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화 이찬수 VS 바이에른 뮌헨
투욱-! 툭! 툭!
이찬수는 빠른 속도로 전진하고 있었다.
둥근 축구공은 그의 발에서 절대로 1m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보는 이로 하여금 공이 발에 붙어 다니는 느낌을 주는 드리블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이찬수의 앞에는 많은 수의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서 있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은 동료를 향해 패스를 한다.
하지만 이찬수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토트넘 선수들은 대부분 지쳐있었고,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이지 않은가.
지금 그들에게 공을 넘겨봤자, 계속해서 위기를 맞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걸 알았다.
때문에 이찬수는 돌파를 할 생각이었다.
그것도 분위기를 바꿀 만큼 임팩트가 큰 돌파를.
물론 아무리 이찬수라고 해도 많은 수의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을 제쳐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위험한 도박에 가까웠다.
어려운 상황 선택을 했지만, 이찬수의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
답답한 경기내용에 화가 났지만, 입은 웃고 있었다.
뚫어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김상훈의 몸에는 사기적인 스킬들이 있었으니까.
지금, 그 사기 스킬들을 사용할 생각이었으니까.
씨익- 미소를 지은 이찬수가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동시에 그의 눈앞에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미친 드리블(J)를 사용하셨습니다.]
[드리블 능력치가 10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5분)]
[순간 가속(G)를 사용하셨습니다.]
[속도가 빨라집니다.(제한시간 5초)]
순식간에 움직임이 빨라진 이찬수는 공을 몰고, 엄청난 속도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그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어디 한 번 막아봐! 이 새끼들아!”
그 즉시, 이찬수의 눈앞에는 또 하나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찬수의 도발(J)를 사용하셨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마츠 훔멜스, 니클라스 쥘레가 도발에 걸렸습니다.]
[도발에 걸린 선수는 확정적으로 약이 오르게 됩니다.]
앞으로 뚫어내야 할 중앙 수비수 2명이 동시에 도발에 걸렸다.
그 즉시, 흥분한 바이에른 뮌헨의 중앙 수비수들은 이찬수를 향해 뛰쳐나왔다.
그 순간, 이찬수는 빠르게 주변을 둘러봤다.
토트넘에서는 해리 케인이 유일하게 쇄도하고 있었지만, 타이밍이 늦었다.
‘돌파밖에 답이 없네.’
뒤로 패스를 돌릴 생각은 조금도 없었기에, 이찬수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돌파뿐이었다.
때문에 이찬수는 엄청난 속도로 바이에른 뮌헨 진형으로 파고 들었다.
그는 가장 먼저 다가온 니클라스 쥘레를 향해 빠르게 전진했다.
드리블 능력치가 10만큼 상승한 지금, 이찬수는 자유롭게 공을 다루고 있었다.
호기롭게 달려든 니클라스 쥘레는 이찬수의 움직임에 끌려다닐 생각이 없었다.
이미 충분히 당할 만큼 당했던 경험상, 끌려 다니면 더욱 말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절대 안 뚫린다!’
니클라스 쥘레는 이를 악물고 깊게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다.
앞서 옐로우 카드를 한 장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발을 높게 들지 않고 오로지 공만을 노리며 들어가는 태클이었다.
빠른 속도로 들어가는 태클이었고, 피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찬수는 이미 쥘레의 움직임을 전부 다 보고 있었고, 반응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따로 계산을 하지는 않았다.
그저 본능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움직임을 펼쳤다.
투욱-! 휙!
짧게 드리블을 치던 이찬수는 순식간에 달리던 속도를 죽인 뒤, 방향전환을 했다.
간결한 드리블로 니클라스 쥘레의 태클을 피해낸 이찬수는 곧바로 몸의 중심을 낮추고 힘을 잔뜩 줬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드리블을 피한 직후, 그를 향해 거구의 훔멜스가 몸을 부딪쳐왔기 때문이다.
쿠웅-!
이를 악물고 훔멜스의 차징을 버텨낸 이찬수는 공을 지키며 몸을 회전시켰다.
휘익!
순간적인 민첩성으로 훔멜스를 벗겨내려는 이찬수의 드리블이었다.
하지만, 훔멜스는 베테랑이었다. 그것도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수비수를 지키고 있는 베테랑이었다.
이찬수의 움직임이 굉장히 빨랐지만, 훔멜스는 그것을 읽고 있었다.
때문에 훔멜스는 턴을 하는 이찬수와 함께 몸을 돌리며 어깨를 집어넣었다.
