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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린 축구선수-85화 (85/200)

85화 챔피언스 리그 4강(1)

“시스템, 합성 스킬 사용할게.”

김상훈의 말에 시스템이 곧바로 반응했다.

네모난 박스 하나를 생성했고, 특유의 음성과 함께 메시지가 떠올랐다.

[합성할 스킬을 선택해주세요.]

스킬을 선택하라는 말과 함께 박스의 뚜껑이 열렸다.

그 즉시, 이찬수가 질문했다.

- 뭘 합성하려고?

“오늘은 좀 좋은 걸 합성해보려고요.”

- 다 쓰는 거잖아?

“그래도 더 좋은 게 뜰 수도 있으니까요.”

- 너무 도박이잖아.

“그렇긴 하죠.”

말을 마친 김상훈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 역시 조금은 겁이 나는 것이 사실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 그에게 있는 스킬들은 전부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었고, 쓸모없는 스킬이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김상훈은 합성을 할 스킬을 결정했다.

[낮은 무게 중심]

- 등급 : 골드(Gold)

- 효과 : 무게 중심이 낮아집니다. 공을 지키는 능력과 상대의 몸싸움에 쉽게 밀리지 않게 됩니다.

[안정적인 드리블]

- 등급 : 골드(Gold)

- 효과 : 드리블 능력이 상승합니다. 드리블을 할 때, 몸싸움과 피지컬 능력이 조금 상승합니다.

낮은 무게 중심과 안정적인 드리블, 두 개의 스킬 모두 김상훈의 드리블에 큰 영향을 주는 스킬이었다.

때문에 이찬수는 놀란 얼굴로 김상훈을 바라봤다.

- 진짜로? 진짜 이 스킬들을 합성하겠다고?

“예. 좋은 거 뜰 거 같지 않아요?”

- 안 뜨면 타격이 너무 클 텐데?

“그건 맞죠. 근데 뜨면 되게 괜찮은 게 나올 거 같아요.”

- 상훈아, 난 모르겠다. 그냥 알아서 해.

“예.”

[합성을 할 스킬이 선택되었습니다.]

[낮은 무게 중심(G)과 안정적인 드리블(G)을 합성합니다.]

스킬이 선택됐다는 메시지와 함께, 김상훈이 선택한 두 개의 스킬이 박스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 즉시, 박스의 뚜껑이 닫혔다.

이윽고 두 개의 스킬이 담긴 박스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쉬시시식!

오른쪽으로 돌고, 다시 왼쪽으로 돌며 요란한 움직임을 보이던 박스가 천천히 제자리에 멈춰 섰다.

멈춰선 박스는 화려한 효과음과 함께 천천히 뚜껑이 열렸다.

빠밤빠바바밤~!

그리고 그 순간, 김상훈과 이찬수는 박스 안에서 튀어나온 스킬 하나를 바라봤다.

“……어떤 거 같으세요?”

- 뭘 물어보고 그러냐? 네 눈엔 어떤 거 같은데?

“대박인데요……?”

- 이게 그냥 대박인 수준이야?

“솔직히 초대박이네요.”

- 후…… 진짜 네가 운빨 하나는 미친 거 같다.

“인정합니다.”

합성 결과를 본 이찬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김상훈 또한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런 두 남자의 눈앞에 떠오른 스킬은 다음과 같았다.

[압도적인 드리블]

- 등급 : 히어로(Hero)

- 효과 : 드리블, 민첩, 몸싸움 능력치가 5만큼 상승합니다.

오늘의 위닝-마스터리그 시스템 특성상, 모든 능력치가 80이 넘어가면서부터는 능력치가 잘 오르지 않는다.

아무리 열심히 훈련을 해도 능력치가 오르는 속도가 아주 더뎠다.

당연하게도 이런 상황에서 능력치를 올려주는 스킬은 김상훈에게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것이었다.

게다가 압도적인 드리블은 히어로(Hero)라는 높은 등급에 맞게, 1개도 아닌, 3개의 능력을 무려 5만큼씩이나 올려주는 스킬이었다.

때문에 김상훈의 입은 찢어질 듯 벌어져 있었다.

“이렇게 대박이 터져버리다니……!”

- 상태 창 확인 안 해?

