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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린 축구선수-147화 (147/200)

147화 방법

신태웅 감독.

대한민국의 감독직을 맡고 있는 그는, 최근 꿈만 같은 일들을 겪고 있다.

‘4강이라니……!’

4강 진출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일어났던 기적이었고, 다시는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자신감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만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는 일은 어려웠다.

세계 최고의 축구국가들이 경쟁을 하는 자리였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소속된 국가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대회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원하던 목표보다 더욱 높은 곳에 올라간 순간, 신태웅 감독에게는 욕심이 생겼다.

‘크로아티아만 이기면 결승이야.’

물론 크로아티아를 이기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크로아티아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라고 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신태웅 감독은 자신이 있었다.

‘크로아티아에 루카 모드리치, 라키티치 같은 월드클래스 선수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김상훈이 있어.’

비록 월드클래스 선수들에 비해, 경력은 짧지만.

김상훈이 보여주고 있는 실력만큼은 다른 월드클래스 선수들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을 압도했다.

때문에 신태웅 감독은 결승에 대한 희망을 놓을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우리도 손홍민, 이재선, 구자천 등 훌륭한 선수들이 많아. 내가 더 잘하면,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어.’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승리를 다짐했을 때.

신태웅 감독은 부담감과 함께 기대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마침내 크로아티아와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그는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멍하니 그라운드 위에서 날뛰고 있는 한 선수를 바라봤다.

‘저 녀석…….’

너무 놀라운 광경을 보면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다.

지금 신태웅 감독의 상태가 그랬다.

‘벌써 두 골 째야…….’

이제 경기는 겨우 전반 12분이 지났을 뿐이었다.

그런데 김상훈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2골을 만들어냈다.

그것도 개인 능력만으로.

월드클래스 선수들에게 집중마크를 당하면서도 골을 넣는 모습은, 마치 리오넬 메시를 보는 것만 같았다.

‘아니, 메시는 저런 말도 안 되는 장거리 슈팅을 할 수 없어. 저건 김상훈만의 독보적인 무기지.’

경기초반임에도 2골이나 먼저 넣은 상황.

하지만 그럼에도 신태웅 감독은 안심할 수가 없었다.

김상훈의 장점이자 단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훈이는 짧은 시간에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주지만, 그 이후에는 마치 모든 것을 쏟아낸 것처럼 시들어버리지. 그리고 그때부터는 경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할 거야.’

후에 일어날 상황을 알고 있다면, 대비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감독이라면 무조건 대비를 하는 것이 맞았다.

그래서 신태웅 감독은 곧 일어날 일에 대한 대비를 하기 시작했다.

***

[신태웅 감독이 김상훈을 불러 무언가를 지시합니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요?]

[아마도 전술변경을 시도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 전술변경이 맞는 것 같습니다. 김상훈 선수가 다른 대표팀 선수들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신태웅 감독에게 지시받은 내용을 전달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해설들의 말 그대로였다.

신태웅 감독에게 지시를 받은 김상훈은 앞으로 펼칠 전술을 동료들에게 전달했다.

- 괜찮은 판단이네. 신태웅 감독이 네 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

“다행이네요. 마침 스킬 효과가 다 끝나갔었는데.”

- 이럴 때 보면 신태웅 감독은 참 여우같단 말이야.

“머리가 좋으신 분이죠. 상황에 따라 전술을 변경하는 능력도 탁월하시고요.”

- 하지만 그래도 쉽지 않을 텐데…….

“……그렇겠죠.”

신태웅 감독이 지시한 내용은 공격과 미드필더진의 라인을 내린 뒤, 수비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구자천이 밑으로 내려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정우용을 돕기 시작했고.

이재선과 김상훈이 양쪽 윙어를 맡으며, 풀백을 돕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또한 황희창을 원톱으로 바꿨고, 손홍민이 라인을 내려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역시 전술변화가 맞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전술이 바뀌었네요. 선수들의 위치가 바뀌었습니다. 구자천 선수가 밑으로…….]

[조금 전까지 공격적인 전술로 크로아티아를 상대하던 대한민국이 지금은 수비적인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수비 후 역습 전술이죠.]

[개인적으로는 신태웅 감독의 전술변화 타이밍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유 때문이죠?]

