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들린 축구선수-168화 (168/200)

168화 레알 소시에다드(2)

김상훈.

데뷔시즌부터 K리그를 씹어 먹었고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이후 토트넘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가장 큰 관여를 한 남자.

더불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우승으로 이끈 남자.

그는 결국 세계 최고의 팀이라고 불리는 클럽 중 하나인 FC바르셀로나에 입단했다.

그리고 지금.

2018년 9월 15일에 펼쳐진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원정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르기 위해 그라운드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김상훈 선수가 출전합니다! 많은 선수들이 기다리던 순간일 텐데요! 발베르데 감독은 김상훈 선수에게 왼쪽 윙어 포지션을 맡겼습니다.]

[윙어는 김상훈 선수에게 익숙한 포지션 중 하나죠. 그리고 양발 잡이인 김상훈 선수는 오른쪽과 왼쪽을 가리지 않고 뛸 수 있습니다.]

[김상훈 선수의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대단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 축구 팬들은 김상훈 선수와 바르셀로나 선수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을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팀워크의 문제.

해설 중 한 명은 그 점을 꼬집었다.

[충분히 걱정할 수 있는 부분이죠. 하지만 김상훈 선수는 최근에 펼쳐졌던 아시안게임에서 발을 맞춰보지 않은 선수들을 이끌고 우승을 한 경험이 있거든요. 저는 김상훈 선수와 바르셀로나 선수들과의 호흡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또 한 명의 해설은 김상훈이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예로 들며, 김상훈의 팀워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경기가 재개됐다.

김상훈은 그라운드로 달려 들어가며 계속해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 아주 들어가자마자 난리를 칠 생각이구만.

그 모습을 본 이찬수가 혀를 내둘렀다.

그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펼쳐지는 김상훈의 행동이 스킬을 사용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곧 많은 숫자의 스킬들이 중첩되며, 김상훈이 괴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것을.

그런 이찬수의 예상은 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에 투입된 김상훈이 곧바로 스킬들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몸싸움 능력과 피지컬 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제한시간 20분)]

[동료들의 기세가 높아집니다.(제한시간 20분)]

[드리블 능력치가 10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5분)]

[탈 압박 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제한시간 20분)]

[드리블, 민첩, 몸싸움, 피지컬 능력치가 각각 20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20분)]

[10분간 체력이 소모되지 않습니다.]

[20분간 부상을 당하지 않습니다.]

[10분간 스피드가 대폭 상승합니다.]

각종 스킬효과로 인해 김상훈의 몸이 가벼워졌다.

동시에 강해졌다.

게다가 이런 버프형 스킬들의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호나우지뉴의 개인기(L)스킬로 브라질의 레전드인 호나우지뉴의 개인기술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고.

사비 에르난데스의 패스(L)스킬로 스페인의 레전드인 사비 에르난데스의 패스 능력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 이건 정말 밸런스 붕괴야……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니잖아?

이찬수의 말 그대로였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상훈이 최근에 강화한 스킬을 사용했다.

“리오넬 메시의 드리블(L)”

무려 레전드 등급의 아이템인 ‘스킬 강화’를 사용해서 강화한 리오넬 메시의 드리블(L)스킬은 등급이 바뀌지는 않았다.

다만, 스킬 강화의 효과는 확실했다.

등급을 바꾸지는 못했어도 효과를 강화시키는 것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리오넬 메시의 드리블]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드리블, 개인기, 스피드, 민첩 능력치가 각각 30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30분)

- 아오! 레전드 스킬까지 강화를 시켜주면 어떡하냐고!

강화된 리오넬 메시의 드리블은 엄청난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강화 전에는 드리블, 개인기, 스피드, 민첩 능력치를 25만큼 상승시켜줬던 것과는 달리, 강화 후에는 무려 30만큼이나 상승시켜줬다.

더불어 시간이 달라졌다.

20분의 제한시간을 갖고 있던 강화 전에 비해, 스킬의 지속시간이 무려 10분이나 더 늘어났다.

“크히힠!”

- 좋지? 아주 좋아 죽겠지? 그래, 당연하지. 나도 현역시절에 너 같은 능력들을 갖고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다면 아주 좋았을 텐데…….

“예. 좋아요. 역시 스킬들을 사용했을 때의 기분은 짜릿하네요.”

- 그래, 그렇겠지. 그리고 아직 하나 남았잖아?

“예. 맞아요.”

- 그것도 지금 쓰려고?

“예.”

- 어이구, 아주 그냥 밑천까지 다 긁어 쓰시는구만?

“아끼면 똥 됩니다.”

- 네 얼굴이 똥이겠지.

“또 2002년 월드컵 이야기를 꺼내볼까요?”

- ……미안하다.

