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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웅 삼국지 - 원소 셋째 아들 천하를 품다-246화 (246/253)

# 246

제246장. 기싸움.

원매는 법안이 하달되기 전에 각도호부에 비상령을 하달했다. 그후, 전예의 지휘하에 각 군, 현으로 법안이 하달 공포되었다.

지방의 호족들은 술렁거렸다. 그들은 최근의 난세를 통하여 이룬 부를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 결국에는 자신들에게 피해가 올 것이라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었다.

원매는 곧바로 두번째 조치를 내렸다.

기존 한황실의 재산은 기황실의 재산이므로, 이를 무단 점거하고 있으면 내 놓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 법안은 명분이 확실했기에 어느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엄청난 한황실의 재산을 기황실로 돌리고, 유장, 유비, 손권, 조조, 유표, 이각등이 가지고 있던 광대한 옛영토도 기황실로 돌려졌다.

인근의 호족들이 이 토지를 이용하여 은근슬쩍 농사를 지으며 부를 축적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막아버린 것이다.

두번째 법안에 대해서는 불만이 있어도 조용했지만, 유산분배에 대해서는 불만이 높게 치솟았다. 그리고 결국 터졌다.

기주. 발해군. 동광현.

원소가 최초로 힘을 키운 이곳은 넓은 평야와 거부가 많은 곳으로 유명했다.

맹광.

기冀의 창업공신인 맹대의 형으로써 동광현 최고의 갑부였다. 나이가 많았던 그가 별세하면서 재산을 장남 맹용에게 모두 물려준 것이다. 차남 맹굉, 삼남 맹저는 강하게 반발했다.

법이 바뀌었기에 땅을 물려받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따졌다가 흠씬 두들겨 맞은 것이다. 맹굉과 맹저는 고발하기위해 동광현령을 찾았고, 맹용이 장정들을 이끌고 곧장 쫓아왔다.

현령은 맹굉, 맹저에게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알겠네. 내가 잘 처리 해줄 테니 돌아가있게."

그들은 뭔가 불안했지만, 현령을 믿고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불안은 곧 현실로 바뀌었다. 추적해 온 맹용에게 붙잡힌 것이다.

"이 쳐죽일 놈아! 감히 아버님의 유명을 업신여기는 것이냐?"

맹용에 서슬퍼런 위세에 맹굉과 맹저는 벌벌 떨며 엎드렸다.

"폐...폐하께서 유산분배를 명하셨지 않습니까? 그래서 ..."

"이 자식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려? 여봐라! 매우 쳐라!"

"아이고. 형님- 잘못했소. 살려주시오!"

심각한 상황을 인지한 맹굉, 맹저가 싹싹 빌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매타작이었다. 아직까지 황제인 원매의 힘이 구석구석까지 미치지 못했기에 사실상 호족은 지방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이제 맹용의 말이 법인 것이다.

맹용은 그들을 두드려 패고는 자신의 처소로 끌고갔다. 그리 조용하게 넘어갈 것같았던 맹가의 유산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둘째 맹굉, 세째 맹저가 삼엄한 감시를 받으며 모처에 갇힌 가운데, 넷째 맹호는 고민에 빠졌다. 새로운 법령은 유산은 첫째, 둘째, 셋째에게까지 분배했는데, 만약 황제의 명을 거역한 첫째가 잘못되면 자신에게 유산이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제길 어차피 이판 사판이다. 평생을 맹용의 눈치나보며 빌빌거리며 사느니, 한번 알아나 보자."

이제 16이었던 그는 야반도주했고, 동광현으로 달려갔다. 맹굉, 맹저가 그곳의 현령을 찾아갔다가 실패했는데, 맹호는 현령이 아닌 기주도호부 소속 군영을 찾았다. 이곳에는 열명의 군인이 있었지만, 기주도호부소속이었기에 누구도 건들지 못했다.

수장인 여종은 재빨리 맹호를 보호했고, 전예에게 전령을 보냈다.

맹용은 맹호가 없어진 것을 깨닫고는 찾아나섰다. 그들은 수소문 끝에 군영에 있는 것을 알아냈다.

"맹호를 돌려주시오. 그놈은 평소에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놈이오. 내가 데려가서 엄히 교육시키겠소."

맹용이 나름 예의를 갖추며 요구했지만, 여종은 단칼에 거절했다.

"그건 아니되오. 이미 전도독께 보고했소이다. 모든 것은 그분의 판단에 따를 것이오."

일이 커졌다. 맹용은 당황했다.

