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들린 축구선수-184화 (184/200)

184화 프리메라리가의 강팀(4)

프리메라리가 내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는 견고하기로 유명하다.

수비수들의 기량도 좋았지만, 전술 자체가 수비에 특화된 팀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수비가 강했던 팀은 아니었다.

디에고 시메오네.

그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아틀레티코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수비력이 강하지 않던 팀이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수비를 가진 팀으로 탈바꿈이 되었던 것이다.

흔히 말하는 두 줄 수비 전술.

수비수와 미드필더가 모두 수비를 하고, 심지어 공격수까지 수비에 참여한 뒤에 역습을 나가는 이 전술로 시메오네 감독은 라 리가에서 우승까지 거머쥘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들은 수비력 하나만큼은 그들이 응원하는 팀이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시즌 내내 팬들의 자부심에 맞는 수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금, 그들의 자부심은 철저히 부서지고 있었다.

[고오오오오오올! 골입니다! 메시의 패스를 받은 김상훈의 원더골이 터졌습니다!]

[이야! 정확히 김상훈을 향해 공을 띄워준 메시의 패스도 환상적이었고, 김상훈의 오버헤드킥도 한 폭의 그림과 같았습니다!]

오버헤드킥이라는 화려한 슈팅으로 골을 넣은 김상훈은 양팔을 날개처럼 펼친 채, 그라운드 위를 달렸다.

스코어는 2대 1이 되었다.

“촤아아아아아! 으라라라라라!”

충분히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괴성이었지만, 그 누구도 김상훈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너무 멋있어……!”

“어쩜 저렇게 멋있지? 어머! 짐승처럼 포효하는 것 좀 봐!”

“저기서 오버헤드킥을 할 줄이야…… 킴은 정말 사람이 아니야.”

“……우와, 이젠 킴도 메시와 호날두처럼 신계에 올랐다고 해도 될 것 같아.”

그저 그의 실력에 감탄했고, 그의 세레머니를 보며 열렬히 환호할 뿐이었다.

[김상훈의 골로 바르셀로나가 2대 1로 앞서갑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제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올까요?]

[시메오네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생각하고 나왔을 것입니다. 당연히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것 같네요.]

해설들의 말 그대로였다.

시메오네 감독은 수비 후 역습 전술을 즐겨 썼지만, 공격적인 전술을 사용하지 않는 감독은 아니었다. 경기가 지고 있는데, 주구장창 수비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만약 그랬다면 시메오네 감독은 명장으로 분류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공격적인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즈만이 빈 공간으로 공을 찔러 넣습니다. 디에고 코스타가 뜁니다! 아! 사무엘 움티티가 코스타를 놓쳤어요!]

그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을 바르셀로나의 수비수들은 쉽게 막아내지 못했다.

오늘 바르셀로나의 센터백으로 출전한 사무엘 움티티는 디에고 코스타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디에고 코스타! 대단하네요! 움티티가 달라붙었지만, 몸싸움에서 이겨냅니다!]

코스타는 뛰어난 피지컬로 움티티를 밀어내며 슈팅 타이밍을 만들어냈다.

순식간에 위기를 맞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표정이 굳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는 한 명의 센터백이 더 있었다.

그리즈만의 패스를 예상했던 제라르 피케였다.

그는 자신이 왜 바르셀로나의 붙박이 주전인지 증명하는 움직임을 펼쳤다.

촤악!

[오오! 제라르 피케의 태클! 움티티가 놓친 코스타를 피케가 막아냅니다!]

그리고 그 순간.

공을 뺏어낸 피케가 몸을 일으킨 즉시, 저 멀리서 달리는 김상훈을 향해 길게 패스를 찔렀다.

‘김상훈은 스피드가 빠르니까 최대한 골대에 가깝게 붙인다.’

피케는 생각했던 대로 길게 패스를 뿌렸다.

퍼엉!

그리고 그 공을 향해 김상훈은 엄청난 속도로 뛰었다.

- 달려! 더! 더 빨리!

이찬수가 그런 김상훈의 옆에서 날아가며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러댔다.

김상훈은 그런 이찬수의 말을 들으며 할 수 있는 한,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렸다.

“순간 가속!”

[순간 가속(G)을 사용합니다.]

[5초간 속도가 빨라집니다.]

순간 가속(G)스킬까지 사용한 김상훈의 속도는 굉장했다. 아틀레티코의 수비수가 그를 전혀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빨랐다.

