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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재벌 사위로 살겠다-101화 (100/229)

101화. 30th. 파나마의 오리알 (3)

이 양반이 웬 일인가 싶었다. 아침식사에 참석할 때마다 한 번 들러주라고 했어도 조카한테 부담 주고 싶지 않다며 손사래를 쳤던 사람이 왜 왔지?

내가 머리를 굴리는 사이, 선해철은 직원에게 시켜 이명진을 응접실로 모시라고 하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명진이가 웬 일이지? 중공업 계열 자금문제 때문은 아닐 텐데?”

“비서실 재무팀 사람들한테 들었는데 건설, 제강, 중공업, 시멘트 전부 돈 문제는 없습니다, 형님. 다른 이유로 오신 것 같습니다만.”

박태진 말대로 이명진의 중공업 계열사들은 금년도 신규 채용까지 소폭이나마 줄일 만큼 부채감축과 매출채권 정리 등 현금 확보에 열심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돈 문제 때문에 온 것 같지는 않았다.

“뵙고 알아보죠.”

“그러자.”

“그러시죠.”

우리 셋은 사무실을 나와 응접실로 들어갔고, 이명진과 인사를 나눴다. 평소라면 너스레를 떨었을 선해철도 이명진의 굳은 얼굴을 보고는 간단히 악수만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회사에 무슨 일 있어?”

“아닙니다, 형님. 우리 그룹이야 전부 긴축 중인 거, 형님도 아시잖습니까?”

선해철은 손을 내저은 이명진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무슨 일이야? 너, 성민이한테 부담주기 싫다고 한 번도 안 왔잖아? 나쁜 놈.”

“미안합니다, 형님. 그래도 우리 조카가 자기 몸 팔아가면서 돈 가져온 회사에 무슨 낯짝으로 발을 들여놓겠습니까?”

농반진반으로 섭섭한 기색을 드러냈던 선해철은 이명진이 고개를 숙이자 몸을 앞으로 숙이며 손을 뻗었다.

“아이고, 무슨 농담을 못하겠네. 본사 대표가 네 형수 될 여자다. 태진이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말이야, 흐흐.”

“그래도···.”

말끝을 흐리는 이명진을 보며 선해철이 미소를 띠었다.

“해동그룹 채권, 대한민국 국고채보다 안전하다고 본사에서 판단하고 투자한 거다.”

“정말입니까?”

짜고 치는 거짓말이었지만 이명진의 환해진 표정을 보니 웃을 수가 없었다. 액수의 크기만 다를 뿐, 자영업자나 재벌 오너나 돈이 문제가 아닌가?

“그렇다니까? 서로 아다리 맞아서 거래한 거니까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해.”

선해철의 위로에 이명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형님.”

“무슨 일로 온 거야? 그룹 일 때문에 온 건 아닐 것 같은데.”

“그게··· 그룹과도 얽혀 있는 일입니다.”

이명진의 말을 듣고 우리 셋 모두 표정이 굳었다. 이 자리에서 나는 이명진과 얘기할 만한 위치가 아니었기에 선해철이 대신해서 물었다.

“무슨 소리야? 그룹 자금 문제는···.”

“자금 문제가 아닙니다, 형님.”

“그럼?”

“파나마 구리광산 때문입니다.”

들을수록 이해할 수 없었다. 공성필이 보내준 자료는 분명히 가능성을 보여준 자료일 텐데?

우리 셋의 굳은 표정을 보고 이명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장호민이 그 광산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장호민?”

선해철이 처음 듣는 이름이라는 듯 미간을 찌푸릴 때 박태진의 눈이 커졌다.

“신성중공업 장호민 부회장 말입니까, 부회장님?”

이명진이 박태진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이 머리를 굴리던 나도 눈이 커졌다.

내 머리에 떠오른 건 박병준이었다. 원래는 장호민에게 힘을 실어줬던 사람이니 공성필의 면박을 참다못해 장호민에게 줄을 댄 것 같았다.

선해철도 분위기를 파악하고 굳은 표정으로 이명진에게 물었다.

“그치가 왜? 그걸로 협박하든? 지 형한테 이를 거라고?”

“아니면 제강이나 시멘트와 거래를 끊을 거라고 했습니까, 부회장님?”

선해철과 박태진의 질문이 날아들어도 고개를 저은 이명진. 그는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며 진짜 이유를 밝혔다.

