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12th. 예상대로, 예상 밖으로 (2)
“걱정 마시오, 조 사장. 이 회장님께서도 사과기사 내고 해동그룹 미담 기사 내면 광고 넣겠다고 하셨소. 이제는 동양일보도 옛날의 영광을 되찾아야하지 않겠소? 하연이 기사도 잊지 말고 넣어주시오. 다음에 봅시다, 하하.”
전화기를 내려놓은 장호건은 비릿한 미소를 머금고 이수한에게 말했다.
“1등은 2등에게 기회를 안 주는 법이지. 3등이라면 모를까.”
“한양일보가 태현을 등에 업고 치고 올라오니 그나마 이빨이 센 동양일보와 접촉했을 수밖에요.”
서로를 마주보며 음침한 미소를 띠는 장호건과 이수한.
장호건은 이수한의 계획을 듣자마자 무릎을 탁 치고 이대수와 조형만에게 전화를 넣었다. 다행히 조형만이 황현성과 만나러 이동하던 중에 합의를 봐서 선수를 칠 수 있었다.
“그 양반이 협조해주길 다행이군. 같은 고향사람이라는 건가? 후후.”
이수한은 묵직하게 웃음소리를 흘리는 장호건을 보며 순간 흠칫했다. 늘 이대수를 ‘그 영감’이라고 불렀는데 ‘그 양반’이라니?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기류가 바뀌는 것 같았지만 재빨리 표정을 갈무리했다.
“이 회장님, 선대 회장님 때부터 고향에 대한 애착이 강한 분이 아닙니까? 하연이한테도 도움이 될 겁니다, 회장님.”
“그래야지. 다 내 자식들 잘 되라고 하는 일인데. 그건 그렇고 그 자식 통해서 흘린 건 어떻게 됐나?”
“잘 처리됐습니다. 고덕면이 평택항과 동떨어져서 아직은 입질이 안 들어올 테니 등본부터 몇 바퀴 돌리고 현지 주민들에게도 조금씩은 흘려야 할 겁니다.”
장호건은 이수한을 보면서 그처럼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
“이제야 내 사람들 주머니를 채워주겠군. 조형만한테 돈까지 뜯기면 볼 만하겠어, 흐흐.”
장호건은 처가 놈들이 너무하다고 지껄이든 말든 지금껏 가로챈 몫을 재분배할 작정이었다. 그룹을 재결합하지도 못했는데 내분이나 일으키는 것들은 신성그룹에서 나오는 건 10원 한 장도 가져갈 자격이 없으니 말이다.
“100퍼센트 살 겁니다. 멸치 털고 새우 잡는 놈들 명의로 돌리고 있으니 우리 쪽 임원들 ‘노후자금’이 들어갔다는 걸 의심할 틈도 없을 겁니다.”
이수한의 확답에 고개를 끄덕인 장호건은 곧바로 전화기를 들었다. 쥐새끼들의 골수를 털어내기 위해 필요한 또 한 사람이었다.
“예, 형님. 우리 쪽은 다 됐습니다. 본점 단속 철저히 하세요.”
[염려 놓으십시오, 회장님. 이 실장 얘기 듣고 계약 체결한 날 바로 처가 분들께 붙은 놈들 전부 제주도 고려호텔로 보냈습니다. 신언서판 모두 쓰레기 같았으니 처가 분들도 반발하지 못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형님. 옆에서 하연이 흔들리지 않게 잘 다독여주십시오. 다음에 또 연락하지요.”
장호건은 정창호에 대한 당부를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남은 건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자신의 딸과 친구의 아들이 견뎌주길 믿는 것뿐이었다.
***
며칠 뒤.
새벽 4시에 일어난 나와 박태진은 호구를 갖춰 입고 죽도를 든 채 정원에서 대련을 하고 있었다. 장하연도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출근준비를 하니 노는 처지라도 그녀처럼 하루를 일찍 시작하고 싶어서였다.
“타잇!”
“하앗!”
서로에게 들릴 만큼만 짧고 굵게 함성을 지르며 달려간 우리는 각자가 쥔 죽도를 부딪쳤다.
탁! 탁!
“하잇!”
박태진이 짧은 기합과 함께 내 머리를 내려쳤고···
“흐랴앗!”
나 또한 질 수 없어서 그대로 역허리를 치며 빠져나갔다.
그렇게 수십 합을 주고받으며 죽도를 부딪치거나 서로의 호구를 때리던 우리는 멀찍이 있는 서로를 보고 고개를 끄덕인 뒤 잔디밭 위에 무릎을 꿇었다.
