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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재벌 사위로 살겠다-5화 (5/229)

5화. 2nd. 새로 꿰는 단추 (3)

박태진이 이성민에게 몇 대 남지 않은 자동차 중 가장 익숙한 아도자동차 1호 세단을 타고 이대수의 저택으로 향할 무렵, 장하연은 자신의 일터인 고려호텔에 도착했다.

“안녕하십니까, 부장님.”

“안녕하십니까, 부장님.”

운전석에서 내린 장하연이 도어맨에게 열쇠를 맡기고 입구로 들어서자 지배인의 인사를 시작으로 여러 명의 직원들이 장하연에게 깍듯하게 인사했다. 그 모습을 보고는 주변을 지나던 다른 호텔리어들도 장하연을 뒤늦게 알아보고 똑같이 고개를 숙였다.

말이 부장이지 ‘부’, ‘장’ 사이에서 ‘회’가 빠졌다는 장하연이 아닌가? 그녀가 고려호텔에 입사할 때 장호건이 3개월 간 고려호텔 최고급 스위트룸에 집무실을 마련하고 일을 보면서 돌봐준 일 때문에.

“네. 별일 없었죠?”

장하연은 우아하게 들어 보인 손과 함께 인사를 건네며 사무실로 들어왔다. 이탈리아 장인이 정성껏 만든 마호가니 의자에 앉은 그녀가 생각에 잠겼다.

‘차를 판다고 하니까 맘이 놓이긴 한데···. 정말 믿어도 되는 걸까?’

머릿속에서 자꾸만 떠나지 않는 이성민의 얼굴···. 앞에 있는 책상에 쌓인 서류를 펼쳐도 일이 손에 안 잡힐 것 같았다.

평소와 달리 딴생각에 잠겨 있던 장하연의 귀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요.”

장하연이 문을 향해 외치자 반백의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빗어 넘긴 남자가 서류를 들고 들어왔다.

“대표님?”

장하연은 토끼 눈을 한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려호텔의 대표이자 아버지의 첫 비서실장이었던 정창호가 아닌가?

“호텔 로비에 어떤 작품을 걸지 상의하려고 들렀는데 이제야 들어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부장님.”

“편하게 말씀하세요, 대표님. 이 나이에 부장 단 것도 부담되는데···”

“어이쿠, 그래도 부장님께 어떻게 감히.”

정창호 고려호텔 대표가 엄살을 부리자 장하연이 샐쭉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대표님도 참, 자꾸 그러시니까 직원들이 절 더 어려워하잖아요. 말씀 편하게 하세요. 여기서는 제가 아랫사람인걸요.”

장하연의 말에 그제야 정창호가 얼굴을 풀었다. 주식회사 고려호텔의 대표이사이고 장하연의 후견인이라도 감히 장 씨 집안의 선을 넘는 게 쉽지 않아서 올해로 3년째나 너스레를 떠는 것이었다.

“마실 것 좀 드릴까요?”

“홍차로 부탁하마, 하하.”

정창호가 맞은편에 편히 앉으며 말하자 장하연은 한결 부드러운 미소를 띠었다.

“얼마 전에 해동백화점에서 골든팁스 판다고 해서 사왔는데 딱 고르셨네요?”

“해동백화점? 신세기도 있는데 왜 거기로 간 거냐?”

왜 굳이 남의 집까지 가서 물건 팔아주냐는 핀잔에 장하연이 샐쭉하게 대답했다.

“아버지하고 고모님 싸우고 있는데 거기서 팔아줄 수는 없잖아요. 고모님 쪽에서 물건 팔아주는 것도 좋아서 하는 게 아닌데. 조금만 기다리세요, 아저씨.”

장하연은 찻주전자에 홍차 잎과 뜨거운 물을 붓고 그 사이에 미리 데워둔 찻잔 두 개를 쟁반에 가져왔다.

“맛있게 드세요, 아저씨.”

“귀한 차인데 잘 마셔야지, 허허.”

홍차를 한 모금 들이켠 정창호가 빙긋 웃었다. 풍부한 과일 향기에 달콤한 맛이 그의 코와 입을 즐겁게 해줬다.

“맛이 참 좋구나. 헌데, 어딜 다녀온 거냐?”

“서울대 병원이요.”

“서울대 병원? 거긴 왜?”

