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화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 그리고
토트넘과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치열했다.
전반전에 2대 0으로 밀리던 리버풀은 후반전이 되자마자 마치 다른 팀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모두 토트넘 선수들 압박했고, 어떻게든 공을 뺏었다.
그리고 전반전 내내 리버풀을 괴롭혔던 김상훈은 후반전에 들어서는 체력을 관리하며,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여러 선수의 몫을 하던 김상훈이 활동을 멈추자마자 토트넘은 무섭게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토트넘은 리버풀의 호베르투 피르미누에게 골을 허용했다.
당연하게도 골을 넣은 리버풀 선수들의 분위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고, 토트넘 선수들의 머릿속에는 불안함이라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김상훈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아껴뒀던 무기를 사용했다.
그 결과.
[디에고 마라도나의 드리블]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아르헨티나의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의 드리블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기, 드리블, 몸싸움, 피지컬 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제한시간 10분)
디에고 마라도나.
축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름이었다.
역대 최고의 드리블러이자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평가받는 마라도나.
드리블, 개인기, 스피드, 몸싸움, 시야, 패스, 순발력, 프리킥, 페널티킥, 헤딩까지.
못하는 게 없는 그는, 완벽한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펠레와 더불어 역사상 최고의 축구선수로 불리는 디에고 마라도나.
지금 이 순간, 김상훈은 그런 남자의 능력을 얻었다.
- 저번엔 펠레가 나오더만, 이번엔 마라도나야……?
“미쳤는데요?”
김상훈의 입에서는 미쳤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현역 축구선수인 그는 당연히 마라도나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 위대함 역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이찬수가 인상을 찌푸렸다.
- 왜 또 그렇게 음흉하게 웃냐?
“음흉하다뇨? 저 지금 되게 밝게 웃고 있는 건데요?”
-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별 거 아니에요. 그냥…….”
- 그냥 뭐?
“상대를 어떻게 괴롭힐까. 그런 생각을 좀 했어요”
- …….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오른 팀을 괴롭힌다?
그 거만한 말에 이찬수는 부정하지 않았다.
지금의 김상훈은 이미 EPL 최고의 드리블러 중 하나로 평가받는 선수였다. 그런 선수가 마라도나의 드리블 능력을 얻는다면?
- ……상상만으로도 리버풀이 불쌍하네.
그나마 지속시간이 10분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이찬수는 안타까운 얼굴로 리버풀 선수들의 얼굴을 바라봤다.
- 어우야…….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로 땀을 흘리고, 열정적으로 뛰어다니는 그들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은 더 커져갔다.
***
양 팀의 경기 내용은 다를 것이 없었다.
여전히 토트넘은 리버풀의 강한 압박에 힘들어했다. 후반전이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지쳤고, 때문에 선수들의 패스도 무뎌졌다.
당장 골을 먹혀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였다.
리버풀 선수들은 기세가 올랐다는 것을 증명하듯, 기회가 오면 곧바로 슈팅을 때렸고, 과감한 돌파를 계속해서 시도했다.
지금 역시 그랬다.
투웅-!
피르미누가 때려낸 중거리 슈팅을 위고 요리스가 간신히 튕겨냈다. 손끝에 스치며 막아낸 슈퍼 세이브였다.
그 순간, 양 팀 선수들은 튕겨진 공을 잡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공을 잡은 선수는 토트넘의 김상훈이었다.
투욱-!
공을 잡은 김상훈은 커다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다 뛰어!”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마자, 수비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전방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절대로 공을 빼앗기지 않고, 어떻게든 공을 연결해 줄 것이라는 김상훈에 대한 믿음이 만들어낸 움직임이었다.
투욱-!
토트넘의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공을 잡은 김상훈 역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속도가 너무 빨랐다.
당연한 일이었다.
[순간 가속(G)을 사용하셨습니다.]
[5초간 속도가 빨라집니다.]
김상훈은 순간 가속 스킬을 사용해서 속도를 높였다. 게다가 그는 지금, 마라도나의 드리블을 얻은 상태였다.
투욱-! 툭-!
그는 시원시원하게 공을 치며 전진했다. 리버풀의 피르미누와 마네가 동시에 압박을 했지만, 김상훈은 상체를 좌우로 흔들며 그들을 벗어났다.
너무나도 쉽게 제친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도 김상훈에게는 두 선수를 제쳐내는 것이 쉽게 느껴졌다.
반면에 피르미누와 마네는 경악했다.
“무슨 드리블이……!”
“저 속도는 대체 뭐야?!”
마치 단거리 육상선수처럼 느껴지는 속도로 드리블을 하고, 그 속도를 완벽하게 제어하는 김상훈이 괴물처럼 느껴졌다.