[김상훈! 빠릅니다!]

공을 잡을 수 있을 정도까지 달려간 이후부터는 김상훈에게는 너무나도 쉬운 일만 남았다.

많은 선수가 어려워하는 달리는 도중에 공중볼을 트래핑하는 것.

그것은 김상훈에게는 가장 쉬운 일 중 하나였다.

[이찬수의 퍼스트터치]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대한민국의 이찬수, 그의 퍼스트터치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역사상 최고의 퍼스트터치를 가졌다고 평가받던 데니스 베르캄프보다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이찬수의 퍼스트터치.

그 능력을 갖추고 있는 김상훈은 발을 쭉 뻗어서 공중에서 떨어지는 공을 잡아냈다.

[김상훈이 공을 잡아냈습니다! 역시 세계 최고의 트래핑 능력을 갖춘 선수답네요!]

[마치 공이 알아서 발에 달라붙는 것 같습니다! 이야~! 어떻게 저런 터치를 할 수가 있죠?]

김상훈의 발에 붙은 공은 이내 부드럽게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그리고 그런 김상훈의 주변으로 아틀레티코 수비수들이 빠르게 달려왔다. 골키퍼도 튀어나왔다.

‘어떻게 찰까?’

김상훈은 아주 잠깐 고민했다.

지금과 같이 골키퍼가 튀어나오는 상황에서는 보통 두 가지의 슈팅을 한다.

골키퍼가 막기 힘든 골대 구석으로 슈팅을 때리거나,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칩슛을 한다.

그때 김상훈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키퍼 얀 오블라크의 얼굴을 힐끗 바라봤다.

‘녀석이 나에 대한 분석을 많이 한 것 같단 말이야.’

상대가 자신을 분석해왔을 때.

그것도 아주 철저하게 분석을 해왔을 때.

굳이 상대가 알고 있는 움직임을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

물론 늘 하던 것과 다른 움직임을 펼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김상훈에게는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녀석은 아마도 내가 구석을 향해 슈팅할 거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김상훈은 달려 나오는 얀 오블라크를 보며 다리를 살짝 휘둘렀다. 휘둘러진 그의 발이 공에 닿았다.

휘익! 툭!

얀 오블라크는 곧바로 반응했다.

각을 최대한 좁힌 상태에서 몸을 날렸다.

하지만.

슈팅은 페이크였다.

김상훈의 발에 맞은 공은 멀리 날아가지 않았다.

아주 살짝 앞으로 굴러갔을 뿐이었다.

김상훈은 그대로 속도를 높였다. 순식간에 얀 오블라크의 몸을 지나쳤다.

휘이익!

“젠장!”

얀 오블라크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김상훈은 씨익 웃으며 골대를 향해 공을 몰고 달렸다.

[김상훈! 골키퍼를 제쳤습니다!]

빈 골대가 눈앞에 보였다.

이제 할 것은 간단했다.

툭!

김상훈은 아무도 없는 골대를 향해 공을 가볍게 밀어 넣었다.

철렁!

해트트릭이었다.

***

김상훈의 해트트릭으로 양 팀의 스코어가 3대 1이 된 후, 양 팀의 기세는 크게 달라졌다.

3골을 먹힌 순간부터 아틀레티코 마드리스 선수들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더욱 잘 드러났다.

그리고 김상훈은 경기 초반과 다를 바 없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공을 빼앗기지 않았고, 정확하게 패스했다. 화려한 드리블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수들을 괴롭혔고, 슈팅을 시도했다.

조금도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 김상훈의 플레이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체력을 급격히 소모시켰다.

“……허억! 쟤 대체 뭐야?!”

“어떻게 안 지치는 거지?”

“정말 미치겠군!”

특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수들의 상태는 가관이었다.

이제 겨우 후반전 20분을 지났을 뿐이지만, 그들은 입을 크게 벌린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시메오네 감독이 인상을 찌푸렸다.

‘체력이 떨어지질 않아. 어떻게 저런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는 거지?’

오늘 경기에서 김상훈은 리오넬 메시와 위치를 바꾸어가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양쪽 사이드 풀백들의 체력을 소모시켰다.

더군다나 종종 중앙으로 내려가서 빌드업에도 참여했다.

이런 움직임을 보이려면 엄청난 활동량이 필요했는데, 김상훈은 아무렇지 않게 후반전인 지금까지도 경기장을 활발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저런 실력에 체력까지 좋다니…… 대단하군.’

