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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재벌 사위로 살겠다-96화 (95/229)

96화. 28th. 원 샷, 멀티 킬 (5)

장용재와 곰탕집에서 식사를 하고나서 며칠이 지났다.

“오전에 출국했다고?”

“응. 이번엔 다를 거라고 아침밥상에서 자신 있게 말하더라고. 진주목걸이에, 그림에··· 바리바리 챙겼다던데?”

점심시간을 쪼개서 나와 장하연은 스탠더드 캐피털 근처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용재 형, 대단하네. 우리 회사가 밀어줬다고 기합이 빡 들어갔나 봐.”

“그럴 거야. 계약서만 가져오면 인수자금은 너희 회사가 해결해줄 텐데 얼마나 좋겠어. 아버지도 많이 좋아하시더라.”

장하연은 이번 일에 대해 싫지도, 좋지도 않은 반응을 보였다. 장호건이 좋아하는 걸 빼면 본인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 아닌가? 신성물산의 확장은.

하지만.

장용재는 실패할 것이다. 할아버지의 감식안과 통찰력, 그리고 역지사지 등을 생각하면 장용재가 준비한 수는 제인 레온하트에게 퇴짜를 맞을 것이다.

나는 장용재의 비참해질 꼴에 대한 상상을 뒤로 미루고 내 앞의 여자에게 집중했다. 지금은 조금이나마 침울해졌을 그녀를 달래주는 게 내 일이기에 화제를 돌렸다.

“누나는 뭐 하고 싶은 거 없어?”

“뭘?”

“호텔하고 유통만 하면 아쉽잖아. 제조업은 어때?”

장하연의 미적 감각에 나의 기억력과 자금력을 합하면 멋지게 해낼 제조업 아이템이 하나 있다.

정확히는 제조업만 하는 게 아니라 부동산도 같이 만지는 사업인데 그녀의 생각이 나와 맞기를 기대했다.

잠시 고민하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옷.”

“옷?”

“응. 옷 만드는 거야.”

큰 틀은 맞아떨어졌다. 그녀가 만들고 싶은 옷은 어떤 옷일까? 지금처럼 그녀가 입고 있는 명품? 아니면··· 그 반대?

기대 반, 긴장 반의 심정을 숨기고 그녀에게 편안하게 물었다.

“어떤 옷?”

“누구든 돈 걱정 없이 입을 수 있는 옷.”

내가 원하는 답이 점점 나오니 미소가 그려졌다. 예술적 안목 덕분에 저렴한 옷도 고급스럽게 소화하는 여자여서인가?

장하연은 냉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옷이라는 게 분명히 눈으로 사로잡아야 하는 거는 맞아. 그래도 저렴하게 만들어 팔 수 있는데 쓸데없이 비싸. 싸고 좋은 옷 만들어서 많이 팔면 돈은 충분히 벌 텐데.”

장하연의 눈에는 진심어린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제 겨우 7살일 미래의 여자 배우가 20년쯤 뒤에 5만 원도 안 되는 H&M 원피스를 입고 레드카펫을 밟아서 화제가 된 걸 생각하면 장하연의 고민과 아쉬움은 지극히 합리적이었다.

“그럼··· 타이타닉 투자금 회수하고 고민해볼까? 적어도 두 배는 벌 수 있을 테니까 작게 시작하면 좋을 것 같은데.”

내가 건넨 제안에 그녀의 눈이 반짝거렸다.

“정말이지?”

“물론이지. 나중에 꼭 해보자, 누나.”

내가 돈을 밀어주고, 장하연이 옷을 맡으면 분명히 대박이 날 것이다.

***

이성민과 장하연이 둘만의 소박한 꿈을 꾸고 있었을 때, 장용재 또한 부푼 꿈을 안고 호주의 퍼스 공항에 도착했다.

“호주법인 사람들, 도착했죠?”

“네, 상무님.”

입국장으로 걸어가던 장용재는 함께 온 직원의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가죠.”

장용재를 선두로 양쪽으로 두 명씩 총 네 명의 담당자들이 입국장 문을 나왔다.

“오셨습니까, 상무님.”

주병태를 비롯한 담당자 다섯 명이 고개를 숙였고, 장용재도 가볍게 목례로 답했다.

“와줘서 고맙습니다, 주 이사님. 준비는 다 됐죠?”