“성민이 눈 떴다고 선배님한테서 들어서 가봤어요. 그런데···.”

장하연이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자 정창호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연이는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구나. 박태진 그 친구, 그 집안에서 보통 고용인이 아닌데···.”

“그러게요. 핏줄만 빼면 저보다 더 나은 사람인데.”

장하연 앞에서 길게 끌 이야기가 아니었기에 정창호는 잠시 숨을 가다듬고 포커스를 돌렸다.

“그래, 성민 군이 죽을 고비를 넘겨서인지 많이 바뀐 것 같구나. 그리 아끼던 자동차를 이 회장님께 넘기겠다면 보통 크게 바뀐 게 아니야. 우리 회장님이나 그 친구 부친 손을 탄 차가 아니냐?”

“그런 것 같아요. 선배님도 앞으로는 성민이를 남자로 봐주고 자주 봤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박 차장 말이 백번 맞다. 진전을 더 보려면 그리 해야 할 게야. 원한다면 퇴원하기 전까진 숙직에서 빼주마, 허허.”

“아저씨도 참···. 자꾸 놀리시기예요?”

자꾸 이성민과 엮어주는 분위기에 장하연은 내심 좋으면서도 부끄러웠는지 정창호가 가져온 작품 리스트로 시선을 옮겼다.

***

장하연이 정창호와 함께 이성민과의 청춘사업을 두고 분홍빛 정담을 나눌 때, 삼청동 산자락 밑 이대수 회장의 저택 서재에서는 언제나 그렇듯 사업이야기가 오고가고 있었다.

“얼마나 필요하다고?”

“차명계좌 이천억 원입니다, 회장님. 신성 쪽 아도자동차 주식 매수만 막고 나면 원금에 15퍼센트 더 얹어서 돌려드리겠습니다.”

“합이 이천삼백억이구먼. 흐음···.”

책상 앞에 앉은 은회색 머리의 노인이 침음성을 흘리며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들길수록 소파에 앉은 중년 남성의 입은 바짝바짝 말라붙고 있었다.

“담보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남자는 옆에 둔 가방에서 서류봉투를 꺼내 노인의 책상에 올려놨다.

“저를 비롯한 임원들의 아도자동차 지분과 본사 사옥입니다.”

소파에 도로 앉은 남자는 부리부리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노인이 야속하기만 했다.

20년 넘게 왕래했는데도, 아도자동차가 푸조와 제휴해서 만든 대형세단 1호차를 선물로 줬는데도, 본인이 싫어하는 신성그룹의 사업을 막는 일인데도 깐깐하게 굴다니!

노인은 얼굴이 거무죽죽하게 변하는 남자를 보며 피식 웃었다.

“금 회장아.”

“예, 회장님.”

“담보가 부족해. 더 얹어봐.”

금석호 아도자동차 회장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지금껏 동지들과 함께 모아온 비자금을 내놓으라는 걸까, 개인재산을 내놓으라는 걸까? 울화통이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저 장대한 기골의 노인이 말 한마디로 명동에 돌아다니는 수천억, 아니 조 단위의 현금을 움직이는 해동그룹 2대 회장이고 ‘재계의 기인(奇人)’, ‘재계의 마당발’인 이대수이기에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이대수는 금석호를 보며 느물느물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천억 줄 테니까 나한테 여섯 점 깔아주고 바둑이나 한 판 둬. 오늘은 바쁘니 다음에 두도록 하지.”

“예?”

거절당한 줄 알고 금석호가 깜짝 놀라자 이대수가 겸연쩍은 미소를 띠었다.

“자네한테 트럼프나 화투는 진 적이 없는데 바둑만 뒀다 하면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잖나? 것만 더 얹으면 처리해줌세.”

“회장님···.”

금석호의 입에서 허탈한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이대수의 얼굴이 굳었다.

“뭔가, 그 목소리는? 싫은가?”

“그런 뜻이 아닙니다, 회장님! 바둑돌 몇 점이야 얼마든지 내드릴 수 있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금석호가 목소리를 높이며 말을 끊자 이대수의 얼굴이 도로 풀어졌다. 짓궂게까지 보이는 그의 미소는 허둥지둥하는 금석호의 모습을 즐기는 것 같았다.

“여섯 점이나 깔고 두려면 제값은 쳐줘야지? 하겠나, 안 하겠나?”

