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들린 축구선수-122화 (122/200)

122화 강팀을 상대하기 위해

2대 1로 유리한 스코어였지만,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 축구팬들의 마음속에는 불안감이 싹트고 있었다.

경기력 때문이었다.

불안한 볼 처리와 패스미스를 거듭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력에,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입에서 아쉬운 소리가 튀어나왔다.

“아오! 패스가 왜 저래? 쟤 누구야? 김민욱? 쟤가 어떻게 국가대표에 뽑힌 거야?”

“김민욱이 너무 못하긴 한다. 그리고 장형수도 심각해.”

“김신훅 얘기는 왜 안하는 거야? 골을 넣기는 했지만, 오늘 하는 게 없잖아.”

“그건 맞아. 김신훅을 빼고 이승욱을 넣어야 돼. 도대체 이승욱을 왜 안 넣는 거야?”

이후, 후반전이 시작되었음에도 대한민국의 전술을 변화가 없었다.

당연하게도 대한민국은 계속해서 위기를 맞았다.

그때, 김민욱의 실수와 장형수의 수비불안으로 위험한 장면이 나왔다.

“아오! 간 떨어지겠다!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신태웅 이 새끼야! 김민욱이랑 장형수 빼라고 당장!”

“조연우 없었으면 어쩌려고 한 거야? 진짜 미치겠네!”

그리고 지금, 스웨덴의 위협적인 크로스를 대한민국의 중앙수비수 김영곤이 걷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투웅-!

그의 머리에 맞은 공이 패널티 박스 바깥으로 떨어지며, 기성영이 그 공을 잡아냈다.

“그래! 기성영! 넌 믿을 수 있지!”

“가자! 역습 가자!”

“시간 끌지 말고 바로 가버려!”

기성영기 공을 잡은 순간, 한국 팬들의 기대치는 높아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김상훈을 제외하면, 대표팀에서 패스를 가장 잘하는 선수가 기성영이었으니까.

그의 패스는 유럽에서도 통할 정도로 뛰어난 수준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는, 한국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뻐엉-!

기성영은 대각선으로 길게, 스웨덴의 오른쪽 사이드를 향해 공을 뿌렸고, 그 공을 향해 김상훈이 달려갔다.

하지만, 패스가 조금 긴 느낌이었다.

기성영 답지 않은, 약간의 실수가 섞인 패스였다.

“아…… 기성영이 패스가 왜 저래? 저걸 어떻게 잡으라고…… 어?”

“어?! 뭐야?”

“김상훈 왜 저렇게 빨라? 진짜 뭐야?”

“저걸 잡아낸다고?”

“아니, 무리야. 저걸 잡으려면 슬라이딩을 해야 될 텐데…….”

“슬라이딩, 하는데?”

“근데 아무리 슬라이딩을 한다고 해도 저 자세로 공을 잡는 것은 불가능…….”

“공, 잡는데?”

“응?!”

실시간으로 김상훈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당황했다.

믿을 수 없는 움직임을 봤기 때문이다.

마치 축구화에 본드라도 발라놓은 것처럼, 김상훈의 발에 닿은 공이 찰싹- 달라붙은 것이다.

이윽고, 몸을 일으킨 김상훈이 스웨덴의 수비수 미카엘 루스티그까지 알까기로 제쳐내자, 사람들은 열띤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우오오옷! 좋아! 때려! 이제 때리면 돼!”

“가자! 바로 때려버렷!”

“골 넣으면 팬카페 가입한다!”

그리고 그 순간, 김상훈은 망설임 없이 슈팅을 때렸다.

슈팅을 때리기에 각도가 좁았지만,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퍼엉-!

***

철렁-!

김상훈의 슈팅이 스웨덴의 로빈 올센 골키퍼가 지키고 있던 골망을 흔들었다.

그 순간 스웨덴의 공격수 마르쿠스 베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저런 선수가 스웨덴에 있었다면…….”

혼자서 경기를 바꾸는 선수.