“예, 상무님. 미팅은 내일 오전 10시로 잡았고 진주목걸이부터 그림까지 전부 준비됐습니다. 꽃바구니도 내일 아침 일찍 퍼스 현지에서 공수될 겁니다.”

주병태와 악수를 나누며 준비현황을 확인한 장용재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해동그룹, 모르고 있겠죠?”

“물론입니다. 그놈들, 우리가 핸콕의 2대 주주가 된 걸 알면 거품 물고 쓰러질 겁니다, 흐흐.”

“이걸로 카자흐스탄 사업에 대한 빚을 갚아주겠군요, 흐흐.”

카자흐스탄 사업은 냉전이 끝나자마자 신성물산에서 고려인 유력자들부터 차근차근 포섭하면서 준비한 사업이었다. 공들인 시간과 돈, 노력을 생각하면 해동그룹을 찢어놔도 시원찮았는데 이번 사업으로 되갚아주게 됐으니 장용재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아, 해동그룹이 투자한 퀸즐랜드 주 아연광산은 어떻습니까?”

“채산성이 좋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향후 20년 이상은 꾸준히 수익을 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주병태가 웃음을 거두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뭐든지 국내기업들 중 1등을 해야 하는 신성그룹이 자원개발 사업에서 쥐꼬리 같은 해동그룹에 뒤쳐졌다는 방증이 아닌가?

장용재도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연광산이면··· 자동차 산업과 연동되겠군요. 부식을 막으려면 아연도금강판을 써야할 테니.”

“그렇습니다, 상무님. 때문에 상사부문에서도 아연광산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주병태에게서 회사의 움직임을 듣고 장용재가 은은한 미소를 띠었다.

“좋습니다. 온 김에 호주 쪽 원자재 시장 자료도 살펴보도록 하죠.”

난봉꾼 짓거리는 국내에서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장용재는 모처럼 맑은 정신으로 있는 힘껏 일에 매달릴 생각이었다.

회사에서 잡아준 호텔 로열 스위트룸에 들어간 그는 함께 들어온 담당자들과 긴 테이블에 앉아 회의를 시작했다.

“현재 호주 원자재 시장은 BHP와 리오틴토의 양강구도입니다. 또한, 3위인 노스 리미티드나 4위인···.”

대략적인 시장 규모와 회사별 점유율, 이어서 이번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장용재가 한숨을 내쉬었다.

“돌고 돌아서 철도망이 문제군요.”

“예. 호주의 철광은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 주의 필바라 지역에 밀집되어 있는데 그 일대 철도망은 BHP와 리오틴토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발언을 마친 주병태에게서 필바라 지역의 지도를 받아보고 장용재가 침음성을 흘렸다.

하나부터 열까지 문제는 돈이다. 현재의 전자 계열과 물산 계열의 자금을 동원해도 수백 킬로미터의 철도망을 깔고 항만까지 만드는 건 불가능했다.

생각을 정리하고 장용재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죠. 지금은 핸콕 프로스펙팅 지분 확보에 집중합시다.”

“예, 상무님.”

“다들 낙담하지 말아요. 차근차근 하다보면 기회는 올 겁니다. 여기까지 하죠.”

풀이 죽은 담당자들에 대한 위로를 끝으로 장용재는 테이블 앞에 혼자 남아서 자료를 살펴봤다.

“확실히 큰 시장이네. 전부 먹을 수만 있으면 좋을 텐데.”

서류를 덮고 장용재가 한숨을 내쉬었다.

장호건 계열의 핵심인 신성전자, 그 중에서도 중핵인 반도체는 아버지가 일궈낸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은 자원개발로 신성물산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아버지가 부회장일 때부터 강조했지만 임원들에게 무시당했던 자원개발 산업, 하지만 중국의 성장에 따라 전망이 좋을 자원개발 산업에서 성과를 내면 경영승계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겠나?

아버지 뒤를 이어 성의원의 주인이 될 미래를 꿈꾸던 중 장용재가 고개를 들어 벽걸이 시계를 바라봤다.

시계의 시침과 분침이 자정을 가리켰다. 장용재는 장밋빛 내일을 위해 널브러진 자료들을 치우고 침실로 들어갔다.

***

다음 날 아침.

