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들린 축구선수-89화 (89/200)

89화 왓포드 FC(1)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보상으로 5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드리블을 보여줬습니다. 보상으로 5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태클에 3번 성공했습니다. 보상으로 3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골을 넣었습니다. 보상을 5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해트트릭을 기록하셨습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총 패스 성공 횟수 95회 - 보상으로 95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총 기록한 골 수 3골 - 보상으로 3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현재 보유하신 포인트는 7500p입니다.]

숙소에 도착한 김상훈은 가장 먼저 보상 포인트부터 확인했다.

그 결과, 제법 많은 포인트를 얻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뮌헨 전에서 네가 제법 잘했나보다. 보상이 짭짤하네.

“그러게요.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주네요.”

- 바로 박스 사려고?

“예.”

- 어차피 비싼 것도 없는데, 빨리 사서 까고 훈련이나 하러 가자.

“알겠습니다. 근데 이찬수 선수?”

- 왜?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보이실까요?”

김상훈의 질문에 이찬수가 웃었다.

- 당연히 기분 좋지. 네가 체력 훈련 시켜달라며? 그것도 졸라 빡세게.

“졸라라는 말은 안 붙였었던 것 같은데요…….”

- 아~! 하여튼 빡세게 굴려달라며?

“……예.”

불안한 얼굴로 대답한 김상훈은 곧바로 박스를 구매했다.

[오렌지 박스 1개, 레드 박스 1개를 구매하시겠습니까?]

“오케이, 구매한다.”

[오렌지 박스 1개, 레드 박스 1개를 구매하셨습니다.]

[레드 박스를 오픈하시겠습니까?]

“그래.”

김상훈의 말과 동시에 레드 박스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특유의 효과음이 들렸다.

뾰로로롱-!

잠시 후, 회전을 멈춘 레드 박스에서 하나의 아이템이 튀어나왔다.

[체력상승 줄넘기]

- 등급 : 실버(S)

- 효과 : 줄넘기 20000회를 할 시, 사용자의 체력이 영구적으로 1만큼 상승합니다.(1회 사용가능.)

“응?”

- 응?

그것을 본 두 남자의 반응은 똑같았다.

다만, 효과를 본 김상훈과 이찬수의 표정이 묘했다.

“줄넘기를 2만 번을 하라는데요?”

- 나도 눈 있다. 그래서 안 할 거야?

“해야죠. 체력을 올려준다는데.”

- 겨우 1오르는데?

“지금 제 능력치에서 1올리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시잖아요.”

- 그건 그렇지.

“체력 특훈 들어가기 전에 줄넘기부터 해야겠네요.”

- 오늘 죽어나겠다?

“다음 경기까지 시간이 많다는 게 다행이네요.”

- 그래서 오렌지 박스는 언제 까려고?

“지금 까려고요.”

- 이번엔 뭐가 뜰 거 같냐?

“음…… 체력관련 아이템?”

- 양심 있냐?

“왜요? 뜰 수도 있잖아요.”

- 레드 박스에서 체력관련 아이템이 뜨자마자 오렌지 박스에서 체력관련 아이템이 또 뜰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엄청 낮은 확률이겠죠.”

- 근데 그걸 기대한다고?

“사람 마음이 그렇잖아요. 안 될 걸 알면서도 괜히 기대하게 되는 거.”

- 정말 어이가 없네.

“일단 까볼게요.”

말을 마친 김상훈은 구매해놓았던 오렌지 박스를 오픈했다.

동시에 두 남자의 눈이 커졌다.

전혀 예상치 못한 아이템이 나왔기 때문이다.

오렌지 박스에서 나온 결과물은…….

[체력상승 런닝머신]

- 등급 : 골드(Gold)

- 효과 : 런닝머신 위에서 1시간 달릴 시, 사용자의 체력이 영구적으로 2만큼 상승합니다.

진짜 체력관련 아이템이 떠버렸다.

동시에 이찬수가 짜증을 냈다.

- 아…… 진짜 설마 했는데, 이건 아니지 않냐?

“……이건 진짜 예상 못했네요.”

- 6천 포인트 써서 체력을 3이나 올리게 생겼네.

“그러게요. 크힠!”

- 좋냐?

“너무 좋은데요?”

- 너 저거 런닝머신이랑 줄넘기 다 하고나서 훈련 뺄 생각하지마라. 진짜 오지게 굴려줄 테니까.

“옙~!”

잠시 후, 두 남자는 훈련을 하러 숙소를 나섰다.

***

“허억……! 헉……!”

