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들린 축구선수-93화 (93/200)

93화 바이에른 뮌헨(2)

축구화의 바닥부분, 즉 스터드에 발목을 찍히게 되면 굉장히 아프다.

고통뿐만이 아니라, 운이 나쁘면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까지 당할 위험이 있다.

지금 김상훈은 발목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이를 악물었다.

워낙 강한 고통이기에 귓가에 들리는 이찬수의 말에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

- 야! 상훈아! 괜찮냐?

“으윽!”

사실, 김상훈이 당한 태클은 발목이 부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위험했다.

그런데, 잠시 후 김상훈은 발목을 돌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본 이찬수의 눈이 커졌다.

- 뭐, 뭐냐? 분명히 스터드에 제대로 찍혔는데? 너 발목 괜찮아?

그런 이찬수의 질문에 김상훈이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아, 너무 아파요. 이거 때문에 부상을 피한 거 같아요.”

동시에 그는 스킬 하나를 눈앞에 띄웠다.

[강인한 신체]

- 등급 : 골드(Gold)

- 효과 : 부상을 당할 확률이 20% 낮아집니다.

부상을 당할 확률을 줄여주는 스킬.

무려 골드등급의 스킬이지만, 그동안 별 효과를 느끼지 못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부상을 당할 정도로 심한 반칙을 당한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김상훈은 강인한 신체 스킬로 인해 큰 위험을 넘길 수 있었다.

20% 확률이었기에 운도 많이 따른 것이 사실이었다.

이찬수는 그 점을 짚었다.

- 운 졸라 좋네?

“예. 솔직히 이번엔 운이 진짜 많이 따랐어요.”

- 그나저나 심판은 저런 반칙을 한 새끼한테 왜 옐로우 카드를 주는 거야? 바로 퇴장 안 시키고?

“그러게요. 진짜 너무 아팠는데.”

운 좋게 부상을 피한 김상훈은 동료들을 안심시켰다.

이후, 그는 프리킥을 직접 찰 준비를 했다.

- 찰 수 있겠냐?

“그럼요.”

- 괜히 무리하다가 부상당하지 말고. 프리킥 잘 차는 애들 많잖아.

“아까 태클 당했을 때는 아팠는데, 이젠 하나도 안 아파요. 그리고 알려줘야죠.”

- 뭘?

“저한테 반칙을 하면, 프리킥으로 골을 먹힌다는 것을요.”

말을 마친 김상훈은 전방을 바라보며 크게 숨을 내쉬었다.

벽을 넘겨 찰 것인가? 아니면 오른쪽 골대를 향해 강하게 슈팅을 때릴 것인가?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그 시간은 매우 짧았다.

생각을 마친 김상훈은 숨을 참고, 멈춰진 공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김상훈의 눈앞엔 반투명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주닝요의 프리킥(L)이 발동됩니다.]

익숙한 메시지.

때문에 김상훈은 오로지 멈춰진 공에만 집중했다.

타닷-! 퍼엉-!

이윽고 그의 발을 떠난 공이 선수들로 이뤄진 벽을 아슬아슬하게 넘기며 뻗어나갔다.

주닝요 특유의 강력하고 빠른 무회전 킥.

최고의 프리키커 중 한 명으로 불려진 그의 프리킥이 지금 이 순간, 김상훈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철렁-!

김상훈의 슈팅은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의 손을 스치며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순간, 웸블리 스타디움에 함성이 터져 나왔다.

***

전반 8분에 골을 먹힌 뒤, 5분 만에 동점골을 넣은 토트넘의 기세는 좋았다.

다만, 선수들의 피로도가 문제였다.

전날 경기를 치른 토트넘 선수들은 계속해서 바이에른 뮌헨에게 끌려 다녔다.

공중볼 싸움에서도 밀렸고, 중원 싸움에서도 밀리고 있는 것이 그 이유였다.

휘익-!

바이에른 뮌헨의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델레 알리의 압박에서 벗어난 뒤, 사이에 위치한 토마스 뮐러를 향해 패스했다.

툭-!

공을 잡은 뮐러는 첫 번째 터치로 트리피어를 벗겨낸 뒤, 후방을 향해 강하게 땅볼 패스를 뿌렸다.

퍼엉-!

그때, 달려오던 티아고 알칸타라가 공을 향해 다리를 휘둘렀다.

동시에 김상훈이 알칸타라를 향해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다.

“완벽한 태클.”

충분히 골을 먹힐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김상훈은 체력을 소모하는 스킬을 사용하면서까지 알칸타라를 막아냈다.

[완벽한 태클(H)을 사용하셨습니다.]

[체력이 3만큼 소모됩니다.]

[태클 성공 확률은 70%입니다.]

무려 70%의 높은 성공 확률을 가진 태클 스킬.

그것을 사용한 김상훈은 알칸타라의 공을 뺏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휘익-!

김상훈은 공을 소유한 채, 빠르게 몸을 일으켰다.

