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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린 축구선수-159화 (159/200)

159화 이적?

축구선수들은 더 나은 실력을 갖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선수마다 노력의 정도는 다르지만, 많은 선수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땀을 흘린다.

김상훈 역시 피나는 노력으로 꾸준한 성장을 해왔다.

가장 많은 성장을 이뤘던 훈련은 역시나 이찬수와의 특별훈련이었다.

하지만 김상훈의 성장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훈련이 아니었다.

스킬 또는 아이템이 튀어나오는 박스(Box).

게임에서나 나오던 시스템이 현실에서 적용된다는 것.

그 사실이 바로 김상훈의 가장 큰 성장 이유였다.

그리고 지금.

옐로우 박스 30개를 오픈한 김상훈이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크히힠!”

- 좋냐?

“당연하죠. 모든 게 계획대로 됐으니까요. 운도 많이 따랐고요.”

- 에휴. 너는 정말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운이 좋은 놈일 거다. 근데 궁금하긴 하네.

“어떤 게요?”

- 네 경기력.

그때, 김상훈이 실실 웃으며 대답했다.

“저 역시 궁금해요. 과연 능력치만큼의 경기력이 나올지…… 기대되네요.”

말을 마친 김상훈은 허공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많은 성장을 한 상태 창이 떠 있었다.

***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직후,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한국으로 넘어와서 휴가를 즐겼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시즌이 시작되기까지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휴식을 취했다.

그동안의 스케줄이 너무나도 강행군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상훈은 아예 훈련을 내려놓은 채, 휴식에만 전념했다.

- 상훈아 팔자 좋다? 훈련 안 하냐?

“예? 이찬수 선수가 3일 동안은 푹 쉬라면서요.”

- 그러긴 했는데, 막상 네가 쉬는 꼴 보니까 기분이 더러워서 안 되겠어. 그니까 훈련이나 하자.

“안 통합니다. 저도 좀 쉬어야죠.”

- 변했네. 변했어. 언제는 내 말이면 다 할 것처럼 말하더니.

“예? 제가 언제요?”

- 아오! 어차피 할 것도 없잖아!

“아닌데요? 할 거 많은데요?”

김상훈은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는 편한 트레이닝 복 세트를 입은 뒤, 모자와 마스크에 선글라스까지 써서 얼굴을 가렸다.

- 마스크에 모자에 선글라스까지? 어이구, 어이구~! 아주 연예인이야. 연예인!

“연예인은 아니지만, 웬만한 연예인보다 제가 더 유명할 걸요? 괜히 위험한 일 생기는 것보단 이게 낫죠.”

김상훈의 말 그대로였다.

러시아 월드컵 우승의 주역인 그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와 유명세를 누리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한국에서의 인기는 웬만한 유명 연예인들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수준이었다.

때문에 그는 외출을 할 때마다 완전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 외출할 때마다 이러면 안 불편해?

“당연히 불편하죠. 근데 그래도 좋아요.”

- 응? 불편한데 왜 좋아? 변태야?

“크히힠! 불편하긴 해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거잖아요. 전 그게 너무 좋아요.”

- ……변태 맞네.

김상훈은 씨익 웃으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

부아앙!

잠시 후, 그가 도착한 곳은 가로수 길에 위치한 의류매장이었다.

“우와! 예쁜 옷 진짜 많네!”

김상훈은 과거, 인터넷 방송을 하던 시절에는 쇼핑을 즐겨했었다.

사람들에게 보여 지는 직업을 가졌던 그는, 스스로를 꾸밀 필요를 느꼈고 쇼핑에도 취미가 생겼던 것이다.

하지만, 축구선수가 된 이후로는 제대로 된 쇼핑을 한 적이 별로 없었다.

구단에서 주는 트레이닝 복이나 정장 같은 것을 입고 다녔을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김상훈은 오랜만의 쇼핑으로 텐션이 잔뜩 높아졌다.

더불어 그는 굉장히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

- 그렇게 좋아? 나는 옷에 관심이 없어서.

“너무 좋아요. 그리고 제일 좋은 게 뭔지 아세요?”

- 뭔데?

“가격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옷을 살 수 있다는 거예요.”