두 손을 허벅지에 얹은 채 서로에게 목례를 하며 대련을 마치자 호면을 벗은 박태진이 숨을 고르며 내게 말했다.
“후우, 기량이 많이 올라왔군요. 어째 점점 부치는 것 같습니다, 하하.”
“형 따라가려면 아직도 멀었어요. 돌아가신 아버지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요.”
나도 호면을 벗으며 대답하고는 잔디밭에서 일어나 무릎에 묻은 물기를 털었다.
전생을 합쳐 30년 넘게 대련하며 패턴을 익혔건만 박태진은 새로운 패턴으로 나를 상대할 만큼 버거운 상대였다.
내가 아는 신성그룹도 그처럼 버겁겠지만 머리에 두른 두건을 풀고 머리칼 틈으로 손을 넣어 땀방울을 털며 걱정도 털어냈다.
두건으로 머리를 닦던 중 희미하게 툭 하는 소리가 들렸다.
“갔다 올게요.”
옆구리에 호면을 끼고 죽도를 쥔 채 내려간 나는 정원에 떨어진 신문 봉지를 주워서 집으로 들어갔다.
샤워를 마치고 내려온 나는 박태진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씨리얼 한 술을 뜨며 한 부씩 손에 쥔 동양일보를 봤다.
[H그룹과 S그룹의 특별한 계약.
H그룹은 S그룹에 백화점 컨설팅을 맡기는 과정에서 컨설팅을 맡은 장녀 J씨의 고려호텔 숙박비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일반 컨설팅업체 직원들이 의뢰를 받고 묵는 숙소 대비 고려호텔은···.]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기에 더 이상 볼 가치가 없던 신문을 접어서 옆에 있는 의자에 내려놨다.
어떤 경로인지는 몰라도 황현성은 계약서 정보를 입수해서 동양일보 조형만 사장에게 던져줬을 것이다.
조국일보 황현성은 한양일보가 치고 올라오는 걸 방관할 위인이 아니니 만만한 3등을 움직였을 터. 이번 기회에 한양일보와 동양일보를 싸움 붙일 생각까지 했을 것이다.
그래도 궁금했다.
모든 게 내 계획대로지만 껍데기만 철부지일 뿐 속알맹이는 닳고 닳은 내가 봐도 호락호락하게 당할 할아버지가 아닌데··· 저 위에서는 누구끼리 어떤 거래가 오갔을까?
***
해동그룹과 신성그룹을 헐뜯는 기사는 이태원의 이성민만 알고 있는 게 아니었다.
탁.
“형만이 이놈, 꽤 고역이겠구먼. 조 회장도 불편해하겠어.”
책상에 앉아있던 이대수가 오늘자 동양일보 신문을 내려놓고 말하자 고승주도 찻잔을 내려놨다.
“그럴 겁니다, 회장님. 동양일보 조 회장님 댁, 선대 회장님 때부터 상부상조하지 않았습니까? 장 회장 부탁으로 회장님께서 승낙하셨다는 걸 들었어도 껄끄러워 하실 겁니다.”
신문기사를 본 건 고승주도 마찬가지. 그럼에도 차분하게 말하는 건 이번 일에 해동그룹도 손을 보탰기 때문이었다.
“형님 말이 맞습니다, 아버지. 할아버님 때부터 동향이라고 서로 도와오지 않았습니까? 기업공개촉진법 때도 물산과 종금을 상장시키지 않은 건 동양일보 도움이 컸었는데···.”
고승주의 맞은편에 있던 이명진도 찝찝해하긴 마찬가지였다. 공식석상에서는 데면데면해도 해동그룹과 동양일보는 재계 누구도 모르는 밀월관계가 아닌가?
“주고받는 만큼 서로 도와야지. 이번 일 잘 매듭짓고 더 밀어주면 돼. 너나 형만이나 자식농사는 잘 지었다고 소문이 자자하니 애들 대학 보내면 잘해봐, 흐흐.”
이대수가 낮게 웃자 이명진도 미소를 띠었다.
“그렇다고 억지로 선을 보게 할 수는 없죠, 아버지. 물 흘러가듯이 만나게 해주고 서로 좋다고 하면 그때 상견례를 할까합니다, 하하.”
껄껄 웃던 이명진은 갑자기 웃음을 멈췄다. 자신의 아이들은 자신과 와이프가 돌보면 되지만 걸리는 아이, 아니 아이‘들’이 있어서였다.
“두 아이가 걱정입니다. 성민이야 이 일을 꾸몄으니 각오했을 거라 쳐도 조카며느리 될 아이가 상처받지 않으면 좋겠는데···.”
