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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린 축구선수-136화 (136/200)

136화 업데이트

[김상훈 선수! 슬라이딩 태클! 아~! 완벽합니다. 완벽하게 니코 엘베디 선수의 공을 뺏어냅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어어? 김상훈 선수 바로 슈팅을 때립니다!]

[김상훈 슈우우웃!]

해설들이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니코 엘베디의 공을 뺏어낸 김상훈이 각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과감한 슈팅을 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도가 너무 좁았기 때문일까?

김상훈의 슈팅은 반대편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갔다.

- 크! 까비!

이찬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만큼 아까운 슈팅이었다.

다만 김상훈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달렸다.

빠르게 움직인 그는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자리를 잡았다.

동시에 소리쳤다.

“바로!”

흘러나온 공을 잡아낸 이재선이 김상훈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슈팅을 때리는 척 페인팅을 넣은 뒤, 김상훈에 짧게 패스했다.

빠르게 깔려오는 패스를 향해 김상훈은 바로 다리를 휘둘렀다.

“정확한 슈팅.”

수비수들이 붙기 전에 때려낸 빠른 타이밍에 때린 슈팅이었다. 때문에 김상훈은 제대로 힘을 실어서 때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발에 맞은 공은 커다란 소리와 함께 골문 안으로 쏘아져나갔다.

쉬이익-!

스위스의 골키퍼 얀 조머는 경악했다.

‘무슨 슈팅이 이렇게 날카로워?’

굉장히 빠른 타이밍에 때려낸 슈팅이었음에도, 김상훈이 때려낸 공은 정확히 골대의 구석을 파고들었다.

사실상 막을 수 없는 슈팅이었다.

[고오오오오올! 김상훈이 멋진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습니다. 스코어는 2대 0으로 벌어집니다!]

[정말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네요! 김상훈 선수는 인간이 맞는 걸까요? 마치 게임에서나 나오는 선수를 보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김상훈 선수는 믿을 수 없는 슈팅 능력을 가졌습니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그런 말이 있죠. ‘김상훈의 슈팅은 골대에 맞지 않는 한, 무조건 유효슈팅이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정확한 슈팅이었습니다.]

골을 넣은 김상훈은 손가락 두 개를 붙인 채, 머리 위로 뻗었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뜨거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김상훈은 그를 응원하는 관중들을 향해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었다.

- 우웩! 그 역겨운 웃음! 그거 며칠 전부터 연습하던 그거네.

“역겹다뇨. 얼마나 열심히 연습한 미소인데요. 그리고 저기 좀 보세요. 팬 분들이 되게 좋아해주시잖아요.”

- 상훈아 제발 착각하지 마. 저 사람들은 그냥 네가 축구를 잘해서 좋아하는 거지, 네 얼굴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그러니까 잘생긴 척 좀 그만하자. 보는 내가 힘들어…….

“예? 저 잘생긴 척 한 거 아닌데요? 이찬수 선수는 제가 잘생겼다고 생각하셨나보네요?”

- 개소리 그만하자.

“예압~!”

이찬수와 대화를 마친 김상훈은 다시금 이를 악물고 그라운드 위를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스위스는 어떻게든 만회골을 넣기 위해 과감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몸을 던져가며 그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에 성공했다.

삐익-!

결국 대한민국은 골을 허용하지 않고 전반전을 끝낼 수 있었다.

***

신태웅 감독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얼핏 보기에도 상태가 좋지 않아 보여.’

부상을 당한 김상훈 때문이었다. 그의 눈에 보이는 김상훈의 발목은 붉게 부어 있었다.

‘지금 김상훈을 뺀다면 우리는 지금보다도 훨씬 어려운 경기를 하게 될 것이 분명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상을 당한 선수를 계속 기용할 수는 없어.’

생각을 마친 신태웅 감독이 김상훈을 불러냈다.

“부르셨어요?”

“그래 상훈아.”

“예. 감독님.”

“발목은 좀 어떠니?”

“솔직히 좋지는 않아요.”

“그래. 많이 부었더라. 겉으로만 봤을 때는 뛰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야. 그래서 말인데, 다음 경기를 위해서 후반전에는 너를 쉬게 할 생각이야.”

신태웅 감독의 말에 김상훈은 스스로의 발목을 바라봤다.

그때 이찬수가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 알겠다고 해. 네 상태는 쉬는 게 맞아.

김상훈은 고개를 살짝 저은 뒤, 신태웅 감독을 바라봤다.

“뛰고 싶습니다.”

“뭐?”

“뛸 수 있어요.”

- 이런 미친놈이!