“그 자료를 우리 그룹에 넘겨줄 테니 스탠더드에서 10억 달러를 언제든 융통할 수 있게 협상할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했습니다.”

“뭐? 10억 불?”

선해철이 목소리를 높일 만큼 황당한 요청이었다. 파나마 구리광산을 우리 집안에 던져주고 스탠더드에서 10억 달러를 빌리겠다니?

“예. 담보는 신성정유와 신성정밀화학, 신성석유화학 지분 100퍼센트를 내걸 거라고 합니다.”

나는 이명진을 통해 장호민의 제안을 듣고 입이 벌어졌다.

그 세 개의 회사들은 전부 장호민이 자기 의지를 관철시켜 만든 회사들이다. SG와 GK, 미룡보다 정제규모가 작을 뿐더러 태현그룹 석유화학 계열과 도토리 키재기라도 현재 가치로 거의 10억 불에 근접하는데 그걸 던지겠다니?

외환위기를 앞두고 장호민 스스로 팔다리 한두 짝쯤을 잘라내는 꼴이지만 뭘 사려고 그렇게 애지중지할 회사까지 담보로 잡히며 10억 불을 빌리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

이명진이 돌아간 뒤.

“장호민, 미친 거 아냐? 10억 달러 대출에 그걸 다 담보로 걸겠다고? 석유사업만큼 괜찮은 캐시카우도 없는데?”

의아해하는 선해철처럼 박태진도 가늘게 뜬 눈을 풀지 않고 있었다.

“이해할 수가 없군요. 그 세 개 회사, 장호민 부회장이 10여 년 전에 밀어붙여서 만든 겁니다.”

“뭘 노리고 10억 달러를 대출 받겠다고 하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네요.”

박태진의 말을 듣고 하나씩 짚어봤다.

장호민에 대한 내 기억, 그리고 그가 뭘 10억 달러나 빌려서까지 인수해야 가장 큰 시너지가 날지···.

고개를 숙이고 고민했던 나는 입이 벌어졌다. 설마?

“짚이는 거 있어?”

“뭐든 좋습니다, 도련님. 말씀해보시죠.”

선해철과 박태진을 보며 닫았던 입을 열었다.

“한고제철.”

내 입에서 튀어나온 네 글자에 선해철의 눈이 커졌다.

“한고제철? 그 쓰레기 회사를?”

선해철이 눈살을 찌푸렸지만 나 또한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거 말고는 짚이는 게 없어요. 경쟁 상대들도 없으니 국민들 세금 끌어들여서 날로 먹으려 들 겁니다.”

장호민 이 새끼, 분명히 한고제철을 날로 집어삼키려고 하는 게 틀림없다.

이 나라에서 쇳덩이 좀 주물떡 거리는 재벌들 중 태현그룹은 하동 제철소를 짓고 있고, 대주그룹은 대한제철 성애자라고 해도 부족할 만큼 대한제철 철강재만 고집한다.

자금력을 기준으로 봐도 장호건은 영등포 재개발과 초격차 전략 때문에 거들떠도 안 볼 거고, 내 외가인 GK그룹은 섬세하고 보수적인 기업문화 때문에 거칠고 험한 제철소와 맞지 않는데다 계열분리가 먼저다.

다시 말해 경쟁자가 없으니 정치꾼들과 고위관료, 은행장들을 술, 여자, 돈으로 구워삶고는 공적자금으로 포장된 국민들 세금을 몽땅 끌어들여 헐값에 인수할 것이다. 달러는 답이 없으니 우릴 끌어들였을 테고.

그 다음 순서는 뻔하다.

한고제철 당진제철소를 제외한 부동산은 신성건설에 헐값에 처분하고 고로와 열연공장, 냉연공장 건설에 착수할 터.

남들은 미쳤다고 하겠지만 장호민은 젊은 시절부터 중국 시장을 바라보고 있던 사람이다.

당진제철소 고로에서 쇳물이 나오면 신성중공업 철강 수요로 기본 매출을 깔아주고, 하루가 다르게 크는 중국에 수출할 것이다. 얼마나 헛된 꿈인지는 나만 알고 있지만 말이다.

나는 내 머릿속에서 정리된 생각들을 드러내야 할 만큼만 입 밖으로 꺼냈다. 내 설명이 끝나자 선해철이 침음성을 멈추고 내게 물었다.

“결국엔 해동제강을 재끼겠다는 거다?”

