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들린 축구선수-185화 (185/200)

185화 토트넘 홋스퍼

골키퍼가 막기 힘든 슈팅이 있다.

골대의 구석을 찌르는 슈팅과 키를 넘기는 슈팅.

구석을 찌르는 슈팅은 골키퍼가 아무리 키가 크고 빠르게 반응을 한다고 해도 막기가 어렵고.

키를 넘기는 슈팅은 말 그대로 몸을 넘기는 슈팅이기 때문에 막기가 어렵다.

그리고.

골키퍼 앞에서 바운드되는 슈팅 역시 아주 막기 어렵다.

공이 골대 앞에서 튕길 때, 골키퍼의 입장에서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지금.

김상훈이 때린 슈팅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다, 얀 오블리크의 바로 앞에서 뚝 떨어졌다.

“젠장!”

얀 오블리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김상훈의 슈팅이 바운드가 되네요! 얀 오블리크가 막을 수 있을까요?!]

[아! 막지 못하네요! 슈팅이 너무 빨랐습니다! 김상훈의 멋진 골이 터집니다!]

[이야~! 김상훈이 오늘 제대로 날아다니는데요? 벌써 4골을 넣었습니다!]

양 팀의 경기는 더 이상의 골이 터지지 않은 채, 마무리됐다.

최종 스코어는 4대 1.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김상훈의 활약은 미친 수준이었다.

무려 4골을 넣었다.

상대가 약했던 것도 아니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라는 프리메라리가에서 세 손가락에 항상 꼽히는 강팀이었다.

그런 강팀을 상대로 보인 활약이었다.

때문에 김상훈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더욱 높아졌다.

더불어 과거에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선수들과 현재 뛰고 있는 선수들의 평가 또한 높아졌다.

「사비 에르난데스, ‘내가 바르셀로나에서 뛸 때, 김상훈이 있었다면 나는 더욱 쉽게 축구를 했을 것이다.’」

「사무엘 에투, ‘김상훈은 환상적인 선수.’」

「조르디 알바, ‘김상훈은 리오넬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선수.’」

「루이스 수아레스, ‘김상훈의 패스는 자로 잰 것 같다. 그리고 그는 내가 어디로 갈지 전부 알고 있는 것 같다.’」

「이니에스타, ‘김상훈은 사비와 비슷한 시야를 가졌다. 그는 경기장 전체를 본다.’」

그리고 이런 평가들을 본 한국 축구팬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스1타2크랩 : 요즘 김상훈 경기 보는 맛에 산다.......진짜 개미쳤다.

ob베어그릴스 : 걍 모든 경기가 하이라이트네;;;;;

yeonhwa88 : 이제 더 이상 김상훈 까는 놈들 없겠지? 같이 뛰는 조르디 알바가 메시 급이라고 인정했다.

뫼비우스1mm : 위에 yennhwa88아 팩트만 말하자. 메시 급이 아니라 메시 급이 될 수 있는 선수라고 했어. 그리고 같은 팀이라서 하는 립서비스 일 수도 있다는 거 모르냐?

김피탕존맛 : 어찌 됐든 김상훈의 현재 폼은 미쳤음.

sns중독자12 : 도대체 김상훈의 약점은 뭐임? 보면 다 잘하는 것 같던데;;;;;;;

쏘니1203 : 원래 김상훈은 그나마 몸싸움이 약한 선수였는데, 이젠 몸싸움도 괴물임. 걍 약점이 없는 선수라고 봐도 됨.

이런 뜨거운 반응은 바르셀로나의 훈련 상황에서도 발생했다.

훈련 때의 김상훈은 삼국지의 여포가 떠오를 정도로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인다.

리오넬 메시 역시 그랬지만, 신입생인 김상훈이 메시와 비슷한 활약을 보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더군다나 함께 훈련하는 선수들 역시 세계 최고라고 불리는 선수들이었다.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자존심만큼이나 뛰어난 실력을 갖춘 그런 선수들을 상대로 여포 노릇을 한다는 것.

그 사실에 바르셀로나의 감독 발베르데와 코치진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 저런 움직임을 보일 수가 있지?”

“조르디 알바가 김상훈을 전혀 막아내지 못하고 있어.”

“피케도 마찬가지야. 바르셀로나 최고의 수비수가 전혀 손을 쓰지 못하다니……!”

그건 놀라운 일이었다.

