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화 첼시(1)
[김상훈, 스완지 시티와의 FA컵 8강에서 5골 폭발! 그의 활약은 어디까지일까?]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김상훈, 뛰어난 수비력까지 장착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김상훈은 내게 항상 놀라움을 주는 선수’]
[김상훈. ‘팬들에게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훈련 중 손홍민과 장난치는 김상훈.]
대한민국의 포털사이트에는 김상훈의 기사로 가득했다.
당연하게도 김상훈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늘어났다.
각종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 그 증거였다.
apjwjm009 : 캬~!!! 주모오오오~!!
라이언킹 : 오늘도 상훈이 때문에 국뽕에 취한다!!!!!!!
mmaking119 : 김상훈이 한국인이라는 게 자랑스러운 사람은 추천 누르자.
이찬수포에버 : 김상훈보면 자꾸 이찬수가 생각나네…나만 그런가?
애플보단사과 : 위에 이찬수포에버, 나도 그럼. 그래서 나는 김상훈 경기 볼 때마다 눈물 날 거 같음….ㅠㅠ
qqinnji1987 : 위에 주접들 떨지 말고 일이나 해.
ajjj1i993ss2 : 5골이라니…ㄷㄷㄷㄷ 미쳤다…
그리고 지금, 스완지 시티와의 경기를 마친 뒤 숙소에 돌아온 김상훈은 댓글들을 찾아보고 있었다.
- 댓글들을 왜 그렇게 보는 거야?
“재밌잖아요.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라는 것도 알 수 있고요.”
- 악플도 많잖아.
“그것도 다 관심이잖아요. 전 그냥 관심은 다 좋더라고요.”
- 도대체 왜 그럴까?
“그러게요. 관종이라 그런가?”
- 그래, 그게 맞는 거 같다.
댓글을 전부 확인한 김상훈은 오늘 경기에서 얻은 포인트들을 확인했다.
[현재 보유 포인트는 6780p입니다.]
보유 포인트를 확인한 김상훈이 입맛을 다셨다.
“아 포인트가 너무 적네.”
- 레드 박스 하나 깔 수 있겠는데, 깔 거야?
“예. 혹시 모르니까 까봐야죠.”
- 후딱 까고 훈련이나 하러 가자.
“예.”
대답을 마친 김상훈이 곧바로 레드 박스 하나를 구입했다.
이찬수의 말대로 김상훈은 빠르게 레드 박스를 깐 뒤, 훈련을 할 생각이었다.
당연하게도 레드 박스의 결과물에 대한 기대는 조금도 없었다.
[레드 박스를 오픈합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레드 박스가 회전을 시작했고, 머지않아 모든 움직임이 멈췄다.
그런데.
“응? 이건······?”
- 응······?
두 남자의 눈이 조금 커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두 남자 모두 처음 본 녀석(?)이 나와 버렸으니까.
[합성]
- 등급 : 골드(G)
- 효과 : 스킬을 합성할 수 있습니다. 합성 성공확률은 랜덤입니다.
합성 스킬.
그것을 바라보던 김상훈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거······ 조금 위험해보이지 않아요?”
- 조금? 나는 존나 위험해 보이는데? 백 프로 성공이 아니라 성공확률이 랜덤이라잖아. 랜덤.
“그럼 운 나쁘면 스킬을 잃을 수도 있겠네요?”
- 그렇겠지.
“아······.”
- 걍 일단 봉인하자.
“예?”
- 뭔 예야? 봉인해야지. 그럼 이걸 쓰려고?
“당연한 거 아니에요?”
- 응? 뭔 개소리야?
“크힠큭!”
- 아이 씨! 또 왜 그렇게 웃어? 도대체 뭔 생각인데?
이찬수의 질문에 김상훈이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좋은 게 뜰 수도 있는 거잖아요.”
- 너 미쳤냐? 그래서 지금 스킬을 걸고 도박을 하겠다고?
“예.”
- ·······너는 진짜 미친놈이야.
“새삼스럽게 왜 그러세요.”
- ·······그래서 뭘 합성하려고? 생각을 하긴 했어?
“에이, 당연하죠.”
대답을 마친 김상훈이 두 개의 스킬을 바라봤다.
[훌륭한 트래핑]
- 등급 : 조커(Joker)
- 효과 : 트래핑을 하는 것이 쉬워집니다. 팔을 제외한 어떠한 신체부위로도 안정적으로 트래핑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준수한 드리블]
- 등급 : 실버(Silver)
- 효과 : 드리블 능력이 상승합니다.
조커 등급의 ‘훌륭한 트래핑’과 실버 등급의 ‘준수한 드리블’ 스킬을 바라보던 김상훈에게 이찬수가 질문했다.
