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화. 16th. 껄끄러운 동맹 (1)
집에 도착한 우리는 여독을 풀고 나서 장을 보고 돌아와 저녁상을 차렸다.
선해철이 총주방장 역을 자처했고 나, 박태진이 옆에서 보조를 맡았는데 클레어는 거실에 앉아서 남자 셋이 차리는 상이 얼마나 대단할지 기대하며 차를 마시고 있었다.
“다 됐어요, 클레어.”
앞치마를 두르고 나온 나는 클레어를 식당으로 불렀다. 클레어는 찻잔을 받침에 얹은 채 식당에 들어와서 식탁에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놀랐다.
“이걸··· 셋이서 다 차렸다고?”
김치찌개가 중앙에 놓였고 매운 돼지불고기와 간장 소불고기, 옥돔구이, 도토리묵 무침, 구절판 등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들이 믿기지 않았는지 클레어는 입을 벌렸다.
“저나 형도 집에서 알아서 해먹거든요. 삼촌 솜씨도 좋더라고요, 후후.”
“그런데··· 이건 뭐야?”
클레어가 닭똥집 볶음을 가리켰다. 거뭇거뭇하게 생긴 닭똥집 조각들이 쫑쫑 썰린 청양고추, 마늘과 함께 볶아진 게 신기했나보다.
“친구한테 내주는 특별요리예요. 씹는 맛이 좋아요.”
전생에 친구처럼 지내던 사람 덕분에 맛이 들린 음식인데 내 집에 온 새로운 친구인 만큼 클레어에게 내주고 싶었다. 무슨 반응을 보일까?
“어디···.”
식탁 앞에 앉은 클레어는 능숙한 젓가락질로 닭똥집 한 점을 기름장에 찍어먹었다. 아리송한 표정으로 오물거리던 그녀의 눈이 커졌다.
“맛있는데?”
클레어는 물 만난 고기처럼 부지런히 젓가락으로 집은 닭똥집을 입에 넣었다.
행복이 가득한 그녀의 표정을 보니 이 음식을 알려준 옛 친구가 그리워졌다. 그 친구, 지금쯤이면 신성코닝에서 일하고 있을 텐데.
***
다음 날 아침.
세 사람과 함께 삼청동에 들어간 나는 응접실 책상에 앉은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올린 뒤, 자리에 앉았다.
“오냐. 미국서 한 일은 잘 됐느냐?”
“네. 그리고 여름에 받았던 숙제도 해결했습니다. 그것부터 드리겠습니다, 할아버지.”
가방에서 서류철 하나를 꺼내 내밀자 할아버지가 반색했다.
“여긴 양키 놈들 주둔지가 있지 않느냐? 개발도 못할 땅인데 왜 사자는 게야?”
“미군기지는 평택항을 끼고 있습니다. 충분히 돈이 될 겁니다, 할아버지.”
“흐음···.”
침음성을 흘리는 할아버지를 보고 클레어가 입을 열었다.
“주제 넘는 말이지만 샌디에이고도 항구를 끼고 있는 군사도시입니다, 회장님. 조니, 아니 성민 군도 그 점을 염두에 뒀을 겁니다.”
클레어의 말을 듣고 할아버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
“미스 로렌스 말이 사실이냐?”
“네, 할아버지.”
역사가 정상적으로 흘러가면 오를 땅이라 찍었지만 클레어의 말도 맞아서 냉큼 대답했다.
“알았다. 대신, 그 땅 반절은 네 사비로 사야 할 게야.”
“물론입니다, 할아버지.”
도두리와 대추리, 함정리, 팽성읍 땅은 10년 내에 정치적,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안겨줄 땅이다. 그 이익을 생각하면 할아버지가 찍었던 땅처럼 농장으로 돌려도 되는 곳이었다.
할아버지는 자신만만한 내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고 클레어를 보며 말했다.
“이 늙은이가 신세를 졌소, 미스 로렌스. 앞으로도 우리 장손 잘 부탁드리리다.”
“아닙니다, 회장님. 외려 성민 군 덕분에 스탠더드가 큰 이익을 봤습니다.”
뜻밖의 대답이었는지 클레어를 보던 할아버지의 눈빛이 달라졌다.
“성민이 덕분에 이익을 봤다니··· 무슨 뜻이오?”
“성민 군 덕분에 스탠더드가 벌 돈이 10억 달러 이상입니다, 회장님.”
“시, 십억 달러?”