물론 리오넬 메시 역시 훈련 때마다 제라르 피케를 뚫어내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하지만 피케는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답게 메시를 막아내는 모습도 많이 보여준다.

그런데.

김상훈은 매번 그런 피케를 농락했다.

완벽하게 뚫어내고, 골을 넣었다.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킴이 레알로 갔다면…… 어후! 상상만 해도 끔찍하군.”

“그런 끔찍한 소리는 하지 말게.”

“만약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이번 시즌의 레알은 훨씬 더 무서운 팀이 됐겠지.”

그런 김상훈의 압도적인 모습을 지켜보던 발베르데 감독과 코치들은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김상훈은 샐러드와 닭가슴살로 이뤄진 식사를 마쳤다.

- 근데 왜 갑자기 샐러드랑 닭가슴살을 먹고 그러냐?

“요즘 체중이 조금 불어나서요. 관리 좀 하려고요.”

- 오올~! 이제 프로라 이거냐?

“그렇죠. 비싼 돈 받고 축구하는데 관리해야죠. 그리고 신인 때와는 달리 이제는 저를 응원해주는 팬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몸 관리를 못 해서 팬들을 실망시키는 선수가 되고 싶진 않아요.”

- ……오늘 뭐 잘못 먹었냐?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왜 이래?

“저 원래 이런 사람인데요? 그동안 이찬수 선수가 오해를 하신 거겠죠.”

- …….

이찬수가 아쉬운 표정으로 입맛을 다셨다.

김상훈을 더 놀리고 싶었지만, 더 이상 꼬투리를 잡을 게 생각나지 않았다.

“일단 훈련하러 갈까요?”

- 그, 그래.

자리에서 일어난 김상훈은 옷을 갈아입고 훈련을 하러 숙소 밖을 나섰다.

앞으로 중요한 경기가 계속해서 잡혀있는 지금, 하루도 훈련을 빼먹지 않을 생각이었다.

며칠 뒤.

바르셀로나의 주전 선수들과 후보 선수들은 네덜란드에 위치한 필립스 스타디온 경기장에 도착했다.

경기장에 도착한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드러났다.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강한 자신감이 생긴 상태지만,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PSV 에인트호번.

네덜란드의 1부 리그인 에레디비지에서 가장 강한 팀 중 하나이자, 얼마 전에 바르셀로나에게 패배했던 팀.

이미 이겼던 팀이지만, 에인트호번은 그 강함이 증명된 팀이었다.

최근 경기에서 이겼다고 오늘도 이긴다는 보장은 없었다.

- 상훈아 에인트호번이 이를 갈고 왔을 텐데, 어때? 자신 있어?

“이를 간다고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그냥 우리는 하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 나올 것 같아요.”

- 말빨이 좀 는 것 같다?

“방송인이었잖아요.”

- 그건 그렇지. 하여튼 그래서 오늘 경기는 자신 있다는 거지?

“그렇죠.”

김상훈은 자신이 있었다.

일단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더불어 자신의 실력에도 자신이 있었다.

그냥 늘 하던 대로, 연습하던 대로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진다면 그건 어쩔 수 없었다.

물론 그런 일은 어지간해선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것도 알았다.

김상훈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그가 선발로 출전한 바르셀로나는 PSV 에인트호번을 상대로 4대 0 스코어로 대승을 거두며 사실상 챔피언스리그 16강을 확정지었다.

「바르셀로나, 에인트호번을 상대로 대승!」

「김상훈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바르셀로나의 에이스로 거듭나다.」

「김상훈, 토트넘에 이어 바르셀로나에서도 챔피언스리그 우승?」

「실력, 외모, 쇼맨십까지 모두 가졌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상훈.」

「김상훈, 예능 출연? 국내 방송국과 협의 중.」

「김상훈의 예능 출연 소식에 국내 팬들의 관심 폭발!」

그때였다.

김상훈과 함께 기사를 보던 이찬수가 질문했다.

- 응? 너 예능 출연하기로 했냐? 난 들은 적이 없는데?

“그럴 리가요. 이찬수 선수가 바로 제 옆에 계속 있었잖아요.”

- 근데 이 기사들은 뭐냐? 네가 예능 출연 협의 중이라는데?

“허위기사네요. 고소할까요?”

- 귀찮게 고소는 무슨.

“근데 이참에 예능 한 번 나갈까요? 재밌을 것 같은데.”

-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인마.