김상훈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땀을 뻘뻘 흘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줄넘기 20000회를 완료했습니다.]

[체력이 1만큼 상승합니다.]

[런닝머신에서 1시간 동안 달리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체력이 2만큼 상승합니다.]

[현재 체력 능력치는 87입니다.]

“오오! 드디어!”

- 런닝머신 1시간 뛰는 게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았네.

“그러니까요, 쉽게 봤다가 진짜 죽을 뻔했어요.”

김상훈의 말 그대로였다.

런닝머신 1시간에 체력 2상승.

당연히 김상훈은 너무나도 쉽게 성공할 수 있는, 꿀처럼 달콤한 아이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커다란 착각이었다.

오히려 쉬운 것은 줄넘기였다.

줄넘기는 단순한 줄넘기였고, 운동선수인 김상훈에게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미션이었다.

그런데 런닝머신은 달랐다.

일반 런닝머신에서 1시간 동안 달리는 것은 체력 훈련을 꾸준히 해온 김상훈에게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다만, 런닝머신의 속도가 문제였다.

전력질주로 뛰지 않으면 나가떨어질 정도로 빠른 속도 때문에, 김상훈은 간신히 1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 괜찮냐?

“……다리가 후들거려요.”

- 엄살 부리긴. 얼른 일어나! 훈련해야지.

“5분만 쉬고 하면 안 될까요?”

- 굴려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쉬겠다고?

“아오! 바로 가시죠!”

그때였다.

자리에서 일어나던 김상훈의 표정이 이상했다.

- 너 왜 그러냐? 똥이라도 밟았어? 너 괜히 훈련 빼려고 연기하는거지?

“에이~! 저를 뭐로 보시는 거예요? 이거 안 보이세요?”

김상훈은 손가락으로 시스템의 구석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작은 원형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이찬수가 소리쳤다.

- 저, 저거! 퀘스트잖아?! 저게 왜 또 저기 있어?

“저도 모르죠.”

-언제부터 있었는데?

“방금 생겼어요.”

- 빨리 보자!

이찬수가 닦달했다.

김상훈 역시 시간을 끌 생각이 없었기에, 곧바로 빛을 뿜어내고 있는 원을 눌렀다.

띠링!

[퀘스트가 발동됩니다.]

[퀘스트 : 다음 경기에서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세요. 보상 - 슈팅상승 알약(G).]

퀘스트 내용을 본 김상훈의 표정이 밝아졌다.

쉬운 퀘스트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퀘스트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충분히 해낼 자신이 있었다.

- 자신 있어 보인다?

“예? 무슨 소리세요.”

- 다 티 나거든? 아오! 근데 솔직히 이번 퀘스트는 너무 쉬운 거 아니냐?

“에이~ 그래도 어시스트 2개가 쉬운 건 아니잖아요.”

- 다음 경기, 어디랑 하는지 알지?

“알죠.”

- 그런데도 안 쉬워?

“해봐야 아는 거니까요.”

- 어이구~ 그러세요?

“예. 그렇죠.”

입술을 씰룩이며 대답하는 김상훈, 그는 지금 간신히 웃음을 참아내고 있었다.

이찬수의 말처럼, 퀘스트를 깨기에 딱 좋은 팀이 걸렸기 때문이다.

***

2018년 5월 1일 화요일.

오늘은 웸블리 스타디움(Wembley Stadium)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왓포드 FC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다.

현재 리그 1위로 최고의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토트넘과 리그 13위로 중하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왓포드의 경기.

당연하게도 전 세계 축구팬들은 토트넘의 승리를 예상했다.

다만, 토트넘을 이끄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선수들이 너무 지쳐있어.’

선수층이 얇은 토트넘 특성상, 리그 후반만 되면 선수들이 퍼진다는 것.

그걸 알면서도 핵심선수들을 빼지 못한다는 것.

그 사실들이 지금 이 순간, 포체티노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었다.

‘킴이나 케인을 빼는 건 너무 위험해.’

포체티노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주전 선수들 모두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리그 1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전 선수들을 빼는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군.’

선수들의 체력저하를 걱정하면서도, 포체티노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를 치른 이후, 오늘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시간이 제법 많이 주어졌다는 것.

그 사실에 어두웠던 포체티노 감독의 표정이 조금은 밝아졌다.

결국,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베스트 멤버를 투입하며 승리를 노렸다.

토트넘은 케인, 손홍민, 알리, 에릭센, 김상훈, 뎀벨레, 트리피어, 산체스, 베르통언, 데이비스, 요리스가 선발출전을 했고.