김상훈의 속도는 조금씩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
가속도가 붙은 것이다. 그리고 그가 공을 잡고 속도를 내기 시작했을 때부터, 리버풀의 엠레 찬이 달라붙었다.
후반전에 투입되며 체력적으로 여유로운 엠레 찬, 그는 김상훈에게 전속력으로 달려들며 생각했다.
‘전반전에 괴물 같은 피지컬을 보여주긴 했지만, 녀석도 체력적으로 힘들 거야.’
그런 엠레 찬의 생각은 일리가 있었다. 실제로 김상훈은 후반전부터 지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선수였으니까.
다만 그건 김상훈이 완벽한 태클이나 정확한 슈팅 같은, 체력 소모가 큰 스킬들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오늘 경기에서, 김상훈은 태클과 슈팅을 최대한 아끼면서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즉, 그는 지금 체력적으로 충분히 여유가 있는 상태였다.
그것을 모르는 엠레 찬은 몸싸움에서 밀리더라도 끈질기게 달라붙는 플레이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때문에 그는 강하게 차징을 하지 않고, 김상훈의 주변에서 맴돌며 드리블을 방해했다.
그리고 그건 김상훈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드로그바의 피지컬’ 스킬효과가 끝난 지금, 김상훈은 몸싸움이 그리 강력한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조심스럽게 수비를 하는 것은 오히려 지금의 김상훈에게는 여유를 주는 움직임이었다.
‘안 붙는다고?’
쉽게 발을 뻗지 않는 엠레 찬을 보며 김상훈은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였다.
쉬익-!
속도를 높인 상태로, 방향까지 바꿔 대각선으로 파고 드는 김상훈의 움직임에, 엠레 찬은 순간적으로 반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엠레 찬을 돕는 선수가 있었다.
오늘, 많은 활동량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리버풀의 미드필더 조던 헨더슨이 그 주인공이었다.
중앙 라인부터 빠르게 달려온 헨더슨은 김상훈에게 몸을 부딪치며 압박을 했다.
퍼억!
‘크윽!’
그 순간 김상훈이 휘청거렸다.
동시에 고민했다.
‘이걸 넘어져, 말아?’
마라도나의 드리블 능력으로 능력치가 상승했기 때문에, 마음먹고 버틴다면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위치는 골대와의 거리가 멀지 않은 위치였다.
즉, 반칙을 당한다면 프리킥을 차기에 아주 좋은 자리였다.
순간적으로 생각을 마친 김상훈은 조던 헨더슨의 차징을 버티지 않고, 넘어져버렸다.
삐이익-!
그 즉시, 주심은 반칙을 불었다.
조던 헨더슨의 차징을 정당한 몸싸움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분위기를 잡고 있던 리버풀 선수들에게는 좋지 않은 일이었다. 때문에 리버풀 선수들은 펄쩍 뛰며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상훈은 그 틈을 파고 들었다.
항의를 하는 상대편 선수들의 틈에 있었지만, 그는 조금도 관심이 없어보였다.
그는 오직 기계처럼 공을 찾은 뒤, 주심을 바라볼 뿐이었다.
“위치 잡아주시죠.”
리버풀 선수들의 항의를 듣던 주심이 고개를 돌렸다.
무표정한 얼굴로 공을 들고 있는 김상훈을 본 주심은 고개를 끄덕였다.
- 그냥 돌파하는 것도 괜찮았을 거 같은데. 아니면 동료를 이용해도 됐을 거 같고.
“될 거 같기도 했는데, 수비가 너무 많아서 위험하겠더라고요.”
- 어찌됐든, 프리킥을 얻었으니까 잘됐네.
“예, 게다가 오늘 첫 프리킥이잖아요?”
- 아오!
첫 프리킥이라는 말에 이찬수가 인상을 썼다.
세계 최고라고 불리던 그였지만, 김상훈의 프리킥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주닝요의 프리킥]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브라질의 주닝요, 그의 프리킥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한 경기당 1회 사용 가능)
김상훈에게는 최고의 프리키커인 주닝요의 능력이 있었으니까.
한 경기당 한 번, 주닝요의 프리킥 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김상훈은 공과 골대를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동시에 각도와 거리, 선수들로 이뤄진 수비벽을 보며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
리버풀의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 그는 지금 불안한 눈빛으로 전방을 바라봤다.
지금 이 순간, 그의 시야에는 여러 명의 선수들이 보였다.
그리고 조금 더 멀리에는, 프리킥을 찰 준비를 마친 한 선수가 보였다.
‘……킴, 녀석의 프리킥은 진짜 위험한데.’
김상훈은 엄청난 정확도와 강한 킥력으로 높은 프리킥 성공률을 보이는 선수였다.
때문에 그의 프리킥 능력은 프리미어 리그 내에 정평이 나있는 상태였다.
