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들린 축구선수-87화 (87/200)

87화 챔피언스 리그 4강(3)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

그것도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이라는 중요한 경기.

그 경기가 진행되는 알리안츠 아레나(Allianz Arena)안에는 관중들의 함성소리로 가득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전반 8분, 미친 듯한 드리블로 바이에른 뮌헨 선수 5명을 제치고 골까지 넣은, 믿기 힘든 원맨쇼가 펼쳐졌으니까.

더불어 4분 뒤인 전반 12분, 원맨쇼를 펼쳤던 남자가 다시 한 번 미쳐 날뛰기 시작했으니까.

“킴을 막아!”

공을 잡은 김상훈이 드리블을 하기 시작하자, 바이에른 뮌헨의 중원은 비상이 걸렸다.

방금 전, 엄청난 드리블을 펼쳤던 것을 봤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지금 이 순간, 김상훈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상훈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다들 나한테 집중하고 있네.’

뮌헨의 미드필더진, 더불어 수비진까지 김상훈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모르는 것이 있었다.

현재, 김상훈의 눈앞에 반투명한 시스템 메시지가 떠 있다는 것을.

[미친 드리블(J)의 제한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스킬 제한시간이 끝나며 드리블 능력치가 다시 89로 돌아왔다는 것을.

당연하게도 지금의 김상훈은 전과 같이 과감한 돌파를 할 생각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상훈이 펼칠 플레이는 아주 간단했다.

“시원하게 한 골 가자~!”

동료에게 좋은 패스를 찔러 넣는 것.

다만, 김상훈은 평범하게 패스를 하지 않았다.

상대는 다른 팀도 아닌 바이에른 뮌헨.

아무리 김상훈에게 신경을 쏟고 있다고 해도, 뻔히 보이는 패스는 도중에 차단당할 수 있었다.

때문에 김상훈은 마치 슈팅을 때릴 것처럼 왼발 휘둘렀다.

그 순간, 바이에른 뮌헨의 미드필더 하비 마르티네스가 반응했다.

김상훈의 왼쪽을 막아서며 슈팅을 몸으로 막으려고 한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은 최근 경기에서 김상훈이 왼발 슈팅으로도 골을 넣은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들은 김상훈이 왼발을 휘두를 때, 슈팅을 때릴 것이란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김상훈의 왼발 슈팅이 이찬수와의 빙의 때문에 가능했었다는 것을 몰랐다.

즉, 지금의 김상훈은 왼발로 슈팅을 잘 때리지도 못하고, 왼발 슈팅을 할 생각도 없었다.

휘익-!

김상훈은 하비 마르티네스의 반응을 보며, 휘둘러진 왼쪽 다리에 힘을 뺐다.

이윽고 그는 왼발로 공의 옆 공간을 강하게 밟은 뒤, 오른발을 휘둘렀다.

그러자 김상훈의 다리가 X자로 교차되며 공이 튀어 나갔다.

라보나 킥을 활용한 패스였다.

그 화려한 움직임에 속아버린 선수는 하비 마르티네스만이 아니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제롬 보아텡과 마츠 훔멜스 또한 김상훈의 움직임에 속아버렸다.

“젠장!”

페인팅에 제대로 당한 뮌헨의 수비진은 늦은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김상훈의 패스를 예측하며 파고든 선수가 있었다.

“나이스 패스.”

토트넘의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한 해리 케인은 너무나도 받기 좋게 오는 김상훈의 패스를 놓치지 않았다.

타앗-!

해리 케인은 깔끔하게 공을 잡아둔 뒤, 곧바로 슈팅을 때렸다.

퍼엉-!

강력하게 감겨 들어가는 공을 향해 바이에른 뮌헨의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가 몸을 날렸지만, 공을 막아내는 것에는 실패했다.

철렁-!

그 순간, 해리 케인의 포효가 터져 나왔다.

“우오오오!”

이윽고 토트넘 선수들과 팬들이 환호성을 내지르며 해리 케인의 골을 축하했다.

반면에 바이에른 뮌헨의 분위기는 차갑게 가라앉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분데스리가 최강 팀인 바이에른 뮌헨이 전반 15분이 되기도 전에 2골을 먹혀버렸으니까.

게다가 이곳은 바이에른 뮌헨의 홈 경기장이었으니까.

“정신 차려!”

제롬 보아텡이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그는 불안해하고 있었다.

많은 경험이 있는 제롬 보아텡은 경기가 이런 분위기로 흘러간다면, 패배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제롬 보아텡은 생각했다.

최강의 팀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이 이대로 져서는 안 된다.

이렇게 된 것은 전부 토트넘의 김상훈 때문이다.

분위기를 바꾸려면 어떻게든 그를 막아야만 한다.

