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들린 축구선수-150화 (150/200)

150화 레인보우 박스

레알 마드리드 CF, 흔히 레알 마드리드라고 불리는 이 팀은 각종 리그에서 많은 우승을 한 기록을 갖고 있으며, 그런 기록들과 뛰어난 경기력으로 인해 유럽의 왕이라고 불리는 명문 구단이다.

더불어 프리메라리가의 또 다른 최고의 팀 FC 바르셀로나와 함께 스페인 축구리그를 양분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없는 지금, 레알 마드리드에서 에이스로 평가받고 있는 선수는 바로 루카 모드리치였다.

세계 최고의 탈 압박 능력과 드리블, 패스, 넓은 시야, 체력, 활동량, 플레이 메이킹 능력, 슈팅, 적극적인 수비가담, 전술 이해도, 밸런스 등, 미드필더에게 필요한 거의 모든 능력을 가진 선수.

마치 게임에서나 나올법한 능력을 가진, 그런 선수가 바로 루카 모드리치였다.

김상훈은 조금 전, 그 루카 모드리치에게 같은 팀에서 뛰자는 제의를 받았다.

물론 루카 모드리치에게 김상훈을 영입할 수 있는 힘은 없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에게 이런 제안을 받는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이찬수가 질문했다.

- 그래서, 레알 마드리드로 가고 싶어?

그 순간 김상훈이 이찬수의 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거야 당연히…….”

꿀꺽!

이찬수가 긴장했다.

김상훈은 평소 이적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때문에 이찬수는 김상훈의 대답을 기다렸다.

- 당연히 뭐? 답답하니까 빨리 좀 말해봐!

그때, 김상훈이 진한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당연히 아니죠.”

- 뭐?!

“왜 그렇게 놀라세요?”

- 왜 놀라다니?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싶지 않은 축구선수가 있을까? 뭐 바르셀로나의 광팬이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너는 그런 것도 아니잖아?

“전 제가 뛰는 팀의 팬이죠.”

- 그래. 근데 왜 레알 마드리드에 안 가겠다는 거야?

이찬수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질문했다.

김상훈은 그런 이찬수를 보며 실실 웃기 시작했다.

- 아오! 웃지만 말고 대답 좀 빨리해!

“예. 사실 이유라고하기에는 별 거 없어서요.”

- 응? 별 게 없다니?

“아직 이적제의가 안 들어왔잖아요.”

- ……뭐?

“그렇잖아요. 솔직히 이적제의가 들어온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이적을 생각하는 건 너무 이른 것 같아서요.”

- ……아 그러냐? 그럼 아예 관심이 없는 건 아니라는 말이네?

“그렇죠. 솔직히 이찬수 선수 말처럼 많은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싶어 하잖아요? 저라고 크게 다르지 않아요.”

더욱 유명하고 강한 팀에서 뛰고 싶은 것.

그게 바로 김상훈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다만 아직 별다른 이적제안이 들어오지 않았고, 지금은 월드컵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다른 것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당장 내가 생각할 건 월드컵 결승전이야. 괜히 들뜨지 말자.’

김상훈은 오로지 다음 펼쳐질 경기에만 집중하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였다.

***

「대한민국, 5대 1로 크로아티아 격파하며 결승 진출!」

「대한민국, 결승 진출! 월드컵 신화를 다시 쓰다!」

「김상훈 해트트릭, 손홍민 2골. 토트넘 듀오가 크로아티아를 무너뜨리다!」

「대한민국은 지금 김상훈에 미쳐있다.」

「탑배우 이혜진, ‘나는 김상훈의 광팬. 그와 커피 한 잔하고 싶다.’」

「김상훈,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

「신태웅 감독, ‘대한민국 역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하겠다.’」

「4강의 기적을 넘어 결승까지 진출한 대한민국, 이제는 우승까지?!」

대한민국이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는 것.

그 사실에 한국의 축구팬들이 뜨거운 반응을 드러냈다.

코리아2002 : 대~! 한~! 민~! 국~! 짝짝짝짝짝!

nquu6nb : 진짜 감동이다....특히 김상훈이 골 넣고 대한민국 외쳤을 때는 진심 눈물 났음.

통다리구이92 : 아오! 치킨 먹다가 울었다. 엄마가 왜 닭 먹다가 우냐고 등짝 때림.