“당연히 해야죠!”

- 근데 대충 계산되는데, 꼭 눈으로 봐야 되겠냐?

“사람 심리가 또 그러더라고요. 눈으로 봐야 더 기분이 좋아지는…….”

- 그럼 나는 귀신이라 모르는 건가?

“에이~ 또 왜 말을 그렇게 하실까?”

이찬수의 말에 대답하며, 김상훈은 상태 창을 오픈했다.

[김상훈]

- 키 : 180cm

- 주발 : 오른발

- 체력 : 84

- 민첩 : 86 ▷ 91

- 패스 : 85

- 슈팅 : 90

- 개인기 : 85

- 헤딩 : 82

- 드리블 : 84 ▷ 89

- 피지컬 : 84

- 몸싸움 : 84 ▷ 89

- 매력 : 81

- 잠재력 : 93

- 스킬 : 정확한 슈팅(H), 무사 뎀벨레의 탈압박(G), 이찬수의 퍼스트터치(L), 캐논 슈터(G), 주닝요의 프리킥(L), 강철 체력(G), 언어 마스터(H), 강인한 신체(G), 뛰어난 의지(G), 힐링(G), 순간 가속(G), 유연한 몸(G), 이찬수의 도발(J), 사비 에르난데스의 패스(L), 합성(G), 에당 아자르의 드리블(H), 예리한 볼 커팅(G), 강력한 헤딩(S), 레전드의 기억(L), 미친 드리블(J), 높은 점프력(G), 완벽한 태클(H), 압도적인 드리블(H)

(세부능력치를 볼 수 있습니다.)

상태 창을 본 김상훈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지어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드리블과 몸싸움, 민첩 능력치가 각각 5만큼 상승해서 89가 되었고, 민첩 능력치는 90을 넘기게 되었으니까.

- 민첩 능력치 90넘었네?

“예.”

- 체감이 좀 느껴져?

“……잠시만요.”

김상훈은 이찬수의 말에 대답한 뒤, 몸을 풀기 시작했다.

허공에 다리를 휘둘러보고 주먹을 뻗어보며 몸 상태를 확인했다.

- 좀 어때? 동작이 좀 빨라진 거 같아?

“확실히요. 몸을 움직일 때, 느낌이 달라요.”

- 하긴, 90이 넘었으면 다르긴 해야지. 그래서 이제 뭐 할 거야? 아까 대충 보니까 포인트도 조금 있긴 한 거 같더만?

“예. 안 그래도 박스도 좀 까려고요. 시스템, 보유 포인트 확인 좀 해줘.”

김상훈의 말에 시스템은 곧바로 메시지를 띠웠다.

[현재 보유하신 포인트는 5150p입니다.]

남아있던 잔여 포인트와 팀 훈련으로 얻은 포인트, 게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뛰고 받은 보상 포인트가 합쳐진 결과물.

레드 박스 5개를 구매할 수 있는 포인트였지만, 김상훈은 남은 포인트를 전부 써버릴 생각이 없었다.

때문에 그는 2개의 레드 박스만 구매했다.

[레드 박스 2개를 오픈하시겠습니까?]

김상훈은 곧바로 두 개의 박스를 오픈했다.

그 결과, 그의 눈앞에 뜬 결과물은 두 개의 아이템이었다.

[체력회복 젤리(G)]

[성장이 쑥쑥! 홍삼캔디(J)]

골드 등급의 아이템과 조커 등급의 아이템.

등급만으로 봤을 때는 레드 박스를 깐 것에 비해 굉장히 좋은 결과물인 것은 분명했다.

“체력회복 젤리는 체력회복 물약이랑 비슷한 거겠죠?”

- 이름이 비슷하긴 하네. 근데 등급이 골드 등급인데? 훨씬 좋겠지.

“일단 확인 좀 해봐야겠어요.”

말을 마친 김상훈은 먼저 체력회복 젤리의 정보를 확인했다.

[체력회복 젤리]

- 등급 : 골드(Gold)

- 효과 : 섭취 시, 사용자의 체력이 50만큼 회복됩니다.

놀라운 효과였다.

체력회복 물약이 체력 20을 회복시켜주는 것을 생각해봤을 때, 그 2배가 넘는 효과였으니까.