공만 잡으면 기대를 하게 만들고, 지켜보는 이들에게 믿음을 주는 선수.

그런 선수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지금 마르쿠스 베리를 포함한 모든 스웨덴 선수들이, 김상훈에게서 거대한 벽을 느끼고 있었다.

김상훈의 골로 인해서 양 팀의 스코어는 3대 1이 되었다.

그리고, 이 골로 인해서 김상훈은 스웨덴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게 됐다.

지금까지의 견제가 약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지금 이 순간 김상훈이 받는 압박의 수준은 차원이 달랐다.

- 어우! 괜찮냐?

이찬수가 바닥을 뒹구는 김상훈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어윽……! 저 미친놈이…… 그냥 밀어버리는데요?”

김상훈은 짜증스럽게 팔뚝을 문질렀다.

스웨덴 선수의 강한 반칙성 차징을 맞고 넘어진 그는, 심판을 바라봤다.

삐익!

주심이 반칙을 선언한 것을 본 김상훈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 위치가 괜찮은데?

“예. 좋은 위치네요.”

- 근데 네가 좋아하는 무회전을 때릴만한 각도는 아닌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냐?

“음…… 그렇긴 하네요. 무회전을 때리기엔 애매해요.”

김상훈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슈팅만큼이나 최고의 프리킥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였다.

당연하게도 그는 대표팀에서도 주전 프리킥커로 나섰다.

다만, 이찬수의 말처럼 무회전 슈팅을 때리기엔 애매한 위치였다.

정확히 말하면, 무회전보다는 감아서 차는 방식이 더 효율적인 위치였다.

- 뭐, 문제는 없겠네. 주닝요의 프리킥이니까.

“그렇죠.”

김상훈은 이찬수의 말에 대답하며, 씨익 웃었다.

무회전 슈팅이든, 감아 차는 슈팅이든, 전혀 상관이 없었다.

[주닝요의 프리킥]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브라질의 주닝요, 그의 프리킥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한 경기당 1회 사용 가능)

역대 최고의 프리킥커 중 한 명인 주닝요.

그의 프리킥이 있는 한, 어떤 방식으로도 프리킥을 찰 수 있었다.

게다가, 겜상훈의 슈팅 능력치는 92.

스킬효과와 능력치가 시너지를 내는 그의 프리킥은, 훈련 때에서도 굉장한 정확도를 자랑했다.

때문에, 김상훈의 프리킥 자신감은 잔뜩 올라온 상태였다.

삐익-!

주심의 휘슬을 들은 김상훈은 바닥에 놓인 공을 향해 달렸다.

‘스웨덴 선수들이 세운 벽은 다른 팀보다 더 높아. 그러니까 좀 더 강하게 차고, 스핀을 더 넣어야 돼.’

공을 향해 달리는 짧은 순간, 다시 한 번 원하는 공의 궤적을 떠올렸다.

이윽고 그는, 왼발을 땅에 강하게 디뎠다.

동시에 김상훈의 허벅지가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휘익-!

강하게 휘둘러진 그의 다리가 공을 걷어찼다.

빠앙-!

공은 엄청난 속도로 부메랑처럼 휘어져 들어갔다.

“젠장!”

스웨덴의 골키퍼 로빈 올센은 뻣뻣하게 굳은 채, 움직이지 못했다.

공이 너무 빨랐고, 궤적이 날카로웠다.

더불어 김상훈의 슈팅을 예측이 힘들었다.

양 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선수이기 때문에 어느 발로 프리킥을 찰지 몰랐고, 심지어 슈팅 기술이 워낙 좋기 때문에 아웃프런트, 인사이드를 가리지 않고 슈팅을 때릴 수 있는 선수였다.

그런 선수의 프리킥을 막아야하는 것은 골키퍼의 입장에서는 재앙과도 같은 일이었다.

다만, 그런 로빈 올센에게는 천운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떠엉-!