김상훈팬42호 : 김상훈은 진짜....영웅이다. 아 진짜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네....사랑합니다. 김상훈ㅠㅠㅠ

모드릭치 : 손홍민도 오늘 미쳤다ㄷㄷㄷㄷ 진짜 슈팅만큼은 월클이라는 걸 또 증명했네.

azihah5555 : 와....크로아티아가 걍 발라버릴 줄 알았는데 이걸 한국이?

월요미식회 : 김상훈 초장거리 슛으로 골 넣었을 때 진심 소름 돋음ㅋㅋㅋㅋㅋ 더 무서운 건 노리고 찬 거라는 거 ㅋㅋㅋㅋ

bubuwqq2831 : 김상훈은 진짜 미스테리다. 어떻게 저런 슈팅이 가능하지? 파워도 말도 안 되지만 정확도가 사기야. 아니 게임에서도 저렇게는 안 된다고!

거의 모든 포털사이트에 장식된 기사와 수많은 댓글들은, 월드컵에 대한 축구팬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 지 알려줬다.

그리고.

러시아에 위치한 대한민국 대표팀 전용 숙소 안에서는 두 남자가 평소처럼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 아 그래서 레알 마드리드랑 바르셀로나 중 어디가 더 좋냐고!

“둘 다 좋다고 했잖아요. 왜 이렇게 질척대세요?”

- 아오! 왜 이렇게 가식적이야? 어차피 나랑 둘이 있을 때는 이미지관리 할 필요 없잖아? 상훈아 걍 솔직히 말해봐. 너 레알 마드리드가 더 좋지?

“전 토트넘이 좋아요.”

- 야! 바르셀로나랑 레알 마드리드 중에 고르라니까?

“어으! 그러니까 제가 왜 골라야 되냐고요!”

- 재밌잖아! 그냥 재미로 해보는 거지!

“전혀 재미없는데요? 너어어어어어무 노잼이에요.”

- 이게 재미없다고?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전 재미없어요. 그리고 질문이 너무 유치해서 대답도 못하겠어요.”

- 아오! 이걸 안 넘어와?

“제가 이찬수 선수를 모릅니까? 제가 만약에 한 팀을 선택했으면 바로 꼬투리 잡으실 거면서.”

- 와…… 스승을 꼬투리나 잡는 옹졸한 놈으로 본다고……? 실화냐? 내가 그렇게 인생을…… 아니, 귀생을 잘못 살았나?

“전 모르겠습니다! 아! 저는 이제 보상이나 확인해야겠네요.”

김상훈이 재빨리 화제를 넘겼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는 실제로 크로아티아와의 경기 이후에 받은 보상을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

“흐흐!”

그에게는 축구를 하는 것만큼이나 보상을 확인하는 것이 즐거웠다.

때문에 김상훈은 잔뜩 기대한 얼굴로 시스템을 불렀다.

“시스템. 보상 좀 확인할게.”

말을 마침과 동시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월드컵 4강에서 3골을 기록하셨습니다. - 보상으로 60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월드컵 4강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 보상으로 20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셨습니다. - 레인보우 박스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드리블을 4번 보여줬습니다. 보상으로 2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패스를 7번 보여줬습니다. 보상으로 7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골을 3번 넣었습니다. 보상으로 15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해트트릭을 기록하셨습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총 패스 성공 횟수 128회 – 보상으로 128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총 기록한 골 수 3골 – 보상으로 3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현재 보유하신 포인트는 92500P입니다.]

“……워!”

김상훈의 눈이 커졌다.

월드컵의 보상수준은 확실히 달랐다.

결승에 오른 것과, 4강에서 활약한 보상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너무 컸다.

“포인트가 92500……!”

웬만한 건 다 살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포인트가 모였다는 사실은 김상훈을 기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건 포인트는 메인이 아니었다.

그의 눈에 믿을 수 없는 보상 하나가 보였기 때문이다.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셨습니다. - 레인보우 박스가 지급됩니다.]

그때, 뒤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던 이찬수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 으아아악! 레인보우 박스를 왜 줘?! 저거 끝판왕 박스잖아? 아오 씨 그럼 최소한 월드컵에서 우승을 했을 때나 줘야지! 아주 그냥 퍼주고 싶어서 난리가 났네!

“에이~! 왜 또 말을 그렇게 서운하게 하십니까.”

- 서운하게 하긴! 맞는 말을 한 거지! 너 저게 얼마인지 알잖아?

