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들린 축구선수-179화 (179/200)

179화 엘클라시코(2)

바르셀로나에게는 몇 가지 공격 패턴이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패턴은 조르디 알바를 이용해서 상대의 사이드를 붕괴시키는 것이다.

리오넬 메시와 조르디 알바의 환상적인 호흡으로 만들어졌던 그 패턴을 지금, 이 순간 김상훈과 조르디 알바가 만들어내고 있었다.

[조르디 알바가 쇄도합니다! 김상훈이 곧바로 찔러주네요! 나초 페르난데스가 쫓아가지만 조금 늦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위험합니다! 조르디 알바! 컷백!]

나초 페르난데스의 수비를 벗어난 조르디 알바는 망설임 없이 뒤에서 달려오는 김상훈에게 공을 보냈다.

투웅!

김상훈은 흐르는 공을 향해 슈팅을 때렸다.

“정확한 슈팅.”

빠앙!

[김상훈이 때렸습니다!]

흐르는 공은 김상훈의 발등에 제대로 걸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정확한 슈팅]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체력을 5만큼 소모해서 원하는 곳에 슈팅할 수 있습니다. 슈팅하는 순간, 슈팅 능력치가 10만큼 상승합니다.

이제는 레전드 등급이 되어버린 정확한 슈팅 스킬.

그 스킬로 인해서 김상훈의 슈팅은 완벽한 정확도를 갖게 됐다.

쒜에엑!

흐르는 공이 정확한 임팩트로 발등에 맞으면 엄청난 파워를 만들어낸다. 슈팅 능력치가 100을 넘기는 김상훈의 다리는 더욱 강한 파워를 만들어냈다. 더군다나 지금은 각종 스킬효과로 인해서 슈팅 능력치가 대폭 상승한 상태이지 않은가.

그리고 그 순간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 산티아고 솔라리는 커다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막아!”

1골 차이는 어떻게든 역전을 해낼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2골을 먹으면 쉽지 않았다. 게다가 바르셀로나의 홈경기이지 않은가.

레알 마드리드는 어떻게든 이 슈팅을 막아내야만 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골키퍼 쿠르투아는 직감했다.

‘이건 막을 수 없어…….’

이건 절대 막을 수 없는 슈팅이라는 것을.

그가 반응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골망을 흔들 것이라는 걸.

그리고 그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김상훈의 슈팅은 반응할 수가 없을 정도로 빨랐다.

철렁!

[김상훈 고오오올! 쿠르투아 골키퍼가 반응도 하지 못합니다!]

[슈팅이 너무 빨랐어요! 이야~! 쿠르투아가 순간적으로 반응을 하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이미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간 뒤였습니다!]

전반 22분에 들어간 2번째 골이었다.

엘클라시코를 기대한 레알 마드리드 팬들에게는 찬물을 끼얹는 골이기도 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김상훈의 활약에 특히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돌판에오겹살 : 주모!!!!!!!!!!!!!!!국뽕 열 사발 추가요!

챔스우승상훈 : 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김상훈 클래슼ㅋㅋㅋㅋ개미쳣닼ㅋㅋㅋㅋ

abcd마트321 : 오졌다ㅋㅋㅋㅋ진짜 개오져땈ㅋㅋㅋㅋ 와.....김상훈 왜 이렇게 잘해? 어? 이거 뭐냐고ㅋㅋㅋㅋ

pchiwb1241 : 한국선수 맞음? 지금까지 한국에 이런 선수가 있었나? 진짜 올타임 레전드 아님?

piciciuuer : 이젠 진짜 메시 급이다. 막말로 이건 메시보다 더 잘하잖아?

리오넬 메시와 비교는 이제는 흔한 일이었다.

세계 최고인 메시와 비교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더 대단한 것은 대한민국에서만 나오는 비교가 아니라는 것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메시와 김상훈을 비교하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왔다.

그리고 지금.

김상훈은 리오넬 메시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었다. 아니, 그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더불어 경기 내내 쿠티뉴와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 풀백들에게 혼란을 주기까지 했다.

리오넬 메시와 더 좋은 플레이를 한다는 것, 그것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일이었다.

김상훈의 플레이를 지켜보던 이찬수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질문했다.

- 넌 긴장도 안 되냐?

“너무 떨려서 기절할 것 같은데요?”

- 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히 긴장 안 되지?

“크힠! 솔직히 전혀 긴장이 안 돼요.”

