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
환상적인 백태클로 토트넘을 위기에서 구해낸 김상훈.
지금 이 순간, 그의 눈앞에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완벽한 태클(H)을 사용하셨습니다.]
[체력이 3만큼 소모됩니다.]
휘익-!
완벽한 태클을 사용해서 루카쿠의 공을 뺏어낸 김상훈은 빠르게 몸을 일으켰다.
그 즉시, 김상훈은 역습을 펼쳤다.
뻐엉-!
[사비 에르난데스의 패스]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스페인의 사비 에르난데스, 그의 패스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비 에르난데스의 패스(L) 스킬을 가지고 있는 김상훈의 롱패스.
당연하게도 그 패스는 빠르고 정확하게 전방으로 뻗어나갔다.
그의 패스는 전방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치우친 곳, 그곳으로 달리고 있던 손홍민을 향했다.
오늘 경기에서 계속해서 기회를 노리던 손홍민은 김상훈의 패스를 놓치지 않았다.
투욱-!
완벽하게 앞 공간에 떨어지는 공을 발등으로 컨트롤 한 손홍민.
이윽고 그가 질주하기 시작했다.
“막아!”
애슐리 영이 손홍민을 쫓는 필 존스를 향해 소리쳤다.
그들 역시 최근 기세를 탄 손홍민을 경계하고 있었고, 지금처럼 속도를 내기 시작한 손홍민은 막기 힘들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애슐리 영은 빠른 속도로 필 존스를 돕기 위해 달렸다.
위협적인 기세로 공을 치고 달리던 손홍민은 필 존스와 어깨싸움을 했다.
뚫고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와 막으려는 선수의 싸움이었다.
결국, 몸싸움에서 밀린 것은 손홍민이었다.
툭-! 휘익!
필 존스의 강한 압박에 손홍민은 몸을 돌리며 공을 컨트롤했다. 공을 지켜내며 다시 기회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움직임이었다.
그 순간, 손홍민은 필 존스의 압박을 힘겹게 버텨내며, 공을 줄 곳을 찾아냈다.
투욱-!
손홍민의 발을 떠난 공은 빠르게 달려온 해리 케인에게로 향했다.
“흡!”
그 순간, 해리 케인은 숨을 참은 채 곧바로 슈팅을 때렸다.
상체를 살짝 굽히며 공을 강하게 때리는 케인 특유의 슈팅이었다.
뻐엉-!
해리 케인의 슈팅은 빠르고 강하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데 헤아가 지키는 골문으로 향했다.
토트넘에게는 너무도 좋은 기회였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는 위험한 상황.
그런 상황에서 해리 케인의 슈팅이 중앙으로 몰려버렸다.
그것은 해리 케인답지 않은 슈팅이었고, 데 헤아는 공을 어렵지 않게 잡아냈다.
“전진해!”
공을 잡은 데헤아는 토트넘의 템포를 끊기 위해 잠시 시간을 끌었다.
이후, 데헤아는 근처에 있던 스몰링에게 짧게 패스했다.
툭-! 툭-!
그때, 공을 살짝 끌던 스몰링에게 해리 케인이 빠르게 달려왔다.
그 즉시 스몰링은 필 존스에게 공을 넘겼다.
투욱-!
공을 받은 필 존스는 안정적으로 왼쪽 풀백 애슐리 영을 향해 패스했다.
그때였다.
애슐리 영이 포그바에게 공을 넘긴 뒤, 달리기 시작했다.
포그바는 그런 애슐리 영에게 길게 패스를 찔렀다.
애슐리 영과 포그바.
두 선수의 깔끔한 패싱 플레이에 압박을 하던 손홍민이 제쳐 졌다.
그 이후, 다이어가 달려들었지만, 애슐리 영은 빠른 속도로 그의 압박을 벗어났다.
빠른 속도를 가진 선수여서일까?
애슐리 영은 순식간에 토트넘의 수비 진형까지 파고 들었고, 그의 앞을 토트넘의 오른쪽 풀백 트리피어가 막아섰다.
정석적인 수비, 깔끔한 수비를 펼치는 트리피어를 상대로 애슐리 영은 돌파를 할 생각이 없었다.
때문에 그는 그보다 뒤에 위치해있던 산체스를 향해 공을 패스했다.
알렉시스 산체스
빠른 스피드와 훌륭한 신체밸런스, 파괴적인 드리블 능력을 가진 선수.
주로 윙어로 뛰지만, 세컨드 스트라이커와 펄스 나인으로도 뛸 수 있는 그는 공을 잡았을 때, 팬들에게 기대를 안겨주는 선수였다.
