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들린 축구선수-190화 (190/200)

190화 스킬 대폭 강화

오늘의 위닝-마스터리그에는 총 7가지의 등급이 있다.

브론즈(B), 실버(S), 골드(G), 조커(J), 히어로(H), 레전드(L), 신(God).

그 중 신(God)등급은 가장 높은 등급답게 압도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실제로 김상훈은 신(God)등급의 스킬로 많은 효과를 보고 있었다.

[신들린 드리블(God)]

- 등급 : 신(God)

- 효과 : 경이로운 드리블 능력을 갖게 됩니다.

신들린 드리블 스킬.

신 등급의 이 스킬은 이미 뛰어난 드리블 능력을 갖고 있던 김상훈에게 더욱 높은 수준의 드리블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김상훈의 드리블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솔직히 요즘에 드리블하는 걸 보면 메시나 아자르보다도 잘한다고 생각해.”

“메시보다 드리블을 잘한다는 건 인정하기 싫지만, 솔직히 지금 김상훈의 드리블은 전성기 리오넬 메시보다도 더 위협적인 것 같아.”

“김상훈은 마음만 먹으면 2~3명을 쉽게 제쳐내잖아. 상대가 반칙으로 끊어내지 못하면 더 많은 선수를 제쳐내기도 하고. 난 저런 드리블을 하는 선수를 본 적이 없어.”

“공을 저렇게 자유자재로 다루는 선수가 한국에서 나오다니. 전성기 호나우지뉴도 저 정도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호나우지뉴? 당장 유튜브로 스페셜 영상을 찾아봐. 호나우지뉴가 외계인이라는 별명처럼 말도 안 되는 드리블을 보여줬었지만, 지금의 김상훈은 그 수준을 뛰어넘었어.”

김상훈의 플레이를 한 번이라도 지켜본 사람들은 말한다.

그의 드리블이 최고라고.

다른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는, 다른 수준의 드리블 실력이라고.

이렇듯 김상훈이 드리블로 최고의 평가를 받게 된 것은 신(God)등급의 드리블 스킬을 얻은 이후로부터였다.

당연하게도 김상훈은 신 등급 스킬의 효과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 신 등급은 진짜 사기 아니냐? 난 이런 게 존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솔직히 효과가 너무 좋은 건 사실이에요. 근데 저는 뭐, 있으면 땡큐죠.”

이찬수는 밸런스에 불만을 가지만, 김상훈은 오히려 좋게 생각했다.

다른 누구에게도 없는 등급의 스킬이었고, 오직 김상훈만 가질 수 있는 스킬이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김상훈은 눈앞에 뜬 스킬을 바라봤다.

[스킬 대폭 강화]

- 등급 : 신(God)

- 효과 : 원하는 스킬을 100%확률로 강화할 수 있습니다. 강화에 성공한 스킬은 효능이 대폭 증가합니다.(1회 사용가능.)(신 등급에도 사용가능.)

신들린 드리블 스킬에 이어 두 번째로 얻게 된 신(God)등급의 스킬이었다.

“으억?”

- 미친!

“시, 신 등급? 네가 여기서 왜 나와?”

- 아니! 무슨 네이비 박스에서 신 등급이 나오냐고! 레인보우 박스에서 나오는 건 그러려니 했는데, 네이비 박스에서 나오는 건 오바잖아! 상훈아, 너 무슨 신의 아들이고 그런 거 아니지? 엉? 이건 진짜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 한 것 같은데? 솔직하게 좀 말해봐. 내가 그래서 귀신이 돼서도 네 옆에 붙어있게 된 건가? 네가 아주 귀하신 분이라?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제가 왜 신의 아들이에요. 그리고 네이비 박스가 싼 건 아니잖아요. 충분히 신 등급도 나올 수 있죠. 운만 따른다면 말이죠.”

- 그 운이 너무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

“늘 생각하죠. 정말 신기해요. 신 등급이 이렇게 나올 만한 게 아니라는 걸 저도 아니까요.”

- 어휴! 정말 이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면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네. 그나저나 뭘 강화할 거야?

“지금부터 생각해봐야죠. 이건 함부로 쓰기에는 너무 좋은 아이템이니까요.”

- 그래, 신중하게 생각하고 선택해.

“예. 그래야죠.”

***

침대에 누운 김상훈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정면을 응시했다.

그의 눈앞에는 보유 중인 스킬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일단 히어로 아래 등급 스킬들은 배제하고…….”

