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화 새로운 무기(2)
현재 축구계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선수를 꼽을 때.
많은 전문가들과 축구 팬들은 두 명의 선수의 이름을 거론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리오넬 메시.
이 두 선수는 서로 우위를 가리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경기력을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하고 있는 라이벌이었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호날두와 메시 모두 발롱도르를 5회 수상한, 최다 수상자였고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사실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경우, 레알 역사상 최다 득점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을 정도로 엄청난 득점력을 가진 선수였다.
머리, 발, 프리킥, 페널티 킥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골을 넣을 수 있는 최고의 선수.
그게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선수였다.
반면, 리오넬 메시의 경우도 대단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인 바르셀로나의 주장이자, 역사상 최고의 드리블러 중 하나였다.
또한 리오넬 메시는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믿을 수 없는 볼 터치능력, 경이로운 슈팅 능력을 포함한 거의 모든 능력에서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로, 그야말로 괴물과도 같은 선수였다.
그리고 지금.
김상훈은 리오넬 메시의 능력을 사용했다.
[리오넬 메시의 드리블(L)를 사용하셨습니다.]
[드리블, 개인기, 스피드, 민첩 능력치가 각각 25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20분)]
드리블과 관련된 능력치들이 상승된 김상훈이 공을 몰고 달리기 시작했다.
[김상훈! 빠릅니다! 드리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 같아요!]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막아내질 못하고 있습니다! 아! 김상훈 선수! 스피드만으로 한 명을 제쳐냅니다! 라키티치 선수가 재빨리 김상훈에게 달려듭니다.]
[우와! 김상훈 선수! 좌우로 방향전환을 하며 라키티치를 농락하고 있어요! 라키티치! 중심을 잃었습니다! 김상훈! 또다시 뚫어냅니다!]
김상훈은 미쳐 날뛰고 있었다.
마치 어린아이들을 상대하듯 크로아티아 선수들을 드리블로 농락했다.
투욱-! 휘익!
[김상훈! 부드러운 턴! 그런데 평소에 보여주던 움직임과는 다릅니다! 슈팅 각도가 나왔지만 슈팅을 때리지 않고 있어요!]
[김상훈 선수…… 즐기고 있는 것 같은데요? 아! 이번엔 팬텀 드리블을 펼쳐냅니다!]
해설들의 말 그대로였다.
김상훈은 지금, 스스로의 드리블 능력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무조건 즐기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 대각 뒤에 손홍민, 밑에는 황희창도 있다. 뒤에는 이재선이 기다리고 있고.
김상훈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찬수의 브리핑을 들어가며, 집중력을 더욱 높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계속해서 공을 몰고 크로아티아의 페널티 박스까지 침투했다.
크로아티아의 수비수들은 당황했다.
‘뭐야?!’
‘무슨 드리블이……!’
‘이걸 어떻게 막아?’
‘젠장! 오늘 왜 이래?’
김상훈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당황했군.’
김상훈 역시 메시의 드리블 스킬을 얻은 뒤, 훈련에 참여했을 때.
스스로의 드리블 능력에 당황을 했었다.
더군다나 지금은 각종 스킬 효과가 중첩된 상황.
말도 안 되는 수준의 드리블을 처음 겪는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당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돌파하자.’
드로그바의 피지컬 스킬로, 몸싸움 능력까지 상승된 지금.
김상훈은 순간 속도를 더욱 높이며, 크로아티아의 수비진 사이를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크로아티아의 센터백 도마고이 비다는 어쩔 수 없이 발을 뻗었다.
“젠장!”
김상훈은 발밑으로 들어오는 발을 굳이 피하지 않았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드리블을 이어갔다.
그리고 김상훈의 다리는 도마고이 비다의 발에 걸렸다.
퍼억-!
“크윽!”
김상훈이 바닥을 굴렀다.
그 순간,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삐익!
[우오오오오! 페널티 킥입니다! 대한민국의 김상훈이 페널티 킥을 얻어냅니다!]
대한민국은 국민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강력한 경기력으로 4강까지 올라온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준 김상훈 때문이었다.
“우와아아아! 미쳤다! 김상훈 뭐야?”
“우리 킴! 진짜 대박이다.”
“경기 초반부터 이게 뭐야?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야?”
“김상훈의 드리블이 이 정도였어? 크로아티아가 아예 막지를 못하는데?”
