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들린 축구선수-65화 (65/200)

65화 그(?) 팀과의 경기

[환상적인 드리블을 보여줬습니다. 보상으로 5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환상적인 골을 2번 넣었습니다. 보상을 1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해트트릭을 기록하셨습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총 패스 성공 횟수 67회 - 보상으로 67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총 기록한 골 수 4골 - 보상으로 4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현재 보유하신 포인트는 11980p입니다.]

보상 메시지를 바라보던 김상훈이 곧바로 박스를 돌렸다.

그런데 메시지를 확인하고 박스를 까기 위한 그의 움직임이 평소보다 급해보였다.

그런 김상훈을 쳐다보고 있던 이찬수가 질문했다.

- 오늘 따라 왜 그렇게 급해?

“당장 이틀 뒤에 중요한 경기가 잡혀 있잖아요. 얼른 박스 까고 훈련하러 가야죠.”

- 상훈아.

“예?”

- 존나 없어 보이니까 조급하게 굴지 마. 축구는 급하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거 몰라? 마음 차분하게 먹어. 괜히 부상이나 당하지 말고.

이찬수의 말에 김상훈이 움직임을 멈췄다.

이윽고 그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이찬수의 말에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챔피언스리그 8강에 나갈 생각을 하니까 제가 너무 긴장을 했나 봐요.”

- 상대가 워낙 강팀이기도 하지.

“예. 맞아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만났던 팀들 중에 제일 센 팀 아니에요?”

- 확실히 맞다고 대답하기는 애매한데, 내 생각엔 뭐…… 네가 만나본 팀과 비교하면 제일 강한 팀이 맞는 거 같아.

“역시 이찬수 선수도 그렇게 생각하시네요.”

-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래서 박스는 어떤 거 까려고?

“이번에는 괜찮은 방법이 떠올랐어요.”

- 뭔데?

김상훈은 이찬수의 질문에 음흉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동시에 그는 가진 포인트를 대부분 써서 레드 박스 11개를 구입했다.

[레드 박스 11개를 구입하셨습니다.]

잠시 후, 김상훈은 레드 박스 11개에서 나온 결과물을 바라봤다.

[패스가 1만큼 상승합니다.]

[체력이 1만큼 상승합니다.]

[체력회복 물약(S)]

[예리한 볼 커팅(G)]

[강력한 헤딩(S)]

[깔끔한 드리블(S)]

[단단한 발가락(B)]

[낮은 무게 중심(G)]

[근질 상승 묘약(S)]

[호박에 줄 긋기!(J)]

[포인트 박스(G)]

당연하게도 결과물을 보던 김상훈이 자리에서 벌떡-일어났다.

동시에 기쁨의 함성을 질러댔다.

“촤아아아~!”

그런 김상훈을 보던 이찬수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 이런 젠장! 대충 이름만 봐도 너무 잘 떴는데? 야, 이 정도면 대박 아니냐?

“완전 대박이죠! 진짜 미쳤네요 오늘! 우와~! 이거 스킬이 몇 개야?”

지금 이 순간 김상훈이 가장 기뻐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무려 5개의 스킬이 떴다는 것!

그 사실에 김상훈은 넘치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촤~ 촤~ 촤~! 촤랏, 촤아~!”

- 그만하지 그래? 진짜 엉덩이를 걷어차 주고 싶으니까.

“이게 요즘 유행하는 트월킹(Twerking)이라는 춤인데, 엄청 섹시한 춤이에요.”

- 그러니까 그 엄청 섹시한 춤을 왜 네가 춰······? 상훈아, 진짜 패고 싶으니까 제발 그만해줄래?

“촤랏! 촤아~!”

- 아오! 그만 하라고!

“······예.”

춤추는 것을 멈춘 김상훈은 가장 먼저 근질 상승 묘약(S)를 마셨다.

소모성 아이템이고, 먹자마자 근질이 좋아지게 만드는 물약이었기에 먹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근질 상승 묘약(S)를 섭취하셨습니다.]

[근육의 질이 조금 좋아집니다.]

그 다음은 포인트 박스(G)와 호박에 줄 긋기!(J)를 사용했다.

[포인트 박스(G)를 오픈합니다.]

[3500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호박에 줄 긋기!(J)를 사용하셨습니다.]

[매력이 영구적으로 10만큼 상승하셨습니다.]

되는 날은 뭘 해도 된다고 하던가?

김상훈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포인트 박스에서 3500포인트가 뜨는 것을 보며 크게 소리쳤다.

“촤아! 오늘은 되는 날이로구나!”

그런 김상훈을 향해 이찬수가 질문했다.

- 그래서 이제 어쩔 건데? 체력회복 물약은 쟁여 뒀다가 나중에 쓸 거고·······.

“이제 그걸 해야죠.”

- 그거?

“합성이요.”

- 뭐? 저 스킬들을 다 합성한다고?

