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들린 축구선수-162화 (162/200)

162화 한일전(2)

한국과의 일본이 경기를 할 때면 흔히 한일전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리고 이 한일전에서 양 팀은 다른 경기보다도 더 집중하고, 모든 것들을 쏟아 붓는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일본에게만큼은 지기 싫은 마음이 더욱 강했다.

그런 강한 의지 때문일까?

한일전에서만큼의 한국은,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곤 한다.

그리고 김상훈 역시 그랬다.

‘절대 질 수 없어. 그리고 이기더라도 압도적으로 이긴다.’

지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더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만 생각했다.

결국 김상훈은 결론을 냈다.

‘초반부터 몰아쳐서 기를 꺾어놓는다.’

경기초반부터 일본의 기세를 꺾어버리는 것.

저들의 멘탈을 박살내버려서 기세를 끌어올릴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 바로 그 결론이었다.

그래서 김상훈은 초반부터 스킬들을 사용했다.

[뛰어난 리더십(G)을 사용하셨습니다.]

[동료들의 기세가 올라갑니다.(제한시간 20분)]

[디디에 드로그바의 피지컬(L)을 사용하셨습니다.]

[몸싸움 능력과 피지컬 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제한시간 20분)]

[리오넬 메시의 드리블(L)을 사용하셨습니다.]

[드리블, 개인기, 스피드, 민첩 능력치가 각각 25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20분)]

[경이로운 탈 압박(L)을 사용하셨습니다.]

[탈 압박 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제한시간 20분)]

[괴물 같은 드리블(L)을 사용하셨습니다.]

[드리블, 민첩, 몸싸움, 피지컬 능력치가 각각 20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20분)]

[미친 드리블(J)를 사용하셨습니다.]

[드리블 능력치가 10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5분)]

[강철 체력(G)을 사용하셨습니다.]

[10분간 체력이 소모되지 않습니다.]

이미 괴물 같은 능력치를 가진 김상훈을 더욱 무시무시한 능력을 갖게 만들어주는 스킬들.

그 스킬들의 사용은 김상훈에게 곧바로 자신감을 줬다.

더불어.

‘아직 끝이 아니지.’

김상훈이 가진 스킬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아직 오렌지 박스를 오픈하며 얻은 스킬 2개가 남아있었다.

[튼튼한 몸]

- 등급 : 골드(G)

- 효과 : 스킬 사용 시, 20분간 부상을 당하지 않습니다.(하루 1회 사용가능.)

20분 한정이지만, 부상에 대한 걱정이 없어지는 튼튼한 몸 스킬과.

[스피드 UP]

- 등급 : 히어로(H)

- 효과 : 스킬 사용 시, 10분간 스피드가 대폭 상승합니다.(하루 1회 사용가능.)

10분 동안 스피드가 대폭 상승되는 스피드 UP 스킬.

김상훈은 지금 이 순간, 이 두 개의 스킬마저 사용하며 모든 능력을 끌어올렸다.

[튼튼한 몸(G)을 사용하셨습니다.]

[20분간 부상을 당하지 않습니다.]

[스피드 UP을 사용하셨습니다.]

[10분간 스피드가 대폭 상승합니다.]

모든 스킬을 사용한 순간, 이찬수가 감탄했다.

- 이야~! 제대로 양학 할 생각이구나.

“양학이라뇨.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김상훈은 대답과 동시에 미요시 코지에게 강하게 몸을 부딪쳤다.

퍼억!

“크윽!”

코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지금의 김상훈은 피지컬과 몸싸움 능력이 대폭 상승한 상태.

그와 몸을 부딪친 미요시 코지는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미요시 코지의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김상훈 선수는 피지컬은 날이 갈수록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하하! 웬만한 선수들을 상대로도 피지컬에서 밀리지 않는 선수가 바로 김상훈 선수죠. 미요시 코지 역시 강인한 선수지만, 김상훈에게는 역부족입니다.]

10분간 체력이 소모되지 않는 강철 체력 스킬효과가 적용되고 있는 지금, 김상훈은 체력소모가 큰 스킬들을 망설임 없이 사용했다.

[완벽한 태클(H)을 사용하셨습니다.]

촤악!

코지에게서 공을 가져온 김상훈이 전방을 바라봤다.

“좋군.”

패스의 길이 몇 개나 보였고, 그의 공을 뺏으러 달려오는 선수들을 제쳐낼 방법도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김상훈은 그 많은 방법 중 하나를 사용했다.

툭! 툭!

[김상훈! 엄청난 탈 압박입니다! 겨우 두 번의 터치로 나가누마 선수의 압박을 벗어납니다!]

[공간이 났습니다! 김상훈은 이런 상황에서 슈팅을 망설이는 선수가 아니죠! 역시나 바로 때립니다!]

[김상훈 슈웃!]

***

30M의 먼 거리였지만, 김상훈은 슈팅을 때린 순간 확신했다.

이 슈팅이 그대로 골이 될 것을.

