***
이대수는 장손과의 통화를 마치고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신성그룹 장호건입니다.]
“이대수일세, 장 회장.”
[오랜만입니다, 회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인수입찰이 내일인데 준비는 잘 되고 있나 해서 전화했네.”
[배려해주신 덕분에 숨통은 트였지만 태현그룹이 버티고 있어서 쉽지 않을 듯합니다. 스탠더드도 걸리고요.]
장호건의 침울한 목소리를 듣고 이대수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시나리오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으니 더 없는 호기였지만 이대수는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그럴 게 아니라 손을 잡는 게 어떤가?”
[손을 잡다뇨? 누구와 손을 잡는단 말입니까? 혹시··· 회장님께서 나서시려는 겁니까?]
장호건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이대수가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한 말을 뭐 하러 하나? 해철이 그놈이 내가 아들처럼 키운 놈이라도 혈세 먹고 되살아날 아도자동차를 양놈들 회사에 훌러덩 넘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회장님?]
“그놈들도 쩐이 많으니 쉽진 않겠지. 해서 말인데··· 내가 자리를 마련해 줄 테니 해철이 놈과 삼자대면하세.”
수화기 너머의 장호건에게 제안을 던진 이대수가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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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수의 제안에 집무실에서 전화를 받고 있던 장호건의 눈이 커졌다.
“삼자대면이요?”
[그거 말고는 자네가 아도에 발 걸칠 방법이 있겠나? 돈 앞에 장사 없는데 그놈들이 회까닥해서 인수가를 더 높이면 어떡할 건가?]
이대수의 핀잔 섞인 질문에 장호건이 입술을 깨물었다.
태현그룹이야 집안 문제가 터져서 힘이 빠졌다지만 선해철이 본사 대표인 마누라를 꾀어서 추가 자금을 더 끌어오면 아도자동차는 그놈 손아귀에 들어갈 판이 아닌가?
하지만 쉽게 보이고 싶지는 않았기에 장호건은 튕기기를 선택했다.
“이 실장이나 다른 사람들 의견도 들어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래야겠지. 대신에 오늘 정오까지 말해줘야 할 걸세.]
“그러지요.”
밀고 당기기를 끝낸 장호건이 이수한을 비롯한 임원들을 소집했다.
“어떤가?”
장호건을 통해 이대수의 제안을 들은 임원들의 얼굴이 환하게 변했다.
“받으셔야 합니다, 회장님. 태현그룹을 제칠 방법은 이 회장님 제안뿐입니다.”
“그렇습니다, 회장님. 해동그룹이 중재해줘서 공동인수를 추진하면 충분히 해볼 만합니다.”
이수한을 비롯한 임원들은 장호건이 이대수가 제안한 삼자회동에 응하길 강력하게 권했다. 이번에 아도자동차를 뺏기면 신성그룹 자동차 사업에 미래가 없지 않은가?
인수조건에 대한 의견이 설왕설래했지만 곁가지에 불과했다. 임원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자 장호건이 결론을 냈다.
“알겠네. 성에 차지는 않아도 태현에게 뺏길 바에야 공동인수가 낫겠지. 만나도록 하겠네.”
***
몇 시간 뒤.
이대수, 선해철, 장호건 세 사람은 고려호텔 본점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 만났다.
“미행은 없었습니까?”
소파에 앉은 장호건의 질문에 맞은편에 앉은 선해철이 피식 웃었다.
“없긴 왜 없겠습니까? 오느라 혼났습니다, 흐흐.”
장호건은 언젠가 저 싸가지 없는 놈의 뺨싸대기를 올려붙이리라 다짐했다. 화를 꾹꾹 누른 장호건은 상석에 앉은 이대수에게 고개를 돌렸다.
“고생하셨습니다, 회장님.”
“고생은 무슨. 한국전쟁 때 고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네, 흐흐.”
낮게 웃는 이대수나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장호건 또한 미행에 대비해서 차를 몇 번이나 갈아탔었다. 아도자동차는 세 사람을 수고롭게 할 가치가 충분한 매물이 아닌가?
“여하튼, 이렇게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소, 선 대표.”
“누가 아니랍니까, 장호건 회장님. 그때만 해도 있는 소리 없는 소리 다 하시더니 세상사라는 게 알 수 없는 건 확실한가봅니다, 흐흐.”
장호건에 대한 선해철의 노골적인 비아냥에 이대수가 미간을 찌푸렸다.
“적당히 하게, 선 대표. 오늘 내가 놔준 다리 부수고 싶은 겐가?”
오늘 이 자리는 손주와 함께 아도자동차를 해동의 품에 끌어안기 위한 밑그림이었다. 선해철 또한 모르지 않았기에 급히 웃음을 거두고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여하튼, 태현그룹이 아도자동차를 인수하면 자동차 시장을 혼자 먹을 건 불 보듯 빤하네. 우리 모두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니 공동인수를 하면 좋겠는데··· 어떤가?”
“공동인수요?”
진심으로 눈이 커진 장호건, 장단에 맞춰 눈을 크게 뜬 선해철의 되물음에 이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셋이 뭉쳐서 보다 더 획기적인 제안을 하면 우리 쪽으로 심사단의 무게가 쏠릴 것 같아서 하는 말이네.”