지금 이 순간, 그런 알렉시스 산체스가 짧게 드리블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산체스를 막아선 선수는 얀 베르통언.
베르통언은 오른발을 주로 사용하는 산체스의 오른쪽에 선 채, 슈팅 각도를 좁히는 수비를 펼쳤다.
그런 베르통언을 상대로 산체스는 짧게 드리블을 이어가다가, 순간적인 스피드로 왼쪽으로 치고 들어갔다.
투욱-!
그 순간 베르통언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이런!”
천천히 드리블을 하던 도중, 갑자기 폭발적인 스피드로 돌파하는 산체스의 움직임을 베르통언은 막아내는 것에 실패했다.
완벽하게 슈팅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왼발에 자신이 없는 산체스는 슈팅을 때리지 않았다.
대신, 그는 중앙으로 쇄도하는 루카쿠를 향해 공을 패스했다.
그리고 커다란 몸집과는 달리 빠르게 달려오던 루카쿠는 공이 굴러오는 타이밍에 맞춰서 다리를 휘둘렀다.
토트넘의 위고 요리스는 훌륭한 골키퍼지만, 바로 앞에서 때리는 슈팅은 그 어떤 골키퍼로서도 막아내기 힘든 일이었다.
결국, 루카쿠의 슈팅은 요리스를 넘어 골망을 흔들었다.
철렁-!
“우어어어어!”
전반전, 아직은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은 로멜루 루카쿠는 팬들의 앞에서 뜨겁게 포효했다.
루카쿠의 골로 인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훨씬 더 편안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에 토트넘으로서는 뼈아픈 실점이었다.
“음…….”
경기를 지켜보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입에서 깊은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골 기회를 놓친 뒤에 역습으로 골을 먹혔고, 이런 상황은 팀의 분위기상 좋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체티노 감독이 할 것은 없었다.
아직 경기 초반이었고, 열심히 훈련해온 선수들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제골이 터진 이후, 전반 36분이 될 때까지 양 팀은 골을 넣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기세가 좋은 토트넘과 오늘따라 유난히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서로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있었다.
- 괜찮냐?
“경기가 잘 안 풀리네요.”
- 당연하지. 최근에 많이 약해졌다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는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 아니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생각보다 강한 것도 있지만, 저희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어요.”
- 그건 어쩔 수 없지. 시즌 막바지이기도 하고, 로테이션 선수가 부족한 토트넘은 시즌 후반에 이런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요. 구단에서 돈 좀 써야할 텐데.”
- 너는 좀 괜찮냐?
“저는 쌩쌩하죠.”
- 그나저나 맨유의 수비가 오늘따라 탄탄하다. 알고 있지?
“예. 이상할 정도예요.”
- 그만큼 FA컵 우승이 간절하다는 거겠지.
이찬수의 말 그대로였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16강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금, 단단히 독기를 품은 상태였다.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FA컵에서만큼은 우승을 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고, 그런 의지를 경기력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상훈이 심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정말 걱정되네요.”
- 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요. 챔스도 떨어지고 FA컵까지 떨어지면 선수들 멘탈이 말이 아닐 텐데…….”
- 그걸 왜 네가 걱정해?
이찬수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질문했다.
그러자 김상훈이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제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요.”
- 뭐? 너희 팀, 지금 지고 있는데? 미친놈이냐?
“이제부터 보시면 압니다.”
말을 마친 김상훈은 곧바로 아껴뒀던 스킬을 사용했다.
[레전드의 기억(L)을 사용하셨습니다.]
[랜덤으로 레전드 선수의 기억을 가져옵니다.]
[선수가 선택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레전드이자 세리에A리그의 레전드, 로베르토 바조의 기억을 가져왔습니다!]
[로베르토 바조의 번뜩임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제한시간 10분.)]
로베르토 바조.
원조 판타지스타라고 불리는 그는 공을 잡았을 때, 팀 동료들과 관중들로 하여금 큰 기대를 갖게 만드는 선수였다.
프로통산 488경기 218골, A매치 56경기 27골.
1993년 발롱도르 수상.
1993년 FIFA 올해의 선수 수상이라는 엄청난 기록들은 그의 실력을 증명하는 것들이었다.
특히, 중요한 상황에서 믿기지 않는 원더 플레이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로베르토 바조의 능력은 그를 레전드라 불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김상훈은 로베르토 바죠의 번뜩임 스킬을 바라보고 있었다.