“고로만 있으면 선박 건조나 대형 구조물 제작에 필요한 후판(厚板) 생산은 공정만 갖추면 되니까요. 장호민 부회장, 중공업 밑에 일관제철소 두고 수직계열화하려는 걸 겁니다.”

조금은 화가 났지만 이해는 됐다.

우리 집안도 그렇고 재벌들은 밖으로 빠져나가는 돈을 못 보는 족속들이 아닌가? 스탠더드 캐피털이 내 회사라는 걸 장호민이 알았으면 이럴 일도 없었을 테니 잘 됐다 싶었다.

“한고제철 자산현황부터 차입규모, 그룹 안팎의 보증, 하청업체 어음발행액수,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까지 전부 확인해야겠어요. 다른 계열사 현황도 파악해두고요.”

한고제철은 원래 태현그룹, 정확히는 태현그룹에서 분가했다가 그룹을 재결합할 태현자동차그룹이 가져갔어야 할 회사다. 나야 한고그룹이 얼마나 썩은 회사인지 차고 넘치게 알지만 두 사람을 위해서라도 자료 수집은 필수였다.

선해철은 내 주문이 떨어지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승주 형님한테 말씀드려서 같이 조사해야겠어. 트라이엄프 쪽 친구들한테도 부탁해야겠고.”

“조사도 해야겠는데 파나마 구리광산 개발권 취득 작업도 잠시 홀딩해야 한다고 어른들께 말씀드려야겠어요. 잘못하면 호건이 아저씨가 알 수도 있어요.”

내 대답에 이어 박태진도 의견을 내놨다.

“장호민 계열의 자금 동원력도 파악해둬야 할 것 같습니다, 도련님.”

“그렇게 해요. 그쪽 거래은행들 접촉해서 유보현금, 여신한도 전부 알아봐야겠어요.”

파나마 출장을 앞두고 일이 늘어났다. 그렇다고 장호민의 석유화학 계열을 자연스럽게 먹을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

일주일 뒤.

고승주를 비롯한 그룹 비서실과 트라이엄프 캐피털 한국법인의 힘을 빌려 조사한 끝에 장호민이 한고제철을 노리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 우리는 그룹 수뇌부 회의를 요청했다.

조사에 나선 우리 넷을 대표해서 고승주의 브리핑이 시작되자마자 할아버지의 눈꼬리가 치켜 올라갔다.

“장호민 그놈이?”

“예, 회장님. 비서실과 트라이엄프가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한고제철을 노리고 있습니다.”

“흐음··· 계속해.”

할아버지의 지시에 고승주가 브리핑을 이어갔다. 이명진의 체면을 생각해서 장호민이 그에게 스탠더드와의 대출 계약 주선을 요청한 건 철저히 숨긴 채.

“···그렇게 되면 해동제강은 매출에 타격을 입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후판 사업에서 철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종목표는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장호민의 해동제강 배제는 빠질 수 없는 일이었다. 고로를 올리고 나면 수직계열화로 쇳물에서 열연, 냉연을 거쳐 후판까지 모두 뽑아야 돈을 벌지 않겠나?

고승주의 보고가 끝나자 이명진의 얼굴이 시뻘개진 채 뺨까지 푸들거렸다. 나머지 사람들도 굳은 표정으로 침음성을 흘리거나 고개를 숙인 가운데, 할아버지가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한고제철이 망하면 월가 놈들이 달려들 거다. 국민들 세금을 얼마나 처박아서 처리하든 5조 넘게 퍼먹은 회사가 똥덩어리라는 게 밝혀지면 이 나라를 후려칠 이유로 충분할 테니 말이야.”

할아버지가 지금 이 자리에서 단언한 이상 우리 그룹 수뇌부 한정이나마 외환위기는 내년으로 기정사실화됐다. 연쇄부도가 시작되고 환율이 폭등하는 등 내년 겨울은 절대 녹녹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대출 계약서를 내주는 게 어떨까 합니다, 회장님.”

선해철의 제안에 할아버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자네, 장호민이한테 한 몫 제대로 뜯어올 생각이구먼? 흐흐.”

“피 같은 달러 빌려주고 석유화학 계열에 한고제철까지 뜯어오겠습니다, 하하.”

선해철이 넉살 좋게 껄껄 웃었고, 미리 합을 맞추고 온 나와 박태진도 미소를 지었다.

“좋네. 누구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져오기만 하면 우리가 거둬줌세, 으허허.”

껄껄 웃던 할아버지가 이명진에게 말했다.

“부회장.”

“예, 회장님.”