“여부가 있겠습니까! 백번 천 번이라도 해야지요! 감사합니다, 회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거절하면 임원들에게 욕먹고 끝날 제안이 아니었기에 금석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경영권 방어에 필요할 급전 이천억 원이 걸린 일에 돌 몇 점이 대수인가?

이대수는 금석호를 보며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지간히 급했나 보군. 어여 도장 찍고 돌아가 보게. 도착할 때쯤이면 처리돼있을 걸세.”

금석호는 믿을 수가 없어서 연신 허리를 숙였다. 평소와 달리 이대수가 번개처럼 돈을 빌려주니 쩍쩍 말라붙은 논에 장대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금석호를 내보낸 뒤, 이대수는 잠깐 숨을 돌리고 등받이에 머리를 기댔다.

“장손이라는 놈이···.”

자동차에 환장해서 병원신세를 진 게 못마땅했는지 이대수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장남 내외가 가기 전까지만 해도 착실했던 놈이 반쯤 폐인이 됐으니 마음이 불편했다.

이맛살을 구기던 그는 노크 소리를 듣고 표정을 가다듬었다. 해동그룹 회장이 타인에게 감정을 드러내는 건 사치가 아닌가?

“들어와.”

이대수가 문을 향해 소리치자 집사장이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박태진 차장이 들어와서는 주인어른을 뵙길 청했습니다.”

“뭐라? 태진이 그 아이가 왜?”

“성민 도련님 일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 편지에 적혀 있습니다.”

늘 차분하고 진중한 박태진이다. 접객이 끝나는 대로 가겠다고 했건만 뭐가 급해서 예까지 왔는지 이대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줘보게.”

“예.”

석연치 않았지만 이대수는 건네받은 편지봉투에서 편지지를 꺼냈다.

“이 녀석···!”

편지지를 읽은 이대수는 체통도 잊은 채 탄성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편지에는 이성민이 스포츠카를 반납하겠다는 소식이 아주 간결하게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 의미의 무게는 편지지의 무게와 비교할 수 없었다.

자신을 위해 뜻을 꺾고 경영학과에 들어가서 고마웠고, 갓 성년이 되고 나서 부모를 잃어 가여웠고, 슬픔을 못 이겨 방황해서 안타까웠던 장손이다.

그런 장손이 이제는 부모의 추억이 남은 자동차까지 포기하겠다니 일을 마치고 갈 만큼 뻔뻔할 수가 없었다.

“집사장! 차 대기시키게. 성민이한테 가봐야겠네!”

이대수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자 집사장이 말을 더듬었다.

“그, 그럼··· 기다리는 손님들은 어떻게 할까요?”

“아, 그놈들이야 한 상 푸짐하게 내주고 적당히 둘러대. 지금 그놈들이 대수인가?”

그길로 본채를 나온 이대수는 박태진, 그리고 운전사와 함께 독일 세단 대신에 박태진이 끌고 온 아도자동차 세단에 몸을 싣고 병원으로 향했다.

“하늘이 도우셨나. 우리 장손이 눈뜨자마자 바뀐 게 믿기지가 않는구나.”

“회장님 장손이잖습니까. 쉽게 쓰러질 아이도 아니고 우둔하지도 않습니다.”

“그렇지. 이 지경이 됐는데도 안 바뀌었으면 내 손으로 요절냈을 것이야, 으허허.”

자신의 후계자가 될 수도 있는 장손이기에 이대수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

침대에 누워있던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진짜 돌아온 건가···.’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다. 연어도 아니고 죽음의 강을 건너서 과거로 돌아오다니.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 상황에 대해 고민하던 중 노크 소리가 들렸다.

“네.”

[박태진입니다, 도련님.]

“들어오세요, 형.”

몸을 일으켜 세운 내게 의외지만 익숙한 인물이 눈에 띄었다.

칠순 노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장대한 기골.

풍성한 은회색 머리카락과 우뚝한 콧대.

삼청동 호랑이라고 불리는······.

“하, 할아버지?”

나는 말을 제대로 내뱉지도 못하고 눈만 뻐끔거렸다.

“사내자식이 이리 골골거려서 어따 써먹누? 에잉, 쯧쯧.”

할아버지가 투박한 말을 던지며 혀를 끌끌 찼다.

중후한 목소리.