이찬수가 화를 냈다. 신탱우 감독 역시 이마를 짚으며 김상훈을 바라봤다.

“상훈아…….”

그 역시 김상훈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더 뛰게 할 수는 없었다.

“감독님.”

“상훈아.”

“예.”

“선수생활 길게 해야지.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부상이 네 선수생명을 줄어들게 만들 수도 있어.”

김상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신태웅 감독을 바라봤다.

잠시 아무 말이 없던 김상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 첫 월드컵입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고요. 저는…….”

“넌 아직 젊어.”

“아뇨. 4년 뒤면 30대죠. 축구선수로서는 젊다고 볼 수 없잖아요.”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다음 월드컵에서도 뛸 수 있어!”

“감독님.”

“…….”

“뛸 수 있습니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거나 고통이 느껴지면 말씀드릴게요. 그 전까지는 뛰고 싶어요.”

“안 돼.”

신태웅 감독은 단호했다.

하지만 김상훈의 고집도 강했다.

“그럼 딱 20분만 더 뛰게 해주세요. 최소한 한 골 정도는 막고 나오겠습니다.”

“하.”

신태웅 감독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그는 머리를 쓸어 올리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김상훈을 바라봤다.

“감독님.”

“딱 20분이다.”

“……감사합니다.”

두 남자에게 더 이상의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신태웅 감독은 몸을 돌렸고, 김상훈은 스트레칭을 하며 후반전을 준비했다.

그리고 잠시 후.

김상훈이 그라운드 위에 다시 올라섰다.

- 미쳤군. 정말 미쳤어.

“하하.”

- 웃어? 지금 상황이 웃기냐? 네 발목 상태를 봐.

“아프지는 않으니까요. 그리고 20분만 더 뛰는 거잖아요.”

- ……내가 귀신만 아니었으면 너를 패서라도 쉬게 만들었을 텐데.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 젠장!

화를 내는 이찬수를 애써 무시한 채, 김상훈은 다시금 뛰기 시작했다.

주심의 휘슬이 울렸기 때문이다.

삐익-!

대한민국은 라인을 내린 채, 수비적인 운영을 하기 시작했다.

반면에 스위스는 1명이 퇴장당한 상황이었음에도 2명의 수비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라인을 올린 채, 공격에 집중했다.

어떻게든 골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이런 스위스의 전술은 역습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알고 있는 신태웅 감독은 선수들에게 역습을 노리라는 지시를 내린 상태였다.

“집중! 끝까지 쫓아가!”

“조금만 더 버티자!”

때문에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잔뜩 웅크린 채, 스위스의 공격을 버텨내는 것에 집중했다.

스위스는 수비에 치중한 대한민국을 뚫어내기 위해,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계속해서 시도했다.

그리고 그런 스위스의 슈팅을 막아내는 선수가 있었다.

퍼억-!

“크윽!”

김상훈은 그야말로 몸을 내던지고 있었다.

완벽한 태클을 사용해서 중요한 순간마다 스위스의 공격을 막아내는 김상훈.

그의 움직임 덕분이었을까?

스위스는 매서운 공격을 펼쳤음에도 후반 20분이 될 때까지 대한민국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김상훈은 장형수와 교체되어 그라운드 밖으로 빠져나갔다.

- 고생했다. 얼른 좀 쉬어.

“알겠습니다.”

김상훈은 고개를 꺾어서 그라운드를 힐끗 바라봤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후회는 없었다.

‘할 수 있는 건 다했어.’

후반전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김상훈은 원하는 움직임을 펼칠 수가 없었다.

부상을 당한 발목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목은 마치 돌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때문에 김상훈은 절뚝거리며 수비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필사적으로 수비에 참여했고 완벽한 태클을 사용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부상을 당했기 때문일까?

김상훈의 체력은 후반 20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때, 이찬수가 벤치에 앉은 김상훈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 힘들어 보인다?

“예. 아주 죽겠슴다.”

- 그러게 왜 무리를 하고 난리야 인마.

“이찬수 선수 였어도 뛸 거였잖아요.”

- 아니 여기서 내가 왜 나와.

“저 당신 제자잖아요.”

- 아오! 이 고집불통새끼!

“크힠!”

김상훈은 실실 웃으며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생각했다.

동료들이 꼭 경기에서 승리해줬으면 좋겠다고.

스위스를 잡고 8강에 올랐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갑자기 그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도 팀을 위한 희생을 했습니다.]

[보상이 지급됩니다.]

[보상으로 10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갑작스러운 포인트 폭탄에 김상훈의 눈이 커졌다.

“뭐, 뭐야?!”

- 뭐야? 갑자기?