바위처럼 무겁던 분이 말까지 더듬는 걸 보니 쓰러지실까 겁이 났다. 해동물산의 현재 보유 현금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돈이니 오죽하겠냐마는···.
“예, 어떻게 된 일이냐면···.”
클레어는 할아버지에게 멕시코 페소 투기로 스탠더드 캐피털이 돈을 번 것 이야기를 들려주고 지금까지의 투자 실적 자료가 담긴 서류철을 건네줬다.
할아버지는 돋보기안경을 쓰고 서류철을 보더니 책상을 두들기며 호탕하게 웃었다.
“으하하하! 진화타겁이구먼! 고 실장, 자네도 보게!”
고승주도 할아버지에게서 건네받은 서류를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놀랍군요. 성민이 너 종이장사 제대로 배웠구나, 하하.”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백부님.”
고승주를 향해 고개를 숙이자 나를 향한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끼, 이놈아! 요행이 아니라 천운이 따른 게다, 으하하.”
호탕하게 웃는 할아버지와 달리 나는 눈이 크게 떠졌다.
천운이 따른다는 말은 할아버지 최고의 칭찬이다. 어지간해서는 아끼는 칭찬까지 하다니?
할아버지는 웃음을 거두고 잔잔한 미소로 우릴 보며 말했다.
“이만하면 우리 손주가 자리 잡는 데는 큰 무리가 없겠소. 헌데··· 지구 반대편까지 왜 이 늙은이를 만나러 오셨소?”
“회장님께서 성민 군을 통해 제안하신 사업 때문입니다. 성민.”
“네, 보스.”
클레어에게 대답한 뒤, 가방에서 두툼한 서류봉투 여러 개와 서류철 하나를 꺼내 할아버지 앞에 내려놨다.
“저희가 트라이엄프 측과 합작으로 준비한 사업입니다, 회장님.”
“흐음···.”
할아버지는 서류철을 펼치고 안경 너머로 날카롭게 번쩍거리는 눈으로 한 장씩 꼼꼼히 살펴봤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할아버지는 턱 하는 소리와 함께 서류를 내려놨다.
“말세로군. 이 지경이었을 줄은···.”
말을 잇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내 입으로 할 말은 아니지만 황금야차(黃金夜叉)들이 날뛰는 아수라판이구먼. 녹아웃인지 뭔지는 몰라도 그딴 쓰레기를 팔아치운 놈들이나 좋다고 사들인 왜놈들이나···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
‘왜놈’이라는 단어에 눈을 깜빡거리던 클레어는 그 단어가 ‘JAPS’와 같은 뜻인 것을 듣고 얼른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그러니 더없는 기회입니다, 회장님. 제 아버지이자 트라이엄프 캐피털 이사회의 헨리 로이스 씨도 이번 엔고 배팅에 모든 걸 걸었습니다.”
그 뒤로도 클레어는 글자 하나하나의 발음에 신경을 써가며 자신의 집안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엔고 배팅 예상 수익 등을 알려주는 등 할아버지에게 최선의 예의를 갖췄다.
그녀의 얘기가 방을 채우는 동안 할아버지의 표정은 놀람과 안타까움을 드러내길 반복했다.
“그런 사연이 있을 줄은 몰랐소, 미스 로렌스.”
“성민 군이 아버지를 설득한 걸 보고 배웠습니다, 회장님. 이번 기회는 두 집안에 둘도 없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할아버지와 클레어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을 때 선해철도 옆에서 나섰다.
“로렌스 대표 말이 맞습니다, 회장님. 돈도 돈이지만 일본 놈들에게 또 한 방 먹일 절호의 기회입니다. 전에도 선대 회장님과 함께 일본 놈들에게 한 방 먹이셨잖습니까?”
할아버지가 선해철의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
“기억하는구먼. 내 부친과 작정하고 왜놈들을 후려친 일···. 금붙이는 전쟁 중에 날려먹었어도 논밭은 쌀과 돈으로 바꿔서 시멘트 광산과 땅을 사고, 창고와 공장을 지었지.”
도쿄제국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증조부님은 전라도 만석꾼 집안의 장손이기도 했지만 사업 감각까지 좋아서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그 증조부님, 그리고 할아버지는 광복 직전에 본국으로 도망치던 일본인들에게 식량과 피륙을 비싸게 판 것도 모자라 그들의 도망을 도와주면서 땅문서와 금붙이를 마지막 하나까지 긁어모았다.