당연하게도 젤리의 정보를 본 김상훈과 이찬수의 눈이 커졌다.

“……엄청난데요?”

- 무슨 젤리 하나에 50이나 회복시켜 주냐?

“괜히 골드 등급이 아니네요. 아 근데 스킬이 안 뜬 게 아쉽네요.”

- 아주 그냥 배가 부르셨어? 그리고 진짜는 아직 정보도 확인 안했잖아.

“홍삼캔디 말씀하시는 거죠?”

- 그래, 나는 저 작은 캔디가 조커 등급이라는 게 너무 무섭다.

“저도 이번엔 좀 떨리네요……. 그럼…… 확인해볼게요.”

이찬수와 대화를 하던 김상훈이 이윽고 홍삼캔디의 정보를 확인했다.

그 순간, 두 남자는 말이 없어졌다.

잠시 후…….

조심스럽게 먼저 말을 꺼낸 남자는 김상훈이었다.

“드, 드디어 떴네요…….”

- ……아 심하다 심해. 무슨 레드 박스에서…….

두 사람의 반응은 비슷했다.

멍한 얼굴로 홍삼캔디의 정보를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들이 바라보는 정보는 다음과 같았다.

[성장이 쑥쑥! 홍삼캔디]

- 등급 : 조커(Joker)

- 효과 : 섭취 시, 사용자의 잠재력이 영구적으로 5만큼 상승합니다.

잠재력 관련 아이템은 오늘의 위닝에서 희귀하고, 쉽게 뜨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아이템이다.

당연하게도 김상훈 역시 최근 들어 구경을 하지 못했던 아이템이었다.

- 그럼 이제 잠재력이 98이 된 거네?

“이걸 먹으면 그렇게 되겠죠?”

이찬수의 말에 대답한 김상훈은 체력회복 젤리를 보관함에 넣은 뒤, 성장이 쑥쑥! 홍삼캔디를 입안에 털어 넣었다.

조금의 부스러기도 남기지 않고 먹을 생각이었다.

우드득-! 우득!

- 어우~! 왜 사탕을 씹어 먹고 그러냐?

“마음이 급해서요.”

금한 마음에 빠르게 씹어 먹었기 때문일까?

김상훈의 입안에 있던 사탕이 조금도 남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 즉시 효과가 나타났다.

[성장이 쑥쑥! 홍삼캔디(J)를 섭취하셨습니다.]

[잠재력이 영구적으로 5만큼 상승합니다.]

[현재 잠재력은 98입니다.]

“아~! 기분 진짜 좋네요.”

- 그렇게 좋냐?

“예. 아직 먼 얘기이긴 하지만 모든 능력치를 98까지 올릴 수 있게 된 거니까요.”

- 그렇게 되면 축구 참 편하게 하긴 하겠다.

“그 정도면 전성기시절 이찬수 선수 정도 능력치겠죠?”

- 능력치만 따진다면 나보다도 높겠지.

“오……!”

- 오는 뭘 오야. 인마. 축구는 능력치로만 하는 게 아니야.

“당연히 알죠. 제 몸을 이찬수 선수가 사용할 때, 아예 다른 수준이 되어버리는 걸 저도 봐왔으니까요.”

- 알면 훈련이나 하러 갈 준비해.

“예. 빡세게 굴려주세요.”

- 당연하지. 며칠 뒤에 중요한 경기 있잖아?

“예, 맞아요.”

- 분석도 빡세게 할 거니까 각오해.

“알겠슴다!”

이찬수의 말에 김상훈이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실제로 며칠 뒤에 열릴 경기는, 김상훈과 그의 소속팀인 토트넘에게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다.

그 팀은 토트넘이 아무리 분석을 잘하고, 열심히 준비해도 이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강팀이었다.

***

2018년 4월 22일 일요일.

독일 뮌헨에 위치한 경기장, 알리안츠 아레나(Allianz Arena)에는 많은 관중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알리안츠 아레나는 국제경기의 경우 무려 7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커다란 경기장이었지만, 경기 시작 전임에도 경기장 내부가 가득 차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오늘은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는 꼭 봐야만 하는 경기였고, 여유가 있다면 경기장에 찾아와서 보고 싶은 경기였으니까.