그런 김상훈의 프리킥을 막아야하는 로리스 카리우스는 커다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그는 오늘 경기에서 이미 2골을 허용한 상태였다.
부담감은 더욱 커져갔다.
그 순간, 카리우스는 고개를 강하게 흔들었다. 또한 스스로의 뺨을 강하게 치며 소리쳤다.
“젠장! 무조건 막는다!”
그때였다.
카리우스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본 김상훈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 순간, 카리우스의 근처에 있던 이찬수 역시 실실 웃으며 날아왔다.
- 쟤 제대로 쫄았는데? 몸이 경직돼있어.
그런 이찬수의 말에 김상훈의 미소가 짙어졌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저 멀리 있는 골키퍼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
이건 눈이 굉장히 좋지 않은 한, 보통 선수들은 얻을 수 없는 정보였다.
하지만 김상훈에게는 그런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귀신이 되어버린 이찬수, 오직 김상훈에게만 보이는 그는 공중을 빠르게 날아다니며 좋은 정보들을 뿌려줬다.
그리고 그 정보는 김상훈에게는 꿀처럼 달콤한 정보였다.
‘긴장으로 몸이 경직되어 있다…… 그러면 너무 쉬워지지.’
환하게 웃던 김상훈은 주심의 휘슬이 울린 순간, 웃음을 멈췄다.
동시에 숨을 참고, 공을 바라봤다.
이미 골대의 위치는 머릿속에 각인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지금 이 순간, 그가 할 것은 공을 향해 정확한 임팩트로 다리를 휘두르는 것뿐이었다.
빠른 속도로 공을 향해 달려간 김상훈이 공을 차냈다.
휘익-! 퍼엉-!
“우오오오! 킴이이이임! 골 가자!”
“3대 1스코어 가자고~!”
“시원하게 골 가자고!”
그의 발이 공을 차기 전부터, 경기장에 온 토트넘 팬들은 축제 분위기였다.
그만큼 김상훈에 대한 팬들의 믿음은 컸다.
그리고 지금, 김상훈을 떠난 공이 빠른 속도로 골대를 향해 날아갔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리버풀의 골키퍼 카리우스가 몸을 날리기도 전에, 이미 공은 골 망을 흔들고 있었다.
철러엉-!
김상훈의 골로 3대 1이 된 후, 리버풀의 추격 의지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
후반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양 팀의 스코어가 다시 2골 차이로 벌어졌다는 것, 그것이 리버풀 선수들의 멘탈을 흔들었다.
토트넘 선수들은 공을 돌렸고, 리버풀 선수들은 붉어진 얼굴로 압박을 했다.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일반 리그 경기였다면, 당장이라도 포기해버리고 싶은 경기였다.
하지만, 포기할 수가 없었다.
오늘은 일반 리그 경기가 아니었다.
UEFA 챔피언스 리그의 우승 트로피가 걸린 결승전이었다.
“포기하지 마!”
리버풀의 중앙 수비수 버질 반다이크가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소리쳤다. 승부욕이 강한 그는 핏발이 선 눈으로 앞으로 튀어나왔다.
중앙 수비수이지만, 공격력이 좋은 그는 미드필드 진영까지 튀어나온 채, 토트넘 선수들을 압박했다.
반다이크의 의지가 통한 것일까?
리버풀 선수들은 더욱 힘을 내서 압박을 했고, 결국 공을 돌리던 토트넘의 공을 뺏어냈다.
툭! 툭!
동료에게서 공을 받은 반다이크가 직접 공을 몰고 전진하기 시작했다.
휘익-! 휙!
그는 빠른 속도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시야를 넓혔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그의 움직임은 신중했다.
그리고 그런 반다이크의 시야에 토트넘의 수비진 뒤 공간을 빠르게 파고드는 선수가 보였다.
오늘, 골을 기록했던 피르미누였다.
‘저기!’
그 즉시, 반다이크가 다리를 휘둘렀다. 빠른 속도로 쇄도하는 피르미누의 움직임에 맞춘 롱패스를 찔러 넣으려는 의도였다.
그리고 그때, 그의 귓가에 조던 헨더슨의 목소리가 들렸다.
“반다이크! 조심해!”
‘응?’
헨더슨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반다이크는 멈추지 않았다. 이미 피르미누는 쇄도하고 있었고, 이렇게 좋은 타이밍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휘익-!
휘둘러진 반다이크의 다리가 공에 맞기 직전, 그는 강한 충격과 함께 몸이 공중에 붕-뜨는 것을 느꼈다.
“어억!”
쿵-!
거구의 몸을 가진 반다이크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빠르게 고개를 들고 이 상황을 만들어낸 원인을 찾았다.