[로베르토 바조의 번뜩임]
- 등급 : 레전드(Legend)
- 효과 : 공을 소유하고 있을 때, 드리블 능력치와 슈팅 능력치가 10만큼 상승합니다.(제한시간 10분.)
- 미쳤는데?
“진짜 미쳤네요.”
- 빨리 공 좀 잡아봐.
“패스가 와야 잡죠.”
- 뭔 개소리야? 직접 뺏으면 되잖아.
“옳은 말씀이십니다.”
이찬수의 말에 대답한 김상훈은 빌드업을 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에게 달려들었다.
“너 딱 걸렸으!”
공을 뺏기 위해 달리던 김상훈의 눈에 포착된 선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레라였다.
에레라는 평소에 공을 쉽게 빼앗기지 않는 선수다.
김상훈 역시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자신감이 가득했다.
- 쟤한테 뺏을 수 있겠냐?
“아~! 당연하죠!”
대답을 한 김상훈이 에레라를 향해 달려들었다.
정확하게는 에레라가 패스를 하는 공간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윽고 에레라의 패스 타이밍을 계산한 김상훈이 빨간 화살표가 보이는 방향으로 슬라이딩을 하기 시작했다.
촤르르륵-!
패스를 끊어내는 타이밍은 정확했다.
하지만, 김상훈이 끊어낸 공은 그의 몸에 맞고 근처에 있던 마티치에게 튕겨 나갔다.
“이런 젠장!”
짜증을 낸 김상훈이 빠르게 몸을 일으킨 뒤 마티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 마티치에겐 이미 토트넘의 델레 알리가 달라붙어서 압박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마티치에게 다가간 김상훈은 그 즉시, 스킬을 사용했다.
“완벽한 태클!”
체력을 랜덤으로 1에서 10까지 소모해, 70% 확률로 상대의 공을 빼앗는 스킬.
그 스킬을 사용한 김상훈은 마티치에게 다리를 뻗었다.
투욱-!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평소, 강한 피지컬과 부드러운 발기술을 이용해 공을 지켜내는 능력과 탈압박 능력이 매우 좋은 마티치가 너무나도 쉽게 공을 빼앗겨버렸다.
“뭐, 뭐야?!”
당연하게도 마티치는 당황했다.
하지만, 김상훈은 이미 순간 가속 스킬까지 사용한 채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을 향해 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투욱-!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공을 넘긴 김상훈은 다시 전방으로 쇄도했다.
에릭센은 평소보다도 빠른 속도로 달려드는 김상훈을 바라보며 다시 리턴 패스를 찔러 넣었다.
패스가 조금 빨랐지만, 그건 에릭센이 김상훈의 퍼스트 터치 능력을 인정하고 있기에 나온 것이었다.
쉬이이익-!
빠르게 찔러 들어오는 패스를 향해 김상훈이 가볍게 공을 가져다댔다.
투욱-!
그러자 너무나도 쉽게 그의 발에 공이 달라붙었다.
그때였다.
슈팅을 때리려던 김상훈을 향해 필 존스의 슬라이딩 태클이 들어왔다.
- 조심해!
애초에 반칙을 당할 것을 예상한 태클이었다.
그만큼 위험한 태클이었기에 이찬수가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김상훈은 이상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로베르토 바조의 번뜩임을 얻은 뒤, 드리블 능력치가 10만큼 오른 상황이기 때문일까?
김상훈은 지금, 공을 이용해서 어떤 동작이라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김상훈은 발의 뒤꿈치로 공을 살짝 내리 찍었다.
텅-!
그러자 공이 공중에 튀었다.
그 즉시, 김상훈은 몸을 회전하며 필 존스의 슬라이딩 태클을 피해냈다.
이윽고 태클을 피해낸 김상훈은 허공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공을 향해 곧바로 다리를 휘둘렀다.
“정확한 슈팅.”
뻐엉-!
환상적인 개인기로 필 존스의 태클을 피한 뒤, 곧바로 나온 발리 슈팅이었다.
“미친!”
믿기 어려운 움직임을 보이며 위협적인 슈팅까지 때리는 김상훈을 본 데 헤아가 욕설을 내뱉었다.
더불어 그 공을 막아야하는 그는 눈을 부릅뜨며 몸을 날렸다.
하지만, 레이저처럼 쏘아져나가는 김상훈의 슈팅은 마치 마법처럼 골대의 왼쪽 구석 상단을 너무나도 정확하게 파고들었다.
철렁-!
그 즉시, 오늘 웸블리 스타디움을 찾은 토트넘 팬들이 커다란 목소리로 괴성을 질렀다.
동시에 김상훈 역시 똑같은 말을 내뱉었다.
“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