완벽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 공이 골대 상단 구석에 맞고 튕겨 나온 것이다.

동시에 두 남자가 괴성을 내질렀다.

- 으아아아아악! 개까비이이!

“어으으으으! 이게 안 들어가?!”

괴성을 질러대는 남자는 당연하게도 김상훈과 이찬수였다.

김상훈은 공이 골대에 맞을 때까지도 골인 줄 알았다. 워낙 잘 찬 프리킥이었고, 골대에 맞아도 굴절되어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골대에 맞은 공은 바깥으로 튕겨 나왔고, 그 공은 스웨덴 선수가 위치한 곳으로 굴러갔다.

툭-!

공을 잡은 세바스티안 라르손은 곧바로 오른쪽 사이드로 달리는 빅토르 클리에손에게 스루 패스를 찔렀다.

퍼엉-!

클리에손은 더욱 속도를 내며 공을 잡아냈고, 계속해서 대한민국의 사이드로 파고들었다.

김민욱이 수비를 하러 달려왔지만, 그는 오늘 경기에서 계속 돌파를 허용하며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반면, 클리에손은 오늘 경기에서 김민욱을 탈탈 털었다는 표현을 써도 될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차이를 보여줬다.

때문에 그의 돌파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고, 자신감이 가득했다.

툭-! 투욱!

순간적으로 속도를 내며 파고드는 클리에손을 김민욱은 다급하게 쫓아갔다.

하지만 클리에손은 욕심을 부릴 생각이 없었다.

그는 곧바로 대한민국의 패널티 박스 안으로 휘어 들어가는 땅볼 크로스를 뿌렸다.

퍼엉-!

궤적이 날카로운 크로스였다.

그리고 그 공을 향해 달려든 선수는 스웨덴의 공격수 마르쿠스 베리였다.

그런데, 낮게 깔린 공이 그에게 가기 직전, 한 선수가 슬라이딩을 하며 몸으로 공을 막아냈다.

촤악-!

절묘한 커팅이었다.

완벽한 타이밍에 공을 끊어낸 선수는, 김영곤도 아니었고 장형수도 아니었다.

- 야, 야!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마르쿠스 베리에게 가기 직전의 공을 끊어낸 김상훈을, 이찬수는 걱정스럽게 쳐다봤다.

“……후우! 괜찮아요.”

- 진짜 오지게 뛰어다니네…… 그래서 남은 체력 몇인데?

“지금…… 30 남았네요.”

- 빡센데? 아니, 프리킥을 차자마자 수비를 하는 윙어가 어딨어?

“박지석 선수 있었잖아요.”

- 네가 박지석이냐 인마?

“그건 아니지만, 국가대표면 이 정도 헌신은 해야죠.”

이찬수의 말에 빠르게 대단하며, 김상훈은 몸을 일으켰다.

동시에 그는 전방을 향해 긴 롱패스를 뿌려냈다.

뻐엉-!

“한 골 더, 가자!”

큰 목소리로 소리치며, 공을 뿌려낸 김상훈은 그 궤적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스스로의 패스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그만큼 그의 패스는 정확하게 스웨덴의 패널티 박스 바깥에 떨어졌다.

그리고 그 공을 잡아낸 선수는 다른 선수도 아닌, 손홍민이었다.

토트넘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는 그가 공을 잡자, 관중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슈팅력이 좋고, 드리블 능력도 뛰어난 손홍민은, 언제든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는 선수였다.

더불어 김상훈이 뿌려준 패스가 너무 좋아서, 단숨에 골키퍼와 일대일이 된 상황이었다.

손홍민은 이런 상황에서 골을 넣지 못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바로 때린다.’

골키퍼가 달려 나오고 있는 것을 본 손홍민은 공을 몰고 빠르게 전진했다.

손홍민과 골키퍼의 거리는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지금!’

원하던 거리까지 좁혀지자, 손홍민이 순식간에 방향을 틀었다.

투욱-!