우선 히어로(H)등급보다 낮은 등급의 스킬들은 강화를 할 스킬 목록에서 제외했다.

등급이 높은 스킬을 강화하는 것이 더 높은 효율을 볼 수 있는 방법이었고, 김상훈은 그런 효율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레전드의 기억(L)도 중요한 순간에 많은 힘이 되는 스킬이고, 디디에 드로그바의 피지컬(L)도 강화를 하면 엄청 좋아질 것 같은데…….”

랜덤으로 레전드 선수의 능력을 가져와서 쓸 수 있는 레전드의 기억 스킬과 20분간 몸싸움과 피지컬 능력을 대폭 상승시켜주는 드로그바의 피지컬 스킬.

이 두 개의 스킬은 레전드라는 등급에 맞게 이미 엄청난 효과를 가진 스킬들이다.

문제는 이 스킬들과 비견되는, 더 좋다고 평가할 수도 있는 스킬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김상훈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데이비드 베컴의 크로스도 요즘 쏠쏠하게 사용하고 있고…… 경이로운 탈압박도 너무 좋은데.”

후우!

김상훈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을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그때였다.

옆에서 지켜보던 이찬수가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 너 저번에 스킬강화 나오면 완벽한 태클을 강화한다며?

“……그랬었죠.”

- 그럼 그냥 그거 강화하면 되잖아. 어차피 뭘 강화해도 이득인데, 원래 하려던 걸 강화하는 것도 괜찮잖아?

“근데 신 등급이잖아요. 이걸로 신들린 드리블(God)도 강화할 수 있으니까, 지금도 미친 수준의 스킬인데 이걸 강화하면 어떤 효과를 발휘할까? 이런 생각 때문에 선택을 내리기가 어려워요.”

- 그럼 신들린 드리블을 강화하던가.

“아오! 그게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 이 새끼는 왜 나한테 짜증이야? 그리고 시간 아깝게 이렇게 고민만해서 뭐할 건데? 빨리 선택하고 훈련이나 더 하는 게 낫겠다.

“……짜증내서 죄송해요.”

김상훈은 이찬수와의 대화를 마친 뒤에도 계속 고민했다. 스킬을 강화해주는 아이템이 자주 나오는 것도 아니었고, 신 등급은 더욱 자주 나오지 않기에 고민은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밤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고민이 끝이 났다.

“정했다!”

- 아오, 깜짝이야! 뭔데? 뭐로 정한 건데?

“이거예요.”

이찬수의 시선이 김상훈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시선이 멈췄을 때.

이찬수의 눈이 커졌다.

- 이걸 또 강화한다고?

그의 시선이 멈춘 곳.

그곳에 보이는 스킬은 김상훈이 가장 처음에 얻은 스킬이자, 가장 애용하는 스킬이었다.

[정확한 슈팅(L)]

***

FC 바르셀로나는 계속해서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김상훈은 바쁜 일정 속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팀의 핵심멤버가 됐다.

그리고 지금.

스킬 대폭 강화(God)를 사용해서 스킬을 강화한 김상훈이 경기에 나서고 있었다.

- 그 개사기 스킬, 당연히 사용하겠지?

“엄청 써야죠. 아주 그냥 체력이 다 달아 없어질 때까지 쓸 겁니다.”

- 오늘은 그 스킬을 사용하기엔 어려울 걸?

“예? 왜요?”

- 아틀레틱 빌바오가 최근 수비력이 되게 좋더라고. 더군다나 오늘 아틀레틱이 수비적으로 나올 것 같은데, 그러면 슈팅 기회가 더 적어지겠지.

“하긴 수비적으로 나오면 아무래도 슈팅을 때릴 공간이 잘 안 생기긴 하죠.”

- 그래, 너도 잘 알겠지.

“예. 근데 그래도 기회는 올 겁니다.

- 아틀레틱 수비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기회가 안 오면?

“그럼 제가 기회를 만들면 되죠.”

- 아주 그냥 허세는!

그때였다.

김상훈이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다.

“허세가 아닌 거 아시잖아요. 강화가 얼마나 잘됐는지 직접 보셨으면서.”

- ……너무 잘되긴 했지.

이찬수가 인정했다.

인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김상훈이 스킬 대폭 강화 아이템으로 정확한 슈팅 스킬을 강화하는 걸 직접 봤으니까.