“당시에 5정보씩 나눠주고 소출의 3할씩 받으셨다고 하셨지요?”
“그랬지. 정부에서 농지개혁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수를 쳤네. 이문은 적었어도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으니 남는 장사였어. 땅 받은 사람들이 우리 점포 물건을 사주고 주변사람들에게 광고까지 해줬으니 말일세.”
내 눈에 비치는 할아버지의 얼굴은 전에 없이 가장 밝았다. 당신 인생의 가장 빛났던 순간이기에 그런 걸까?
할아버지의 그 얼굴에 모든 걸 걸고 입을 열었다.
“이번 투자, 둘도 없는 기회입니다, 할아버지. 하지만 정치적 부담이 큰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니 신성, 태현, 금강도 끌어들여야 합니다.”
세 그룹은 이 나라에서 세 손 꼽히는 재벌그룹. 3년 뒤에 돌아올 부메랑을 피하려면, 우리 집안이 독박을 안 쓰려면 그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흐음··· 고 실장 의견도 들어보고 결정하자꾸나.”
할아버지는 또다시 사업계획서를 고승주에게 건네줬고, 그가 서류를 닫을 때까지 기다렸다.
“자네 생각은 어떤가?”
“허락만 해주시면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회장님.”
늘 신중한 고승주도 이번만큼은 놓치기 아깝다는 기색이 얼굴에 확연히 드러났다.
“고 실장아.”
“예, 회장님.”
“세 집 끌어들이는 건 내가 맡으마. 자네는 20억 불 준비해.”
할아버지의 주문에 눈이 커졌다. 분명히 처음 넘겨줬던 서류에는 10억 달러만 적었는데 20억 달러라니?
“할아버지?”
“회장님?”
“미스터 리?”
우리 모두 제각각의 호칭으로 불렀지만 그 호칭의 주인은 우릴 보며 껄껄 웃었다.
“이 이대수 인생에 이런 도박은 처음이다. 바다 건너 큰손들까지 뛰어드는 판이면 가능성도 높을 터. 이긴 놈이 다 먹는 판이라면 20억 불이 대수겠느냐, 으허허.”
할아버지의 웃음은 호탕하기도 하지만 뭔가에 홀린 것 같았다. 서류를 건네줬을 때도 내가 알려준들 여러모로 잴 거라 생각했건만 단박에 결정하시다니. 미국 연준에서 금리인상을 멈췄다는 말은 아직 하지도 않았는데···.
할아버지는 입을 떡 벌린 나를 찌푸린 눈으로 바라보며 혀를 찼다.
“기가 눌리면 어쩌자는 게냐, 이놈아? 도박이라는 건 패나 칩보다 기세가 중요하다. 더군다나 이길 도박판이니 끌어들이자는 게 아니냐?”
“할아버지, 그래도···.”
할아버지는 더 들을 필요도 없다는 표정과 함께 손을 들어 내 입을 막아버렸다.
“허어, 이놈이? 운이 들어왔을 땐 있는 힘껏 잡아야 한다. 이 할애비가 주는 가르침이니 잘 보고 배워둬, 흐흐.”
이미 다 깨우친 사실이지만 내가 아는 할아버지가 맞나 싶었다. 나는 알아도 당신은 모를 도박에 10억 불을 더 태우겠다니··· 호연지기일지 광기일지 모를 할아버지의 기세에 짜부가 되는 것 같았다.
할아버지는 의기양양하던 표정을 가다듬고 클레어를 바라봤다.
“이런 판에 끼워줘서 고맙소, 미스 로렌스. 해동물산 10억 불로는 트라이엄프 전환사채를 인수하겠소. 해외비자금 10억 불은 그대 부친께 맡기리다. 비자금에서 지급할 커미션은 수익의 3할, 어떻소?”
클레어는 대답할 생각도 못하고 눈만 깜빡거리며 할아버지를 바라보기만 했다. 투자자금의 규모도 규모지만 수익의 20퍼센트를 투자사가 가져가는 게 관례인데 반절을 더 얹어주겠다고 한 게 적잖은 충격을 준 것 같았다.
“보스.”
옆에서 나지막이 부르자 클레어가 숨을 가다듬었다.
“물론입니다, 회장님.”
“좋소. 그대 부친께 잘 전해주시오. 앞으로 두 집안이 손잡고 더 큰 비즈니스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이오.”