- 캬~! 그건 돈이 많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지.

돈이 많다는 것.

그래서 옷의 가격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 사실이 김상훈의 기분이 좋아진 이유였다.

- 근데 혼자 옷 고르는 거 안 어렵냐? 난 어렵던데.

“많이들 어려워하긴 하죠.”

김상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찬수의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쇼핑을 어려워한다.

스스로에게 어울리는지, 코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잔뜩 고민을 한 뒤에야 옷을 구매하곤 한다.

심한 경우에는 구경만하고 옷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김상훈에게 쇼핑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면 그냥 사면 됐으니까.

입어보지 않고 그냥 전부 다 사버렸으니까.

- 진짜 무식하게 쇼핑하네. 그래도 입어봐야 하는 거 아니야?

“그냥 빨리 사서 집 가서 입어보는 게 최고에요.”

- 거의 중국부자느낌이네.

“칭찬인가요?”

- 칭찬이겠냐?

길지 않은 시간에 쇼핑을 끝낸 김상훈이 빠르게 결제를 한 뒤, 매장을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그의 귓속에 매장 안에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저 사람 김상훈 아니야?”

“실루엣이 좀 닮은 것 같기도 한데…….”

“일단 물어보기라도 할까? 맞으면 대박이잖아!”

“김상훈이면 진짜 대박이지. 사진 찍으면 인스타에 좋아요 엄청 찍히겠지?”

“당연하지! 바로 SNS스타 되는 거야.”

그 순간, 직원에게 잘 포장된 쇼핑백을 받은 김상훈이 달리기 시작했다.

“어어?! 뛴다! 쫓아가!”

“김상훈 맞나봐! 빨리 뛰어!”

“우와아아아! 김상훈이다!”

김상훈의 뒤를 사람들이 쫓아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들과 김상훈의 거리는 빠르게 멀어졌다.

- 진짜 겁나 빠르네……! 너 걍 육상선수 해보는 건 어떠냐?

“전혀 관심 없어요. 근데 확실히 능력치가 오르니까 일반인분들하고는 신체능력 차이가 많이 나네요.”

- 비교할 수도 없는 수준이지. 지금 네 신체능력은 NFL에서 뛰는 미식축구선수들보다도 뛰어날걸?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네요.”

김상훈은 이찬순와 대화를 하면서도 조금도 숨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결국 빠른 속도로 주차장까지 온 그는, 곧바로 차에 올라탔다.

부르릉!

시동을 건 김상훈은 환한 미소와 함께 운전을 시작했다.

“이야~! 이제는 얼굴을 가려도 알아봐주시네요.”

- ……네가 진짜 겁나 유명하긴 한가보다.

***

쇼핑을 끝낸 김상훈은 홍대로 향했다.

탁!

그는 주차를 마친 뒤, 주변을 둘러봤다.

“여기 근처일 텐데……?”

오랜만에 온 홍대였기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환경에 적응을 하기 어려웠다.

점점 정신이 혼미해졌다.

하지만 김상훈은 이내 적응을 하곤,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잠시 후, 약속장소에 도착한 그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준비된 방으로 들어갔다.

드르륵!

“안녕하세요!”

문이 열림과 동시에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을 본 김상훈 역시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손을 내밀었다.

“오랜만이에요. 이서연 씨.”

이서연.

김상훈의 에이전트인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를 빛내고 있었다.

“결승전은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정말……!”

이서연은 감격한 얼굴로 프랑스 전의 경기내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상훈은 그녀의 말을 재빨리 끊어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찬수 역시 그런 김상훈을 보챘다.

- 이 여자, 축구얘기 시작하면 끝도 없잖아. 빨리 끊어!

“……서연 씨.”

계속해서 떠들던 이서연이 말을 멈추곤, 커다란 눈으로 김상훈을 바라봤다.

“네?”

“정말 죄송하지만, 바로 본론으로 가시죠.”

“예. 알겠습니다.”

이서연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이적 제안이 왔어요.”

그녀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그리고 김상훈은 놀라지 않았다.

예상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군요.”

“상훈 선수는 이적을 하실 생각이 있으세요?”

“재밌을 것 같기는 해요. 어차피 토트넘에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했고…… 더 이룰 게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럼……?”