훔멜스의 압박은 상대를 숨 막히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다.
그는 심판이 반칙을 불지 않을 정도의 얄미운 반칙까지 함께 사용하며 이찬수를 괴롭혔다.
“크윽!”
짧게 신음을 터트린 이찬수는 이내, 이를 환하게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다.
“재밌게 해주네.”
그 순간 이찬수는 더욱 자세를 낮춘 뒤, 어깨를 이용해 훔멜스의 몸을 강하게 밀어냈다.
퍼억-!
“큽!”
괴물 같은 피지컬을 지닌 훔멜스가 당황할 정도의 차징이었다.
때문에 아주 짧은 순간, 틈이 생겼다.
그리고 그 작은 틈을 이찬수는 놓치지 않았다.
휘익-!
아주 짧은 순간을 파고드는 이찬수의 드리블을 날카로웠다.
순식간에 두 명의 중앙 수비수가 뚫려버렸다.
당연하게도 바이에른 뮌헨의 골키퍼는 이찬수의 슈팅 각도를 좁히기 위해 튀어나왔다.
그리고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은 현역시절, 이찬수가 가장 즐기는 상황이자 가장 자신있어하는 상황이었다.
지금 이 순간, 이찬수는 공을 향해 가볍게 다리를 뻗었다.
투욱-!
그의 발을 떠난 공은 열심히 달려 나오는 스벤 울라이히의 몸을 넘겼다.
텅! 텅-!
이윽고 골키퍼의 키를 넘긴 공은 잔디 위를 튕기며 골대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바이에른 뮌헨의 전의를 상실케 만드는 이찬수의 골이 터진 순간이었다.
***
토트넘은 바이에른 뮌헨과의 2차전에서도 승리하며,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오르는 영광을 얻었다.
당연하게도 팀 내부는 축제 분위기였다.
평소 쉬는 날에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 김상훈 역시 오늘만큼은 푹 쉴 생각으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 쉬니까 좋냐?
“어우~! 너무 좋은데요? 이게 얼마 만에 푹 쉬는 건지 모르겠어요.”
- 그래, 고생했다.
“사실 고생은 이찬수 선수가 많이 해주셨죠.”
김상훈의 말 그대로였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 후반, 토트넘은 매 순간이 위기였었다.
지쳐서 퍼져버린 선수들과 그런 토트넘을 끊임없이 몰아치는 바이에른 뮌헨.
그런 위기에서 토트넘을 구해준 선수가 바로 이찬수였다.
- 그러면 뭐하냐. 다들 네가 한 건 줄 알 텐데.
“그래도 제가 알고 있잖아요. 이찬수 선수의 위대함을요.”
- 뭐 잘못 먹었냐?
“예? 아니 왜 좋은 말을 해드려도 그러세요?”
- 크흠!
갑작스러운 칭찬에 민망해진 이찬수는 헛기침을 했다.
이윽고 그는 방안을 둥둥 떠다니며 딴 짓을 하기 시작했다.
김상훈은 그런 이찬수의 뒷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가끔 보면 참 귀여운 면이 있으시다니까.”
잠시 후, 김상훈은 오늘 경기에서 받은 보상을 확인했다.
그는 지금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다.
‘챔스 결승에 올랐으니까 보상이 제법 짭짤하겠지?’
다른 리그도 아닌, 세계 최고의 팀들이 경쟁하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
그곳에서 결승에 올랐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런 김상훈의 눈앞에는 보상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2017-2018 UEFA챔피언스 리그에서 결승에 진출하셨습니다. 보상으로 20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드리블을 3번 보여줬습니다. 보상으로 15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골을 4번 넣었습니다. 보상을 2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해트트릭을 기록하셨습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총 패스 성공 횟수 84회 – 보상으로 84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총 기록한 골 수 4골 – 보상으로 4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현재 보유하신 포인트는 26,570p입니다.]
보상 메시지를 확인한 김상훈은 곧바로 소리를 질렀다.
“촤아~!”
보유 포인트가 무려 26,570P이나 되는 상황.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상훈은 곧바로 박스 구매창을 띄웠다.
“박스 좀 보여줘.”
여유가 느껴지는 말투였다.
- 말투 뭐냐? 졸라 재수 없는데?
“부자가 된 기분이네요.”
- 그러다 망한다.
“불행한 소리 좀 안하시면 안돼요?”
- 재수 없게 좀 안하면 안 돼?
“아오!”
