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화 흔들리지 않는 벽
- 그냥 부딪치려고? 두 명이 저렇게 거칠게 달려드는데?
“스킬효과를 확실하게 알아보려면 이 방법이 최고잖아요.”
흔들리지 않는 벽(God)스킬이 없을 때, 김상훈은 두 명과 세 명에게 둘러싸여서 압박을 받을 때가 많았다.
스킬을 쓰지 않았을 때는 두 명과의 몸싸움에서 밀렸고, 스킬을 썼을 때는 밀리지 않고 버텨냈다.
그리고 지금.
신 등급의 흔들리지 않는 벽 스킬을 사용한 김상훈은 바야돌리드의 다니엘레 베르데와 미첼이 달려드는 방향으로 등을 돌리고 자세를 낮췄다.
퍼억!
강한 차징이었다.
더군다나 건장한 두 선수에게 동시에 당한 차징이었다.
보통 선수라면 단숨에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김상훈은 달랐다.
“크억!”
“으헉!?”
그는 오히려 다니엘레 베르데와 미첼을 날려버렸다.
쿠당탕!
바닥에 쓰러진 두 선수는 당황한 얼굴로 김상훈을 바라봤다.
김상훈은 그런 두 선수를 힐끗 바라보며 웃었다.
“뭘 놀라고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그리고 그는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골을 넣을 시간이었다.
***
최고의 드리블, 볼 컨트롤, 탈압박 능력을 가진 김상훈이 사기적인 몸싸움 능력까지 같게 되니, 그 누구도 그를 막아내지 못했다.
그는 비야돌리드와의 경기에서 테크닉이 겸비된 탱크와도 같은 몸놀림을 보였다.
그리고 그 결과.
「김상훈, 4골 1어시스트로 팀의 6대 0 대승을 이끌다.」
「발베르데, ‘오늘의 김상훈은 탱크와도 같았다. 그와 같이 테크니컬한 선수가 압도적인 피지컬까지 장착했다. 이런 선수를 누가 막을 것인가?’」
「네덜란드의 초특급 유망주 프랭키 데 용, ‘내 롤 모델은 바르셀로나의 김상훈. 그는 믿을 수 없는 실력을 갖췄다.’」
「리오넬 메시, ‘김상훈과 함께 훈련하면서 커다란 자극을 받는다. 배울 점이 많은 선수.’」
김상훈은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이끌며 비야돌리드를 상대로 큰 점수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바르셀로나는 또다시 승점을 얻으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게 됐고, 비야돌리드는 강등권에 더욱 가까워졌다.
이후에 펼쳐진 일정들 역시 바르셀로나의 독무대였다.
그 어떤 팀과의 경기에서도 주인공은 늘 바르셀로나였다.
「바르셀로나,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에서 올림피크 리옹을 5대 1로 격파!」
「김상훈, 리그 25라운드 경기에서 세비야를 상대로 해트트릭 기록! 머리, 발, 무릎을 모두 사용해서 골을 넣은 김상훈에게 스페인이 열광하다.」
「바르셀로나, 엘클라시코에서 또다시 레알 마드리드를 무너뜨리다!」
「시즌 내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라요 바예카노, 바르셀로나에게 8대 2로 충격 패.」
리그 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연승을 이어갔고.
「바르셀로나, 올림피크 리옹과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에서 또다시 승리!」
「바르셀로나 챔피언스 리그 8강 진출! 김상훈, 또다시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 드나?」
별들의 전쟁인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8강에 오르며 기세를 이어갔다.
자연스레 축구팬들은 바르셀로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FC상훈셀로나 : 바르셀로나가 이번에는 진짜 챔스 우승할 듯ㄷㄷ 김상훈 폼이 너무 미쳤어.
베이직해우소 : 김상훈 거품이라는 새끼들 다 어디 갔냐? 라 리가에 가면 안 통한다는 축알못 어디 갔냐고ㅋㅋㅋㅋㅋ
ai9194kn : 김상훈은 진짜 레전드다....잘해도 너무 잘해. 요즘 경기 보면 메시랑 비교하는 것도 미안한 수준이야.