“만약 이적을 하게 된다면 다른 리그를 경험해보고 싶어요. 아, 물론 다른 리그에서 제안이 왔다면요.”

“제안이요?”

“예. 몇 군데 정도에서 제안이 왔어요?”

김상훈은 이서연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총 9개의 팀에서 왔어요.”

“그 중에서 제가 관심을 가질만한 팀은요?”

“프리미어리그는 더 이상 관심이 없으신 것 같으니까, 총 네 팀 정도에요.”

“어디어디죠?”

김상훈의 눈이 빛났다.

그를 원하는 팀, 그 중에서도 가장 괜찮은 팀으로 추려진 4개의 팀이 어디일지 궁금했다.

그때, 이서연의 붉은 입술이 열렸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PSG. 이렇게 다섯 팀이에요.”

김상훈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지어졌다.

동시에 그는, 옆에 떠다니는 이찬수의 얼굴을 바라봤다.

‘스승님, 이거 실화입니까?’

눈빛을 받은 이찬수 역시 씨익 미소를 지었다.

- 제법이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예.’

고개를 끄덕인 김상훈은 이서연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일단 말씀하신 4개의 팀 중, 가고 싶은 곳은 있습니다. 그곳은…….”

***

[토트넘, 레알 마드리드와 협상 중! 김상훈,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나?]

[바르셀로나의 발베르데 감독, ‘김상훈은 바르셀로나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

[루카 모드리치, ‘김상훈과 함께 뛸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다. 그는 호날두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선수다.’]

[김상훈, 4개의 팀과 최종 협상 중. 과연 김상훈의 선택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우리에겐 김상훈을 붙잡을 힘이 없다. 그의 미래가 밝길 바란다.’]

[손홍민, ‘김상훈은 어떤 리그, 어떤 팀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선수. 항상 응원할 것이다.’]

김상훈의 이적은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기사가 작성됐고, 네티즌들, 축구팬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김상훈의광팬 : ㄷㄷㄷㄷㄷ실화냐? 김상훈 레알감?

sanghoon2 : 스페인에 소문 쫙 돌았다던데ㄷㄷㄷㄷㄷ 아마도 김상훈이 호날두 등번호 물려받을 거임.

리오넬상훈3321 : 한국 선수가 7번 달고 레알에서 뛴다고?;;;;;;;;;미친 거 아님?

소곱창에소주1 : 얘들아 설레발치지 마라. 아직 이적확정 아니다. 그리고 김상훈이 레알 간다는 거 그냥 소문인데 왜 다들 설치냐? 뮌헨으로 갈 수도 있잖아?

손홍민월클 : ㅋㅋㅋㅋㅋㅋㅋ김상훈이 뮌헨을 왜 가냐. 그럴 거면 그냥 프리미어리그에 남는 게 낫지.

축알못59901 : PSG로 갈 수도 있지 않음? 돈은 제일 많이 준다던데.

shbow34i3bh : 리그가 구데기임. 김상훈 성격상 PSG는 안 갈 듯.

아직 이적에 관련된 확실한 정보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축구팬들 역시 여러 의견을 내세우며 김상훈의 다음 행보를 예상했다.

그리고 며칠 뒤.

김상훈이 비밀리에 스페인으로 떠났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김상훈이 지금 스페인에 있다던데?”

“뭐지? 왜 기사가 안 떴지?”

“몰래 갔겠지. 근데 어디로 갔을까? 도대체 언제 발표가 되는 거야?”

“일단 스페인이니까 레알 마드리드 아니면 바르셀로나겠네.”

“과연 어딜까……?”

김상훈이 이적할 팀이 어딘지에 대해서,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그날 저녁.

김상훈의 SNS에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헐! 다들 김상훈 SNS 좀 봐봐!”

“왜? 왜?! 무슨 일인데?”

“빨리 보라고! 대박이야!”

“알겠어 잠시만! 지금 들어갔…… 헉!”

사진을 확인한 축구팬들은 경악했다.

김상훈이 올린 사진 때문이었다.

사진 속에는.

김상훈이 리오넬 메시와 어깨동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짧은 문구가 써져 있었다.

[My New Part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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