“한고제철 입찰 나오면 자네도 들어가.”

이명진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제가 한 쪽, 해철이 형님이 한 쪽씩 잡고···.”

“장호민 가랑이 쭉 찢어놔. 다시는 나대지 못하게.”

할아버지의 서늘하고 살벌한 주문에도 이명진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예, 회장님. 걸어 다니지도 못하게 찢어놓겠습니다.”

뒤통수를 맞았으니 다시는 뒤통수 칠 엄두도 못 내게 후두려 패야 한다는 할아버지 말씀, 이명진도 기억하는 것 같다. 미소를 짓던 나는 오래전에 결심해뒀던 계획을 위해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회장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뭐냐?”

“이 자리에 계시는 분들을 비롯한 우리집안 사람들의 모든 주식 위임장을 제게 넘겨주십시오.”

그룹 수뇌부들이 입을 떡 벌렸지만 오직 두 사람, 할아버지와 나만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

그룹 수뇌부 회의가 끝나고 며칠 뒤.

“만나서 반갑습니다, 선해철 대표님.”

“반갑습니다, 장호민 부회장님.”

장호민의 스탠더드 캐피털의 연락을 받고 사무실에 방문, 응접실에서 선해철과 인사를 나눴다.

“얘기는 들었습니다. 신성정유와 신성정밀화학, 신성석유화학 주식 전량을 담보로 10억 달러를 빌리고 싶으시다고요?”

“다 내놓기는 아깝지만 용도를 안 밝히고 빌리는 조건이니 그 정도는 담보는 걸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하하.”

장호민은 선해철 앞에서 여유를 부리면서도 은근히 담보의 가치를 강조했다. 세 회사 모두 부채비율이 높긴 해도 수익은 괜찮게 나고 있지 않은가?

선해철은 장호민을 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대출은 필요할 때 넣어드리죠. 1년 단위로 갱신되는 달러 대출인데 괜찮으시겠죠?”

선해철의 선선한 수락에 장호민은 아이디어를 낸 막내임원이 앞에 있다면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너무 일렀기에 내색하지 않고 태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계약서는 준비됐습니까?”

“탁자에 준비된 게 계약서입니다.”

선해철은 탁자에 놓인 계약서 파일 두 부 중 하나를 장호민에게 한 개를 건네주고 자리에 앉은 뒤, 손을 뻗었다.

“저희 측에서 준비한 계약서입니다. 한 번 보시죠.”

장호민은 선해철이 내민 계약서 파일을 펼치고 내용을 살펴봤다.

“연이율 9퍼센트?”

장호민은 계약서 윗부분의 내용을 믿을 수가 없었다. 연 8퍼센트인 한국은행 기준금리보다 겨우 1퍼센트 높다니?

“진짭니까, 선 대표?”

“우리 스탠더드의 근간은 미국 월스트리트입니다, 부회장님. 오늘이 8월 6일인데 어젯밤에 미국에서 발표된 연준 금리가 5.1퍼센트입니다. 9퍼센트만 받아도 미국 재무부 채권 대비 연 3.9퍼센트의 추가이익을 남길 수 있죠.”

선해철의 말을 듣고 장호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대출 협상을 위해 미국 연준 금리를 체크했는데 예상대로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그래도 너무 우호적이군요.”

“그래서 1년 단위로 끊은 겁니다, 부회장님. 조건이 더 있긴 한데 계약서에 적혀 있으니 천천히 살펴보시죠.”

선해철이 손을 뻗으며 계약서를 볼 것을 권하자 장호민은 다시 계약서를 살펴봤다.

“기존 담보는 한화 8천억 원으로 잡고 환율 변동에 따른 추가 담보 제공이라···.”

“와이프가 본사 사장이지만 투자위원회와 이사회에서 사용처가 불분명하니 확실히 해두라고 하더군요. 한국이 망하는 것도 아닌데 장사를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원···.”

선해철이 말끝을 흐리며 뒷담화를 깠고, 장호민은 그 모습을 보며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투자회사 사장이라고 해봐야 펀드매니저일 뿐, 자신처럼 결정권은 없지 않은가?

“피곤하시겠습니다, 선 대표.”

“어쩔 수 없지요.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아닙니까? 하하.”

장호민이 자신을 얕봐도 선해철은 껄껄 웃었다. 앞에 있는 저 건방진 놈이 자신의 연기에 속아서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저놈의 팔다리 한두 짝은 잘라올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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