눈살을 찌푸린 채 날 보며 혀를 차는 특유의 모습.

옆에서 보면 과하다 싶은 잔소리가 계속 되었지만 그마저도 내겐 너무 그리웠던 모습이었다.

예전에는 저 모습이 야속했지만 죽음의 강을 건너 돌아온 지금 보니 눈물이 절로 나왔다.

“···할아버지!”

“왜, 왜 그러느냐, 성민아? 뭔 일 있는 게야?”

할아버지는 뭐라고 잔소리를 더 하려고 하다가 목 놓아 우는 나를 보고는 급 표정을 바꾼 채 다가와서 내 볼에 손을 댔다.

“사내자식이 뭐가 그리 서러워서 눈물 콧물 질질 짜누?”

툭툭 던지듯 말해도 할아버지는 어느새 크고 넓은 엄지로 내 눈의 눈물을 닦아주고는 주머니에서 꺼낸 실크 손수건으로 내 코 밑을 닦아주고 있었다.

“병원장, 이놈 어디 잘못된 건 아니지? 다른 데도 다른 데지만 머리 쪽 말이야.”

“일시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일 겁니다, 회장님.”

회장님이 떴다는 말을 듣자마자 소식을 듣고는 허겁지겁 뒤따라 들어온 의사 양반이 겁먹은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소견을 내놓자 할아버지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외상 후 스트레스?”

목소리까지 높아지자 의사 양반은 마른침을 삼키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의식을 회복한 환자들 중 일시적으로 성민 군 같은 증세를 보이곤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으니 심려치 마십시오, 회장님.”

앞에서는 울고 불며 눈물 콧물까지 질질 짜는 나 때문에 병원장은 손수건으로 자신의 이마를 훔치며 최대한 침착하게 해명하려 애썼다.

“흐음···.”

병원장의 해명이 끝나자 할아버지의 입에서 흘러나오던 침음성이 멈췄다.

“우리 장손 티끌하나 잘 못 되면 기부금도 끝인 줄 알아. 무슨 말인지 알지?”

“물론입니다, 회장님. 여부가 있겠습니까.”

기부금 때문인지, 아니면 참된 의사인지 알 도리는 없겠지만 의사 양반이 재빨리 대답했다.

“태진이 너도 잘 챙겨 먹고 푹 자. 저놈 챙겨주는 것도 좋지만 너 상하는 꼴도 못 본다.”

“예, 회장님.”

두 사람에게 무뚝뚝하게 말한 할아버지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할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한참을 나를 보다가 한숨을 쉬고는 발길을 돌렸다.

“할애비는 가보마. 자동차는 내일 박 차장이 고 실장하고 만나서 처리할 게다. 퇴원하면 삼청동으로 건너와.”

할아버지는 용건만 간단히 말했다. 집안의 장손인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자동차 레이스를 하다 이 지경이 된 걸 생각하면 고운 말이 안 나올 텐데, 욕이 안 나온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예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재계의 음지와 양지 모두를 아우르는 해동그룹의 총수라는 무게 때문에 늘 강하고 침착해보여야 했으니 얼마나 고독했을까.

그렇게 늘 강해야 했던 분을 장수연과 결혼해서 화병으로 돌아가시게 했으니 나처럼 혁신적인 불효손도 없을 것이다. 워낙 강골이라 구순 넘게 살았을 거라고 이름난 의사들이 말했었는데···.

“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작게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 병실을 나갔다. 저 쿨내 나다 못해 싸늘한 모습을 보니 이게 현실이긴 한 것 같다.

할아버지를 배웅하고 온 박태진이 병상에 누운 내 얼굴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봤다.

“괜찮으십니까, 도련님?”

“네···.”

“회장님께 너무 서운해하지 마십시오. 다 도련님 잘되라고 그러시는 겁니다.”

좋은 말로 위로해주는 박태진을 보며 난 미소를 띠었다.

“알아요, 형. 할아버지, 우리 집안 가장이기 전에 해동그룹 회장님이고 명동 식구들 책임지는 분이시잖아요.”

이제는 할아버지를 이해하기에, 이제는 저 강인함을 배워야 하기에, 아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짊어진 무게를 나누어 져야 할 때다.

앞으로는 할아버지는 놀랄 일만 있으면 된다.

내가 쉴 새 없이 할아버지가 놀랄 소심한 복수(?)를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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