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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린 축구선수-197화 (197/200)

197화 전설의 시작(4)

관심종자, 줄여서 관종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갈구한다는 것.

많은 사람들에게 멋지고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는 것.

그리고.

김상훈은 그 누구보다도 심각한 관종이었다.

그는 바르셀로나의 진영에서 제시 린가드의 패스를 끊어낸 뒤, 공을 하늘 높이 띄웠다.

“뭐?!”

“왜, 왜 저러는 거야?”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

“또 뭘 보여주려고 저러는 거야?”

지금, 이 순간 팬들의 기대감이 치솟았다.

김상훈이 뭔가를 보여줄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상훈은 팬들을 실망시킬 생각이 없었다.

그들의 기대를 제대로 충족시켜줄 생각이었다.

- 뭐 하려고?

“멋진 거요.”

높이 띄운 공을 향해 점프했다.

지금의 김상훈은 NBA에서 뛰는 농구선수들보다 훨씬 더 높게 뛸 수 있는 점프력을 가졌다.

그야말로 괴물 같은 신체 능력이었고, 그 능력을 이용해서 몸을 띄웠다.

공중에 몸을 띄운 김상훈의 표정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좋아, 주변에 아무도 없고.’

어떤 자세에서도 임팩트 있는 슈팅을 할 수 있는 지금, 어떠한 동작으로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까지 실전에서 시도해본 적이 없는 움직임을 펼쳤다.

휘익!

김상훈은 공중에서 떨어지는 공을 바라보며 몸을 회전했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째로 회전을 한 뒤에 다리를 높이 들어서 휘둘렀다.

공중에서 벌어진 3회전 돌려차기였다.

쒜에에엑!

태권도 대회에서나 볼법한 화려한 발차기가 공의 정중앙을 제대로 때려냈다.

그리고 그 순간 커다란 굉음이 터져 나왔다.

뻐어어엉-!

***

사실 김상훈의 행동은 미친 짓이었다.

그 어느 누가 경기 중에 공을 높이 띄운 뒤, 공중에서 세 번 회전하며 슈팅을 때릴 생각을 한단 말인가.

더군다나 상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최근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전통적으로 늘 강팀이었던 클럽이었다.

슈팅을 시도한 위치도 문제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페널티 박스에서 가까운 지역에서 시도한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진영에서 슈팅을 시도한 것도 아니었다.

지금, 김상훈이 슈팅을 한 위치는 바르셀로나의 진영이었다.

더군다나 중앙선에서도 3m 정도 떨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대와는 너무나도 먼 거리였다.

그 어떤 선수도 슈팅을 시도하지 않는 거리였다.

아무리 슈팅에 자신이 있는 선수도 이런 거리에서는 슈팅을 시도하지 않는다.

그런데 김상훈은 과감하게 슈팅을 했다.

그것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멋있는 동작으로 슈팅을 했다.

실전에서, 공중에서 3번 회전해서 슈팅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 저런…… 미친놈!

그 이찬수조차 저런 것은 시도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이 있었다.

뻐어어엉-!

그런 슈팅이 엄청난 속도로 골대를 향해 날아간다는 것.

그 사실에 경기를 지켜보던 모든 축구팬들이 경악했다.

“헐……!”

“저게 뭐야? 태권도야?”

“으하하하!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저게 된다고?”

“이거 진짜 골이 되는 거 아니야?”

이윽고 쏜살같이 쏘아져 나간 공을 향해 데 헤아가 몸을 던졌을 때.

축구팬들은 생각했다.

이거, 진짜 골이 될 수도 있겠다고.

역사상 가장 멋진 골이 터질 수도 있겠다고.

그리고 지금.

김상훈이 때려낸 공이 데 헤아의 손을 스치며 골대 안으로 파고들었다.

철러엉!

공이 골망을 흔들었다. 관중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우오오오오오! 내가 지금 뭘 본 거야?!”

“허허, 축구를 본 지 40년이 됐지만 난 이런 골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나도 30년 동안 축구를 봤지만 이런 골은 처음이야. 심지어 호나우도도 이런 골을 넣은 적은 없다고!”

“외계인이라는 호나우지뉴도 마찬가지야. 그도 이런 골을 넣은 적은 없어!”

“대단해! 정말 대단해!”

한국팬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부산돼지국밥 : 주모!!!!!!!!!!소리질러!!!!!!!!!!!!!!