“물어볼 수도 있죠. 스승님이잖아요. 스승님한테 이 정도는 물어볼 수 있잖아요.”

- 그래서 내가 하라는 대로 할 거야?

김상훈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럴 리가요.”

- 미친놈인가?

“크히힠! 그래서 이찬수 선수는 제가 예능 출연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고요.”

재차 이어진 김상훈의 질문에 이찬수가 진지한 표정으로 턱을 쓰다듬었다.

지금처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예능프로에 출연하면 일시적으로 더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게 축구선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지나치게 많은 관심은 축구에 집중해야 하는 선수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 나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그래요?”

이찬수가 지켜본 김상훈은 예외였다.

녀석은 보통 선수들과는 다른 멘탈을 가졌다. 관심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욱 미쳐 날뛰는 선수였다.

- 네가 적당히 미친놈이면 말리겠는데, 아주 미친놈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아니, 오히려 더 시너지효과를 기대해도 될 것 같아.

“……어찌 됐건 나가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거죠?”

- 그래.

“에이전트님한테 이야기를 좀 해놔야겠네요.”

김상훈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지어졌다.

머지않아 흥미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물론 당장 예능에 출연할 생각은 없었다. 지금은 리그에 집중해야 할 때였으니까.

하지만 출연을 하게 된다면 재밌게 참여할 생각이었다.

***

에인트호번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바르셀로나는 불과 며칠 뒤에 또다시 경기를 치렀다.

2018년 12월 2일에 비야레알과의 경기가 펼쳐졌다.

그리고 김상훈은 이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했다.

아무리 체력이 좋아진 상태라고 해도, 김상훈이 한 경기에서 뛰는 양은 엄청났기에 관리가 필요했다.

체력이 높아졌지만, 무한은 아니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달리는 건 부상을 유발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태.

발베르데 감독은 팀의 에이스가 된 김상훈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모든 지원을 주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그 이후에도 바르셀로나는 바쁜 일정을 치렀다.

「바르셀로나 에스파뇰과의 경기에서 2대 0 승리.」

「김상훈, 수비로 일관하던 에스파뇰을 기어코 뚫어내다.」

그리고 2018년 12월.

바르셀로나는 다시 한번 김상훈의 친정팀인 토트넘 홋스퍼를 만났다.

「바르셀로나, 토트넘 홋스퍼와 2차전. 그 결과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김상훈은 막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선수.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우리에게는 베르통언이나 토비 알더웨이럴트와 같은 선수가 있다. 그들은 김상훈을 막는 방법을 알고 있다.’」

1차전에서 패배했던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인터뷰에서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바르셀로나의 발베르데 감독은 커다란 자신감을 드러냈다.

「발베르데, ‘토트넘은 이미 우리가 크게 이겼던 팀. 방심하지 않으면 우리가 또 승리할 것.’」

- 이야~! 토트넘 애들의 눈빛이 아주 날카롭구만! 상훈아, 쟤들 눈빛 보이지? 절대 안 지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나오는 눈빛이야.

그때, 김상훈이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서 무서워요.”

이찬수의 눈이 커졌다.

- 응? 무섭다고? 너 내가 아는 김상훈 맞냐? 허! 거참 신기하네. 그래, 왜 무서운지 이유나 들어보자.

“친정팀 선수들이 저렇게 승리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희망도 가득한데, 제가 그 희망을 짓밟아버릴 것 같아서요.”

- ……뭐?

이찬수가 황당한 표정으로 김상훈을 쳐다봤다.

그러자 김상훈이 특유의 얄미운 미소와 함께 말을 이었다.

“이찬수 선수도 아시다시피 전 봐주는 거 없거든요. 상대가 누구든 최선을 다해서 다 밟아버린다고요. 토트넘도 예외는 아니고요. 그래서 무서워요. 경기 도중,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에 토트넘 선수들과 토트넘 팬들이 절망할 거 같거든요. 그 모습을 상상하는 건…… 어휴! 끔찍합니다. 정말.”

- ……그냥 무조건 이긴다는 마인드네?

“당연하죠.”

- 에휴! 너는 진짜 미친놈이다.

“미친놈인지 진실만을 말하는 선량한 축구선수인지는 행동으로 보여드리죠.”

말을 마친 김상훈이 경기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잠시 후.

바르셀로나와 토트넘의 UEFA 챔피언스리그 6라운드 경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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