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들린 축구선수-106화 (106/200)

106화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2)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 놓인 손홍민, 그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골대를 향해 강하게 슈팅을 때렸다.

퍼엉-!

완벽한 찬스에서 때려낸 슈팅이었고, 손홍민은 실수 없이 정확한 임팩트로 슈팅을 때려냈다.

그리고 리버풀의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는 그런 손홍민의 슈팅에 반응을 하지 못했다.

철렁-!

전반 4분 만에 손홍민의 슈팅이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었다.

무사 시소코, 김상훈, 손홍민의 약속된 플레이로 토트넘은 경기 초반부터 좋은 분위기를 맞았다.

- 오~! 방금 플레이 좀 멋있었다?

“많이 연습했던 게 이번에 나왔어요. 운도 좀 따른 거 같고요.”

- 괜히 겸손한 척하지 마. 나한테는 안 통하니까.

“크힠!”

이찬수와 가볍게 대화를 마친 김상훈은 다시금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 선 채, 리버풀의 빌드업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리버풀은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팀답게, 안정적인 빌드업으로 천천히 경기를 풀어나갔다.

1대 0으로 밀리고 있는 리버풀이었지만, 경기력은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리버풀은 토트넘보다 위협적인 장면을 더 자주 만들었다.

지금도 그랬다.

퍼엉-!

조던 헨더슨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그리고 잠시 뒤, 협동 수비로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공을 끊어낸 제임스 밀너가 모하메드 살라를 향해 전진패스를 찔러 넣었다.

툭!

공을 잡은 모하메드 살라가 달리기 시작했다.

살라는 최근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였다.

그것을 증명하듯, 그의 몸놀림은 굉장했다.

빠른 속도로 드리블을 하면서도 중심이 안정적으로 잡혀있었다. 때문에 토트넘 수비진은 살라를 상대하는 것을 힘들어했다.

게다가 사디오 마네 역시 EPL 최고의 윙어 중 하나답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퍼엉-!

모하메드 살라의 크로스가 길게 뿌려졌다.

피르미누의 머리를 노린 크로스였지만, 의도와는 달리 길게 뿌려졌다.

하지만 반대편 사이드에 있던 마네가 그 공을 잡아냈다.

툭-!

가볍게 공을 떨어뜨려놓은 마네는 슈팅 각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토트넘의 벤 데이비스가 사디오 마네에게 달라붙었다.

마네는 그런 벤 데이비스를 빠른 속도로 제쳐내려 했다.

휘익-!

벤 데이비스가 마네에게 끝까지 달라붙으려 했지만, 두 선수의 스피드 차이가 너무 컸다.

‘……안 돼!’

벤 데이비스는 직감했다.

리버풀의 윙어 사디오 마네에게 슈팅 또는 크로스를 허용할 것이라고.

그리고 그때, 마네를 향해 거친 태클을 하는 선수가 있었다.

퍼억-!

태클에 당한 마네는 공중에 잠깐 뜬 뒤, 바닥에 떨어졌다.

주변에 있던 리버풀 선수들이 그 즉시 주심을 향해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반칙! 반칙이에요!”

“다리로 태클이 들어갔잖아요!”

“이건 카드를 줘야 한다고요!”

리버풀 선수들이 잔뜩 흥분을 한 채, 항의를 했지만 주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주심은 마네에게 태클을 한 김상훈을 정확히 지켜봤고, 그의 발이 정확히 공을 먼저 건드렸다는 것을 봤으니까.

조금 거칠긴 했지만, 확실히 공을 보고 들어간 태클이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태클로 공을 뺏어낸 김상훈을 알고 있었다.

스스로의 태클이 반칙이 아니라는 것을.

때문에 김상훈은 선수들의 항의를 무시했다. 동시에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뺏어낸 공을 전방으로 뿌려냈다.

퍼엉-!

김상훈이 차낸 공은 리버풀 수비 진형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그 위치가 절묘했다.

리버풀의 골키퍼 카리우스가 튀어나오기 애매한 거리인, 페널티 에어리어와 3m 정도 떨어진 곳.

공은 정확히 그곳에 떨어졌다.

그리고 그 공을 향해 달리는 선수가 있었다.

토트넘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지닌 선수중 하나인 손홍민이었다.

체력이 쌩쌩한 손홍민의 전력질주를 따라잡을 수 있는 선수는,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프리미어 리그 내에서도 많지 않다.

하지만, 리버풀의 반다이크 역시 엄청난 주력을 가진 선수였다.

다른 선수들이 손홍민을 쫓는 것에 포기한 상황에서, 반다이크만큼은 공을 몰고 달리는 손홍민의 뒤를 뒤쫓았다.