FA컵스카우트 : 우왘ㅋㅋㅋㅋ 진짜 레전드다ㅋㅋㅋㅋㅋ 살아생전 이런 골을 보게 될 줄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nwonb313 : 아이스크림 먹다가 놀라서 옷에 떨어뜨렸다ㅠㅠ진짜 개오지네;;;;;;;;;;;;;;;

태권도1단 : 김상훈 태권도도 배웠음? 저거 태권도 발차긴데;;;; 근데 저런 슈팅이 말이 되는 거야? 날라차기로 슈팅을 한 것도 신기한데 저렇게 세게 날아가는 건 더 신기하네;;;;

레전드감별사 : 김상훈은 레전드다. 인정 안할 수가 없어.

최고의 골이었다.

그동안 김상훈은 멋진 골을 많이 넣었지만, 지금의 골과는 비교하기 힘들었다.

그만큼 대단한 골이었다.

당연히 김상훈의 골에 관한 기사가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퍼지기 시작했다.

「김상훈, 믿을 수 없는 골을 터트리다.」

「매 경기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는 김상훈, 이젠 그도 레전드의 반열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한국과 토트넘을 우승으로 이끈 김상훈, 이젠 바르셀로나다.」

「이제는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한국인.」

지금, 이 순간 놀라운 골을 넣은 김상훈은 별다른 세레머니를 하지 않았다.

최고의 골을 넣었지만 흥분하지 않았다.

소리도 지르지 않았다.

그냥 무덤덤하게 서서 골망을 흔들고 있는 축구공을 바라봤다.

씨익!

김상훈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지금 제 모습, 엄청 멋있었겠죠?”

- ……난 모르겠는데, 널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 그렇게 봤을 거다. 확실히 놀라운 골이긴 했으니까.

“좋아하는 사람들은 멋있게 봤을 거라고요? 그럼 이찬수 선수가 제일 멋있게 보셨겠네요?”

- 내가? 허허, 정말 어이가 없으려니까 이렇게 없네. 상훈아, 제발 정신 좀 차리자. 나랑 꽤 오래 붙어있었으면서 아직도 나를 몰라?

“잘 아니까 하는 말이죠.”

- 허! 거참 아니라니까?

“크히힠!”

김상훈은 실실 웃으며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하하! 킴, 멋진 골이었어.”

“킴, 넌……정말 괴물이야.”

“태권도 슈팅이라니……정말 미쳤군. 연습에서도 못 봤던 슈팅인데, 이런 걸 도대체 어떻게 실전에서 하는 거야? 혹시 실전에서 연습하는 건 아니지?”

***

바르셀로나는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나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수비적인 운영을 하지 않았다.

이미 4골을 넣으며 승리가 거의 확정된 상태였음에도 계속해서 골을 노렸다.

물론 골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선수는 김상훈이었다.

뻐엉!

김상훈의 슈팅은 미친 정확도를 자랑했다.

그야말로 백발백중이었다.

그렇다고 슈팅을 하는 걸 막기도 힘들었다.

달라붙으면 괴물 같은 피지컬로 밀어버리고 과감하게 태클을 시도하면, 신들린 듯한 드리블로 상대를 농락한 뒤 슈팅을 때렸다.

더군다나 많은 숫자의 선수가 김상훈을 막기 위해서 붙으면, 김상훈은 곧바로 빈 공간에 있는 동료에게로 공을 보냈다.

“막을 수가 없어…….”

“젠장! 뭐 저런 놈이 다 있어?”

“괴물이군.”

“쟨 안 지쳐? 무슨 에너자이저라도 되는 거야?”

후반 20분이 넘어간 시점에서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얼굴엔 두려움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저 녀석, 지금 몇 골이나 넣은 거야?”

“몰라…… 세다가 까먹었어.”

김상훈이 계속해서 골을 넣고 있었으니까.

마치 어린아이들과 축구를 하는 어른처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농락하고 있었으니까.

[골입니다! 김상훈 선수의 멋진 골! 도대체 지금 몇 번째 골인가요?]

[이, 이번 골로 8골입니다……! 와……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차전이 이런 경기가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을 겁니다. 이건 역사에 남을 경기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대한민국의 김상훈 선수가 있을 것이고요!]

[양 팀의 스코어가 10대 0입니다. 야구에서도 이런 스코어는 잘 나오지 않는데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의지를 잃은 것처럼 보입니다.]