“반칙을 해서라도 막는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김상훈을 막겠다는 다짐을 한 제롬 보아텡.

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기 시작했다.

***

경기 초반부터 두 골이나 먹힌 바이에른 뮌헨은 천천히 공을 돌리며 빌드업을 쌓아나가기 시작했다.

급해질 만도 했지만,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천천히 전진했다.

그때,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퍼엉-!

토마스 뮐러의 패스가 대각선으로 쭉쭉-뻗어나갔다.

그리고 그 패스를 향해 달리는 선수는 아르연 로번이었다.

아르연 로번.

프랭크 리베리와 함께 바이에른 뮌헨의 양쪽 날개를 책임지는 그는, 명실상부 월드클래스 선수다.

게다가 엄청난 속도와 뛰어난 발재간을 이용한 드리블은 알고도 막기 힘든 수준이었고, 특유의 슈팅 패턴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히고, 같은 팀에게는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하는 선수였다.

그리고 지금, 아르연 로번은 그의 클래스를 증명하려 하고 있었다.

투욱-!

오른쪽 사이드에서 공을 손쉽게 잡아낸 로번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토트넘의 패널티 에어리어 안까지 단숨에 침투했다.

토트넘의 풀백, 데니 로즈가 그런 로벤에게 달라붙어서 어깨싸움을 했지만, 로번은 로즈에게 밀리지 않으며 계속해서 빠르게 침투했다.

결국 얀 베르통언이 로번의 앞을 가로막은 채, 슈팅을 때리지 못하도록 각을 좁혀갔다.

하지만, 로번은 무시무시한 스피드와 특유의 페인팅으로 베르통언을 앞에 두고도 계속해서 전진을 했다.

그때, 슈팅 페이크를 넣은 로벤이 사이드에서 파고드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향해 공을 찍어찼다.

툭-!

바이에른 뮌헨의 스트라이커, 레반도프스키는 공중에서 떨어지는 공을 잡아두지 않고, 곧바로 발리슈팅을 시도했다.

레반도프스키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다리를 휘둘렀고, 그는 정확한 임팩트로 공을 차내는 것에 성공했다.

정확한 임팩트로 발에 맞은 공은 레이저처럼 쏘아져나갔고, 위고 요리스가 지키는 토트넘의 골문을 어렵지 않게 뚫어냈다.

철렁-!

양 팀의 스코어가 2대 1이 된 순간이었다.

레반도프스키의 골이 터진 이후, 분위기를 뒤집은 바이에른 뮌헨은 계속해서 토트넘의 골문을 두드리며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가끔씩 나오는 토트넘의 역습은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 못지 않게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지금 역시 그랬다.

탓-!

공을 잡은 김상훈이 전방으로 쇄도하는 손홍민을 향해 길게 패스를 찔러 넣었다.

먼 거리로 보내는 롱패스였음에도 김상훈의 패스는 너무나도 정확하게 손홍민이 달리는 앞쪽 공간을 향해 떨어졌다.

타앗-!

공을 깔끔하게 트래핑해내는 것에 성공한 손홍민이 공과 함께 몸을 틀었다.

슈팅을 때릴 각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손홍민 존(Zone)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높은 확률로 골을 만들어내는 위치.

그 위치에서 손홍민의 슈팅이 터졌다.

퍼엉-!

깔끔하게 휘어지며 날아간 공은 빠르게 골대를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공이 너무 많이 휘어지며 골대 중앙으로 향했다.

그 순간, 바이에른 뮌헨의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공을 쳐냈다.

펑-!

“아!”

손홍민은 아쉬운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고, 바이에른 뮌헨의 조슈아 키미히는 다급하게 공을 걷어냈다.

***

손홍민의 슈팅을 마지막으로 양 팀은 별다른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이윽고 토트넘 홋스퍼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 후반전이 시작됐다,

그리고 후반전이 시작됨과 동시에 김상훈은 작게 중얼거렸다.

“레전드의 기억.”

김상훈의 중얼거림과 동시에 시스템이 반응했다.

[레전드의 기억(L)을 사용하셨습니다.]

[랜덤으로 레전드 선수의 기억을 가져옵니다.]

[선수가 선택되었습니다!]

[브라질의 레전드, 호마리우의 기억을 가져왔습니다!]

[호마리우의 골 감각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제한시간 10분.)]

호마리우.

브라질의 레전드이자 악동으로도 불렸던 선수.

굉장히 게으르고 사적인 문제를 많이 일으키던 선수였지만, 당대 최고의 트래핑 실력과 뛰어난 볼 컨트롤, 드리블, 스피드, 체력 등 모든 부분에서 엄청난 재능을 가진 선수였다.

그런 재능을 바탕으로 경기에서도 많은 골을 넣은 그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 중 한 사람으로 뽑힌다.

