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화 바이에른 뮌헨(3) 그리고 귀신 출격!
[프란츠 베켄바워의 리더십]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사용자를 포함한 팀 동료들의 모든 능력치가 3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10분)
후반 60분이 넘어가기 시작한 시점에서 얻게 된 능력.
이것을 얻은 김상훈은 곧바로 능력에 대해 체감하기 시작했다.
툭-! 툭! 투욱-!
공을 돌리는 동료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패스 정확도가 조금씩 높아졌고, 팀 분위기에 전체적으로 활력이 생겼다.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당황했다.
“뭐야? 왜 갑자기 경기력이 살아나는 거야?”
“마법이라도 부린 거야, 뭐야? 단체로 왜 저래?”
그리고 당황한 바이에른 뮌헨은 순식간에 속절없이 밀리기 시작했다.
퍼엉-!
후반전에 투입된 해리 윙크스가 전진 패스를 뿌렸다.
공을 받은 해리 케인은 훔멜스를 등진 채, 압박을 버텨냈다.
이윽고 그는 사이드로 파고드는 에릭 라멜라에게 공을 연결했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토트넘의 공격에 바이에른 뮌헨은 경각심을 갖고, 강하게 압박했다.
툭툭 공을 치던 라멜라는 그를 도와주러 온 트리피어를 향해 패스했다.
트리피어는 안정적으로 공을 잡아둔 뒤, 곧바로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퍼엉-!
그 즉시, 토트넘 선수들과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은 날아오는 공을 향해 몸을 띄웠다.
트리피어의 크로스는 해리 케인을 지나 김상훈이 위치한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지금 김상훈의 눈앞에는 시스템 메시지가 주르륵- 떠올랐다.
[높은 점프력(G)이 발동됩니다.]
[점프력이 좋아집니다.]
[준수한 몸싸움(S)가 발동됩니다.]
[몸싸움이 강해집니다.]
스킬 효과로 인해 점프력과 몸싸움이 강해진 김상훈, 그리고 그런 그를 막는 선수는 바이에른 뮌헨의 니클라스 쥘레였다.
김상훈의 발목을 찍는 위험한 태클로 옐로우 카드를 받은 그는,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과감하게 헤딩 경합을 펼쳤다.
피지컬과 몸싸움, 헤딩이 많이 좋아진 김상훈이지만, 그가 경합을 하는 선수는 제공권 싸움에 특화된 니클라스 쥘레였다.
퍼억-!
195cm에 97kg이라는 엄청난 피지컬을 지닌 쥘레는 김상훈을 튕겨내며, 어렵지 않게 공을 걷어냈다.
허무할 정도로 나가떨어진 김상훈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장난 아니네.”
- 니클라스 쥘레, 저 친구가 뮌헨 수비의 미래라고도 불리는 녀석 맞지?
“예.”
- 아까 네 발목을 부수려고 했던 건 마음에 안 들지만, 실력 하나는 확실한 거 같네.
“진짜 빡세요. 몸싸움도 좋은데, 스피드까지 빠르니······.”
- 그래서, 쫄았냐?
“예? 제가요?”
- 여기에 날 볼 수 있는 사람이 너 말고 더 있냐?
“없죠. 근데 쫄 정도는 아니에요.”
- 공략법은 대충 알겠지?
“예. 주력이 빠르긴 한데, 덩치가 큰 선수답게 민첩한 편은 아니더라고요.”
- 오올~! 그러면 어떻게 공략할건데?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게 패스로 뚫어내야죠.”
- 합격. 답 나왔으니까 얼렁 골 만들어.
“예압~!”
전체적으로 능력치가 올라간 토트넘은 강했다.
다만, 바이에른 뮌헨은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였다.
최고의 팀답게 선수층도 두꺼워서, 선수교체를 한 뒤에도 경기력이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력은 새로 투입된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인해 더욱 좋아졌다.
때문에 김상훈은 마음처럼 바이에른 뮌헨을 공략하지 못했다.
집중적인 압박을 받아가며 원하는 플레이를 하기엔, 상대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토트넘은 위험한 슈팅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프란츠 베켄바워의 리더십(L)효과가 종료됩니다.]
하지만, 토트넘에는 또 하나의 무기가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김상훈의 무기였다.
김상훈은 지금, 아껴뒀던 아이템 하나를 입안에 넣었다.
그 즉시,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체력회복 젤리(G)을 섭취하셨습니다.]
[체력이 50만큼 회복됩니다.]
젤리를 섭취하기 전, 김상훈의 남은 체력은 30정도였다.
잘만 관리해서 뛴다면 충분한 체력이었다.
다만, 김상훈이 가진 가장 강한 무기를 사용하려면 이 정도 체력으로는 부족했다.
[현재 체력은 83입니다.]
- 83이면 충분하겠네. 바로 갈까?
“예. 잘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김상훈은 가장 강한 무기인 빙의를 사용할 준비를 끝마쳤다.
[빙의를 완료하셨습니다.]
메시지와 함께 김상훈의 몸을 차지한 이찬수가 눈을 떴다.