이라크 공사현장 때 형과 했던 약속을 평생의 약속으로 여기고 있기에 이명진은 내심 걱정되는 듯 말끝을 흐렸다. 하나 남은 아들을 이해하는지 이대수도 담담하게 말했다.
“모든 건 본연의 품성대로 가는 거다. 그 아이 사진을 봤는데 눈이 옹골찬 게 보통 심지가 굳은 게 아닐 게야. 믿고 지켜 보거라. 가서들 일 봐.”
이대수는 그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을 회사로 보낸 뒤, 응접실에 올라가서 전화기를 들었다.
“장손, 태진이하고 삼청동으로 넘어오너라.”
***
삼청동으로 들어온 우리는 응접실에서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아저씨 부탁을 받아주신 거였군요, 할아버지.”
“아침 기사를 보고 동양일보가 왜 이리 공격적으로 나오나 했습니다, 회장님. 장 회장님 손을 잡아주셨을 줄은···.”
예상은 했지만 할아버지와 장호건이 손잡고 동양일보를 끌어들여 조국일보를 족치려 할 줄은 몰랐다. 그래도 150억 손해 입히고 끝낼 장호건, 이수한이 아닌데 무슨 생각일까?
적잖이 놀란 박태진, 그와 달리 두 사람의 속내를 짚던 나를 보며 할아버지가 말했다.
“네 증조부님과 조 회장 선친은 동경대 유학 때 만난 고향 친구셨다. 아버님께서는 학교를 마치고 돌아가면 대학과 신문사를 세우겠다던 그 분을 돕겠다고 약속하셨지.”
믿을 수가 없었다. 동양일보가 증조부님 친구가 세운 회사였다니? 내 기억의 동양일보는 조형만이 자기 딸을 장민재와 결혼시키고부터 조국일보 2중대가 된 언론사였는데···.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흐름을 끊을 수 없어서 꾹 참고 옛날이야기를 들었다.
“아버님은 그 약속을 지키셨다. 졸업 후 귀국해서 만석전답을 팔고 조 회장 선친에게 종자돈을 건네줬지. 나머지로는 해동물산을 세워 고 씨 가문이 세운 학교 학생들을 쓰거나 동양일보에 광고를 내셨어.”
그 뒤로도 해동물산 전주 제지공장이 동양일보에 신문용지를 대려고 세워졌다거나 한때 광고가 빠졌던 동양일보 지면을 채운 국민광고의 4할이 우리 집안 사채자금으로 깔렸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으니 국사 교과서 몇 군데를 고쳐야 할 것 같았다.
박태진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듯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는 내키지 않는 사실 때문에 물어볼 게 있었다.
“가끔씩 우리 집안에 날 선 기사 썼던데··· 언짢지 않으셨어요?”
아버지가 날 끼고 신문을 보곤 해서 기억을 더듬고 물었지만 할아버지는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저었다.
“두 집안이 짜고 친 연극이었다.”
“네?”
“제대로 된 기자들이 동양일보에 둥지 틀게 하려고 한 거였어. 확실한 증거만 가져오면 무조건 기사를 쓰게 해줬으니 얼마나 좋아했겠느냐?”
그러고 보니 동양일보는 언론 높은 공신력과 소신 있는 기사로 인정받던 신문이었다. 하지만 대대로 일군 가업에 흠집을 내는 일을 도와줬다니 할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의아해하는 나를 보며 할아버지가 겸연쩍은 표정을 띠었다. 그 얼굴은 마치 사춘기 소년처럼 보였다.
“이 할애비 원래 꿈이 기자였어, 인석아. 지금은 때 묻은 시커먼 늙은이가 됐다만 다른 놈들이 내가 못한 거 원 없이 하는 거 보면서 만족한 게야, 으허허.”
“아하하···.”
할아버지가 왜 ‘재계의 기인’이라 불리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늘 강하고 현명한 사업가처럼 보이지만 당신 내면을 모르면 남들은 이해 못할 당신만의 주관 때문이 아닐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분이니 다들 할아버지를 쉽게 못 봤을 것이다.
방 안을 채우던 웃음소리가 잦아들었고 할아버지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군바리 놈들 때문에 망가졌다만 이번 기회에 동양일보가 다시 일어서는 걸 도와주는 것도 좋겠지. 성향이 바뀌었어도 곡학아세하지는 않을 테고 신뢰를 쌓다보면 조국일보가 우리 집안 돈을 노리고 겨눌 칼도 막아줄 만치는 클 게다.”
언제 그랬냐는 듯 할아버지는 냉철한 사업가로 돌아왔다. 나 또한 사업가의 장손으로서 입을 열었다.
“견제와 균형을 만들겠다는 말씀이시죠? 삼국지처럼요.”