- 호, 호마리우?

“헐……! 제가 아는 그 호마리우겠죠?”

- 호마리우의 골 감각이라고? 딱 봐도 사기 같은데?

“일단 확인 좀 해볼게요!”

지금 이 순간, 호마리우의 골 감각 능력을 얻은 김상훈은 능력의 정보를 확인했다.

[호마리우의 골 감각]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슈팅 능력치가 10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10분.)

정보를 확인함과 동시에 김상훈의 입에선 비명이 터져 나왔다.

“뭐어?!”

그 순간, 근처에 있던 주심이 김상훈을 바라봤다.

“무슨 일 있어?”

“아뇨, 없어요.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나서요.”

심판에게 대충 둘러댄 김상훈이 황당한 얼굴로 이찬수를 바라봤다.

이찬수의 표정 역시 비슷했다.

- 허허…… 돌았다. 돌았어.

“와…… 이건…….”

슈팅 능력치가 10만큼 상승하는 호마리우의 골 감각.

그것을 얻은 김상훈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능력을 얻기 전, 그의 슈팅 능력치는 90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그리고 지금, 호마리우의 골 감각으로 인해 그의 슈팅 능력치는 무려 100이었다.

100이라는 능력치.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능력치를 얻게 된 김상훈은 곧바로 공을 잡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불어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던 김상훈은 스킬 하나를 또 사용했다.

[힐링(G)을 사용하셨습니다.]

[체력이 5만큼 회복됩니다.]

조금이나마 체력을 회복한 김상훈은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이며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쉽게 공을 넘겨주지 않았다.

안정적으로 공을 돌리며, 토트넘의 압박을 벗어났다.

그때였다.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자, 김상훈은 직접 공을 뺏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김상훈의 눈에 한 선수가 포착됐다.

“아르연 로번.”

오늘 유난히 컨디션이 좋은 그는 바이에른 뮌헨 동료들에게 공을 많이 받으며 토트넘의 수비진을 흔들고 있었다.

그런 로번을 향해 김상훈이 빠르게 달려들었다.

“뭐야?”

김상훈을 힐끔 본 아르연 로번이 피식 웃으며 속도를 올렸다.

순간적인 가속으로 김상훈을 가볍게 제쳐내려는 생각이었다.

이렇듯 자신감 넘치는 아르연 로번을 상대로 김상훈은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다.

동시에 작게 중얼거렸다.

“완벽한 태클.”

[완벽한 태클]

- 등급 : 히어로(Hero)

- 효과 : 체력을 랜덤으로 1에서 10까지 소모해서 상대의 공을 빼앗습니다.(스킬 사용 시, 태클 성공 확률은 70%입니다.)

체력을 소모해서 태클 성공 확률을 70%로 늘리는 스킬.

그것을 사용한 김상훈의 슬라이딩 태클은 깔끔하게 로번이 소유하고 있던 공을 뺏어냈다.

터억-!

공을 뺏은 김상훈은 곧바로 달리기 시작했다.

압박이 들어오기 전에 빠르게 슈팅 각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동시에 김상훈은 또 하나의 스킬을 사용했다.

“순간 가속!”

[순간 가속]

- 등급 : 골드(Gold)

- 효과 : 스킬 사용 시 5초 동안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게 됩니다.(하루 1회 사용가능.)

5초간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게 해주는 스킬.

그것을 쓴 김상훈의 드리블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졌다.

비록 5초 동안이지만, 현재 김상훈의 드리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드리블러 중 하나인 로번의 속도를 뛰어넘었다.

순식간에 바이에른 뮌헨의 골대와의 거리를 35m까지 줄인 김상훈이 곧바로 슈팅을 때렸다.

마음 같아서는 조금 더 가까이 접근해서 슈팅을 때리고 싶었지만, 조금도 지체할 수가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의 앞에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의 중앙 수비수들이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으니까.

“정확한 슈팅.”

35m라는, 슈팅을 때리기에는 조금 먼 거리였지만 김상훈은 자신이 있었다.

무려 100이라는 슈팅 능력치를 지닌 지금은, 아무리 먼 거리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윽고 평소보다도 빠르고 강하게 휘둘러진 김상훈의 발이 공에 맞았다.

그리고 그 순간, 마치 공이 터져버린 것 같은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졌다.

퍼어어엉-!

동시에 김상훈의 발을 떠난 공은 지저분한 무브먼트를 가진 채, 엄청난 속도로 골대 구석을 향해 날아갔다.

마치 캐논 슈터 스킬 효과가 적용된 것처럼 느껴지는 강력한 슈팅이었다.

그때.

“……이런 젠장!”

작게 중얼거린 바이에른 뮌헨의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가 몸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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