인자함과 함께 투지가 넘실거리는 할아버지의 얼굴. 할아버지의 본모습은 어디가 끝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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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대접하겠다며 이성민 일행을 1층 거실로 내려 보낸 뒤, 이대수가 책상을 두들기며 크게 웃었다.
“으하하하! 이제 보니 우리 집에 복덩이가 있었구먼! 난놈 중의 난놈일세그려!”
“감축 드립니다, 회장님!”
이대수는 고승주의 축하를 받고도 웃음을 그치질 못했다.
“고놈 나이가 내년에야 스물다섯인데 거래 한 번으로 10억 불이나 벌었다. 승주 넌 어찌 생각하느냐?”
“드릴 말씀이 있겠습니까, 회장님. 누구든 알면 놀라 자빠질 일이 아닙니까?”
“암, 그렇고말고. 남의 돈 벌어다줬다지만 지금 그놈 또래 중에 그만치 돈 벌어본 놈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이 나라, 아니 지구 곳곳을 뒤져도 안 나올 게야, 으허허.”
껄껄 웃던 이대수는 어느 새 웃음을 그쳤다. 손주가 물어다 준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칠 수 없어서였다.
“이번 공사 칠 때 세 집을 어떻게 끌어들여야겠나?”
“태현건설, 신성전자, 그리고 금강전자와 금강화학을 끌어들이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이대수의 눈빛에 호기심이 일었다. 자신도 생각한 바였지만 고승주도 자신처럼 생각했는지 궁금했다.
“이유는?”
“태현건설이 명진이와의 동업으로 돈을 벌어도 이라크 미수금은 이자만 간신히 틀어막고 있습니다. 신성전자는 반도체에 모든 자원을 투입 중이고요. 금강전자와 금강화학은 제수씨가 성민이에게 물려준 지분이 1퍼센트씩 있습니다.”
이대수는 고승주가 내놓은 근거에 흡족한 미소를 띠었다.
잔칫상에 재 뿌릴 신성과 태현은 돈을 벌기가 무섭게 뭉칫돈을 쓰게 될 테니 큰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 내년이면 GK그룹으로 간판을 바꿀 장손의 외가인 금강그룹에는 돈을 벌어주면서 장손의 재산까지 불려주는 것까지 자신과 딱 맞아떨어졌다.
“자네도 같은 생각이었군, 허허.”
“과찬이십니다, 회장님.”
고승주가 겸손한 미소를 띠며 고개를 숙였고, 이대수가 가볍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해철이하고 견적 뽑아서 알려주게. 나머지는 내가 처리함세.”
***
성의원 책상 앞에 앉아있던 장호건은 이수한의 굳은 얼굴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사실인가?”
“예, 회장님. 월가 헤지 놈들이 그간 모아둔 달러를 엔화로 바꾸고 있다고 합니다. 이대로 가면 달러당 94엔도 뚫고 내려갈 거라고 경제연구소에서 보고서를 올렸습니다.”
“이런 망할.”
장호건의 이맛살이 구겨지며 거친 소리가 튀어나왔다.
신성전자는 일본에서 각종 정밀부품과 소재를 수입해 만든 완제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지금 이상으로 오르면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잠시 고민하던 장호건이 콧숨을 내뿜었다. 뭔가 중요한 결심을 했는지 눈에서는 독기까지 느껴지고 있었다.
“우리 쪽 여유자금에 내 개인 현금, 그리고 우리 애들 현금까지 엔고에 배팅해.”
“회, 회장님!”
이수한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엔고에 배팅하면 일본 재계와 척을 지게 되지 않는가? 이수한이 마른침을 삼켰지만 장호건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대세는 기울었어. 일본 놈들은 강한 놈한테 약하고 약한 놈한테 강해.”
이수한은 장호건이 뜻을 굽힐 생각이 없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회장님 현금이야 문제없지만 세 아이 모두 보유 현금이라고 해봐야 이삼십억 가량입니다. 추가자금을 동원하려면 주식담보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정부 눈치 안 보일 만큼만 은행에서 땡겨. 하연이 돈도 같이 끼워서 배팅해.”
이수한의 눈이 커졌다. 관리할 재산이 없어서 방치하다시피 했던 장하연을 끼워 넣으라니?
후계자를 정한 거냐고 이수한이 눈으로 묻고 있었지만 장호건 또한 그런 건 아니라는 뜻을 얼굴에 비치고 있었다.
장호건에게 신성그룹의 후계자는 나중에 결정할 일이었다. 아주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