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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린 축구선수-102화 (102/200)

102화 잉글랜드 FA컵 결승(2)

토트넘 진영에서 골대에 튕겨 나온 공을 잡아낸 김상훈.

그가 공을 몰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그의 눈앞에는 여러 개의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경이로운 탈 압박(L)을 사용하셨습니다.]

[탈 압박 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제한시간 20분.)]

[미친 드리블(J)을 사용하셨습니다.]

[드리블 능력치가 10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5분.)]

[강철 체력(G)을 사용하셨습니다.]

[10분간 체력이 소모되지 않습니다.]

[순간 가속(G)을 사용하셨습니다.]

[5초간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그 순간, 김상훈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가장 먼저 눈에 띤 것은 그의 드리블 속도였다.

공을 잡은 축구선수와 공을 잡지 않은 축구선수가 함께 달린다면, 공을 잡지 않은 축구선수가 더 빠른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지금, 첼시 선수들은 김상훈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

투욱-! 툭! 툭!

짧게 공을 치면서도 엄청난 속도로 드리블을 하는 김상훈의 움직임은 대단했다.

결국 그런 김상훈을 막기 위해 첼시의 수비수들이 나섰다.

이미 프리미어 리그 내에서 김상훈은 일대일 돌파가 굉장히 좋은 선수로 정평이 나 있는 상태였다.

당연하게도 첼시 수비진은 혼자서 그를 막지 않았다.

보통의 역습상황이라면 여러 선수를 막아야했지만, 지금은 오로지 김상훈 혼자 압도적인 속도로 첼시 진형으로 달리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첼시 수비수들은 단숨에 김상훈을 에워싸며 강한 압박을 넣었다.

순식간에 세 명의 선수에게 사방이 둘러싸인 상황.

그 어떤 선수라도 압박을 벗어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안토니오 뤼디거와 게리 케이힐, 다비드 루이스라는 EPL최상위급 수비수들의 압박을 받는 김상훈이 공을 빼앗기지 않고 있었다.

아슬아슬하지만 요리조리 몸을 움직이며 공을 빼앗기지 않았다.

“집중해!”

급한 쪽은 첼시 수비수들이었다.

김상훈이 공을 몰고 들어온 곳은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인 상황이었고, 그의 주변에는 이미 토트넘 선수들이 달려온 상태였다.

그때, 3명의 수비수들을 상대로 괴물 같은 탈 압박을 보여주던 김상훈이 공을 발바닥으로 찍었다.

팟-!

공은 그의 종아리 높이로 튀어 올랐고, 김상훈은 그 공을 발뒤꿈치를 이용해 가볍게 툭-올려 쳤다.

마치 전갈 같은 자세에서 나온 볼 컨트롤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김상훈의 발을 떠난 공이 첼시 수비수들의 몸을 넘겼다. 그때, 김상훈이 패스를 줄 것을 예상한 듯 공을 향해 달려든 선수가 있었다.

해리 케인이었다.

쉬익-!

애매한 높이에서 떠 있는 공을 향해 달려든 해리 케인은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렸다.

‘발리 슈팅? 아니야. 그전에 뺏길 수도 있어.’

매우 짧은 순간에 생각을 마친 그는 공중에 떠있는 공을 향해 몸을 날렸다.

후웅-!

해리 케인은 최대한 빠른 타이밍에 슈팅을 하기 위해 다이빙 헤딩을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해리 케인의 의도는 성공적이었다.

퍼엉-!

케인의 머리에 강하게 맞은 공은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을 넣은 케인은 곧바로 몸을 일으킨 뒤, 잔뜩 흥분한 얼굴로 팬들을 향해 달리며 세레머니를 펼쳤다.

“됐어! 됐다고!”

평소보다 훨씬 더 흥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해리 케인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에서 골을 넣는다는 것은 스트라이커로서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경기 초반부터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중요한 골이었다.

토트넘 선수들은 흥분한 해리 케인을 축하했다.