주병태 등과 함께 핸콕 프로스펙팅 사옥에 들른 장용재는 자신과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선 굵은 얼굴의 여자 때문에 토악질이 나올 뻔했다. 한국에서 매일 미모의 연예인들만 상대했던 탓일까?

하지만 참아야 했다. 철광 개발권만 믿고 대 신성그룹 앞에서 나대는 저 같잖은 여편네의 무릎만 꿇리면 아버지의 뒤를 이을 후계자라고 모든 임직원들 앞에서 당당하게 인정받을 테니 말이다.

“오느라 고생했습니다, 미스터 장.”

“아닙니다, 미세스 레온하트.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용재는 인사와 달리 무표정한 제인 레온하트의 면상을 보고 화가 치밀었지만 갈고 닦은 매너로 첫 인사를 넘겼다.

“주 이사님.”

“네, 상무님.”

장용재는 주병태에게서 넘겨받은 함을 제인 레온하트에게 공손히 내밀었다.

“뭐죠, 미스터 장?”

“미세스 레온하트에게 드릴 선물입니다. 열어보시죠.”

제인 레온하트는 미소를 띤 장용재에게서 건네받은 함을 열었다.

“오, 훌륭한 목걸이군요.”

“진주만큼 순수한 보석도 없죠. 오랜 세월을 머금고 만들어진 순백의 보석이니까요, 하하. 마음에 들어 하시니 다행입니다.”

제인 레온하트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자 장용재의 얼굴에 핀 미소도 한 층 더 자연스럽게 변했다. 이어서 그는 주병태에게 눈짓을 했고, 주병태는 막내직원을 시켜 종이로 포장된 액자와 꽃바구니를 가져오게 했다.

“이건 무슨 선물이죠, 미스터 장?”

“미세스 레온하트에게 드리는 마음의 선물입니다.”

“마음의 선물이라··· 기대되네요.”

제인 레온하트는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액자에 묶인 포장끈을 풀고 포장지를 풀었다.

“이건···.”

집에 있는 정원에서 나무에 매단 그네에 탄 딸을 아버지가 밀어주는 그림. 제인 레온하트는 그 그림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파트너를 이웃으로 생각합니다. 이웃이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내 일처럼 여기고 위로해주는 예절이 있습니다. 회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고초가 크셨겠습니까?”

제인 레온하트를 보며 장용재가 공치사를 계속했다.

“저희가 준비한 선물이 마음의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미세스 레온하트.”

제인 레온하트의 흔들리는 눈빛을 보고 장용재는 찢어질 것 같은 입을 굳히려고 안면근육에 힘을 줬다. 말하기 불편한 가정사 대신에 회사를 지키고자 노력한 제인 레온하트가 자신의 선물과 위로의 말을 듣고 감동한 것 같지 않은가?

하지만.

제인 레온하트의 볼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탁자 위에 얹어진 주먹까지 핏줄이 불거질 만큼 붉게 물들며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말과 달리 건네준 그림, 자신이 숨겨온 상처, 아무도 모르길 바라는 그 상처를 건드린 게 아닌가! 저 누런 동양인 애송이가!

“아아악!”

그녀의 입에서 고막을 찢을 것 같은 괴성이 터져 나오자 장용재를 비롯한 신성물산 담당자들의 눈이 커지고 입이 벌어졌다.

“미, 미세스 레온하트?”

“다시는 보고 싶지 않군요, 미스터 장! Go right now! Get out of here!”

제인 레온하트가 살기 넘치는 눈으로 장용재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동시에 그녀가 손으로 문을 가리키자 장용재의 얼굴이 붉게 타올랐다.

***

며칠 뒤.

테헤란로의 해동그룹 제 1본관에서 결재 서류를 살펴보던 배재훈은 전화 한 통을 받고 눈이 커졌다.

“···사실인가?”

[예, 대표님. 술 한 잔 마시면서 주병태 얘기를 들었는데 그 여편네가 장용재가 준 그림이며 진주목걸이까지 죄다 부숴버렸다고 합니다, 흐흐.]

귓전에 들리는 마영민의 웃음소리에 배재훈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결국, 배재훈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밖으로 터뜨렸다.

“으하하하! 제대로 먹혔구만!”

[혹시나 계약이 성사될까 조마조마했는데 하늘이 도운 것 같습니다, 하하!]