“30만 포인트죠.”

- 알면서도 이렇게 뻔뻔해?

“크히히히힠!”

김상훈은 이찬수의 짜증스러운 말에도 실실 웃었다.

받아칠 생각도 없었다. 그만큼 기분이 좋았다.

“레인보우 박스라니!”

시스템이 업데이트되기 전, 가장 비쌌던 퍼플 박스보다 거의 2배나 비싼 박스였다.

때문에 김상훈은 이곳에서 뭐가 나올지 조금도 예상을 할 수가 없었다.

다만 확신하는 것은 있었다.

‘최소한 히어로 등급의 아이템이나 스킬은 나오겠지.’

최소 히어로 등급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운이 나쁘지 않은 이상 레전드 등급이 나올 확률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물론 정확한 슈팅(H)스킬처럼 히어로 등급이면서, 웬만한 레전드 등급 스킬들보다 훨씬 좋은 스킬도 있지만.’

그래도 레전드는 레전드였다.

무조건 히어로 등급보다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평균적으로 그럴 확률이 높다는 것이 중요했다.

더불어 레인보우 박스는 무려 30만 포인트가 있어야 구매할 수 있는 최고의 박스.

김상훈은 그곳에서 나올 보상이 어떤 것일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순간 이찬수가 궁금해 미치겠다는 얼굴로 질문했다.

- 상훈아, 진짜 궁금해 죽겠는데 레인보우 박스부터 까면 안 되냐?

그때 이찬수의 질문을 들은 김상훈이 실실 웃으며 대답했다.

“안 그래도 레인보우 박스부터 까려고 했습니다.”

***

[레인보우 박스]

빨강색, 주황색, 노랑색, 초록색, 파란색, 남색, 보라색.

총 7개의 색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레인보우 박스는, 다른 박스에서는 볼 수 없는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 와…… 비주얼 미쳤는데?

“……확실히 다른 박스들이랑 차원이 다르네요.”

- 겉모습만으로도 비싼 몸값을 한다는 건가?

“그런가 봐요. 너무 고급스럽네요.”

- 얼른 까보자!

“예.”

대답을 한 김상훈이 다시 레인보우 박스를 바라봤다.

박스 주변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의 화려함도 대단했지만, 은은한 광택을 뿜어내는 7개의 컬러가 적절히 조합된 겉모습은 더욱 대단했다.

[레인보우 박스를 오픈하시겠습니까?]

딱딱한 시스템 특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우!

크게 숨을 내쉰 김상훈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오픈한다.”

그 순간.

레인보우 박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응?!”

- 엇?!

그런데 그 움직임이 다른 박스와는 전혀 달랐다.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하는 다른 박스들과는 달리, 레인보우 박스는 처음부터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쉬쉬쉬쉬쉭-!

“뭐야? 왜 이렇게 빨리 돌아?”

- 으하하핫!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구만!

“와! 진짜 떨리네요! 제발!”

- 그래! 제발 망해라! 으하하핫!

“아오! 저주하지마세요!”

- 시른데? 너~무 싫은데? 크하핫!

“아으 진짜!”

두 남자는 대화를 하는 도중에도 레인보우 박스의 움직임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레인보우 박스는 여전히 빠른 속도로 회전하고 있ᄋᅠᆻ다.

쉬쉬쉬쉿!

1분정도가 지났을까?

무서운 기세로 회전하던 레인보우 박스의 움직임이 조금씩 느려졌다.

이윽고 레인보우 박스의 회전이 끝을 보이기 시작했다.

“스읍! 후우……! 스으으읍! 후우……!”

김상훈은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심호흡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30만 포인트라는 미친 몸값을 가진 레인보우 박스가 움직임을 멈췄다.

- 멈췄다!

“……제바아아알!”

레인보우 박스의 뚜껑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두 남자는 숨까지 참은 채, 박스를 바라봤다.

이내 뚜껑이 전부 오픈됐다.

동시에 자욱한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퍼엉-!

슈우우우우우-!

- 아오! 웬 연기야?! 안 보이잖아!

“콜록! 콜록!”

김상훈은 재빨리 손바닥 부채로 연기를 날려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노력이 통했는지, 연기는 빠른 속도로 사라져갔다.

그리고.

두 남자의 눈앞에는 레인보우 박스를 오픈한 결과물이 튀어나왔다.

[스킬 강화(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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