일대일 상황에서, 빠르게 드리블을 하던 선수가 갑자기 방향전환을 하는 것.

그런 상황은 골키퍼로서는 너무나도 막히 힘들었다.

로빈 올센 역시 허탈한 얼굴로 골대 안에 공을 집어넣는 손홍민을 바라봤다.

“……빌어먹을!”

후반 71분, 양 팀의 스코어는 4대 1로 이제는 크게 벌어져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신태웅 감독은 오늘 한 골을 기록한 김신훅을 빼고, 기술이 좋고 과감한 플레이를 즐기는 이승운을 투입시켰다.

이후, 남은 시간동안 대한민국은 훨씬 더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타겟형 스트라이커인 김신훅이 빠지고, 발재간과 스피드가 좋은 이승운이 들어오자, 스웨덴은 더욱 힘들어했다.

더군다나 체력이 많이 떨어진 김상훈이, 아껴뒀던 강철 체력(G)스킬을 사용하며 다시금 미친 사람처럼 뛰어다녔다.

스웨덴은 처참하게 밀리며, 몇 번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스웨덴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게다가 오늘 경기에서 4골이나 허용한 로빈 올센 골키퍼는, 더 이상 골을 먹히지 않겠다는 듯 기성영의 중거리 슈팅과 손홍민의 슈팅을 막아내며, 더 이상의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가 종료됐다.

대한민국은 오늘, 4대 1이라는 스코어로 대승을 거뒀다.

***

「스웨덴 꺾은 대한민국, 16강 진출 청신호!」

「김상훈, 2골 2어시스트로 미친 활약. 역시 토트넘의 에이스는 다르다!」

「러시아 현지에서 김상훈의 인기는?」

「김상훈, ‘나는 에이스가 아니다. 동료들이 최선을 다해서 뛰어줬기 때문에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의 포털사이트에는 김상훈에 대한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검색어 순위에도 1위부터 10위까지 대부분 김상훈에 관련된 것들이 차지했다.

그 때, 이찬수가 일그러진 표정으로 김상훈을 쳐다봤다.

- 어우! 진짜 오그라들어서 미치겠네. 상훈아, 왜 그렇게 겸손한 척을 하는 거야?

그러자 기사를 찾아보던 김상훈이 고개를 들었다.

“예?”

- 너 진심으로 네가 에이스가 아니고, 동료들 때문에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하냐?

“예? 그게 무슨 소리세요? 이찬수 선수도 보셨잖아요. 제가 혼자 다 한거.”

- 이 미친놈아. 네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잖아.

“그거야~ 크히힉! 당연히 이미지 관리죠. 막말로 오늘 경기에서 제가 70%이상은 다 한 거 아닙니까?”

- 그래, 이 미친 듯 거만한 새끼가 바로 김상훈이지. 어으~! 진짜 네 본모습을 사람들이 알아야할 텐데!

이찬수가 계속해서 투덜거렸다.

그 모습을 본 김상훈은 피식 웃으며 무시한 뒤, 스웨덴 전에서 받은 보상을 확인했다.

[첫 월드컵에서 골을 기록하셨습니다. 보상으로 2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첫 월드컵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하셨습니다. 보상으로 15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드리블을 2번 보여줬습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골을 2번 넣었습니다. 보상을 1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총 패스 성공 횟수 87회 – 보상으로 87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총 기록한 골 수 2골 – 보상으로 2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현재 보유하신 포인트는 26,210p입니다.]

포인트가 넉넉했다.

최근,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고 모아둔 결과였다.

“슬슬 쓸 때가 됐지.”

스웨덴 전은 잘 풀렸지만, 다음은 더욱 강팀과의 경기를 해야 했다.

대한민국의 다음 상대는 피파 랭킹 17위의 강팀, 멕시코였다.

때문에 김상훈은 더 이상 포인트를 아낄 생각이 없었다.

그는 곧바로 시스템을 불렀다.

“시스템, 박스 선택 창 좀 열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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