“무슨 10000포인트를…….”

- 오바잖아. 시스템 갑자기 왜 이래? 렉 먹었어?

“와…… 이건…… 응?”

말을 하던 김상훈이 멍한 얼굴로 정면을 응시했다.

동시에 이찬수 역시 황당한 얼굴로 김상훈과 같은 곳을 바라봤다.

“헐…….”

- 아 이건 또 뭐냐……?

지금 이 순간, 그들의 눈앞에는 시스템 메시지가 끊임없이 깜빡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메시지에 적힌 내용은.

[축하드립니다! 시스템 업데이트 조건을 충족시키셨습니다.]

[시스템이 업데이트됩니다. 1%…… 2%…… 3%…….]

[업데이트는 3일 뒤 완료됩니다.]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동안은 스킬과 포인트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시스템 업데이트? 김상훈이 고개를 돌려, 이찬수를 바라봤다.

이찬수가 손사래를 치며 소리쳤다.

- 왜 날 봐? 나도 몰라. 처음 봐.

“……역시 그러시겠죠?”

- 그래. 와 근데 업데이트도 되는구나. 오늘의 위닝 게임에서는 이런 거 없잖아?

“그렇죠. 제가 오늘의 위닝을 엄청 많이 했다고 자부하는데, 이런 건 처음 봅니다.”

김상훈이 멍한 얼굴로 다시금 업데이트 진행을 알리고 있는 시스템 메시지를 바라봤다.

당황스웠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도 제대로 판단이 되지 않았다.

“이거…… 좋은 걸까요?”

- 글쎄다. 일단 3일 동안 제대로 쉴 수는 있겠네.

“어쩔 수 없이 좀 쉬어야겠네요.”

- 그래 그건 잘됐다. 이참에 부상 심해지지 않게 몸 관리 좀 해보자.

“알겠습니다.”

***

대한민국은 스위스에게 한 골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1점을 지켜냈다.

즉, 8강 진출이 확정된 것이다.

당연하게도 한국은 축구 붐이 일어났다.

16강에 올랐을 때도 그 열기가 대단했지만, 8강이 확정된 이후의 열기는 차원이 달랐다.

무려 16년 만의 8강 진출이라는 것.

그 사실에 축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축구관련 기사를 검색하며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한국에서 이미 영웅이 되어버린 김상훈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영웅 김상훈, 대한민국을 8강으로 이끌어내다!」

「퉁퉁 부은 김상훈의 발목. 스위스 전에서의 그는 고통을 참고 뛰었다.」

「김상훈 부상! 8강전 불참?!」

「김상훈, ‘부상을 당한 것은 맞다. 하지만 남은 시간동안 회복에 집중하며 8강전에 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런 김상훈의 부상소식에 국민들은 안타까움과 동시에 분노했다.

신사동김상훈 : 저 개새끼 누구냐? 우리 상훈이한테 태클한 새끼 누구냐고!

popopo친구 : 위에 신사동아 김상훈이 네 친구냐? 그리고 태클한 놈 이름은 알아서 뭐하게? SNS테러라도 하려고?

nniwhqi2918 : SNS테러 가즈아~!

마인부우르스타 : 여러분 김상훈한테 태클한 선수 이름 발론 베라미입니다. 찾아가서 욕을 하던지 말던지 알아서 하세요.

에네르기파닭 : 님들 sns테러는 하지마세요....진짜 나라망신입니다. 그나저나 우리 김상훈 선수 너무 안타깝네요....부상이 심각한 게 아니어야 할 텐데...

기사와 댓글들이 폭발적으로 올라오는 시점에서.

김상훈은 발목에 붕대를 감은 채, 침대에 누워있었다.

“크으~! 푹신푹신하다!”

- 팔자 좋네.

“팔자가 좋다뇨. 제자가 발목이 아파죽겠는데 그게 할 말입니까?”

- 말투 개싸가지 없네.

“다 이찬수 선수한테 배운 거 아니겠습니까?”

- 말 같지도 않은 소리하지 말고.

“예압!”

김상훈은 최대한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했다. 신태웅 감독 역시 그런 김상훈에게 철저한 휴식을 취할 것을 명령했다.

그렇게 3일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드디어……!”

- 궁금해서 죽을 뻔했다. 아, 나 이미 죽었지?

“3일이 너무 길게 느껴졌어요.”

두 남자는 잔뜩 기대를 한 얼굴로 정면을 바라봤다.

그들의 앞에는 업데이트가 끝나기 직전의 시스템이 떠 있었다.

[시스템이 업데이트됩니다. 99%……99.8%……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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