“아뇨. 다는 아니고요. 당장 필요하지 않은 거 위주로 합성해보려고요. 저번처럼 에당 아자르의 드리블 같은 초대박이 뜰 수도 있으니까요.”

- 네가 한 번 제대로 망해봐야 도박의 무서움을 알 텐데······.

“인생 뭐 있습니까? 시원하게 가는 거죠.”

패기 있게 소리친 김상훈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시스템을 호출했다.

“시스템, 합성 스킬 사용할게.”

[합성할 스킬을 선택해주세요.]

“깔끔한 드리블이랑 단단한 발가락, 합성할게.”

[합성을 할 스킬이 선택되었습니다.]

[깔끔한 드리블(S)과 단단한 발가락(B)을 합성합니다.]

쉬시시시시식!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박스를 기대감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최근 합성에서 에당 아자르의 드리블이라는 스킬을 얻었기 때문일까?

지금 이 순간, 김상훈은 크게 기대를 하고 있었다.

잠시 후, 네모난 박스에 들어갔던 두 개의 스킬이 하나의 스킬로 변한 채, 김상훈의 눈앞에 떠올랐다.

[안정적인 드리블]

- 등급 : 골드(Gold)

- 효과 : 드리블 능력이 상승합니다. 드리블을 할 때, 몸싸움과 피지컬 능력이 조금 상승합니다.

“이 정도면…… 성공적인 거 같은데요?”

- ……제법 괜찮네.

김상훈의 표정이 밝아졌다.

드리블 능력이 상승하고, 드리블을 할 때뿐이지만 몸싸움과 피지컬까지 상승시켜주는 스킬은 분명히 좋은 스킬이었다.

더군다나 에당 아자르의 드리블 스킬까지 있는 김상훈에게는 좋은 시너지 효과가 될 것이 분명했다.

- 나머지 스킬들도 합성하려고?

“좀 애매해서요. 이것도 조합이 좀 맞는 걸 합성해야 할 것 같은데, 딱히 맞는 게 안 보여서요.”

- 그럼 정보나 확인해보자.

“예.”

이찬수의 말에 대답한 김상훈은 곧바로 남은 3개의 스킬을 확인했다.

[예리한 볼 커팅]

- 등급 : 골드(Gold)

- 효과 : 볼 커팅 능력이 상승합니다. 상대의 패스 방향이 화살표로 보이게 됩니다.

[강력한 헤딩]

- 등급 : 실버(Silver)

- 효과 : 헤딩의 파워가 강해집니다.

[낮은 무게 중심]

- 등급 : 골드(Gold)

- 효과 : 무게 중심이 낮아집니다. 공을 지키는 능력과 상대의 몸싸움에 쉽게 밀리지 않게 됩니다.

- 세 개 다 좋은데? 특히 예리한 볼 커팅이랑 낮은 무게 중심이 좋아 보여.

“예. 그러네요. 볼 커팅 스킬은 잘만 쓰면 역습에 엄청 효율적일 것 같고, 낮은 무게 중심은 그냥 엄청 좋아 보이네요.”

- 아니 근데, 상대 패스 방향을 알려주는 건 사기 아니냐?

“흐흐, 그런가요?”

- 그리고 낮은 무게 중심은 딱 봐도 네 드리블 능력을 훨씬 상승시켜주는 스킬인 거 같은데. 탈압박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 에이 씨! 이게 더 사기네!

이찬수의 말 그대로 두 개의 스킬은 지금의 김상훈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킬들이었다.

좋은 스킬들을 얻게 된 김상훈은 기쁜 마음으로 이틀 뒤에 만날 팀에 대해서 분석을 하기 시작했다.

***

2018년 4월 4일 수요일.

오늘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 날이다.

특히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TV앞에 앉게 되는 날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이 열리는 날이었으니까.

세계 최고의 팀들 중 두 팀이 맞붙는 날이었으니까.

게다가 오늘은.

가장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팀중 하나인 레알 마드리드가 경기를 하는 날이었으니까.

“드디어 레알 마드리드와 만났네요.”

- 기분이 어때? 쫄리냐?

“솔직히 조금 긴장되긴 하네요.”

지금 이 순간, 김상훈은 솔직하게 인정을 했다.

축구 선수에게는 꿈의 팀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레알 마드리드.

그 팀과 경기를 펼친다는 생각에 멘탈이 강한 김상훈조차 식은땀을 흘렸다. 손바닥 역시 축축하게 젖어 버렸다.

그런 김상훈을 보며 이찬수가 피식 웃었다.

- 뭐가 그렇게 긴장되는데?

“호날두가 있잖아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1985년생인 그는 리오넬 메시와 함께 현역 선수 중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받는 남자다.

그의 업적을 나열하면 너무나도 많았고, 그 중 대표적으로는 유로피언 골든슈, 발롱도르 수상, 챔스 우승 등의 업적이 있었다.