[크로아티아는 지금부터 더욱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2골 차이를 어떻게든 좁혀야하기 때문에 급해질 수밖에 없죠. 그리고 대한민국은 급할 게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아직 경기도 초반이고요. 이럴 때,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체력을 보충하면 후반전에는 체력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신태웅 감독이 큰 그림을 그렸다는 말씀이시군요.]

[예. 그렇습니다.]

해설들의 말 그대로였다.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역습도 최대한 자제해가며, 체력을 아끼는 운영을 하고 있었다.

반면에 크로아티아는 대한민국의 수비를 뚫기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그리고 지금.

김상훈은 눈앞에 떠있는 메시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골을 넣는 것에 성공하셨습니다!]

[특별 보상이 지급됩니다!]

[보상으로 경기력 상승 물약(H)이 지급됩니다.]

2번째 골을 넣은 직후에 받은 보상이었다.

예상치 못한 보상이었고, 지금의 김상훈에게는 필요했던 것이었다.

- 이런 상황에서 경기력 상승 물약을 받아? 거참 운 하나는 끝내주네.

“……인정합니다. 딱 필요한 게 나와주네요.”

- 그래서 물약은 언제 빨려고?

“일단 지금은 아닙니다.”

- 아껴두려고?

“예. 후반전에 필요할 것 같아서요.”

- 좋은 생각이야. 그리고…… 상훈아! 뒤에 페리시치 온다!

이찬수와 대화를 하던 김상훈이 곧바로 몸을 회전했다.

휘익-!

[김상훈 선수! 멋진 턴으로 이반 페리시치의 태클을 피해냅니다!]

[뒤에 눈이라도 달린 것일까요? 방금은 어떻게 페리시치 선수의 태클을 알아차린 걸까요?]

[김상훈! 정말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잔뜩 웅크리며 크로아티아의 공격을 막아내면서도.

김상훈은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이찬수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끊임없이 주변을 살피고 계속해서 뛰어다니며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바로 지금.

이반 페리시치의 태클을 피해낸 김상훈의 눈이 번뜩였다.

‘지금!’

그의 눈에는, 저 멀리서 쇄도하는 손홍민이 보였다.

보통 선수들보다 훨씬 빠른 주력을 가진 손홍민은 개인의 능력으로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였다.

때문에 김상훈은 쇄도하는 손홍민을 향해 긴 패스를 뿌렸다.

퍼엉-!

[김상훈이 길게 패스를 뿌립니다. 손홍민이 쇄도하는데요!]

[손홍민! 완벽한 터치로 공을 잡아냅니다. 바로 때리나요?]

[슈우우웃! 아! 이게 벗어나네요!]

김상훈이 넘겨준 공을 받은 손홍민이 반대편 골대를 향해 과감한 슈팅을 때렸지만, 공은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벗어났다.

골이 되지는 않았지만, 크로아티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공격이었다.

- 아깝네.

“그러게요. 잘 때렸는데, 살짝 빗나갔네요.”

- 이제부터 시작되겠네.

“휴.”

이찬수의 말에 김상훈이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힘든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크로아티아의 총공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때문에 김상훈은 준비를 했다.

“강철 체력.”

미친 듯이 뛰어다닐 준비를.

그리고 지금.

스킬 효과가 발동됐다.

[강철 체력(G)이 발동되었습니다.]

[10분간 체력이 소모되지 않습니다.]

그 즉시.

크로아티아의 총공세가 시작됐다.

***

프로선수들이 뛰는 경기에서, 한 팀이 수비에만 집중한다면.

그것을 뚫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그 예시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나 국가대표 경기에서도 볼 수 있고, 어떤 리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 어떤 강팀들도 수비에만 집중하는 팀을 만나면 고전을 하기 마련이었고, 쉽게 골을 넣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크로아티아는 수비에만 치중하는 대한민국을 뚫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철렁-!

[아…… 골입니다. 이반 라키티치 선수, 여기서 중거리 슈팅을 때리네요.]

[조심해야합니다. 이렇게 클래스가 있는 선수들은 언제든지 골을 넣을 수 있습니다.]

라키티치의 중거리 슈팅은 조연우가 지키고 있는 대한민국의 골문을 뚫어내며, 양 팀의 스코어는 1점차이로 줄어들었다.

그때 이찬수가 중얼거렸다.

- 저 친구, 잘하네.

“바르셀로나 주전이잖아요. 확실히 클래스가 있네요. 조심해야 되겠어요.”

- 실력이 좋은데, 활동량까지 많아. 저런 녀석은 상대팀에게 아주 피곤한 스타일이지.