***

골을 먹혔지만, 첼시는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경기 초반부터 골을 허용한다는 것은 첼시 선수들의 멘탈을 흔들기에 충분했지만, 그들은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며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력 역시 좋았다.

다만, 그런 첼시 선수들을 자꾸만 건드리는 선수가 있었다.

타앗-!

그 선수는 얄미울 정도로 공을 잘 뺏어내고, 패스 경로를 귀신 같이 예측해서 끊어냈다.

동시에 좋은 플레이를 할 때마다 괴상한 소음을 냈다.

“촤르르르르르~!”

그리고 그런 괴성은 첼시 선수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무시할 수 있었지만, 공을 빼앗길 때마다 들으니 기분이 더러워졌다.

정신이 조금씩 잠식되어 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건 절대로 기분 탓이 아니었다.

김상훈의 눈앞에 뜬 시스템 메시지가 그 증거였다.

[이찬수의 도발(J)을 사용하셨습니다.]

[도발에 걸린 선수는 다비드 루이스, 안토니오 뤼디거, 게리 케이힐입니다.]

도발에 걸린 세 명의 선수는 조금 전과는 달리, 침착함을 유지하지 못했다.

결국, 김상훈의 계속된 얄미운 플레이에 참지 못한 다비드 루이스가 보복성 태클을 시도했다.

교묘하게 김상훈을 다치게 하기 위한 태클이었다.

그때, 이찬수가 소리쳤다.

- 상훈아! 루이스 살인태클 들어온다.

그 말을 들은 김상훈은 곧바로 몸에 힘을 뺐다. 동시에 그는 다비드 루이스의 발에 집중했다.

그의 발이 발목을 향해 들어오는 순간, 김상훈은 미리 몸을 공중에 띄웠다.

퍼억-!

미리 태클을 흘렸기 때문일까?

발목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크지 않았다.

다만, 김상훈은 다비드 루이스의 비매너 플레이를 이대로 넘길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소리를 질렀다.

“끄아아아아악! 나 죽어!”

발목을 붙잡고 데굴데굴 굴렀다.

괜히 발에 힘을 빼고 덜렁덜렁-흔들며 마치 발목이 부러진 것처럼 연기했다.

- 워~! 연기력 보소……!

옆에서 지켜보던 이찬수가 감탄할 정도의 연기력이었다.

당연하게도 주심은 다비드 루이스에게 카드를 내밀었다.

바닥을 구르던 김상훈은 실눈을 뜨고 카드의 색을 바라봤다.

‘아오! 옐로우 카드네.’

레드카드를 기대했건만, 주심이 꺼낸 것은 옐로우 카드였다.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지만, 김상훈은 여전히 발목이 아픈 연기를 지속하며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동시에 그는 발을 절뚝거리며 그에게 다가오는 의료진들을 돌려보냈다.

- 왜 돌려보내? 검사라도 받아보지.

“멀쩡한 거 알면 쪽팔리잖아요. 진짜 조금도 안 아프거든요…….”

- 음흉한 새끼!

“영리하다고 해주시죠.”

김상훈은 여전히 다리를 조금씩 절뚝거렸고, 웸블리 스타디움의 관중석이 웅성거렸다.

당연하게도 토트넘 팬들이 모인 쪽이었다.

“발목 되게 세게 차인 거 같은데? 괜찮은 건가?!”

“내가 볼 때는 괜찮지 않은 거 같아. 괜찮았으면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의료진을 저렇게 보낼 이유가 없잖아?”

“그럼……?!”

“그래. 맞아. 킴은 지금 팀의 승리를 위해 아픈 걸 참아가며 뛰려는 거야!”

“그,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조금 전에 보니까 발목이 덜렁거리던데…….”

“그래서 킴이 위대한 거지. 뛰어난 실력을 가졌으면서 팀을 위해 헌신하는 정신을 가진 선수잖아!”

“너무 멋있다…….”