그리고 곧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뭐, 뭐야?!”

“미친!”

관중들이 소리쳤다.

손홍민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는 선수였다.

그리고 토트넘 팬들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토트넘 팬들은 지금 경악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버질 반다이크, 그가 엄청난 속도로 손홍민에게 따라붙은 뒤, 슈팅을 하는 그에게 과감한 백태클을 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시도한 태클이었다.

자칫하면 페널티 킥이 나오기 좋았고, 심하면 레드 카드까지 받을 수 있는 위험한 시도였다.

반다이크는 그럼에도 손홍민의 슈팅을 막기 위해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손홍민은 슈팅 직전에 바닥을 굴렀고, 반다이크는 공을 가져오는 것에 성공했다.

게다가 주심은 반칙을 불지도 않았다.

위험한 백태클이었지만, 반다이크의 태클은 정확하게 공만을 뺏어냈기 때문이다.

환상적인 움직임으로 리버풀을 위기에서 구해낸 반다이크가 공을 몰고 전진했다.

동시에 그는 저 앞에 있는 한 남자를 바라봤다.

‘김상훈’

토트넘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이자, 데뷔 시즌부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

그런 김상훈을 바라보는 반다이크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무조건 막아낸다.’

반다이크는 지금, 김상훈을 바라보며 짙은 승부욕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김상훈을 막을 자신이 있었다.

‘녀석의 드리블과 탈 압박이 좋다지만,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야.’

EPL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상훈의 약점.

그것은 바로 다른 능력에 비해서 떨어지는 피지컬이었다. 물론 김상훈의 피지컬이 좋지 않은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평균적으로 본다면 좋은 편에 가까웠다.

하지만, 피지컬 적으로만 봤을 때는 반다이크를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은 절대 아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반다이크는 EPL 최고의 피지컬을 가진 선수였으니까.

또다른 괴물 같은 피지컬을 지닌 올리비에 지루, 살로몬 론돈, 로멜루 루카쿠 같은 선수들도 반다이크와의 공중 볼 경합을 상당히 어려워할 정도였으니까.

‘피지컬로 밀어붙이면 녀석도 할 게 없어질 거야.’

반다이크는 김상훈을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김상훈은 이찬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 반다이크 쟤는 피지컬도 좋은 애가 진짜 빠르네.

“그러게요. 홍민이가 따라잡힐 줄은 몰랐는데, 역시 대단한 선수네요.”

- 웬만한 선수들은 막기 힘든 상황이긴 했지. 근데 언제까지 간만 보려고?

“예? 간을 보다뇨?”

- 이런 음흉한 새끼! 이젠 나한테까지 사기를 치려고 해?

“하하하하하! 사기라뇨.”

이찬수의 말에 김상훈은 웃음을 터트렸다. 이윽고 그는 특유의 웃음소리와 함께 작게 중얼거렸다.

“이제 제대로 해보려고요.”

말을 마친 김상훈은 최근에 얻은 스킬과 아이템을 바라봤다.

일주일 전, 잉글랜드 FA컵에서 우승하며 받은 블루 박스와 모아둔 포인트로 구매한 그린 박스에서 나온 결과물들이었다.

[디디에 드로그바의 피지컬]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스킬 사용 시 20분간, 몸싸움 능력과 피지컬 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하루 1회 사용가능.)

[경기력 상승 물약]

- 등급 : 히어로(Hero)

- 효과 : 물약을 섭취 시, 20분간 모든 능력치가 5만큼 상승합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스킬과 아이템이었다.

그때, 이찬수가 투덜거렸다.

- 이런 개사기적 같은 것들은 왜 자꾸 튀어나오는 거야?

그러자 김상훈이 억울하다는 듯 대답했다.

“개사기라뇨. 블루 박스랑 그린 박스에서 나온 거잖아요.”

각각 4만 포인트와 2만 포인트가 있어야 구매할 수 있는 박스들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는 것.

그 정도로 비싼 박스를 깠다면 이 정도 스킬과 아이템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김상훈의 의견이었다.

- 이런 젠장!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모든 능력치를 5씩 올려주는 게 말이 돼?

“대신 20분 제한 시간이 있잖아요. 그리고 이 물약은 한 번 사용하면 없어지는 거잖아요.”

- 안 없어지면 밸런스 파괴지!

“2만 포인트짜리 물약이라니…… 먹기가 겁나네요.”

- 그럼 아껴둬. 더 중요한 경기에서 쓰면 되잖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보다 중요한 경기가 있을까요?”