시메오네 감독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김상훈을 막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고,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김상훈이 그의 생각보다 더 뛰어난 선수였다는 것.

그게 전부였다.

모든 선수들이 지친 상황에서 혼자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그 사실은 엄청난 이점이 된다.

때문에 김상훈은 물 만난 고기처럼 그라운드 위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김상훈이 다시 공을 잡습니다! 이야! 그리즈만 선수가 쉽게 공을 뺏기는 선수가 아닌데, 김상훈의 태클을 피해내지 못하네요!]

[이건 거의 스치면 공을 뺏기는 수준이지 않습니까?]

[하하! 맞습니다. 김상훈 선수의 태클 실력은 볼 때마다 정말 놀라운 수준이네요.]

타닥!

태클로 그리즈만의 공을 뺏어낸 김상훈이 바닥을 쓸어내며 몸을 일으켰다.

태클과 몸을 일으키는 동작이 한 동작처럼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운 움직임이었다.

몸을 일으킨 김상훈을 향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수가 달라붙었다.

보통 몸을 갓 일으켰을 때는 중심을 잡기 힘들다. 당연히 그 순간 들어온 압박은 선수에게 굉장히 큰 압박감을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김상훈의 중심은 완벽했다.

당연하게도 그는 늘 하던 대로 자세를 낮춘 뒤, 갑작스레 들어온 압박을 견뎌냈다.

상대 수비수에게서 공을 멀리 떨어뜨린 뒤, 등을 졌다. 퍼억! 상대가 강하게 몸을 부딪쳤지만, 김상훈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 힘을 이용해서 몸을 돌렸다.

휘익!

엄청난 민첩성으로 몸을 돌려낸 김상훈의 눈에는 동료들의 움직임이 훤히 들어왔다.

‘메시가 앞에서 공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고, 수아레스가 라인을 부술 준비를 끝냈다. 쿠티뉴 역시 괜찮은 자리를 잡고 있어.’

줄 곳은 총 세 군데였다.

패스할 곳이 많다는 것은 김상훈에게 여유를 만들어줬다.

게다가.

- 왼쪽 대각 뒤에 아르투르 있고, 바로 뒤에는 그리즈만이 달려온다. 볼 처리는 빨리할수록 좋고 뒤에 충분히 동료들이 많으니까 침착하게 해.

경기장을 날아다니며 모든 선수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는 이찬수의 브리핑까지 이어졌다.

김상훈은 옅은 미소를 띤 얼굴로 다리를 휘둘렀다.

그의 정면에는 아직 압박이 없는 상태.

당연히 그의 패스는 아무런 방해도 없이 전방을 향해 뻗어갈 수 있었다.

퍼엉!

김상훈의 발에 맞은 공은 낮고 빠르게 쏘아졌다. 강력한 스루패스였다.

그리고 그 공을 받은 선수는.

[김상훈의 패스를 수아레스가 잡아냅니다!]

바르셀로나의 스트라이커 루이스 수아레스였다.

다만 그의 터치는 조금 길었다.

평소의 수아레스에게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기에 나온 실수였다.

“걷어내!”

골키퍼 얀 오블라크가 소리쳤다.

그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 이런 외침 하나가 동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실제로 순간적으로 몸이 경직되어있던 루카스 에르난데스가 다급하게 공을 걷어냈다.

투웅!

하지만 말 그대로 다급하게 걷어낸 것.

정확한 임팩트로 공을 걷어내는 것에는 실패했다.

공이 멀리 뻗어 나가질 못하고 페널티 박스를 벗어나는 것에 그쳤다.

그리고 그 위치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 때려!

“안 그래도 그러려고 했어요.”

김상훈이었다.

그는 날아오는 공을 향해 다리를 높이 휘둘렀다.

자세는 상관없었다. 그저 발등에 공이 얹히기만 하면 됐다.

그리고 김상훈은 어렵지 않게 그것을 해냈다.

“정확한 슈팅.”

공중에서 날아오는 공에 정확한 임팩트로 슈팅을 때린 순간.

뻐엉! 쒜에에에엑!

김상훈의 슈팅은 골망을 찢을 것 같은 기세로 날아갔다.

날아오는 공의 궤적을 본 얀 오블라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젠장!’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 날아오는 슈팅은 그가 분석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궤적으로 쏘아져 오고 있었으니까.

골대 구석이 아닌 그의 앞에서 바운드가 되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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