"아니 저런 어린애 말을 믿고 일을 이리 키운단 말입니까?"

"돌아가시오. 차후 그대가 필요하다면 부르겠소이다."

꼴랑 9명을 데리고 있는 여종이 아니꼬웠다. 말단인 십장 주제에. 하지만, 그 무시무시한 전예의 직속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다시 말하겠소. 이것은 맹가의 일입니다. 돌려주시오. 가문의 일은 사적인 것인데, 어찌 국가가 관여한단 말입니까?"

더욱 정중하게 요구했지만, 여종의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안됩니다. 보고를 한 이상 이제는 전도독이 판단하실 것입니다."

어쩌지를 못하고 맹용은 돌아섰다. 돌아가는 그의 마음은 심란했다.

'그래 저들이 오면 실수했다고 하면된다. 분명히 한번은 경고로 그친다고 했어. 경고를 한다는 것은 우리 호족과 척을 지지 않겠다는 뜻이야. 내가 왜 그걸 몰랐을까? 흐흐흐-'

맹용은 첫번째 경고의 의미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 사실 이당시는 황제의 명을 어기면 첫번째는 봐주고 이런 것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4일 후에 전령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전예는 관평과 기병 2백을 보냈다. 관평이 동광현에 도착한 것은 사건이 발생한 지 8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는 여종을 앞세워 맹용을 찾았다.

"관장군. 죄송합니다. 제가 잘 몰라 실수를 했습니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맹용이 사죄하자, 관평은 부드럽게 달랬다.

"그래요. 저도 입장이 참 곤란합니다. 처음은 경고니 앞으로 10일이내에 유산을 분배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참."

관평은 바로 말머리를 돌렸다. 10일 후에 확인하러 온다는 말도 없었고, 그의 얼굴은 귀찮은 표정이 역력했다.

"저 맹호는 어찌 되었습니까?"

"거짓말을 하는 것같아서 제가 혼을 내고 돌려보내겠습니다. 넷째 주제에 감히 이런짓을 벌이는게 말이나 됩니까?"

"그럼요. 역시 관장군이십니다."

"그럼."

관평은 곧바로 돌아갔다. 그는 동광현을 지나 수현까지 이동한 후에, 그곳에 머물렀다. 정확하게 열흘이 지나자 관평은 기병 2백을 이끌고 맹용을 찾았다.

다시 찾아온 관평을 보며 맹용은 어리둥절했다.

"뭐 잊어버린 것이라도 있습니까?"

"맹굉, 맹저를 데려오시오. 유산분배를 확인하러 왔소이다."

단호한 관평의 표정을 보며 맹용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관평의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설마 황명을 어긴 것은 아니겠지요? 반각(7분)의 시간을 주겠소. 그때도 둘을 데려오지 않는다면 내가 기병 2백을 맹가를 뒤져 찾아내겠소. 어쩌겠소?"

"왜.... 왜 이러십니까?"

부드럽던 아니 귀찮아하던 관평이 돌연 태도를 바꾸어 엄정하게 나오니 맹용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네 이놈! 나는 황명을 집행하기위해서 왔느니라! 당장 맹굉, 맹저를 데려오거라!"

살기등등한 관평의 엄포에 결국 장정들이 맹굉, 맹저를 데려왔다. 그들은 그간의 고생을 대변하듯 까칠게 변해 있었다. 관평이 매섭게 그들을 다그치더니 대노해서 소리쳤다.

"맹용 네 이놈! 어째서 황명을 거역한 것이냐? 분명히 첫번째는 경고지만, 열흘이내로 분배하라고 하였거늘! 여봐라! 맹용을 끌어내서 참수하라!"

"예. 장군."

기병들이 맹용을 끌고 나오자, 사색이 된 맹용이 고래고래 소릴 질렀다.

"뭣들 하느냐? 당장 이놈들을 쳐라! 어서!"

"어느 놈이 감히 황명을 거역하느냐!"

관평이 다시 소리를 지르자, 주변은 조용해졌다. 장정들이 얼어붙은 가운데, 맹용의 목이 잘렸다. 관평은 맹씨들을 모조리 불렀다.

"잘 들어라! 맹용은 황명을 거역했기에 처형했다. 누구든지 황명을 거역한다면 참형에 처할 것이니 그리 알거라. 또한, 유산을 재분배한다. 맹용이 받기로 했던 유산은 넷째인 맹호에게 상속된다. 맹호는 그외의 형제들이 힘들어하면 네가 도와주거라. 알겠느냐?"

"예. 장군."