실제 경기에 나서는 것은 꽤나 오랜만이었던지라, 이찬수는 벌써부터 잔뜩 흥분한 상태였다.
그때, 그런 이찬수의 귀에 김상훈의 목소리가 울렸다.
‘지금 되게 흥분하신 거 같은데, 진정하시죠?’
“……아오! 이런 싸가지 없는 제자를 봤나. 이제 막 기분이 좋아졌는데, 초를 쳐버리네.”
짜증을 낸 이찬수가 다시금 미소를 지었다.
사실, 아무리 흥분을 해도 이찬수는 많은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었다.
기분을 컨트롤하는 것쯤은 그에게 아주 쉬운 일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찬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진은 2골을 내준 이후부터 이름값에 걸맞은 탄탄한 수비력를 유지했다.
다만, 후반 70분부터 그 수비진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 남자가 만들어낸 구멍이었다.
투욱-!
해리 윙크스의 전진패스가 낮게 깔려오는 것을 본 이찬수는 순간적으로 주변을 둘러본 뒤, 계산을 마쳤다.
그는 곧바로 머릿속에 있는 움직임을 현실에서 구현해냈다.
톡!
공의 밑 부분을 살짝 찍어 찬, 이찬수는 그 즉시 몸을 낮추며 회전했다.
휘익-!
공을 수비라인 뒤 공간으로 찍어 넘긴 뒤, 수비를 벗겨내는 개인기가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었다.
그런 이찬수의 움직임에 니클라스 쥘레는 허무할 정도로 쉽게 돌파를 허용했다.
“뭐야!”
놀란 쥘레가 빠르게 몸을 돌려서 이찬수의 뒤를 쫓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니클라스 쥘레를 제쳐낸 이찬수는 곧바로 슈팅을 때려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확한 슈팅.”
애초에 슈팅 정확도가 높은 이찬수는 스킬까지 사용하며 완벽하게 골을 노렸다.
결국 그의 발을 떠난 공은, 골키퍼가 막기 어려운 코스로 절묘하게 파고 들었다.
철렁-!
빙의한지 정확히 3분 만에 넣은 골이었다.
그 즉시 김상훈이 반응했다.
‘이런 미친!’
“야 인마. 스승님한테 미친놈이라니.”
‘제가 언제 미친놈이라고 했다고 그러세요? 너무 놀라서 감탄한 건데.’
“난 들었는데?”
‘안 했는데요? 아니 근데 그런 퍼스트 터치는 어떻게 하는 거예요?’
“너도 할 수 있잖아. 이찬수의 퍼스트 터치 스킬 갖고, 있잖아.”
‘그렇게도 활용할 수 있다는 건 몰랐죠. 이따가 특훈할 때, 알려주세요.’
“너 하는 거 봐서.”
‘아오!’
“응? 상훈아, 지금 짜증낸 거야? 맞지? 짜증냈지?”
‘에이~! 제가 언제 짜증을 냈다고······.’
“하여튼, 지켜봐라. 저 덩치 큰 수비들을 어떻게 요리하는 지 보여줄 테니까.”
말을 마친 이찬수는 계속해서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어나갔다.
탓-!
부드러운 터치로 다이어의 공을 받은 이찬수가 드리블을 하며 공을 몰았다.
그런 이찬수의 주변에는 어느덧 바이에른 뮌헨의 미드필더 2명이 달라붙었다.
그때, 화려한 원맨쇼가 시작됐다.
퍼억-! 퍽-!
두 명의 선수에게 동시에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이찬수의 표정은 너무나도 여유로웠다.
그는 공을 빼앗길 것이란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이윽고 그는 두 명의 선수마저 화려한 개인기와 턴으로 벗겨낸 뒤, 공을 몰고 전진했다.
그 순간, 토트넘의 관중석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저런 움직임이 가능한 거였어?”
“킴이 또 뭘 보여주려고 저러는 걸까?”
“몰라! 이미 미친 움직임은 시작됐으니까 지켜보자고.”
뜨거운 관중들의 반응.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찬수를 압박하는 선수들은 최강의 팀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었고, 이찬수는 그런 선수들을 어린애 다루듯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순식간에 두 명을 제친 이찬수는 직접 슈팅을 하는 척, 페이크를 넣었다.
그 즉시 훔멜스의 태클이 들어왔고, 이찬수는 공을 옆으로 밀어내며 태클을 피해냈다. 그때 이찬수의 발이 공을 찍었다.
다른 선수들이 반응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타이밍이었다.
툭-!
이찬수의 발을 떠난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바이에른 뮌헨의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 떨어졌다.
그리고 그 공을 향해 해리 케인이 파고들었다.
그 순간 이찬수가 씨익 웃으며 중얼거렸다.
“제법이네.”
팀마저 속을 수 있는 빠른 타이밍 패스였음에도 반응을 보인 해리 케인을 칭찬한 것이다.
그때, 해리 케인은 안정적으로 공을 잡아낸 뒤에 곧바로 슈팅을 때렸다.
이찬수의 패스만큼 빠른 타이밍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빠른 타이밍에 나온 슈팅이었다.