그만큼 중요한 경기였으니까.

그때, 관중들 중 한 무리가 떠들기 시작했다.

“언제 시작하는 거야?”

“곧 시작이야. 왜 그렇게 급해?”

“빨리 보고 싶어서 그러지! 과연 오늘 경기에서 누가 이길까?”

“당연히 뮌헨이지!”

“근데 요즘 토트넘의 기세가 장난 아니던데? 리그를 가리지 않고 연승 중이잖아.”

“그래도 토트넘은 아직 뮌헨을 이길만한 팀이 아니야.”

“그런가?”

당연하게도 떠드는 관중들은 뮌헨의 팬들이었다.

이들 말처럼 오늘은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다.

그냥 평범한 경기가 아니었다.

오늘 열리는 경기는 무려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이었다.

승리하는 팀은 축구선수에게는 최고의 명예 중 하나인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할 수 있게 되는 경기.

더불어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두 팀의 경기였다.

당연하게도 양 팀의 감독과 선수들은 평소보다도 긴장을 한 채, 경기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양 팀의 스쿼드는 다음과 같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프랭크 리베리, 토마스 뮐러, 아르연 로번, 하메스 로드리게스, 하비 마르티네스, 하피냐, 마츠 훔멜스, 제롬 보아텡, 조슈아 키미히, 스벤 울라이히를 선발로 내세웠고.

토트넘 홋스퍼는 해리 케인, 손홍민, 김상훈,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에릭 다이어, 데니 로즈,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웨이럴트, 키어런 트리피어, 위고 요리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선수들의 네임벨류만 보면 바이에른 뮌헨이 더욱 강력해보였지만, 최근 기세가 좋고 물이 오른 토트넘 역시 만만치 않은 강팀이었다.

때문에 양 팀의 팬들 모두 승리를 기대했다.

더불어 관중들은 뜨거운 열기를 담은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바이에른 뮌헨과 토트넘 선수들은 그런 관중들의 응원에 크게 반응하지 못했다.

그저 손을 흔드는 정도였다.

물론 선수들의 팬서비스가 좋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긴장감 때문이었다.

다만, 한 선수만 달랐다.

끊임없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그 선수는 팬들의 응원을 듣자마자 곧바로 반응을 보였다.

“이야~! 응원 끝내주네! 그래요. 그래! 하나, 둘, 세에엣! 촤아~!”

그 선수는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것은 기본이었고, 이제는 팔로 하트를 만들어서 날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선수의 행동이 이상했다.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만 하트를 보내는 것이 아닌, 바이에른 뮌헨을 응원하러 온 관중들에게도 똑같은 행동을 했다.

그 모습을 본 토트넘 선수들은 익숙하다는 듯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달랐다.

“쟤가 킴이지?”

“맞아. TV로 봤을 때도 이상했는데, 실제로 보니까 더 미친놈이었네.”

“큭큭! 누가 보면 골이라도 넣은 줄 알겠어.”

“축구선수가 아니라 방송인이 더 어울리는 녀석 같은데?”

“너무 까불기는 한다. 지금은 우리 팀 관중들한테 하트를 보내고 있는 거지?”

“맞아. 저 새끼 이상하네. 한번 지켜보자고. 과연 팀이 지는 상황에서도 저렇게 까불 수 있는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처음에는 김상훈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며 웃었지만, 점점 얼굴을 붉히며 승부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김상훈은 한쪽 입 꼬리를 올리며 중얼거렸다.

“요게 먹히네요.”

- 와……! 진짜 악마 같은 놈!

“저는 이기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 대단하다 정말…….

이찬수는 김상훈을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두 남자의 눈앞에는 지금, 충격적인 시스템 메시지가 떠 있었으니까.

[이찬수의 도발(J)이 발동되었습니다.]

…….

[프랭크 리베리, 아르연 로번, 제롬 보아탱, 하비 마르티네스가 도발에 걸려들었습니다.]

[도발에 걸린 선수들은 확정적으로 약이 오르게 됩니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무려 4명의 선수가 도발 스킬에 걸려 버렸으니까.

그렇게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은 4명의 선수가 도발에 걸린 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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