즐라탄개사기 : 응 즐라탄이 짱이야
국밥부장관 : 지금 바르셀로나는 역대 최강인 듯. 이 팀을 도대체 누가 이기냐? 챔스 우승도 졸라 쉽게 할 것 같음.
buiququ1010 : 리버풀이랑 맨체스터 시티도 역대급 포스임. 이 팀들이랑 바르셀로나랑 붙으면 사실상 결승전일 듯.
바르셀로나는 이런 팬들의 기대감을 배신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연승을 이어가며 역대 최고의 기세를 뿜어냈다.
「바르셀로나, 최근 좋은 기세를 보이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5대 1로 격침시키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승리를 이어갔고, 계속해서 큰 점수 차이로 상대 팀을 압도하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리고 오늘.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서 EPL의 전통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만났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과거의 영광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늘 리그 최강 중 하나였던 맨유는 현재 5위권 밖으로 떨어진 채, 과거처럼 강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5위 안에 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현재 리그 7위를 기록하고 있는 맨유의 성적은 절대로 나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때 세계 최고의 팀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7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
그 사실에 맨유는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선수들과 감독의 불화설도 계속해서 돌고 있고, 태업, 이적설까지 돌며 축구팬들의 비난은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었다.
이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구원하기 위해 감독직을 맡은 남자가 바로 팀의 레전드인 군나르 숄샤르였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숄샤르를 감독으로 앉힌 이후에도 나아진 경기력을 보이진 못하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끝났어. 숄샤르도 지금의 맨유를 구원하지는 못할 거야.”
“일단 포그바를 빨리 팔아야 돼. 그 춤꾼 녀석이 팀의 분위기를 망치는 주범이야.”
“맨유는 포그바를 팔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를 영입해야 해.”
“아니야 이미 맨유는 답이 없어. 그냥 퍼거슨을 다시 데려와야 돼.”
“퍼거슨이 다시 돌아올 리가 없잖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선수들을 싹 갈아엎어야 돼.”
팀을 사랑했기에 더욱 강해진 팬들의 비난.
군나르 숄샤르는 이들의 마음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팬들의 원성이 자자하군. 이럴 때일수록 큰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해.’
때문에 그는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기 전,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군나르 숄샤르 감독, ‘현재 팀 분위기가 좋다. 리그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감독 발베르데 역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농담까지 섞어가며 인터뷰를 했다.
「발베르데, ‘우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했다. 그리고 김상훈과 메시가 있다. 이렇게 괴물 같은 선수들을 데리고 진다면, 나는 감독 자격이 없는 것이다.’」
양 팀의 감독 모두 자신감을 드러낸 상황.
그리고 마침내 경기가 시작됐다.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린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챔피언스 리그 8강전이 지금 펼쳐집니다!]
***
군나르 숄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인 그는, 오늘 바르셀로나를 잡기 위해 전술적으로 많은 준비를 했다.
미드필더에 5명의 선수를 집어넣으며, 뛰어난 볼키핑 능력과 높은 정확도의 패스로 점유율 축구를 하는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생각이었다.
더불어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하며 체력전으로 이끌 생각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경기 초반부터 바르셀로나를 강하게 압박하네요. 중원에 5명의 선수를 배치해서 바르셀로나와의 중원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드필더로 출전한 애슐리 영, 맥토미니, 프레드, 포그바, 달롯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되겠네요.」
「맞습니다.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는 3명이지만 수비수들과 공격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점유율을 높이거든요. 당장 미드필더의 숫자는 바르셀로나가 부족해 보이지만, 사실상 중원 싸움에서는 바르셀로나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중원 싸움에서 웬만해서는 지지 않는 팀이죠. 특히 김상훈 선수가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됐을 때는 단 한 번도 중원 싸움에서 진 적이 없습니다.」
해설들의 말 그대로였다.
김상훈이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을 때의 바르셀로나는 극강의 경기력을 자랑했다.
더군다나 중원 싸움에서는 늘 상대를 압도했다.
그리고 오늘.
김상훈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퍼억!
“으악!”
김상훈과 부딪힌 프레드가 바닥을 뒹굴었다.
가뜩이나 몸싸움이 약한 프레드는 김상훈과 부딪힐 때마다 힘들어했다.