왓포드는 그레이, 리찰리슨, 휴즈, 페메니아, 카포우에, 두쿠레, 홀레바스, 카바셀레, 캐스카트, 마리아파, 카르네지스가 선발로 출전했다.

서로를 바라보며 악수를 나눈 양 팀은 이윽고, 각자의 포지션을 향해 빠르게 흩어졌다.

잠시 후,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삐익-!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해리 케인은 델레 알리에게 공을 넘겼다.

공을 받은 델레 알리는 전진하지 않고, 안전한 백패스를 선택했다.

툭-!

패스를 받은 선수는 김상훈이었다. 공을 잡은 그는 천천히 전진했다. 김상훈이 공을 몰고 전진하자, 토트넘의 공격수들은 안심하고 전방을 향해 달려 나갔다.

그들은 믿고 있었다.

김상훈이 무언가를 보여줄 거라는 것을.

적어도 왓포드 선수들에게 공을 빼앗기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그런 믿음이 있기 때문에, 토트넘의 델레 알리, 해리 케인, 손홍민, 에릭센은 과감하게 왓포드의 수비진으로 파고들었다.

이때, 김상훈은 곧바로 길게 롱패스를 뿌렸다.

뻐엉-!

김상훈이 뿌린 공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달리고 있는 왼쪽 사이드로 날아갔다.

툭-!

부드러운 터치로 패스를 받아낸 에릭센은 곧바로 다리를 휘둘렀다. 왓포드의 패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달려드는 해리 케인을 노린 패스였다.

쉬익-!

해리 케인은 공을 향해 달려들었다. 타이밍만 맞춰서 다리를 휘두르면 골이 될 확률이 아주 높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왓포드의 수비수 카바셀레가 더욱 빠르게 공을 걷어냈다.

뻐엉-!

걷어낸 공을 잡아내기 위해 왓포드의 스트라이커, 안드레 그레이가 몸을 띄웠다. 그리고 그와 공중볼 경합을 하는 선수는 토트넘의 김상훈이었다.

[높은 점프력]

- 등급 : 골드(Gold)

- 효과 : 점프력이 좋아집니다.

키가 크지 않은 안드레 그레이가 높은 점프력(G)스킬을 가진, 김상훈과의 공중볼 경합에서 이긴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공을 따낸 것은 김상훈이었다.

퍼억!

최근 몸싸움 능력치가 많이 오른 김상훈은 안드레 그레이를 튕겨내며, 무사 뎀벨레를 향해 공을 떨어뜨렸다.

탓-!

그때, 공을 잡은 무사 뎀벨레가 달리기 시작했다.

왓포드의 미드필더 카포우에가 그런 뎀벨레에게 달려들며 압박을 했다.

그 순간 무사 뎀벨레 특유의 탈압박쇼가 펼쳐졌다.

툭-! 툭-! 휘익-!

무사 뎀벨레는 적절히 손을 써가며, 카포우에의 압박을 가볍게 벗어났다.

워낙 개인능력이 뛰어나고, 탈압박 능력이 좋은 뎀벨레이기에 나온 움직임이었다.

투욱-!

뎀벨레는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고, 앞에 있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공을 넘겼다.

에릭센은 공을 받은 뒤, 패스를 줄 곳을 찾기 시작했다.

빠르게 전방을 확인한 에릭센은 휙-몸을 돌려, 뒤에 위치한 김상훈에게 패스했다.

‘빌드업을 하던, 패스를 하던 알아서 해라.’

축구기술이 좋은 에릭센은 김상훈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지금 김상훈을 백퍼센트 신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김상훈은 지금, 에릭센이 보낸 공을 향해 다이렉트로 다리를 휘둘렀다.

골대와의 거리가 40m가 넘는 아주 먼 거리였지만, 김상훈은 그런 것에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슈팅을 때릴 뿐이었다.

“정확한 슈팅.”

빠르고 강하게 휘둘러진 다리가 정확한 임팩트로 공에 맞았다.

그리고 그 순간, 김상훈의 눈앞에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캐논 슈터(G)가 발동됩니다.]

[슈팅 파워가 강해집니다.]

메시지를 본 김상훈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골대를 향해 날아가는 공을 바라봤다.

“어디 한 번 막아봐.”

거리가 아주 멀었지만, 김상훈이 때린 공은 순식간에 골대 앞까지 날아갔다.

왓포드의 골키퍼 카르네지스가 놀란 얼굴로 몸을 날렸지만, 정확하게 골대 구석으로 향하는 공을 막아내는 것에는 실패했다.

철렁-!

전반 5분만에 터진 김상훈의 장거리 슈팅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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