이대수의 제안에 선해철이 입을 열었다.
“회장님, 저희 스탠더드의 자금력은 충분합니다. 인수 후 회생 플랜도 확실하고요. 그런데 왜 장 회장이나 회장님과 손을 잡아야 합니까?”
선해철의 반발에 이대수가 짐짓 언짢은 체하며 대꾸했다.
“이 사람아, 한국에서 사업하는 게 미국과 똑같은 줄 아나? 나나 장 회장 인맥이 아니면 태현그룹을 넘어서지 못하는 걸 몰라서 그런 말 하는 게야?”
“이 회장님 말씀이 맞소, 선 대표. 이 나라는 금뱃지고 공무원이고 죄다 도둑놈들이오. 평상시든 선거철이든 우리가 그놈들한테 뜯기는 돈이 얼만지 아시오?”
장호건까지 쏘아붙이자 선해철이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지저분하군요. 우리 돈으로 우리가 사업하겠다는 것도 이리 힘 들어서야 원.”
“보통 인수합병도 아니고 국민들 혈세를 7조 5천억 원이나 빨아먹을 인수합병이 아닌가?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퉁명스럽게 대꾸한 이대수가 앞에 놓인 커피 한 모금을 축였다.
“시간이 촉박하니 분담 비율이나 방식은 나중에 정하도록 하지. 그래도 심사단 놈들이 혹할 만한 미끼는 던져야 하니 지분 전량을 3조 원에 인수하겠다고 하세.”
장호건은 지금 자신이 들은 게 사실인가 싶었다. 지분 전량을 인수하겠다니?
“회, 회장님?”
“그게 아니면 방법이 없네. 채권단 놈들이 빚 대신 바꾼 주식을 전부 사지 않으면 태현을 넘어서는 건 어려울 게야. 신성이 자동차로 태현을 앞서는 것도 아니지 않나?”
“끄응···.”
듣기는 거북해도 사실은 사실이다. 이대수의 날카로운 일침에 장호건은 침음성만 흘렸다.
“자네나 선 대표 모두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겠지만 가장 좋은 협상은 모두가 조금씩 덜 만족하는 협상일세. 자네가 얻을 이익이 적어져도 이익을 얻는 건 사실이 아닌가?”
이대수의 이어지는 지적에 장호건은 맞받아칠 재간이 없었다. 셋이 손잡고 인수해서 얻을 이익이 혼자 인수해서 얻을 이익보다 적어도 분명히 이익이 생기는 건 사실이니 말이다.
장호건이 고개를 숙인 채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 선해철이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한국에서 사업을 해야 하니 한국의 룰을 따라야겠죠. 분담금 획정은 나중에 할 테니 발표부터 하시죠.”
“잘 생각했네, 선 대표. 장 회장 자넨 어떡할 건가?”
이대수의 채근에 장호건이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결심이 들어섰는지 장호건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
그날 저녁.
선해철과 고승주, 이수한은 고려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여곡절의 합의 끝에 스탠더드 캐피털은 해동그룹, 그리고 신성그룹과 아도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 컨소시엄을 구성했습니다.]
[저희 해동그룹은 아도자동차와의 기존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소재, 부품 등 후방을 지원하겠습니다. 이에 따라···.]
[저희 신성그룹은 기존의 자동차 사업 참여자로서 경영 노하우 등을 제공, 아도자동차의 체질개선에 힘쓰겠습니다. 가장 먼저···.]
[마지막으로 컨소시엄은 채권단 여러분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아도자동차 지분 100퍼센트를 3조 원에 인수하겠습니다. 분담금 비율은 우선인수협상자로 선정된 뒤에···.]
TV로 선해철, 고승주, 이수한이 떠드는 모습을 보고 명진호 이하 태현그룹 중역들은 화를 낼 틈도 없이 입을 떡 벌렸다.
“3조?”
“3조라고?”
“3조씩이나?”
모두들 어처구니가 없었다.
세 회사가 뭉쳐서 인수한다고 해도, 아도자동차의 모든 주식을 인수한다고 해도, 3천억도 아니고 3조 원을 한 방에 지르겠다니?
“저, 저 미친놈들!”
정신을 차린 명진호가 말까지 더듬으며 소리를 질렀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은 누가 봐도 그가 화난 것을 알게 할 정도였다.
얼마나 열이 받았는지 명진호가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아무나 좋으니 얼음물 가져와!”
회의실이 떠나갈 것처럼 소리친 명진호의 지시에 막내 임원이 발이 안 보이도록 회의실을 뛰쳐나가 얼음물을 담은 유리컵을 가져왔다.
빼앗듯이 컵을 낚아챈 명진호가 얼음물을 들이켰다. 순식간에 물을 비운 명진호는 유리컵을 쥔 손을 부들부들 떨다가 힘껏 팔을 내질렀다.
쨍그랑!
벽에 맞은 유리컵이 산산조각 나면서 담고 있던 얼음과 함께 사방으로 튀었다.
“으아아아-!”
유리컵을 깨부수고도 명진호가 고성을 토해냈다. 순식간에 벌어진 광경에 명선구 이하 임원들은 마른침만 삼키며 그의 눈치를 보기만 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