프레드는 볼 키핑 능력이 좋은 선수였지만 김상훈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완벽한 태클]
- 등급 : 히어로(Hero)
- 효과 : 체력을 랜덤으로 1에서 10까지 소모해서 상대의 공을 빼앗습니다. (스킬 사용 시, 태클 성공 확률은 70%입니다.)
김상훈에게 70%라는 높은 확률로 상대의 공을 뺏는 스킬이 있다는 것.
그 사실에 프레드는 특유의 볼 키핑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허무하게 공을 헌납했다.
[프레드 선수가 오늘 제대로 임자를 만났네요. 어지간해선 공을 빼앗기지 않는 선수인데, 김상훈에게 계속해서 공을 뺏기고 있습니다.]
[숄샤르 감독의 표정이 굳어졌네요.]
[중원 싸움에서 이기려고 미드필더 숫자를 늘렸음에도 압도를 당하니까 기분이 나쁠 만도 하죠. 이런 상황은 숄샤르 감독이 예상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프레드만 공을 뺏기는 것이 아니었다.
김상훈은 그라운드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공격을 할 때마다 패스를 끊어내고, 완벽한 태클로 공을 뺏으며 맨유의 미드필더진을 박살을 내버렸다.
월드클래스라는 폴 포그바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당탕!
“이게 뭐야?”
바닥에 엎어진 포그바가 황당한 표정으로 김상훈을 바라봤다.
프레드보다 더욱 뛰어난 볼 키핑 능력을 지닌 선수가 바로 포그바였다.
그런데 그런 포그바가 김상훈에게 아무것도 못 하고 공을 빼앗기고 있었다.
더군다나 거대한 선수들에게도 쉽게 밀리지 않는 피지컬을 지닌 그였지만, 김상훈과 부딪칠 때면 어린아이처럼 나가떨어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흔들리지 않는 벽]
- 등급 : 신(God)
- 효과 : 40분간 피지컬 능력치와 몸싸움 능력치가 40만큼 상승합니다.
지금의 김상훈은 흔들리지 않는 벽 스킬로 극강의 피지컬과 몸싸움을 지닌 상태였으니까.
전 세계 그 누가 와도 지금의 김상훈을 몸싸움으로 이길 수는 없었다.
그때, 경기를 지켜보던 이찬수가 김상훈에게 날아오며 말했다.
- 아주 진공청소기가 따로 없구만. 상훈아 이제 좀 살살하는 건 어때? 지켜보는 입장에서 맨유 애들이 너무 불쌍한데? 저기 숄샤르 감독을 좀 봐봐.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잖아.
“최선을 다해서 상대해줘야죠. 그게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 에라이 잔인한 녀석!
김상훈은 뱉은 말을 지켰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내내 최선을 다했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전에는 많이 뛰고, 바르셀로나를 강하게 압박하며 잘 버텨냈지만, 체력이 떨어진 후반전부터는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김상훈 고오오올! 수아레스의 패스를 받은 김상훈이 멋진 슈팅으로 골을 넣었습니다!]
[루이스 수아레스! 고오오오올! 김상훈의 절묘한 패스!]
[믿을 수 없는 골입니다! 김상훈 선수! 엄청난 중거리 슈팅이네요!]
[고오오올! 리오넬 메시의 멋진 드리블 이후의 마무리! 대단합니다!]
4대 0.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종료됐을 때의 스코어였다.
승리를 한 팀은 바르셀로나였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 결정되는 MVP는 당연히 김상훈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을 마친 바르셀로나는 3일 뒤에 펼쳐진 SD 우에스카와의 리그 32라운드 경기에서 1.5군과 2군 선수들을 투입하며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압도적인 승점으로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태였고, 주전이 아닌 선수들도 뛰어난 실력을 지닌 바르셀로나였기에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다시 3일 뒤, 바르셀로나는 또다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만났다.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 경기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1차전에서 대승을 거둔 바르셀로나, 2차전에서는 어떤 모습 보일까?」
「4강 진출이 유력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어떤 경기를 선보일까?」
「고개 숙인 숄샤르 감독, 과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기적을 보여줄 것인가.」
궁지에 몰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최고의 기세를 뿜어내는 바르셀로나의 2차전 경기.
승리한 팀은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오르며 우승에 가까워지게 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을 건 양 팀의 경기가 다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