그 결과를 보고 경악했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경기가 시작됐다.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틱 빌바오의 경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최근 바르셀로나가 무서운 경기력으로 연승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아틀레틱 빌바오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맞습니다. 아틀레틱 빌바오는 총 31회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강팀이자, 스페인의 명문 클럽입니다. 그만큼 탄탄한 경기력을 갖췄고 바르셀로나에게 충분히 일격을 가할 수 있는 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틀레틱 빌바오의 가이즈카 가리타노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바라봤다.

짧은 머리에 강렬한 눈빛을 가지고 있는 그는 오늘 경기에서 패배할 생각이 없었다.

오늘, 가리타노 감독에게는 확실한 컨셉이 있었다.

‘이기지 못할 수 있어도, 지지는 않는다.’

수비에 모든 집중력을 쏟아서 절대지지 않겠다는 것.

골을 넣지 못해서 무승부가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절대 골을 먹히지는 않을 것.

그게 바로 가리타노 감독과 빌바오 선수들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의 계획이 경기초반부터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김상훈이 동료와 공을 주고받으며 아틀레틱 빌바오의 수비를 뚫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김상훈 선수가 크게 무리하지 않고 동료를 활용해서 압박을 벗어나네요. 체력을 아낄 수 있는 아주 영리한 플레이입니다.]

김상훈은 급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오늘 펼쳐진 경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그는 드리블을 하지 않고, 철저히 동료와의 패스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다만, 빌바오의 수비는 단단했다.

공격을 생각하지 않고 수비에만 집중하는 팀을 뚫어내는 것은 그 어떤 팀에게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는 수비에 집중하는 팀을 뚫어내는 걸 가장 잘하는 팀 중 하나였다.

[라키티치가 메시에게 패스합니다. 메시, 한 번의 터치로 다시 라키티치에게 공을 돌립니다. 라키티치, 전진패스! 아! 마르티네스 선수가 걷어냈습니다! 수아레스 선수의 움직임이 좋았지만 마르티네스 선수의 집중력이 더 좋았습니다. 하지만 세컨볼은 다시 바르셀로나가 소유하네요.]

[김상훈이 공을 잡았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며 공을 줄 곳을 찾고 있습니다. 빌바오의 수비수들이 쉽게 달려들지 않습니다.]

[오늘 아틀레틱 빌바오 선수들이 김상훈을 막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온 것 같습니다. 공간을 주지 않은 채, 태클은 시도하고 있지 않아요. 이건 대놓고 슈팅을 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것이죠!]

해설들의 말 그대로였다.

아틀레틱 빌바오의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은 김상훈에게 과감히 달려들지 않았다.

어차피 가까이 붙어서 태클을 시도해봤자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김상훈은 뛰어난 개인기와 드리블 능력, 탈 압박을 가지고 있고 축구지능까지 뛰어난 선수였으니까.

빌바오 선수들은 1m정도의 거리를 유지한 채, 뒷걸음질을 치며 김상훈을 수비했다.

그리고.

김상훈은 그런 빌바오 선수들을 철저히 농락하기 시작했다.

휘익!

슈팅을 때릴 것처럼 다리를 살짝 휘두르면 빌바오 선수들이 반응했다.

‘재밌네.’

김상훈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렇게 쉽다면, 더 시간을 끌 필요가 없었다.

이미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갈 것처럼 몇 번이나 페이크를 준 상태.

이렇게 셋업을 깔아놓으면 상대는 갑작스러운 슈팅에 반응하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움직임으로 슈팅을 시도한다면 더욱 반응하기 어렵다.

‘준비는 잘해온 것 같다만.’

김상훈이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띠운 채, 공을 향해 짧게 다리를 휘둘렀다. 동시에 그의 시선은 사이드로 뛰어 들어가는 쿠티뉴를 향해 움직였다.

툭!

그의 앞에 서 있던 베냐트 에체바리아가 공을 끊어내기 위해 다리를 뻗었다.

하지만 김상훈은 슈팅을 때린 것이 아니었다. 그는 아이페이크와 동시에 패스를 할 것처럼 다리를 휘둘렀지만, 모든 것은 속임수였다.

그는 패스를 하지 않고, 공의 밑 부분을 가볍게 찍었다. 그러자 공이 무릎까지 튀어 올랐다.

“좋구나!”

김상훈은 튀어 오른 공을 향해 그대로 슈팅을 때렸다.

“정확한 슈팅.”

그 순간.

김상훈의 눈앞에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정확한 슈팅(God)을 사용하셨습니다.]

[슈팅 능력치가 20만큼 상승합니다.]

[공의 움직임이 지저분해집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