현재 대한민국 신문사는 조국일보, 한양일보, 동양일보 세 곳만이 독보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그 중 가장 약한 동양일보를 우리 집안이 밀어주면 2강 1약에서 2강 1중으로 만드는 건 시간문제였다.
“고 녀석 참. 네 말마따나 우리가 동양일보를 밀면 적어도 촉한은 될 게다. 오장원을 넘어 북벌을 완성하면 더할 나위없겠지, 으허허.”
껄껄 웃던 할아버지가 웃음을 멈추고 입을 얇게 벌렸다. 아차 싶은 표정이 말할 게 있는 것 같았다.
“성민이 넌 하연이 그 아이 잘 다독여줘. 할애비가 봐도 심지가 굳게 보인다만 이럴 때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점수 한 번 더 따는 게야. 알겠느냐?”
“네, 할아버지. 만들어주신 기회, 감사히 쓰겠습니다.”
“오냐, 허허.”
할아버지도 장하연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고마워요, 할아버지.
***
이번 생엔 효손 노릇 제대로 할 생각이었기에 점심을 먹고 삼청동을 나온 나는 박태진과 함께 장하연을 픽업하고 압구정 태현백화점 식당가에 들어와 있었다.
“성민아, 오늘 기사 봤어?”
“동양일보?”
맞은편에 앉은 장하연은 거무죽죽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서 정보가 샜는지 모르겠어. 분명히 비서실에서도 쉬쉬했다는데. 회장님··· 화 많이 나셨어?”
“그렇지 않아도 아침에 할아버지 뵙고 말씀드렸어.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그랬더니 알았다고 하시던데?”
나를 보던 장하연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정말?”
“나, 우리 할아버지 장손이잖아. 강남터미널 때문에 두 집이 거래한 거 그룹 내부에서도 좋아해서 봐준다고 하셨어.”
할아버지께서는 연애 코칭을 마친 뒤에 강남터미널 건으로 거래한 패키지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익을 가져다줬는지 알려줬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얘기를 들려주던 할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리면 장하연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마냥 당기기만 하면 넘어지거나 지치는 법. 조금은 밀어내듯 그녀에게 말했다.
“대신에 누나 도와서 백화점 컨설팅 잘 해오라고 하셨어. 우리, 진짜 열심히 해야 해.”
장하연은 잠시 풀어져 있던 눈빛을 바로 잡고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좋게 봐주셨는데 열심히, 잘해야지. 그래서 말인데···.”
장하연은 버킨백에서 서류와 캠코더를 꺼냈다.
“여기서 찍으려고?”
“응. 현장 답사 끝나면 호텔 방에서도 일하는 거 쭉 찍어뒀어.”
그녀의 준비성에 감탄을 숨길 수 없었다. 실시간 증거물까지 만들어놨으니 돈을 먹이고 방송사에 쫙 뿌리면 반격하기 딱 좋을 것이다.
“매장별로 넣을 브랜드 짜봤어. 한 번 봐봐.”
“와아··· 좋은데?”
서류를 받아서 표지를 넘긴 나는 내심 놀랐다. 나처럼 미적 감각이 문외한인 인간도 장하연에게 선물해주고 싶을 만큼 혹할 만한 물건들이었다.
나만 그런가 싶어서 박태진에게 건네줬지만 그의 반응도 똑같았다.
“여성 상품 구성은 잘 모르겠지만 남성 상품은 저조차도 매대 앞에 묶일 것 같습니다. 유통 기획실이나 일선 점포 담당자들 의견도 들어봐야겠지만 점포 입지에 따른 유동인구, 객층 연령, 소득수준에 맞춰 다듬으면 될 것 같군요.”
“고마워요, 선배님.”
박태진을 보며 싱긋 웃던 장하연은 가방 안에서 울리는 벨소리를 듣고 핸드폰을 꺼냈다.
“네, 고려호텔 장하여··· 네, 아버지. 지금 성민이랑 박 차장님하고 태현백화점 본점 왔어요. 네. 성민이가 회장님 진정시켜드려서 괜찮아요. 컨설팅만 잘 해가면 될 거 같아요. 안 그러셔도 되는데··· 고마워요.”
“아저씨야?”
통화를 끊은 장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께서 어떻게든 이번 일 덮어주겠다고 하셨어. 너하고 열심히 잘 해보라고 했으니까 좀 더 돌아보자.”
장하연의 얼굴에서 그늘도 걷어냈고, 장인어른한테 연막 치는 것도 성공한 것 같다. 이 양반들, 우리 집안이 만들어준 '쥐덫'으로 쥐새끼들 잘 잡을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