그런 슈팅에 바이에른 뮌헨의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는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그리고 해리 케인의 슈팅은 이변 없이 골망을 흔들었다.
철렁-!
이찬수의 어시스트에 의한 해리 케인의 추가골이었다.
현재 스코어는 4대 2였다.
***
추가골을 먹힌 바이에른 뮌헨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급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마음이 급해지자 이들이 선택한 것은 사이드 돌파였다.
정확히는 사이드 돌파 이후, 레반도프스키의 머리를 노린 크로스를 올리는 전술이었다.
급하게 펼쳐지는 공격들이었고, 자연스럽게 크로스의 정확도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에 토트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체력.
체력적으로 지쳐있는 토트넘의 얀 베르통언, 다빈손 산체스의 집중력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집중력이 떨어지니 상대 공격수를 놓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실수들은 골을 만들어냈다.
퍼엉-!
조금 전 투입된 하비 마르티네스가 올린 크로스는 날카롭게 토트넘의 수비진 사이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얀 베르통언의 실수가 나왔다.
뒤로 돌아 들어온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놓친 것이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키가 크거나 헤딩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지만, 수비수의 방해가 없는 상황에서는 충분히 헤딩 골을 넣을 능력이 있는 선수였다.
그리고 그는 날아오는 공을 향해 정확히 이마를 가져다댔다.
퍼엉-!
내리 찍히는 공을 향해 위고 요리스가 몸을 날렸다.
하지만 바운드 된 공은 요리스의 손에 닿지 않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을 넣은 하메스는 세레머니도 하지 않으며, 시간을 아끼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하메스가 골을 넣은 직후부터 바이에른 뮌헨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선수들의 의지가 불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할 수 있어!”
“조금만 더 힘내자! 토트넘은 지쳤어!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고!”
“패스를 좀 더 빠르게 가져가고, 크로스를 올릴 때 더 집중해!”
의지가 강해지자,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의사소통 역시 활발해졌다.
만약 시간이 없는 상태였다면, 이 정도로 의지가 강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추가시간을 포함하면 10분이 넘게 남은 지금,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역전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판단했다.
지쳐버린 토트넘은 기세가 오른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에 힘겨워했다.
계속해서 돌파를 허용했고, 위험한 슈팅을 허용했다.
퍼엉-!
리베리의 중거리 슈팅을 막아낸 위고 요리스가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정신 안 차려?! 조금만 더 집중하라고!”
팀원이 속절없이 밀리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이찬수라고 하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일단 동료로부터 공을 받기조차 힘들었고, 직접 공을 뺏어내기도 힘들었다.
이찬수가 직접 공을 뺏기 위해 달려들면,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재빠르게 공을 돌렸다.
점유율은 더욱 많이 벌어져버렸고, 어느 순간부터 토트넘은 중앙 라인조차 넘지 못했다.
말 그대로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에게 갇힌 채, 막는 것에만 급급한 상황이었다.
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퍼엉-!
레반도프스키의 날카로운 슈팅을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간신히 쳐냈다. 그리고 그 순간, 뮌헨의 알칸타라가 요리스가 쳐낸 공을 향해 재차 슈팅을 때렸다.
퍼엉-!
이번에는 어느새 골대 안으로 달려든 이찬수가 머리를 이용해 공을 걷어냈다.
“이런 젠장!”
공을 걷어낸 이찬수의 표정이 굳어졌다.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던 일이 그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간신히 걷어낸 공을 향해, 정확한 임팩트로 다리를 휘두르는 선수가 있다는 것.
슈팅을 시도하는 선수가 뛰어난 실력을 지닌 토마스 뮐러라는 것.
그 사실이 이찬수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휘익-! 퍼엉-!
토마스 뮐러는 너무나도 침착하게 슈팅을 때렸고, 그의 슈팅은 엄청난 속도로 골대 안을 파고 들었다.
철렁-!
아직 몸을 일으키지도 못한 요리스는 당연하게도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스코어를 4대 4로 만드는 토마스 뮐러의 동점골이었다.
1차전에서 승리한 토트넘으로서도 더 이상 골을 먹힌다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선수가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씨발, 아주 다들 죽어가네. 죽어가!”
그 선수는 거하게 욕설을 내뱉은 이찬수였다.
해리 케인으로부터 공을 받은 그는 짜증을 내며, 드리블을 하기 시작했다.
주변에 그를 도와주는 선수는 없었다.
다른 토트넘 선수들은 체력이 바닥나버린 상태로 간신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이찬수의 머릿속에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그냥 공을 돌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김상훈이었다.
그런 김상훈의 말에 이찬수는 얼굴을 굳히며 입을 열었다.
“상훈아.”
‘예?’
“내가 누구냐?”
‘······이찬수 선수죠.’
“내가 공이나 돌리는 선수였냐?”
‘그건 아니지만.’
“그럼 인마, 그냥 보고 있어. 이찬수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줄 테니까.”
지금 이 순간, 얼굴이 터질 듯 붉어진 이찬수가 바이에른 뮌헨의 진형을 향해 공을 몰고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