“전 경기에서 기절해서 걱정했는데, 더 발전해서 돌아온 거 같아!”
한국뿐만이 아닌, 전 세계 축구 팬들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당연한 일이었다.
화려하고 화끈한 플레이를 싫어하는 축구 팬들은 없었으니까.
경기 초반부터 김상훈이 말도 안 되는 움직임을 보여줬으니까.
그리고 지금, 김상훈이 페널티 킥을 준비하고 있었다.
- 진짜 미쳤다. 기분이 어때?
“미쳤죠 뭐. 이찬수 선수가 보기에도 이건 정상이 아니죠?”
- 비정상이야. 아주 비정상적이야.
“제가 한 것이지만, 스스로도 믿기지가 않아요.”
김상훈은 지금 잔뜩 흥분한 상태였다.
이찬수 역시 다를 건 없었다.
- 드리블 할 때 어떤 느낌인데? 막 상대 선수들이 쉽게 느껴져?
“너무 쉽게 느껴져요. 이상할 정도로요.”
- 와…… 진짜 내 눈으로 보고도 당황스럽네. 무슨 드리블이…… 어후!
“일단 좀 침착해야 될 것 같아요. 페널티 킥을 넣어야하니까요.”
- 그래. 좋은 생각이야. 심호흡 크게 하고, 몸에 힘 들어가지 않게 집중하고.
“예. 알겠습니다.”
***
[김상훈 선수가 페널티 킥을 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상훈 선수, 굉장히 신중한데요?]
[아무래도 부담이 되겠죠. 월드컵 4강이니까요.]
[부디 김상훈 선수가 부담감을 내려놓고 멋진 선제골을 넣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사각형으로 만들어진 골대, 그리고 그 앞에는 크로아티아의 골키퍼 다니옐 수바시치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김상훈이 서 있었다.
- 준비됐어?
“예. 며칠 전에 끝났습니다.”
- 짜식, 허세는.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거죠.”
- 그래. 완벽하게 선제골을 넣고 와. 이건 스승으로서의 명령이다.
“알겠습니다.”
그때였다.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페널티 킥을 시작하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김상훈이 공을 향해 달렸다.
[김상훈! 슈티이잉!]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김상훈은 너무나도 쉽게 페널티 킥을 성공했다.
그가 때려낸 슈팅은 조금의 오차도 없이 골대 상단 구석에 꽂혀버렸다.
골키퍼의 입장에서는 막을 수가 없는 슈팅이었다.
“혀어어엉!”
골을 넣은 김상훈이 세레머니를 펼칠 때, 손홍민이 빠르게 달려들었다.
김상훈은 그런 손홍민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홍민아.”
“형! 진짜 고마워요. 너무 고마워요.”
“뭘 고마워 인마.”
“형이 없었으면 진짜 힘들었을 거예요.”
“다들 열심히 뛰어주니까 그렇지.”
김상훈은 그답지 않게 겸손을 떨었다.
하지만 이건 그의 솔직한 마음이기도 했다.
잠시 후, 자리로 돌아온 김상훈에게 이찬수가 질문했다.
- 웬일로 겸손한 척을 하고 그러냐?
“척이 아니라 진짜 그렇게 생각해요.”
- 엥? 네가?
“예. 솔직히 팀원들이 열심히 뛰지 않았으면, 제가 아무리 골을 넣어도 이길 수가 없는 거잖아요.”
- ……그건 맞지.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동료들의 중요성을 더욱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고맙기도 하고요.”
- 이야~! 김상훈, 사람 다 됐네.
“원래 사람이었는데요……?”
- 아오! 잘났다 그래.
김상훈은 대화를 나누면서도 계속해서 주변을 돌아다니며 몸이 식는 것을 방지했다.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야.’
선제골을 넣기는 했지만, 방심할 수 없었다.
‘크로아티아에는 언제든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 집중하자.’
때문에 김상훈은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게 노력했다.
더불어 방금과 같은 화려한 움직임들은 스킬 효과가 적용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들이었다.
스킬 효과가 끝나게 된다면, 크로아티아의 역습이 제대로 시작될 것이 분명했다.
‘효과가 지속될 때 최대한 많은 골을 넣어야 돼.’
경기가 재개된 이후, 김상훈의 예상대로 크로아티아가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워낙 기본기가 좋은 선수들로 이뤄진 팀이다 보니, 빠른 템포로 패스를 이어가도 실수가 나오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그런 크로아티아의 공격을 쉽게 막아내지 못했다.