알칸타라를 비롯한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 전방에 위치한 채, 공격에 집중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때문에 지금 이 순간,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진은 숫자가 적을 수밖에 없었다.

즉, 이런 상황에서 공을 가로챈다면 역습을 하기에 아주 좋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기습적으로 공을 뺏어내는 것에 성공한 김상훈은 곧바로 전방에 쇄도하는 동료들을 향해 길게 패스를 찔러 넣었다.

무서울 정도로 정확한 패스였다.

쉬이익-!

공에서 가장 가까운 선수는 델레 알리였다.

그는 좋은 퍼스트 터치로 공을 떨어뜨린 뒤, 빠르게 전진했다.

그 순간, 토트넘 특유의 역습상황이 펼쳐졌다.

해리 케인이 중앙에서 파고 들었고, 손홍민이 빠른 스피드로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달려들었다.

즉, 뮌헨으로서는 3명의 선수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들은 순간적으로 어떤 선수들을 막아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집중력 역시 흩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델레 알리의 판단은 영리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의 코너킥 라인 가까이 파고든 뒤, 슈팅 페이크를 한 번 넣었다.

그 뒤에 델레 알리는 손홍민과 케인이 아닌, 뒤에서 달려드는 김상훈에게 공을 넘겼다.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은 해리 케인과 손홍민에게 신경을 쓰느라 뒤에 있던 김상훈까지는 신경 쓰지 못했고, 델레 알리는 그것을 노린 것이다.

‘킴!’

패스를 하는 델레 알리는 김상훈이 해결을 해줄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었다.

김상훈이 팀에서 가장 뛰어난 슈팅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상훈은 그런 알리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다.

뻐엉-!

“정확한 슈팅.”

조금은 먼 거리였지만, 김상훈은 정확한 임팩트로 공을 때려냈다.

흘러오는 공을 정확한 임팩트로 강하게 때리면, 골키퍼가 막기 힘들 정도로 강하게 힘이 붙는다.

지금 김상훈의 슈팅이 그랬다.

게다가.

그의 슈팅은 정확히 골대의 구석으로 찔러 들어갔다.

당연하게도 골키퍼로서는 너무나도 막기 힘든 슈팅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스벤 울라이히는 준수한 반응 속도로 민첩하게 몸을 날렸다.

하지만, 김상훈이 때려낸 공은 얄미울 정도로 정확하게 골대 안을 파고들었다.

철렁-!

동시에 김상훈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츠아아아아아~!”

김상훈의 역전골로 양 팀의 스쿼드는 2대 1이 된 상황.

골을 먹힌 바이에른 뮌헨은 계속해서 토트넘의 골문을 두드렸다.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한 뮌헨의 공격은 날카로웠고, 그런 공격을 막기 위해 토트넘은 고군분투했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참여하며 바이에른 뮌헨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그 중에서도 빛나는 선수는 김상훈이었다.

“완벽한 태클.”

최근 체력이 87까지 상승한 김상훈은 체력을 아끼지 않고, 과감한 태클을 계속해서 시도했다.

무려 70% 확률로 들어가는 그의 태클은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게 바이에른 뮌헨의 공을 뺏어냈다.

그러자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은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김상훈을 바라봤다.

“쟤 도대체 뭐야? 무슨 수비수야?”

“태클이 왜 저렇게 정확해?”

“이런 젠장! 나는 존 테리나 네스타를 상대하는 줄 알았어.”

예상치 못한 김상훈의 수비력에 당황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분데스리가에서 1위를 하고 있는 강팀이었다.

그들은 빠르게 김상훈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휘익-!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은 김상훈이 다가오면 공을 소유하려하지 않고, 곧바로 근처에 있는 동료들에게 패스했다.

툭-! 투욱!

워낙 개인기량이 좋고, 패스 능력이 정확한 바이에른 뮌헨은 물 흐르듯이 공을 연결하며 빌드업을 쌓아나갔다.

때문에 답답해지는 것은 토트넘이었다.

“후우……!”

김상훈은 크게 숨을 내쉬었다.

아직 후반전이 아닌, 전반전이었음에도 숨이 차기 시작한 것이다.

- 체력 관리 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애들이 다 퍼져서, 저라도 안 뛰면 위험해요.”

- 그건 맞지만, 이러다간 네가 퍼지겠어.

“경기가 너무 어렵네요. 이기고 있긴 한데, 분위기를 보면 언제 골을 먹혀도 이상하지 않을 거 같아요.”

- 감독도 그걸 모르진 않을 거야. 내 생각엔 아마 후반전에 교체를 좀 할 거 같은데, 그것도 좋은 선택일지는 모르겠다.

“선수층이 얕으니까요.”

- 그렇지. 참 이럴 때 보면, 포체티노 감독이 대단하긴 해. 어떻게 이렇게 얕은 선수층으로 상위권을 유지하는 건지······.

“대단하신 분이죠.”

이윽고 전반전이 종료되고 후반전이 시작됐다.