“한번 봐드릴게요.”

- 아오! 이런 싸가지 없는 놈! 스킬이나 빨리 써!

“크히힠! 그러려고 했어요.”

대답과 동시에 김상훈은 마지막 남은 스킬까지 전부 사용했다.

마지막 남은 스킬은 바로 사용하기 전까지 그 효과를 알 수 없는 레전드의 기억(L)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김상훈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레전드의 기억(L)을 사용하셨습니다.]

[랜덤으로 레전드 선수의 기억을 가져옵니다.]

[선수가 선택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레전드, 이찬수의 기억을 가져왔습니다!]

[이찬수의 다재다능함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제한시간 10분.)]

“응?”

- 엥?

김상훈과 이찬수, 두 남자의 눈이 동시에 커졌다.

익숙한 이름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찬수 선수의 능력이 떴네요?”

- 오! 효과 좀 빨리 확인해봐.

“효과가 좋겠죠? 그래도 이찬수 선수의 능력이니까요.”

- 당연한 소리는 그만하고 빨리 확인이나 해보라니까?

“예.”

김상훈은 곧바로 ‘이찬수의 다재다능함’의 정보를 확인했다.

[이찬수의 다재다능함]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모든 능력치가 10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10분)

정보를 본 순간.

“헐…….”

김상훈은 깜짝 놀랐고.

- 크하하하핫! 그래! 이 정도는 돼야지!

이찬수는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와…… 효과가 미쳤는데요?”

- 사실 이것도 부족하지. 진짜 내 능력이라면 능력치 당 20씩은 올려줬어야 되는데.

“……정말 양심이 없으시네요.”

- 뭐 인마? 나 정도면 그래도 되지!

“아. 예. 일단 이찬수 선수의 능력, 잘 쓰겠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대폭 상승한 지금.

김상훈의 움직임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바르셀로나에서도 단연 돋보이고 있었다.

그와 비견될 만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오직 리오넬 메시밖에 없었다.

[김상훈이 이반 라키티치의 패스를 받습니다. 이야! 김상훈 선수의 터치는 정말 볼 때마다 경이롭습니다!]

[김상훈 선수는 마치 이찬수 선수가 생각날 정도로 대단한 퍼스트터치를 가졌죠. 바르셀로나에서의 첫 터치 역시 멋지게 성공해냅니다!]

라키티치의 패스를 받은 김상훈은 시원시원한 드리블로 전방을 향해 쭉쭉 치고나갔다.

그런 김상훈을 막기 위해 이고르 주벨디아가 강하게 달라붙었지만 김상훈은 상체페인팅 이후 턴을 하며 압박을 쉽게 벗어났다.

그 순간 김상훈은 공을 향해 다리를 휘둘렀다.

레알 소시에다드의 풀백, 호세바 살두아가 달라붙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정확한 슈팅.”

거리는 38m.

다른 선수에게는 먼 거리지만 김상훈에게는 전혀 멀게 느껴지지 않는 거리였다.

그의 발등에 공이 얹히는 순간.

두 개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몬스터 슈터(H)가 발동됩니다.]

[슈팅이 굉장히 강력해집니다.]

[화려한 무브먼트(H)가 발동됩니다.]

[슈팅의 무브먼트가 화려하게 변합니다.]

하루에 한 번, 첫 슈팅 때 발동되는 몬스터 슈터(H)스킬과.

[몬스터 슈터]

- 등급 : 히어로(Hero)

- 효과 : 하루에 한 번, 굉장히 강력한 슈팅을 할 수 있습니다. 몬스터 슈터는 첫 슈팅을 할 때, 자동으로 발동됩니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 30M 이상의 거리에서 슈팅을 시도할 때 발동되는 화려한 무브먼트(H)의 효과가 적용됐다는 메시지였다.

[김상후우우운! 슈팅!]

[오오오!]

해설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김상훈의 슈팅이 얼마나 위력적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김상훈을 알고 있는 축구 팬들은 전부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슈팅의 궤적을 지켜봤다.

다만 궤적을 지켜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쉬이이이익!

눈으로 쫓을 수 없는 찰나의 순간에 골대를 향해 날아갔고, 공의 움직임이 너무나도 지저분했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나오는 너클볼과도 비슷한 움직임.

그런 무브먼트를 막아내야 하는 레알 소시에다드의 골키퍼 헤르니모 룰리의 표정이 창백하게 질렸다.

‘이건 못 막아…….’

미리 방향을 예측하고 있어도 막기 힘든 슈팅이었다.

반 박자 빠른 타이밍에 나온 슈팅이었고, 워낙 강력한 슈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의 움직임마저 끔찍할 정도로 화려했다.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아니, 반응조차 할 수 없었다.

철렁!