일본의 골키퍼가 절대로 막아내지 못할 것을.

이유는 간단했다.

그의 눈앞에 뜬 메시지들 때문이었다.

[정확한 슈팅(L)을 사용하셨습니다.]

[체력이 5만큼 소모됩니다.]

[몬스터 슈터(H)가 발동됩니다.]

[슈팅이 굉장히 강해집니다.]

[화려한 무브먼트(H)가 발동됩니다.]

[슈팅의 무브먼트가 화려하게 변합니다.]

레전드 스킬 1개와 히어로 스킬 2개가 중첩된 슈팅이었다.

더불어 각종 스킬효과로 능력치가 대폭 상승한 상태에서 때려낸 슈팅이었다.

그리고 지금.

김상훈의 발을 떠난 공은 맹렬한 기세로 골대를 향해 날아가 꽂혀버렸다.

철렁!

[고오오오오올! 김상훈의 슈팅으로 일본의 골문을 열었습니다!]

[이야! 정말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 플레이네요! 정말 멋진 슈팅입니다!]

우오오오오오!

관중들의 열기가 더욱 뜨겁게 변했다.

해설들 역시 흥분해서 김상훈에 대한 칭찬은 연달아 늘어놓기 시작했다.

반면, 김상훈의 표정은 덤덤했다.

절대로 골을 넣은 선수의 표정은 아니었다.

마치 산책이라도 나온 사람처럼 평온한 얼굴로 세레머니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당연한 것처럼, 앞으로 계속해서 일어날 일이라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리고 그의 옆에 있는 이찬수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 확실히 능력치가 올라가니까 슈팅이 더 날카로워졌네.

“그쵸? 슈팅을 때릴 때 느낌도 달라졌어요.”

- 어떻게 다른데?

“예전엔 그냥 강하게 공을 차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다리를 채찍처럼 휘두르는 느낌이 들어요.”

- 슈팅 감이 달라졌구나?

“예. 많이 달라졌어요.”

- 다른 부분은 어때? 드리블이나 몸싸움.

“조금 전에 보셨다시피 확실히 성장했습니다.”

- 마음만 먹으면 일본 선수들 3명은 그냥 제치겠다?

“스킬효과가 적용될 때는 5명까지도 가능할 것 같아요.”

- 크하하하! 또 허세 부린다. 5명은 좀 오바지.

“예? 진짠데요.”

- 그래? 그럼 해봐.

김상훈이 진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이어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는 한쪽이 압도를 하고 있었다.

당연히 대한민국이 일본을 압도하고 있었다.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을 맡고 있는 김항범 감독, 그는 선이 고운 축구를 하는 일본을 상대하는 법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방법은 간단했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일본을 거칠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김항범 감독이 일본을 상대하는 법을 제대로 준비하고 나온 것 같습니다!]

[일본은 패스가 정교한 축구를 하기 때문에 상대하기 쉽지 않은 팀입니다. 하지만 압박에 약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는 팀이죠.]

일본을 상대로는 강한 압박을 하는 것.

육체적인 부담과 심리적인 부담을 줘서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일본을 상대하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맡은 임무를 제대로 소화해내고 있었다.

물론, 그 중심에는 김상훈이 있었다.

[김상훈!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했지만, 어느새 중원까지 내려와서 일본 선수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정말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네요! 마치 홍길동 같습니다!]

김상훈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격수임에도 수비에 적극 참여했다.

그리고 그의 수비참여는, 공격을 진행하려는 일본에게는 절망적인 일이었다.

“완벽한 태클.”

촤악!

너무나도 쉽게 공을 빼앗겨버린 와타나베 코타가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하하…….”

동시에 와타나베 코타는 그의 공을 뺏은 김상훈을 바라보며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이대로는 안 돼! 이런 식으로 경기가 흘러가면 우리는 한국을 절대 이길 수 없어.”

그는 상황을 빠르게 파악했다.

분위기가 한국 쪽으로 크게 기운 상태였고, 이 경기를 뒤집으려면 무언가를 해내야만 했다.

“어쩔 수 없군.”

와타나베 코타는 다짐했다.

경기를 뒤집기위한 무언가를 자신이 해야만 한다고.

그것이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나는 더러운 플레이라고 하더라도, 망설이지 않고 강행할 것이라고.

“더 이상 날뛰지 못하게 만들어주마.”

지금 이 순간, 와타나베 코타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

공을 뺏어내는 것에 성공한 김상훈이 달리기 시작했다.

마음먹고 드리블을 하는 그의 속도는 굉장한 수준이었다.

지금 그의 드리블 속도는, 전 세계 축구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였다.

그리고 그런 김상훈을 일본 선수 2명이 막아섰다.

-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알지? 패스를 하거나 달리는 속도를 이용해서 돌파.

“예. 알고 있습니다.”

김상훈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오히려 다리에 힘을 주며 더욱 속도를 높였다.