그리고 그의 눈에는 공을 몰고 괴물 같은 속도로 달리는 선수의 뒷모습이 보였다. 곧바로 주심을 바라봤지만,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그 순간 반다이크가 어금니를 강하게 씹었다.
으드득!
동시에 크게 외쳤다.
“키이이이이임!”
얄미울 정도로 축구를 잘하는 김상훈에 대한 분노와, 패배를 직감한 실망 섞인 반다이크의 외침.
그 외침을 들은 김상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드리블을 펼쳤다.
그는 헛다리, 마르세유 턴, 백숏 같은 화려한 개인기를 사용하며 리버풀의 수비수들을 제쳐냈다.
휘익-! 쉭!
마치 어린아이를 상대하듯, 홀로 리버풀 수비진을 초토화시킨 김상훈.
그는 여전히 빠른 속도를 유지한 채, 리버풀의 골키퍼 카리우스를 바라봤다.
‘어떻게 넣을까?’
카리우스는 튀어나올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몸을 떨고 있었다.
김상훈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촤악-!
급제동으로 제자리에 멈춰선 김상훈이 뒤꿈치를 이용해 공을 찍었다.
투웅-!
공이 무릎 높이로 떠올랐다.
그 순간, 김상훈은 몸을 회전시켰다.
휘익-!
제자리에서 몸을 돌린 그는 회전하는 힘을 이용해, 그대로 슈팅을 때렸다.
뒤꿈치를 이용한 슈팅, 돌려차기 슈팅이었다.
“정확한 슈팅.”
뒤돌려차기로 슈팅을 때리는 김상훈을 본 카리우스는 스스로의 눈을 의심했다.
“이런 미친!”
하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하게 날아오는 슈팅을 보며, 몸을 날릴 수밖에 없었다.
쉬익-!
무모한 슈팅이었기 때문에,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 팀의 명예와 스스로에 대한 자존심 때문에라도 이런 슈팅은 막아내야만 했다.
그러나 김상훈의 발을 떠난 공은 그런 카리우스를 비웃듯, 골대의 구석에 정확하게 꽂혀버렸다.
철렁-!
그 순간, 토트넘 팬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디에고 마라도나의 드리블(L)의 제한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김상훈은 눈앞에 뜬 시스템 메시지를 보며, 포체티노 감독을 향해 다가갔다.
“킴.”
“예, 감독님.”
“수고 많았다. 오늘 승리는 자네 덕이야.”
“운이 좋았습니다.”
골을 넣은 김상훈은 곧바로 다이어와 교체됐다.
그의 체력을 관리하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이었다.
이후, 포체티노 감독은 수비수인 후안 포이스를 투입하며 수비진을 강화했다.
그런 감독의 의도대로 토트넘은 남은 시간동안 전원수비 전술을 펼치며 리버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리는 것에 성공했다.
삐이익-!
경기가 종료된 후, 토트넘 관계자들과 팬, 감독, 선수들은 우승 트로피를 들고 명예로운 순간을 즐겼다.
김상훈 역시 평소보다 더욱 격한 춤을 추고,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 데뷔 시즌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라니…… 미쳤네.
“믿기지가 않아요.”
- 나도 믿기지가 않는다. 프로가 된 지 몇 년 되지도 않은 애송이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고 있고, 챔스에서 우승까지 하다니…….
“이찬수 선수와 시스템 덕분이죠 뭐.”
- ……알긴 아는구나.
“당연히 알죠. 그래서 저는 매일 밤 자기 전에 이찬수 선수와 시스템한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 입만 열면 거짓말이네.
“역시 눈치가 빠르시네요.”
- 아오!
이후에도, 두 남자는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눴다.
***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하셨습니다. 보상으로 네이비 박스와 50,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드리블을 2번 보여줬습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골을 3번 넣었습니다. 보상으로 15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패스를 1회 성공했습니다. 보상으로 1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해트트릭을 기록하셨습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총 패스 성공 횟수 101회 - 보상으로 101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총 기록한 골 수 3골 - 보상으로 3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현재 보유하신 포인트는 72,490p입니다.]
믿기지 않는 보상이었다.
그리고 김상훈은 평소와는 다른 장소에서 보상을 확인하고 있었다.
-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어떠신가?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기분인데?
“……마치 헤어졌던 여자친구를 오랜만에 만나러 가는 기분이에요.”
- 너 여자친구 없잖아. 사귄 적은 있냐? 없지? 너 모태솔로지?
“그건 이찬수 선수 이야기고요.”
- 이 새끼가 뭔 개소리야?!
“크힠! 저는 이제 컨디션 관리해야 돼서, 좀 잘게요.”
- 야! 야 인마! 눈 떠! 눈 안 떠?!
김상훈, 그는 지금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