[의지를 잃을 수밖에 없죠. 스코어가 10대 0인데요. 더군다나 김상훈을 전혀 막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김상훈 선수를 전혀 막지 못하고 있는데, 막지 못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의 김상훈 선수는 정말 괴물입니다. 피지컬, 드리블, 슈팅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어떤 선수가 와도 막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오늘의 김상훈은 완벽함 그 자체였다.

모든 움직임이 상대를 위협했다.

가끔 쓸데없이 멋진 동작을 하긴 했지만, 그런 움직임조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에게 전부 다 통했다.

돌파를 하고자 하면 돌파를 했고, 슈팅을 하고자 하면 슈팅을 했다.

- 아주 그냥 난장판을 만들어놓네. 상훈아 적당히 좀 하지 그래? 이러다 나사에서 네 몸뚱이 검사하러 오면 어쩌려고?

“크히힠! 설마요. 그 정도는 아니잖아요.”

- 아니긴! 너 이거 경기 끝나고 꼭 다시 보기로 돌려봐라. 네 움직임은 말이 안 돼. 무슨 게임도 아니고…….

이찬수의 말 그대로였다.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김상훈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움직임을 많이 보여줬다.

마치 게임 캐릭터 같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것도 능력치가 사기적으로 높은 게임 캐릭터의 움직임이었다.

현실에선 불가능할 것처럼 생각했던 플레이를 보여준 김상훈.

그는 멈추지 않고 골을 넣었다.

삐이이이익!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이 끝났을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없었다. 멍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지……?”

“믿을 수가 없어…… 우리는…….”

“이렇게 지다니…….”

경기를 지켜본 관중들 또한 멍하니 경기장을 바라봤다.

믿을 수 없는 경기였다.

잠시 후.

이 충격적인 결과에 관한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왔다.

***

「바르셀로나, 김상훈의 활약에 힘입어 챔피언스 리그 4강 진출!」

「12:0. 야구가 아닌 축구에서 나온 스코어. 괴물 김상훈을 막지 못한 대가는 컸다.」

「무차별 폭격을 한 김상훈, ‘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뿐.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군나르 숄샤르, ‘우린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김상훈을 막을 수가 없었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

「10골을 넣은 김상훈, 그는 과연 인간인가?」

「신계 반열에 오른 김상훈,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위협하다.」

10골 2도움.

김상훈이 한 경기에서 기록한 것이었다.

그야말로 미친 활약이었다.

자연스레 바르셀로나의 에이스는 더 이상 리오넬 메시가 아닌, 김상훈이 꼽히게 됐고.

김상훈의 구단 내 인기도 바르셀로나의 상징인 리오넬 메시를 뛰어넘는 수준에 올랐다.

더불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차전이 끝난 뒤로부터는 그의 인지도는 더욱 높아졌고,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로 발돋움하게 됐다.

그리고 김상훈은 관종답게 그런 인기에 더욱 힘을 얻었고, 계속해서 괴물 같은 활약을 이어갔다.

[바르셀로나, 리그 33라운드에서 펼쳐진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 7대 1로 승리!]

[한국에서 탄생한 괴물, 김상훈 그는 누구인가?]

[김상훈, 레알 소시에다드전 5골 몰아치며 승리 이끌어.]

[바르셀로나, 34라운드에서도 승리하며 연승을 이어나가다.]

[레반테와의 35라운드 경기에서 또다시 터진 김상훈의 골 잔치.]

[바르셀로나의 발베르데 감독, ‘김상훈은 무결점의 선수다.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완벽하다.’]

김상훈은 철인과도 같은 체력과 뛰어난 몸 관리능력으로 매 경기 선발로 출전했고, 풀타임을 뛰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더불어 매 경기 최소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최근 그의 활약을 보면, 그의 발에서 슈팅이 나오면 무조건 골로 연결이 된다고 해도 될 정도였다.

당연하게도 바르셀로나의 기세는 더욱 높아졌다.

그 어떤 팀을 만나도 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리고.

오늘은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이 펼쳐지는 날이었다.

이 경기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압도적인 승점으로 프리메라리가 우승이 거의 확실시 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FC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우승을 노리고 경쟁하고 있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 중 하나인 리버풀 FC의 경기였으니까.

김상훈의 바르셀로나가 미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 역시 그 어느 팀과 붙어도 질 것 같지 않은 강력한 팀이었으니까.

삐이이익!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이 지금 시작됩니다!]

경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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