‘어차피 동시에 태클이 들어오진 않아. 결국 한 명씩 상대하면 된다는 건데, 이찬수 선수의 말처럼 속도를 이용하면 어렵지 않아.’

지금처럼 압도적인 스피드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커다란 모션은 필요하지 않았다.

휘익! 툭!

김상훈은 가벼운 상체페인팅과 함께 공을 반대쪽으로 치고 달리는 것만으로도 두 명의 일본 선수들을 뚫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김상훈! 빠릅니다! 엄청난 속도를 이용해서 순식간에 2명을 제쳐냅니다!]

[아~! 바로 슈팅을 때리나요?!]

2명의 선수를 제쳐낸 김상훈은 슈팅을 때리지 않았다.

슈팅을 시도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조금 애매했다.

그의 슈팅 각도를 교묘하게 가리고 있는 일본인 수비수 때문이었다.

‘이름이 뭐라고 했지? 타츠타 유고였나?’

타츠타 유고.

그는 영리한 수비수였다.

김상훈을 열심히 분석한 그는 알고 있었다.

김상훈을 그 혼자서는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을.

그나마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면, 슈팅을 때릴 각을 좁히거나 슈팅을 할 때 몸을 날려서 막아야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그래서 그는, 준비해온 대로 영리한 수비를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

김상훈의 슈팅 능력치가 101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더불어 그가 인프런트, 아웃프런트를 가리지 않고 모든 킥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을.

[김상훈 선수! 각이 없는 상황인데…… 어어?! 슈팅을 때립니다!]

[우오오오! 아웃프런트로 슈팅을 하네요!]

[공의 궤적이 날카롭습니다! 고오오오올! 또 들어갑니다!]

아웃프런트킥.

발등의 바깥쪽으로 축구공의 측면을 차서, 축구공이 아웃사이드로 휘어나가게 만드는 슈팅.

아주 어려운 기술이었고, 실전에서 이 기술을 완벽하게 활용하는 선수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지금.

김상훈이 완벽한 아웃프런트킥으로 일본을 침몰시키고 있었다.

[전반 10분 만에 양 팀의 스코어가 2대 0이 됩니다! 일본으로서는 아주 충격적인 상황일 것입니다!]

[경기 전에는 일본의 선수들이 김상훈 선수를 막을 수 있다고 인터뷰를 했었거든요. 하지만 말뿐이었습니다. 김상훈은 10분 만에 2골을 넣고 있습니다!]

- 캬~! 기가 막히게 휘어 들어가네! 무슨 히카르두 콰레스마인 줄 알았네.

“콰레스마의 아웃프런트킥이 대단하긴 했죠.”

- 그래. 잘 알려진 선수 중에서는 아웃프런트킥을 가장 잘 쓰는 선수였지. 근데 지금 네 슈팅이 그것보다 더 날카로웠어.

“예? 웬일로 칭찬을 하세요?”

- 뭐? 나는 칭찬하면 안 되냐? 상훈아 네가 나한테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알고 보면 굉장히 가슴이 따뜻한 남자야.

“아…… 그러시구나.”

- 반응이 좀 마음에 안 드네?

“너무 거짓말을 하시니까 할 말이 없어서요.”

- 뭐? 뭐가 거짓말인데? 내가 인마……!

그때였다.

김상훈은 그의 기억 속에 있는 이찬수 관련 사건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경기도중 패스 안했다고 동료의 뒤통수를 후려친 사건 1회, 훈련도중 마음에 안 들게 경기를 했다고 동료 폭행 2회, 월드컵에서 말디니의 머리를…….”

- 그만! 그만해 인마!

“이제 아시겠죠?”

- 아오! 그래 내가 졌다, 졌어!

“경기 재개되네요. 저 다시 집중할게요.”

김상훈이 다시 경기에 집중하려 할 때.

이찬수가 그를 불렀다.

조금 전과는 다른, 진지한 얼굴이었다.

- 상훈아.

“예.”

- 저기 쟤, 눈빛이 이상하다. 뭔가 더러운 짓을 하려는 사람의 눈빛이야.

이찬수의 말에 김상훈이 시선을 돌렸다.

그의 눈에는 비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선수가 보였다.

일본의 와타나베 코타였다.

그 순간, 김상훈이 웃음을 터트렸다.

“크히히히히힠!”

- 왜, 왜그래?! 아오! 정말 그 웃음소리만 들으면 내가 아니라 네가 귀신같다니까!

김상훈이 여전히 웃으면서 대답했다.

“재밌을 것 같아서요.”

대답과 동시에.

김상훈이 스킬을 사용했다.

[이찬수의 도발(J)를 사용하셨습니다.]

[도발에 걸린 선수는 확정적으로 약이 오르게 됩니다.]

[도발에 걸린 선수는 와타나베 코타입니다.]

어떤 더러운 짓을 하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상훈은 조금도 겁내지 않았다.

오히려 와타나베 코타의 행동을 제대로 받아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제대로 돌려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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