명실상부 최고의 실력을 가진 남자이자 축구를 위해 살아가는 남자.

그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다는 것.

그것이 김상훈을 긴장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였다.

“모드리치도 있고요.”

호날두에서 시선을 거둔 김상훈이 이제는 왜소한 체구를 가진 채,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루카 모드리치.

세계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이자 최고의 탈압박 능력을 가진 남자.

그는 엄청난 활동량과 시야, 창의적인 패스를 두루 갖췄고, 양발을 완벽하게 사용하는 선수였다.

왜소한 체구에도 엄청난 탈압박을 보여주며, 공을 거의 빼앗기지 않는 선수이기도 했다.

비슷한 포지션에서 뛰기 때문이었을까?

그를 바라보는 김상훈의 눈이 평소보다 더욱 빛나기 시작했다.

- 잘하기는 하지만, 쟤네도 인간이야. 부딪쳐보기도 전에 겁먹을 필요는 없어.

“예? 겁이요?”

- 그래.

이찬수의 말에 김상훈이 눈을 크게 뜨며 대답했다.

“겁이 난다고 한 적은 없는데요?”

- 뭐?

“긴장이 되기는 하지만, 겁나지는 않는다고요. 오히려 너무 신나서 문제죠.”

- 신난다고?

“예. 크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랑 붙는 기회가 흔한 것은 아니잖아요? 벌써부터 너무 흥분돼서 미칠 거 같아요.”

- ……변태냐?

“에이~ 또 이상한 말 하신다.”

- 크흠! 경기 시작한다.

“그러네요. 이제 저도 집중할게요. 오늘 경기는 꼭 이기고 싶거든요.”

- 아~ 예. 그러세요.

떨리는 마음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과 악수를 마친 김상훈은 그의 자리에 선 채, 주심이 휘슬을 부는 것을 보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오늘 무조건 이기겠다는 의지를 선발명단으로 증명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이스코, 카세미루, 토니 크로스, 루카 모드리치, 마르셀로, 바란, 세르히오 라모스, 카르바할, 나바스로 이뤄진 레알 마드리드의 베스트 멤버.

그들은 선수 하나하나 이름값만으로도 상대를 위축시킬 수 있는 대단한 선수들이었다.

월드 클래스 선수들의 집합체 그 자체였다.

그런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는 토트넘 역시 강력한 선발진을 내세웠다.

해리 케인, 김상훈, 델레 알리, 손홍민, 크리스티안 에릭센, 무사 뎀벨레, 데이비스, 베르통언, 산체스, 트리피어, 요리스로 이뤄진 베스트 멤버였다.

포체티노 감독이 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킴이 잘해줘야 할 텐데······.’

오늘 경기에서 포체티노 감독은 평소와는 다른 전술을 준비했다.

해리 케인을 원톱으로 세우는 것까지는 같았다.

하지만, 그런 케인의 공격을 바로 뒤에서 도와줄 선수로 델레 알리나 에릭센이 아닌 김상훈을 내세웠다.

포체티노 감독은 오늘, 미드필더가 아닌 쳐진 공격수 자리에 김상훈을 넣는 도박수를 띄웠다.

‘킴은 자신이 있다고는 하지만······.’

동시에 포체티노 감독은 전날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4월 3일, 훈련장에서 김상훈을 부른 포체티노 감독은 질문을 했었다.

“킴, 쳐진 공격수 자리에 자네를 기용할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포체티노 감독의 질문에 김상훈은 단 1초도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오~! 좋죠! 그 자리에서 뛰면 골을 더 많이 넣을 수 있겠네요.”

“······!”

생각을 마친 포체티노 감독이 고개를 돌려서 그라운드 위에 선 김상훈을 바라봤다.

‘분명 긴장을 한 것 같기는 한데.’

평소와 다른 표정으로 보아 김상훈 역시 긴장을 한 것으로 보였다.

얼굴이 창백했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런 김상훈을 바라보던 포체티노 감독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킴도 인간이었군. 하긴,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를 한다면 긴장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지······.’

그때였다.

김상훈을 바라보던 포체티노 감독의 눈이 커졌다.

동시에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멍하니 중얼거렸다.

“웃고······ 있어?”

지금 이 순간 포체티노 감독이 바라보고 있는 남자.

김상훈은 언제 긴장했냐는 듯, 실실 웃으며 춤을 추듯 몸을 흔들고 있었다.

입으로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고, 갑자기 크게 웃기도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김상훈을 보며, 포체티노 감독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이럴 때는 정말, 킴의 머릿속을 열어보고 싶단 말이지.”

***

무려 9만 명의 관중들이 모인 웸블리 스타디움(Wembley Stadium).

토트넘의 홈구장인 이곳에 선 선수들은, 주심의 휘슬과 함께 승리를 위해 몸을 움직였다.

그렇게 토트넘 홋스퍼와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이 시작됐다.

그리고 그 순간.

9만 명의 관중들이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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