마영민도 통쾌하기는 배재훈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룹의 높으신 분들이 눈여겨보는 호주 원자재 시장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쫓겨나다시피 했으니 경사 중의 경사가 아닌가!

지금은 고작 이사에 불과하지만 호주에서의 사업 규모가 커지면 그에 따라 호주법인도 커지고 자신의 출세길에도 레드카펫이 깔릴 수 있으니 신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 바로 회장님께 보고하도록 하지. 자네들 성과급은 내 기밀비를 털어서라도 챙겨줌세, 으하하하!”

[감사합니다, 대표님!]

배재훈은 통화를 끝내고도 실성한 사람처럼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칼을 들고 있던 신성의 손모가지를 비틀어버리지 않았나? 아주 보기 좋게!

웃음을 그친 뒤, 배재훈이 수화기를 들었다.

“나다, 승주야! 방금 전에 호주법인에서 연락이 왔는데···.”

배재훈은 들뜬 목소리로 하던 이야기를 마친 뒤, 귓전을 때리는 고승주의 웃음소리를 즐겼다.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고승주 또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첫째가는 스승인 이대수와 둘째가는 스승인 배재훈, 그리고 조카 같은 이성민의 트리오가 보기 좋게 들어맞지 않았나!

“지금 바로 회장님께 보고 드리고 삼청동으로 가야겠다. 으하하하!”

배재훈의 입에서 간신히 그친 웃음이 또다시 호쾌하게 터져 나왔다.

***

삼청동 서재에 불려간 우리는 할아버지를 비롯한 그룹 어른들과 한바탕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으하하하! 그 오입쟁이 놈, 똥물을 쫙 뒤집어썼구먼!”

“이를 말씀입니까, 회장님? 이제 핸콕은 무주공산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으하하하!”

할아버지와 배재훈은 모두가 모였을 때부터 지금까지 웃음을 그치지 못하고 있었다. 되로 받은 걸 말로 갚아줘서인가? 다른 어른들도 웃다가 새어나온 눈물을 닦는 등 장용재와 신성그룹을 신나게 비웃었다.

한참동안 서재를 채우던 웃음소리가 잦아들었고, 할아버지가 냉차 한 모금을 들이켰다.

“우리는 장사꾼일세. 장사꾼은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지, 사람의 마음을 헤집어 놓으면 안 되는 게야.”

모두들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가운데 할아버지의 훈화가 계속됐다.

“성민이 저놈이 정신 못 차렸을 땐 세상 사람들이 아무도 저놈 허물을 몰랐으면 했네. 그래서 얼마를 써서라도 덮고 지웠지. 위로도, 격려도, 죄다 듣기 싫었어.”

할아버지의 말씀에 잊은 줄 알았던 옛날의 내 못난 모습이 가슴을 쿡쿡 찔렀다. 당신 새끼라고 감싸준 분을 외면했다니···.

“죄송합니다, 할아버지.”

“꾸짖으려고 말한 게 아니다, 장손.”

할아버지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나를 보며 손을 내저었다.

“내가 그 여편네라도 그랬을 거다. 아무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니 말이다. 장용재 그놈, 가방끈만 길지 세상공부는 아직도 멀었어. 허허.”

그래서 장용재가 실패한 것이었다. 할아버지의 감식안과 통찰력, 그리고 역지사지 등을 생각하면 장용재가 준비한 수는 제인 레온하트에게 퇴짜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장용재가 조금만 더 역지사지를 생각했다면 그 따위 쓰레기 같은 계획은 무조건 기각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의욕만 앞서서 겉멋에만 취해서 오만함에 눈이 멀어서 장용재는 실패한 것이었다.

‘상대가 아무리 자기보다 낮게 보여도 존중해줘야 하는데··· 멍청한 놈.’

결국엔 장용재도 자기 아버지처럼 굳은살이 배이면서 단단하게 될 것에 슬며시 미소가 그려진 내게 할아버지의 말이 들렸다.

“이걸로 됐다. 신성 놈들 손도 쳐냈으니 협상이 수월해질 게야. 배 대표.”

“예, 회장님.”

“핸콕 쪽에 새 제안서 보내도록 해. 로이힐과 호프다운스 지분 인수로 방향 잡아서.”

“알겠습니다, 회장님.”

할아버지는 찢어질 것처럼 보이는 배재훈의 입을 보며 피식 웃고는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할아버지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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