- 프리롤로 뛰는 건 어때? 몸에 좀 맞아?

“오히려 편한 것 같아요.”

- 그래? 왜?

“자리를 계속 옮기면서 뛰니까 아무래도 압박이 덜 심한 것 같아요. 물론 드리블을 할 때는 압박이 심해지지만 그래도 저한테는 이게 편한 것 같아요.”

프리롤은 쉽지 않은 역할이다.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축구를 할 수 있는 역할.

하지만 이 역할을 맡으려면 개인 기량이 출중해야만 한다.

때문에 모든 능력에서 뛰어난 김상훈에게는 프리롤이 아주 편한 역할이었다.

-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들이 되게 힘들어하고 있어. 뭐, 네가 잘하고 있다는 거겠지.

“……예?”

- 예는 뭐가 예야?

“아니…… 갑자기 칭찬을 하시니까 좀 당황했어요.”

- 칭찬을 하는데 왜 당황을 해? 뭐 죄 졌냐?

“칭찬을 잘 안 하시는 분이 칭찬을 하시니까 당황하죠. 그리고 제가 죄를 지었겠어요? 법 없이도 살 사람이 전데.”

- 법 없으면 제일 위험할 놈이 바로 너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시구……요!”

김상훈의 호흡이 바뀌었다. 그에게 굴러오는 공을 받기 위해서였다.

툭!

아르투르 멜루가 준 패스를 받아내자마자 이스코의 압박이 들어왔다. 김상훈은 굳이 이스코를 상대하지 않았다. 드리블로 제쳐낼 자신도 있었지만, 비효율적인 플레이를 할 필요는 없었다.

투욱!

다시 아르투르 멜루에게 공을 넘긴 김상훈은 속도를 내서 이스코를 지나쳤다. 지금의 김상훈은 공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스코는 강한 압박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김상훈에게 아르투르 멜루는 다시 패스를 했다.

촤악! 이스코가 몸을 날려서 공을 끊어내 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아르투르 멜루의 패스가 너무 강력했기 때문이다.

[아르투르 멜루의 패스가 너무 센데요? 실수일까요?]

[아르투르는 이런 실수를 하는 선수가 아니죠. 제 생각에는 김상훈의 볼터치 실력을 믿고 일부러 강하게 준 것 같습니다.]

해설들의 말 그대로였다.

자칫 실수처럼 느껴질 정도로 아르투르는 강하게 패스를 뿌렸다. 그리고 이건 김상훈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 패스였다.

‘김상훈은 어떤 공도 쉽게 받을 수 있어.’

확실한 믿음이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김상훈과 함께 훈련을 하다 보면, 정말 믿을 수 없는 볼터치를 볼 수 있었으니까.

단 한 번도 패스를 받지 못했던 적이 없었으니까.

훈련 때의 김상훈은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줬다.

빠른 템포와 정확한 패스 능력을 요구하는 바르셀로나의 훈련은 어려운 것으로 유명했지만.

김상훈은 너무 쉽게 바르셀로나의 훈련에 적응했고, 지금은 훈련을 가장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선수가 되었다.

그리고 그런 아르투르 멜루의 기대처럼 김상훈은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무릎으로 터치해냈다.

[이찬수의 퍼스트터치]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대한민국의 이찬수, 그의 퍼스트터치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역시절 세계 최고의 퍼스트터치 능력을 가졌던 이찬수의 퍼스트터치였다.

무릎을 이용해서 공을 받아낸 김상훈은 그대로 몸을 회전시키며 슈팅을 때렸다.

빠른 템포로 이어진 발리슛이었다.

“정확한 슈팅.”

***

김상훈이 무릎으로 공을 트래핑해낸 뒤, 곧바로 회전하며 발리슈팅을 때린 순간.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은 김상훈의 슈팅이 골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저런 슈팅은 쉽게 들어가는 게 아니야. 김상훈도 넣지 못할 거야!’

‘저기서 저렇게 슈팅을 한다고? 풉! 미쳤군! 절대 못 넣을걸?’

‘아무리 슈팅을 잘한다고 해도 저렇게는 넣기 힘들지.’

‘레알 마드리드가 설마 바르셀로나에 3골이나 허용하겠어?’

하지만.