짜증을 낸 김상훈은 고개를 돌려서 박스 선택 창을 바라봤다.
[레드 박스 ▷ 1,000포인트]
[오렌지 박스 ▷ 5,000포인트]
[옐로우 박스 ▷ 10,000포인트]
[그린 박스 ▷ 20,000포인트]
[블루 박스 ▷ 40,000포인트]
[네이비 박스 ▷ 80,000포인트]
[퍼플 박스 ▷ 160,000포인트]
블루, 네이비, 퍼플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든 박스를 구매할 수 있는 상황.
김상훈은 많은 돈을 쥔 부자의 눈빛으로 박스들을 바라봤다.
“미친척하고 레드 박스를 26개 까버려? 아니지…… 그러면 쪽박을 찰 확률이 너무 높아져.”
- 혼잣말 좀 그만하고 빨리 사면 안 될까?
“막상 사려니까 고민 돼서요.”
- 늘 하던 대로 해.
“어떻게요?”
- 젤 비싼 거 사면 되잖아. 아무래도 좋은 게 뜰 확률이 높으니까.
“그럼 그냥 그래야겠네요.”
선택을 마친 김상훈의 행동을 빨랐다.
[그린 박스 1개, 오렌지 박스 1개, 레드 박스 1개를 구매하셨습니다.]
[현재 남은 포인트는 570P입니다.]
박스를 구매한 김상훈은 가장 먼저 레드 박스를 오픈했다.
잠시 후, 그곳에서 나온 것은 익숙한 아이템이었다.
[체력회복 물약(S)]
중요한 경기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체력관련 아이템을 본 김상훈은 곧바로 오렌지 박스를 오픈했다.
오렌지 박스가 레드 박스보다 5배나 비쌌기 때문일까?
이번에는 김상훈도 조금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이윽고 주황색 빛을 띤 오렌지 박스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 뭐가 나왔으면 좋겠냐?
“스킬 떴으면 좋겠죠. 제발 스킬 좀 하나만 떠라.”
김상훈은 아이템보다는 스킬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 마음이 통했던 것일까?
오렌지 박스가 사라지고 나타난 결과물은 스킬이었다.
[빠른 속도]
- 등급 : 히어로(Hero)
- 효과 : 공을 잡았을 때와 잡지 않았을 때의 속도가 빨라집니다.
김상훈은 많은 박스들을 사본 경험상 가격에 비해 좋은 스킬이 나올 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이 그랬다.
5000포인트로 구매한 오렌지 박스에서 나온 히어로 등급의 스킬이 나와 버린 것이다.
그것도 김상훈에게 부족한 스피드를 상승시켜주는 스킬이었다.
- 이게 말이 되는 건가……?
“……대박이 터져버렸네요.”
- 히어로 등급이 나와 버리네…… 속도를 얼마나 올려줄지는 모르겠지만 등급이 높으니 꽤나 효과가 좋겠지?
“그렇겠죠? 어우! 오늘 푹 쉬려고 했는데, 벌써 몸이 근질거리네요.”
- 젠장!
“크히킼!”
기분이 좋아진 김상훈은 마지막 남은 그린 박스를 바라봤다.
무려 2만 포인트를 사용해서 구매한 녀석이었기에 김상훈의 눈이 빛났다.
- 어휴! 오렌지 박스에서 히어로 스킬이 떴으니까, 그린 박스에서는 더 좋은 게 뜨겠네.
“혹시 모르죠. 오늘 운을 다 쓴 것일지도.”
- 설마 그러겠냐?
“저도 웬만하면 부정적인 생각은 하기 싫지만, 솔직히 여기서 더 바라는 건 욕심인 거 같아요.”
- 양심 있는 척하네.
“그래야 시스템이 좋은 거 줄 거 같아서요.”
- 어차피 랜덤이잖아. 아니다. 네 운빨을 보면 랜덤이 아닌 것 같기도 하네.
“제가 운이 좋긴 하죠.”
말을 마친 김상훈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그린 박스를 오픈했다.
이윽고 그린 박스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뾰로로로롱~! 뾰롱뽀롱!
잠시 후, 회전을 멈춘 박스가 사라지고 결과물이 나타났다.
화려한 효과음을 뿜어내며 나타난 결과물.
그것을 바라보는 두 남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 이런 미친! 또 스킬이야?
“또 스킬이 떴네요?”
다시 한 번 스킬이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킬의 정보를 확인한 두 남자는 입을 쩍 벌리고, 서로를 바라봤다.
“이, 이건?!”
- 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