팬들의 착각이 깊어질 때, 김상훈은 이찬수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 근데 그거 발 언제까지 절뚝거릴 거야?

“저도 지금 타이밍 잡고 있어요. 너무 갑자기 멀쩡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쉽게 안 되네요.”

- 그러다가 포체티노 감독이 교체하는 거 아니야?

“이미 눈빛교환 했어요. 감독님은 아실 거예요.”

- 하여간 저 양반도 은근히 너랑 죽이 잘 맞는다니까?

이찬수는 포체티노 감독과 김상훈을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김상훈은 그런 이찬수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혹시 질투하시는 거 아니죠?”

- 그건 또 무슨 개소리냐?

“전 감독님도 좋아하지만, 이찬수 선수를 더 좋아합니다.”

- 아니라니까?

“다~ 압니다. 다 알아요~!”

- 또 지랄이네? 미쳤냐? 엉? 스승한테 장난하게 돼있어?

“어우~! 꼰대…….”

- 뭐 이 새꺄?

“크힠! 저 경기 좀 집중할게요!”

- 야! 야 이 새꺄!

실컷 이찬수를 놀린 김상훈은 뒤로 빠져 있었다.

이렇게까지 연기를 한 뒤, 직접 프리킥을 차는 것은 그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으~ 아까워라.’

너무 좋은 위치에서의 프리킥이었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그의 동료인 에릭센 역시 충분히 좋은 프리킥 능력을 지닌 선수였다.

김상훈은 깔끔하게 미련을 버렸다.

***

“워~!”

에릭센의 프리킥은 아쉽게 골대를 벗어났다.

조금만 더 안쪽으로 향했다면 골이 될 수 있는 좋은 킥이었다.

첼시의 골키퍼 쿠르투아는 뤼디거를 향해 공을 넘겼다. 공을 잡은 뤼디거는 빠르게 파브레가스를 향해 전진패스를 뿌렸다.

투욱-!

부드럽게 공을 잡고 몸을 돌린 파브레가스는 에릭센의 압박을 버텨내며 바카요코를 향해 패스했다.

탓-!

조금은 둔탁하게 공을 잡아낸 바카요코가 다급하게 몸을 움직여서 아자르를 향해 공을 넘겼다.

오늘 경기에서 올리비에 지루와 함께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에당 아자르는 자신 있게 드리블을 펼쳤다.

그를 막기 위해 다가온 시소코에게 펼친 드리블이었다.

쉬익-! 휘익!

순간적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움직임으로 시소코를 제친 그는 전방을 바라봤다.

곧바로 올리비에 지루나 토트넘의 수비진을 향해 쇄도하는 선수에게 공을 뿌려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아자르를 향해 태클이 들어왔다.

“완벽한 태클!”

태클을 한 선수는 김상훈이었다.

깔끔한 슬라이딩 태클로 아자르의 공을 뺏어낸 그는 공을 소유한 채,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런 김상훈의 귀에 이찬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 뒤에 캉테 달려온다.

은골로 캉테가 달려온다는 이찬수의 말. 그 말에 김상훈은 곧바로 몸을 회전했다.

그러자 캉테는 당황한 얼굴로 김상훈을 바라봤다.

“……뒤통수에 눈이 달렸나?”

이내 고개를 휘저은 캉테는 다시 김상훈을 쫓기 시작했다.

김상훈은 공을 몰고 전진했다.

드리블을 하던 도중, 에릭센과의 2대 1패스를 하며 첼시 선수들을 어렵지 않게 제쳐냈다.

결국 첼시 선수들은 다시 김상훈을 향해 달라붙었다.

2명의 선수가 동시에 달라붙는 협동수비였다.

‘오케이, 비었고!’

그때 김상훈의 눈에는 빠른 속도로 쇄도하는 손홍민이 보였다.

눈으로 확인하자마자, 김상훈은 빈 공간을 향해 길게 패스를 찔러 넣었다. 빠르고 강한 패스였다.