관평은 다시 여종에게 눈을 돌렸다.

"내가 이곳에 백기를 남겨둘 것이니, 정확하게 진행되는지를 철저히 확인하라. 또 거역하는 놈들이 있다면 지체말고 보고하라. 모조리 멱을 따주마!"

"예. 장군."

관평의 신속한 일처리로 맹가의 상황은 정리되었다. 관평은 여종을 남겨두고, 수현으로 물러갔지만, 조금이라도 서툰 짓을 한다면 맹가를 멸문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미 전예로부터 시범타로 한 놈이 걸리면 끝장을 낼 것을 주문받았기 때문이었다.

맹가의 소문은 빠르게 발해군내로 퍼져갔고, 얼마 안가 맹대의 귀에도 들어갔다. 맹대가 전예를 찾아 따지러 갔을 때, 원매는 재빠르게 유산재분배 법안을 보완하여 다시 각 군, 현에 명령을 내렸다.

-첫째 50, 둘째 30, 세째 20은 변함없었지만, 나머지 형제들에게는 재물을 나누어주고,첫째가 돌보는 사항이 추가되었다.

-가족중 누구라도 잘못된 유산분배가 있어서 고변한다면 그에게 유산을 줄 것임을 명시했다. 이는 서자에게도 해당되었다. 또한, 정실부인에게 아들이 부족한 경우 나머지는 서자에게 돌아가도록 조치했다. 서자까지 합해서 아들이 부족하면 딸에게 분배되었다.

이같은 명령을 하달하면서 동시에 맹용을 처벌한 내용을 전파했다.

이후로 지방호족들은 묘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내부의 적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몰린 것이다. 이제 누구라도 고변을 한다면 그만큼의 재산을 확보하니, 장남의 영향력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겉으로는 예전과 같을지 몰라도 속으로는 쌍심지를 켜고 장남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전예를 찾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던 맹대는 곧바로 봉기를 찾았다. 봉기는 난감한 표정이었다.

"이 사람아. 황명을 거역했어. 분명히 첫번째 경고를 했는데도 안했어. 그러니 관평이 어쩔 수 없이 처형한 것이 아닌가? 나보고 어쩌라는 것인가?"

"그래도 이럴 수가 있습니까? 제가 기冀의 창업공신입니다."

난감함에 봉기는 고개를 돌렸다. 그도 원매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맹용이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어쩔 수 없네. 황명이야. 자네의 슬픈 마음을 알겠는데, 더는 소용없네."

"봉태사도 변하셨군요."

"변한 것이 아니라 황명을 따를 뿐일세. 자중하시게. 요즘 황궁도 분위기가 살얼음판이야."

맹대는 분을 삭히다가 물러났다. 봉기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폐하께서 어찌 이리 과격하게 일을 처리하신단 말인가? 이러다가 저들이 반란이라도 일으키면 어쩔꼬?"

원매는 지속해서 전예를 통해서 명령을 내리고, 엄히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맹용의 죽음은 순위권밖의 형제들과 딸을 각성시켰지만, 현 권력을 쥐고 있는 장남들의 위기감을 촉발시켰다. 이렇게 당할 순 없다고 생각한 그들은 곳곳에서 회합을 가졌다.

서주 하비성. 서주도호부. 기령치소.

"뭐라? 이 놈들이 감히 은밀히 회합을 갖는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호족의 장남들이 10~15명 정도가 모여 술자리를 갖고 있는데, 그 의도가 심히 불손하다고 합니다."

"고변을 잘 받고 그에 따른 포상금을 지급해. 그리고 철저히 감시하거라! 저놈들이 반란을일으킬 수 있어."

"예. 도독!"

선임교위는 군례를 올리고는 곧바로 치소를 물러났다. 기령은 주먹을 불끈쥐며 으르렁거렸다.

"어느 놈이든 황명을 거역하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어떤 놈이든!"

이 당시 서주뿐만 아니라 중원곳곳에서 위협을 느낀 장남들은 회합을 가졌다. 그랬기에 각 도호부는 비상대기에 들어갔다. 도호부의 위세에 눌린 그들은 회합을 가질 뿐, 감히 행동으로 드러내지를 못했다. 물론 순위권밖의 형제들이 틈을 노리며 감시를 하는 것도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지방의 호족들은 각각의 연줄을 동원하여 중앙으로 구원의 손길을 뻗쳤다. 맹대가 앞장 서서 세를 규합했고, 여러 중신들이 그에 가담했다. 저수까지 이 세력에 가담하자, 많은 신하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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