[고오오오오오올! 김상훈 선수! 바르셀로나에서의 데뷔골을 터트립니다!]

[하하! 정말 무지막지하네요! 김상훈 선수가 멋진 골로 바르셀로나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골이 터진 순간 김상훈의 근처에 있던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빠르게 달려왔다.

이윽고 그들은 김상훈을 둘러싼 채 데뷔골을 축하했다.

“킴! 정말 환상적인 골이었어! 어떻게 하면 그런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거야?”

“너는 정말 미쳤어! 훈련에서 봤을 때도 미친놈인 줄은 알았지만 실전에서도 이런 골을 넣다니 정말 대단해!”

“킴, 축하해.”

“멋진 골이었어!”

김상훈의 골이 터진 순간.

대한민국의 축구 팬들 역시 실시간으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리오넬킴날두 : 지렸다ㄷㄷㄷㄷㄷㄷㄷㄷ

woondong41 : 이 정도면 신계 아님······?

소1고1기는안창살 : 진심 클래스 미쳤는데?ㅋㅋㅋㅋ빨리 김상훈 약물 검사 좀 해봐. 진짜 말이 안 돼.

3829wnib1om : 어떻게 이런 장거리 슈팅을 매번 성공시키지? 이 정도면 슈팅기계 아니야?

프리즘웍스810 : 이미 영국에는 김상훈 로봇설 돌고 있음. 솔직히 김상훈은 인간이 할 수 없는 플레이를 함.

코너맥그리거 : 진짜 신계에 오른 듯..... 메시랑 호날두가 이런 골 넣는 거 봤냐? 난 못 봤음.

더불어 스페인 축구에만 관심을 가졌던, 김상훈에 대해서 잘 모르는 축구 팬들은 충격을 받았다.

“저 선수 누구야?! 어떻게 저런 슈팅을 할 수가 있지?”

“오 마이 갓! 저거 지금 진짜 골이야? CG아니야?”

“말도 안 돼! 저런 선수가 있었다고?”

“리오넬 메시가 작아 보일 정도야!”

“메시는 원래 작아. 그의 키는 169cm라고.”

“그걸 말한 게 아니잖아!”

그리고 이들은 알지 못했다.

김상훈의 쇼(Show)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데뷔전에서 미친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모든 스킬을 사용한 상태라는 것을.

***

김상훈의 경기력은 압도적이었다.

이미 높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각종 스킬효과까지 받은 지금, 소시에다드에서 그를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2명, 3명을 너무나도 쉽게 제쳤고 동료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당연하게도 바르셀로나의 경기력도 살아났다.

[리오넬 메시가 두 명의 선수를 달고 달립니다! 메시! 반대편 사이드로 달리는 조르디 알바에게 패스합니다.]

[정확한 횡패스네요! 조르디 알바가 더욱 깊숙이 파고 듭니다! 조르디 알바, 컷백!]

[수아레스에게 걸리나요? 수아레스가 공을 흘립니다! 오오! 메시! 메시의 골입니다!]

메시가 횡패스를 뿌려주고, 조르디 알바가 빠른 스피드로 달려 그 공을 받아낸 뒤 뒤에 달려오는 선수나 페널티박스 안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하는 패턴.

이 패턴은 바르셀로나가 공격 시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중 하나였다.

더불어 가장 효과가 좋은 공격이기도 했다.

지금 역시 조르디 알바의 패스에 이은 수아레스의 멋진 흘리기, 리오넬 메시의 마무리 슈팅으로 이어진 골이 터지며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김상훈의 골과 메시의 골로 인해 바르셀로나와 레알 소시에다드의 스코어는 3대 1이 되었다.

그리고 시간은 후반 30분을 넘어가고 있었다.

자연스레 양 팀의 선수들 모두 지쳐가는 시간.

하지만 후반전에 투입된 김상훈은 여전히 처음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 팬들한테 눈도장 제대로 찍겠네.

“아직 멀었어요.”

- 데뷔전에서 골 넣었으면 됐지. 뭘 더 바래?

“한 골밖에 못 넣었잖아요.”

- 올~! 그럼 몇 골이나 넣으려고? 지금 후반 30분 넘었는데.

“1골 정도는 더 넣어보려고요.”

- 그래. 슬슬 스킬효과도 끝나고 있는 것 같은데, 조금이라도 빨리 기회를 노려봐.

“예.”

그때였다.

김상훈이 커다란 목소리로 리오넬 메시를 불렀다.

“메시!”

메시가 고개를 돌려 김상훈을 바라봤다.

김상훈은 환한 미소와 함께 소리를 질렀다.

“하나 만들어보자!”

그러자 리오넬 메시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동시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그라운드 위에서 김상훈과 리오넬 메시의 화려한 플레이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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