다만, 대한민국에는 김상훈이 있었다.
“완벽한 태클.”
촤아악-!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으면서,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참여하는 김상훈이 있다는 것.
완벽한 태클과 예리한 볼 커팅 스킬이 있는 김상훈은 중요한 순간마다 크로아티아의 공격을 끊어냈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역습을 이어나갔다.
***
[김상훈 선수! 루카 모드리치의 공을 다시 한 번 뺏어냅니다!]
[정말 대단한 태클 능력을 가지고 있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김상훈 선수가 수비수로 전향해도 좋은 활약을 펼칠 것 같습니다.]
[실제로 김상훈 선수는 웬만한 수비수들보다 더 뛰어난 태클 능력을 가지고 있죠. 공을 컷팅해내는 능력도 뛰어나고요.]
[어? 김상훈?! 조금 길게 공을 쳐놓았는데요? 이건……!]
해설들은 직감했다.
곧 엄청난 장면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김상훈이 슈팅을 때릴 것이라는 것을.
직감은 맞았다.
모드리치의 공을 뺏어낸 김상훈은 70M가 넘는 거리에서 과감한 슈팅을 때렸다.
“정확한 슈팅.”
슈팅을 시도하기에는 너무나도 무모한, 먼 거리였지만.
김상훈에게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의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 메시지 때문이었다.
[몬스터 슈터(H)가 발동됩니다.]
[슈팅력이 굉장히 강력해집니다.]
하루에 한 번, 슈팅을 할 때 발동되는 몬스터 슈터 스킬이 발동되었다는 것.
그 사실이 김상훈의 자신감을 드높여줬다.
하지만 이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최근, 퍼플 박스에서 ‘리오넬 메시의 드리블’스킬과 함께 나온 새로운 스킬이 발동될 것이라는 것.
그 사실이 김상훈이 70M라는 먼 거리에서 슈팅을 때린 가장 큰 이유였다.
[화려한 무브먼트]
- 등급 : 히어로(Hero)
- 효과 : 하루에 한 번, 슈팅의 무브먼트가 화려하게 변합니다. 30M 이상의 거리에서 슈팅 시 자동으로 발동됩니다.
화려한 무브먼트 스킬 효과까지 발동된 지금.
김상훈의 발끝에서 괴물 같이 강력한 슈팅이 터져나갔다.
빠아앙-!
[김상후우우운! 슈티이이잉! 때렸습니다!]
[거리가 너무 먼데요! 김상훈 선수! 과감하게 슈팅을 때립니다!]
지금 이 순간.
크로아티아의 골키퍼 다니옐 수바시치는 당황했다.
전방으로 많이 나와 있던 그는 다급한 얼굴로 몸을 돌렸다.
동시에 골대를 향해 전속력으로 복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다니옐 수바시치의 등 뒤로 김상훈이 때린 슈팅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왔다.
쉬이이이익-!
“뭐야! 이게 뭐냐고!”
다니옐 수바시치는 눈이 커졌다.
그는 전속력으로 달리는 도중,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며 공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젠장! 무슨 공의 움직임이 저래?!”
크로아티아로서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골을 먹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반면에 대한민국은 축제 분위기였다.
[김상훈이 때려낸 슈팅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갑니다!]
[크로아티아의 골키퍼 다니옐 수바시치가 전진해있던 상황인데요! 수바시치가 다급하게 골대로 달려가지만, 김상훈의 슈팅이 너무 빠릅니다!]
이윽고 다니옐 수바시치는 골대를 향해 몸을 날렸다.
김상훈이 때려낸 공의 무브먼트가 워낙 지저분했기에 정확한 위치를 포착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는 크로아티아를 지켜야하는 골키퍼였다.
때문에 다니옐 수바시치는 이를 악물고 날아오는 공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둥근 축구공은 그의 팔을 스쳐지나갔다.
철렁-!
[고오오오오오오올! 김상훈! 골입니다!]
[믿을 수 없는 초장거리 슈팅입니다!]
스코어를 2대 0으로 만드는 장거리 슈팅 골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세레머니를 하려던 김상훈이 우뚝 멈춰섰다.
“뭐, 뭐야?!”
그의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 때문이었다.
[믿을 수 없는 골을 넣는 것에 성공하셨습니다!]
[특별 보상이 지급됩니다!]
[보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