이찬수의 예상대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유독 많이 지쳐있는 크리스티안 에릭센 대신 해리 윙크스를 투입했고, 손홍민 대신 에릭 라멜라를 넣었다.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윙크스와 라멜라가 지쳐있는 토트넘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바라는 교체였다.

그리고 그런 포체티노 감독의 의도는 어느 정도는 맞아떨어졌다.

윙크스와 라멜라는 투입되자마자, 열심히 뛰어다니며 바이에른 뮌헨을 압박했다.

하지만, 기량 차이가 문제였다.

바이에른 뮌헨의 중원을 책임지는 리베리 하메스, 뮐러, 알칸타라, 톨리소는 그런 압박을 손쉽게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었다.

때문에 후반전에도 토트넘의 점유율은 점점 더 떨어졌다.

점유율만 따지면, 이기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다만, 이렇듯 어려운 상황에서 토트넘은 포기하지 않고 바이에른 뮌헨의 공세를 막아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집중력이 떨어지자, 토트넘은 즉시 위기를 맞았다.

투욱-! 휘익!

얀 베르통언을 등진 채, 알칸타라의 전진패스를 받은 레반도프스키는 순간적으로 몸을 회전하며 슈팅 각도를 만들었다.

레반도프스키는 그 즉시 반박자 빠른 슈팅을 때렸다.

훌륭한 슈팅 능력을 가진 그는 반박자 빠른 타이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골대 안으로 향하는 슈팅을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퍼엉-!

슈팅이 나온 순간, 토트넘의 골키퍼 위고 요리스는 몸을 날리려 했다.

하지만, 워낙 빠른 타이밍에 나온 슈팅이었기 때문일까?

위고 요리스가 반응하기도 전에 레반도프스키의 슈팅은 골망을 흔들었다.

“젠장!”

요리스는 짜증을 내며 잔디를 걷어찼다.

슈팅을 막아내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짜증이기도 했고, 이 골로 인해 경기가 더욱 어려워 질 것을 알았기 때문에 나온 짜증이기도 했다.

***

[힐링(G)을 사용하셨습니다.]

[체력이 6만큼 회복됩니다.]

후반 60분, 힐링 스킬을 사용한 김상훈이 심호흡을 했다.

체력적으로 지쳐있는 상황이었고, 토튼넘은 계속해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무언가 변화가 필요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김상훈은 변화를 만들 준비를 했다.

- 드디어 쓰는구만?

“예. 제발 좋은 게 나왔으면 좋겠네요.”

말을 마친 김상훈은 곧바로 아껴뒀던 스킬을 사용했다.

그의 눈앞에는 시스템 메시지가 주르륵 떠올랐다.

[레전드의 기억(L)을 사용하셨습니다.]

[랜덤으로 레전드 선수의 기억을 가져옵니다.]

레전드의 기억 스킬을 사용하자, 조금의 시간이 걸렸다.

약 3초 정도가 지난 뒤, 시스템이 메시지를 띄웠다.

동시에 김상훈과 이찬수는 경악했다.

“뭐?!”

- 억?

두 남자가 놀라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들의 눈앞에 떠있는 메시지는 그만큼 엄청난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고 있었으니까.

[독일의 레전드이자 바이에른 뮌헨의 레전드, 프란츠 베켄바워의 기억을 가져왔습니다!]

[프란츠 베켄바워의 리더십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제한시간 10분.)]

김상훈은 당황했다.

베켄바워라는 이름의 무게감은 그만큼 대단했다.

그는 독일 축구계에서는 역대 최고로 꼽히는 선수였고, 전 세계에서는 가장 위대한 수비수로 꼽히는 선수였다.

그는 대인마크 능력뿐만 아니라 드리블, 패스, 볼키핑, 창의성, 리더십 모두 뛰어난 만능 플레이어였다.

또한 김상훈이 놀란 이유는 베켄바워라느 이름의 무게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이에른 뮌헨이랑 붙고 있는데, 베켄바워의 능력이 나오네요.”

- 거 참, 황당하긴 하네.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 중, 뮌헨의 레전드의 능력을 얻게 됐다는 것.

그것이 김상훈을 당황케 만들었다.

어찌됐건, 경기에서 승리를 해야하는 김상훈은 빠르게 베켄바워의 리더십의 정보를 확인했다.

[프란츠 베켄바워의 리더십]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사용자를 포함한 팀 동료들의 모든 능력치가 3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10분)

정보를 본 김상훈은 너무 놀랐다.

이찬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

- 야 이건 사기잖아!

모든 능력치가 3만큼 상승한다는 것.

그것도 김상훈만이 아닌, 팀원 모두의 능력치가 상승한다는 것.

아무리 레전드라는 등급을 가진 능력이었지만, 과할 정도로 엄청난 효과였다.

“베켄바워가 진짜 엄청나긴 했나보네요.”

- 대단한 사람이기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비록 10분 동안이지만, 사기적인 능력을 얻게 된 김상훈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경기가 좀 할만 해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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