- 음…… 월드컵 결승?

“……그냥 지금 쓰는 게 낫겠어요.”

이찬수와의 대화를 마친 김상훈은 곧바로 물약을 삼켰다.

그와 동시에 새로 얻은 신상 스킬도 사용했다.

[디디에 드로그바의 피지컬(L)을 사용하셨습니다.]

[피지컬과 몸싸움 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제한시간 20분)]

[경기력 상승 물약(H)을 섭취하셨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5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20분)]

김상훈의 스킬도핑은 끝이 아니었다.

그는 계속해서 중얼거리며 스킬들을 사용했다.

[힐링(G)을 사용하셨습니다.]

[체력이 5만큼 회복됩니다.]

[강철 체력(G)을 사용하셨습니다.]

[10분간 체력이 소모되지 않습니다.]

[미친 드리블(J)를 사용하셨습니다.]

[드리블 능력치가 10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5분)]

[이찬수의 도발(J)을 사용하셨습니다.]

[리버풀의 버질 반다이크, 알렉산더 아놀드가 도발에 걸렸습니다.]

[경이로운 탈 압박(L)을 사용하셨습니다.]

[탈 압박 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제한시간 20분)]

스킬 도핑을 끝낸 김상훈은 크게 심호흡을 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신체능력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조금의 과장도 없이, 아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스킬로 떡칠한 느낌이 어때?

“후우……!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요.”

- 왜 미쳐?

“너무 좋아서요. 지금 몸 상태라면, 하고 싶은 플레이를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에요.”

- 그럼 생각만 하지 말고, 한 번 날뛰어봐.

“예. 안 그래도 지금 날뛰어보려고요.”

자신 있게 대답한 김상훈은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움직임은 조금 전과는 180도 달라져 있었다.

토트넘의 중원에서 안정적인 볼 배급을 하던 그가 미친 듯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강철 체력을 사용했기 때문에 10분간 체력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김상훈은 미친 사람처럼 뛰어다니며 리버풀 선수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 계속해서 뛰어다니며 공을 잡은 선수들을 향해 무한 태클을 했다.

“완벽한 태클.”

김상훈은 예리한 볼 커팅 스킬로 계속해서 공을 끊어낸 뒤, 동료들에게 공을 보냈고, 커팅에 실패하면 완벽한 태클로 직접 공을 뺏어냈다.

그러자 토트넘과 리버풀의 볼 점유율이 크게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 리버풀의 점유율이 더 높았다면, 지금은 7대 3정도로 토트넘의 점유율이 훨씬 높아졌다.

당연하게도 리버풀 선수들은 그런 김상훈을 괴물 보듯 쳐다봤다.

경기장에 있는 관중들 역시 경악했다.

“저, 저 미친놈이?!”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저런 움직임이 가능해?”

“후반전을 생각하지 않는 건가? 왜 저렇게 뛰어다니는 거야?”

“헉! 왜 저렇게 빨라?!”

“킴이 원래 빠르긴 한데…… 지금은 더 빨라진 거 같아!”

그리고 지금, 공을 잡은 김상훈이 폭발적인 속도로 드리블을 하기 시작했다.

툭! 툭! 툭! 툭! 투욱!

엄청난 속도로 공을 몰고 전진하는 김상훈을 막기 위해 리버풀 선수들이 달려들었다. 가장 먼저 달려든 선수는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었다.

“어딜!”

그는 가속이 붙은 김상훈을 반칙으로 끊어낼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때, 드리블을 하던 김상훈이 순간적으로 속도를 낮추며 방향을 전환했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드리블을 하다 갑자기 제동을 거는 그의 움직임에 달려오던 바이날둠은 다급하게 몸을 꺾었다.

하지만, 그 순간 김상훈은 다시금 속도를 내며 바이날둠을 지나쳐버렸다.

“뭐야!”

급제동을 이용한 돌파로 바이날둠을 제친 김상훈은 계속해서 달렸다. 그의 앞에는 리버풀의 수비진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많은 선수들이 있는 상황.

보통은 이런 상황에서 동료를 이용한 돌파를 하거나,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많은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는 곳, 그것도 최고의 선수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돌파를 시도하는 것은 너무나 무리한 행동이었으니까.

그러나, 김상훈은 자신이 있었다.

‘할 수 있어.’

지금과 같은 몸 상태에서는 그들을 뚫어내고 골을 넣을 자신이 있었다.

때문에 김상훈은 멈추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앤드류 로버트슨, 버질 반다이크, 데얀 로브렌, 알렉산더 아놀드가 지키고 있는 리버풀의 수비진으로 홀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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