퍼엉-!

김상훈의 패스가 빨랐기 때문에 손홍민은 전속력으로 달렸다.

타앗-!

스피드가 빠른 손홍민은 공을 잡아내는 것에 성공했고, 그는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다.

퍼엉!

하지만 크로스의 정확도가 조금 아쉬웠다.

해리 케인이 몸을 띄웠지만, 공은 그의 몸보다 훨씬 높게 날아갔다.

“아!”

크로스가 조금 더 정확했다면 골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스스로의 플레이에 실망한 손홍민이 인상을 썼다.

그리고 그 때, 첼시의 역습이 시작됐다.

게리 케이힐이 곧바로 길게 패스를 뿌린 것이다.

퍼엉-!

공을 잡은 선수는 아자르였다.

훌륭한 퍼스트 터치로 공을 잡아둔 그는 빠른 속도로 토트넘의 수비들 틈으로 파고 들었다.

자신감이 돋보이는 아자르 특유의 드리블이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투욱! 투욱!

공을 몰던 아자르는 순식간에 몸을 틀었다.

슈팅 각도를 만드는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그를 막던 산체스는 그런 움직임을 미리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너무나도 빠른 아자르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오늘따라 잔디가 더욱 미끄러웠다.

휘익-! 철퍽!

아자르의 움직임에 맞춰 급격하게 방향을 바꾼 산체스가 미끄러지며 넘어져버렸다.

“젠장!”

그 모습을 본 베르통언이 다급하게 아자르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아자르는 이미 반대편 골대를 바라보며 슈팅을 때렸다.

뻐엉-!

오늘 컨디션이 좋은 아자르의 슈팅은 날카로웠다.

부메랑처럼 휘어 들어가는 그의 슈팅은 빠르고 정확했고, 토트넘의 골키퍼 위고 요리스는 날아오는 공을 향해 몸을 날렸다.

휘익-!

하지만, 아자르의 슈팅은 워낙 빠른 타이밍에 나왔다.

요리스가 빠르게 반응했지만, 공은 그의 손끝에 닿지 않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골 망을 흔드는 공을 확인한 아자르가 뜨겁게 포효하기 시작했다.

***

- 첼시가 오늘 제대로 마음을 먹고 온 것 같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했는데, 경기가 더 어려워지겠네요.”

- 게다가 아자르의 컨디션이 너무 좋아.

“그러니까요. 왜 저렇게 잘하는 거야?”

- 원래 잘하는 선순데, 컨디션까지 좋으니…… 말이 필요 없지 뭐.

“아~! 어렵다 어려워!”

- 분위기를 좀 바꿔야하지 않겠냐?

“당연하죠.”

- 어떻게 바꿀 건데?

1대 1스코어가 되며 첼시의 분위기가 뜨거워진 상황이었다. 이찬수느 지금,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분위기를 가져올 것이냐는 질문을 한 것이다.

그 질문에 김상훈은 실실 웃기 시작했다.

- 왜 실실 웃고 난리야?

“방법은 이찬수 선수도 아시잖아요.”

- 뭐? 설마 빙의하자고?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긴 하지.

“아뇨. 빙의 말고요. 다른 방법이 있잖아요.”

- 응?

그때였다.

계속해서 실실 웃던 김상훈이 웃음을 멈췄다.

동시에 그는 이런 순간을 위해 아껴뒀던 스킬을 사용했다.

“레전드의 기억.”

그 순간, 시스템이 반응했다.

[레전드의 기억(L)을 사용하셨습니다.]

[랜덤으로 레전드 선수의 기억을 가져옵니다.]

[선수가 선택되었습니다!]

·······.

잠시 후, 레전드 선수가 선택됐고 그 능력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김상훈과 이찬수, 두 남자는 멍하니 그 정보 창을 바라봤다.

[히바우두의 왼발]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브라질의 히바우두, 그의 왼발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제한시간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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