“제가 막았어야 했는데, 놓쳐버렸네요.”

김상훈이 자책했다.

그때, 이찬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 뭔 개소리야? 뭘 네가 놓쳐? 지금 네가 한 커팅 성공한 거랑 태클 성공한 게 몇 번인지 알아?

“……모르겠어요.”

- 10번은 넘었어. 인마, 너 지금 충분히 미친놈처럼 뛰어다니고 있으니까 쓸데없는 자책은 하지 마.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김상훈이 다시금 경기에 집중했다.

이찬수의 말이 맞았다.

자책을 할 필요는 없었다.

가진 것들을 모두 쏟아내며, 최선을 다해 뛰는 것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지금.

김상훈은 끊임없이 크로아티아의 공격을 방해했다.

[김상훈! 모드리치의 패스를 끊어냅니다!]

[환상적인 컷팅이네요. 오늘 크로아티아는 김상훈 선수가 유령처럼 느껴질 것 같습니다.]

[하하! 정말 그럴 것 같네요. 김상훈 선수는 전반전 내내 엄청난 활동량으로 크로아티아를 막아내고 있습니다.]

[아쉽게 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이 최선을 다해서 크로아티아를 막아내고 있습니다!]

촤아악-!

강철 체력 스킬이 발동된 지금, 김상훈은 무한 태클을 선보이고 있었다.

계속된 슬라이딩 태클이었지만, 주심의 반칙은 선언되지 않았다.

70%의 높은 태클 성공확률이 정확히 공만 빼낼 수 있게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멘탈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쟤 진짜 뭐야?! 지가 무슨 존 테리나 네스타야?”

“나는 야프 스탐인 줄 알았어. 미친놈이 태클을 왜 저렇게 잘하는 거야?”

“김상훈은 수비수가 아니잖아? 도대체 저 수비 능력은 뭐냐고!”

지금 이 순간,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하나인 루카 모드리치는 묘한 눈으로 김상훈을 바라봤다.

‘정말 대단해!’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미드필더이자, 차기 발롱도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루카 모드리치.

그는 진심으로 놀라고 있었다.

‘전에 만났을 때보다 더 발전했어.’

루카 모드리치는 생각했다.

오늘 만난 김상훈은, 올해 4월에 펼쳐졌던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마주쳤던 때보다 훨씬 더 발전을 했다고.

불과 3개월 전이었지만, 아예 다른 선수가 되어버렸다고.

‘말도 안 되는 발전 속도야. 이대로라면…….’

루카 모드리치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머지않아…… 같은 팀에서 뛰게 될지도 모르겠군.’

짧은 생각을 마친 모드리치는 다시금 골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잠시 후, 전반전이 종료되고 후반전이 시작됐다.

- 컨디션은?

“좋아요.”

- 체력은?

“여유 있죠.”

- 상훈아 이제 후반전만 버티면 결승이야. 알고 있지?

“예.”

- 좋아, 가보자.

이찬수와 대화를 마친 김상훈.

그는 아껴뒀던 물약을 꺼내들었다.

[경기력 상승 물약]

- 등급 : 히어로(Hero)

- 효과 : 물약을 섭취 시, 20분간 모든 능력치가 5만큼 상승합니다.

단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소모품이었지만, 그 효과는 히어로라는 등급에 맞게 대단한 물약.

김상훈은 곧바로 물약을 마셨다.

꿀꺽! 꿀꺽-!

물약을 전부 마셨을 때, 효과가 나타났다.

[경기력 상승 물약(H)을 섭취하셨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5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20분)]

더불어 김상훈은 아껴뒀던 스킬까지 사용했다.

[뛰어난 리더십(G)를 사용하셨습니다.]

[동료들의 기세가 올라갑니다.(제한시간 20분)]

가지고 있는 모든 무기를 꺼내놓은 김상훈이 정면을 바라봤다.

‘스킬이 지속되는 시간동안 뭔가를 만들어내야 돼.’

크로아티아는 후반전에도 적극적인 공격을 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1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타고 있는 상태였다.

‘기세를 꺾어놔야겠어.’

생각을 마친 김상훈의 얼굴에 진한 미소가 지어졌다.

- 또 무슨 꿍꿍이냐? 징그럽게 표정이 왜 그래?

김상훈은 이찬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윙크로 대신했다.

그리고 그는 근처에 있던 손홍민을 불렀다.

“홍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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