그들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잔인하게도, 김상훈의 슈팅은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게 골대 구석을 찔러 들어갔다.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김상훈이 또다시 골을 넣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경기력입니다! 엘클라시코에서 대한민국의 김상훈 선수가 해트트릭을 기록했습니다!]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나왔습니다! 이제 김상훈은 더 이상 메시와 호날두에게 비교되는 것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해설들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그만큼 감격스럽고, 엄청난 일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한국에는 김상훈 정도의 실력을 갖춘 축구선수가 거의 없었으니까.

오직 이찬수만이 그런 선수였고, 지금의 김상훈은 현역시절 이찬수에 비해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해설들은 이찬수의 이름을 언급했다.

[우리의 곁을 떠난 이찬수 선수가 이 장면을 봤으면 굉장히 기뻐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이찬수 선수가 떠오르는 대단한 골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 배운 대로 잘하네.

“다 이찬수 선수의 가르침이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 그건 맞지.

김상훈이 실제로 이찬수에게 축구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귀신이 되어버린 이찬수가 김상훈의 옆에 있다는 사실을.

“그나저나 방금 골은 진짜 멋있게 들어갔네요.”

- 네 입으로 그런 말을 하면 안 쪽팔리냐?

“전혀 안 쪽팔리는데요?”

- ……그러냐?

“예.”

김상훈이 해트트릭을 한 이후, 전반전은 금세 마무리가 됐다. 그리고 이어진 후반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다른 전술을 들고 나왔다.

선수도 교체를 하며, 분위기를 바꿔오고자 노력했다. 이건 경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를 합니다.]

[가레스 베일이 나오고 아센시오 선수가 투입되네요. 아무래도 솔라리 감독이 오늘 경기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가레스 베일 선수보다 더욱 효율적으로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마르코 아센시오에게 기대를 걸려고 하는 것 같네요.]

[마르코 아센시오 선수는 96년생이라는 어린 나이답지 않게 뛰어난 능력을 갖춘 선수죠. 특히 왼발 킥이 굉장히 강력한 선수입니다.]

[맞습니다. 종종 왼발을 이용한 중거리 골을 넣을 정도로 킥력이 아주 뛰어난 선수입니다.]

아센시오를 투입한 것은 레알 마드리드의 승부수였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의 승부수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후반 5분이 채 안 됐을 때, 레알 마드리드는 또 한 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어? 마르셀루를 빼주네요? 레알 마드리드가 마르셀루를 빼고 루카스 바스케스 선수를 투입합니다.]

[이건 레알 마드리드에게는 도박과도 같은 교체입니다. 오늘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 측면은 김상훈과 조르디 알바에게 계속해서 공격을 허용했는데요, 마르셀루 선수를 빼면 더욱 위기를 맞게 될 수도 있습니다.]

솔라리 감독의 얼굴에 긴장감이 흘렀다.

해설들의 말 그대로 마르셀루를 빼고 바스케스를 넣은 건, 공격에 비중을 높이는 대신, 수비가 헐거워질 수 있는 변화였다.

하지만 솔라리 감독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3대 0으로 크게 뒤지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경기를 역전하려면 결국 두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수비 후 역습을 펼치거나 많은 수의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투입해서 상대를 강하게 몰아붙이는 것.

그중에서 솔라리 감독은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더군다나 그는 전술도 변경했다.

후반전의 레알 마드리드는 철저히 벤제마의 머리로 공격을 시작하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철저하게 제공권 싸움을 해서 바르셀로나를 흔들려는 의도였다.

그리고 그런 레알 마드리드의 전술은 바르셀로나에게 제대로 먹히기 시작했다.

[바스케스가 길게 찔러줍니다. 벤제마 헤딩! 이스코가 공을 잡습니다.]

벤제마가 피케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벤제마의 머리에 맞고 떨어진 공을 이스코가 잡아냈다.

이스코는 과감하게 드리블을 펼치며 전진했다.

레알이 분위기를 잡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스코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분위기를 그대로 이끌어가야 돼.’

때문에 이스코는 과감한 드리블을 시도했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센스가 뛰어난 그는 드리블 스페셜리스트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드리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감을 갖고 바르셀로나의 수비수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데.

그 순간 이스코의 귀에 동료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급한 목소리였다.

“이스코! 뒤!”

깜짝 놀란 이스코가 뒤를 돌아본 순간.

그는 볼 수 있었다.

낮게 깔린 슬라이딩 태클을 하는 선수를.

얄미운 미소를 짓고 있는 그 선수의 얼굴을.

‘김상훈……!’

이스코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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