- 야, 훌륭한 트래핑은 조커등급인데 이걸 합성한다고? 저거 꽤 유용하게 썼잖아?
“유용하게 쓰고 있긴 하죠.”
- 준수한 드리블도 빙의해보니까 되게 괜찮은 스킬 같은데, 너 이거 다 날아가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 응? 최악의 상황은 생각해봤어?
“예. 생각했죠. 훌륭한 트래핑이 없어지면 이찬수 선수의 퍼스트 터치로 최대한 비비면 되고, 준수한 드리블은 뭐······ 없어지면 드리블 연습 열심히 해야죠.”
- 우와~! 존나 생각 없네?
“이것저것 다 따지면 합성 스킬을 평생 못 써볼 것 같아서요.”
- 그래, 뭐 잃어도 네가 잃지 내가 잃냐?
“에이~ 왜 또 서운하게 말을 그렇게 하실까?”
- 시끄럽고 합성이나 해.
“예압~!”
[합성을 사용하시겠습니까?]
“·····후우! 사용할게.”
멘탈이 강한 김상훈이지만, 그 역시 스킬을 걸고 하는 도박에는 긴장을 했다.
식은땀이 흘렀고, 손이 덜덜 떨렸다.
그런 김상훈의 눈앞에 네모난 박스 하나가 생성됐다.
잠시 후, 박스의 뚜껑이 열리며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합성할 스킬을 선택해주세요.]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한 김상훈이 이내 시스템을 향해 스킬 이름을 불렀다.
“훌륭한 트래핑이랑 준수한 드리블 합성할게.”
[합성을 할 스킬이 선택되었습니다.]
[훌륭한 트래핑(J)과 준수한 드리블(S)을 합성합니다.]
시스템 메시지와 동시에 두 가지 스킬이 박스 안에 쏘옥-들어갔다
이윽고 박스의 뚜껑이 닫히고······.
소중한 스킬들이 담긴 박스가 천천히 회전을 시작했다.
쉬쉬쉬시시시식-!
잠시 뒤, 오른쪽으로 돌아가던 박스가 움직임을 멈췄다.
“돼, 됐나?”
- 된 건가······?!
“겨우 이 정도면 너무 밋밋한데요······? 불안한데.”
양손을 모은 채, 간절한 표정으로 박스를 바라보던 김상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멈췄던 박스가 다시 회전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쉬시시시시시식-!
이번에는 박스가 왼쪽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박스는 그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제발! 제바알!”
잠시 후, 열심히 움직이던 박스가 움직임을 멈췄다.
동시에 화려한 효과음이 터져 나왔다.
빵빠람-! 빠바바바밤! 빠밤빰빰-! 빠아아암-!
“나온다······!”
뚜껑이 천천히 열리며 박스 안에서 스킬 하나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화려한 효과와 함께 등장한 그 스킬을 본 두 남자가 서로를 바라봤다.
“······이게 나와도 되는 거예요?”
- ·······난 이제 진짜 모르겠다.
“이건 너무 한 거 같은데······.”
- 너도 양심이란 게 있긴 있구나?
지금 이 순간, 두 남자의 앞에 떠 있는 합성 스킬의 결과물.
그건 두 남자를 놀라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에당 아자르의 드리블]
- 등급 : 히어로(Hero)
- 효과 : 벨기에의 에당 아자르, 그의 드리블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근데…… 제가 아는 그 에당 아자르가 맞겠죠? 첼시에서 뛰는······?”
- 맞는 것 같은데? 히어로 등급이니까.
“아자르 드리블이면······.”
- 미친 거지 뭐.
에당 아자르.
벨기에와 첼시의 에이스이자, 월드클래스 크랙.
현 시점 최고의 윙어 중 한 명이자, EPL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아자르.
그는 최고 수준의 드리블 능력과 볼 컨트롤, 탈압박 능력을 지닌 선수로 메시와 호날두를 이을 세계 정상급 선수로 거론되는 남자다.
그런 아자르의 스킬을 얻은 김상훈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이찬수를 바라봤다.
- 왜 그렇게 얼 타고 있어?
“믿기지가 않아서요. 그리고 너무 몸이 근질거려서 미칠 것 같아서요.”
- 나갈까?
“예. 바로 가시죠!”
그렇게 두 남자는 야심한 밤, 새로 얻은 스킬에 적응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
2018년 4월 2일 월요일.
오늘은 펼쳐지는 경기를 보기 위해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비웠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와 첼시FC.
이 두 팀이 경기를 펼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양 팀의 선수들이 무거운 표정으로 그라운드 위에 올라섰다.
상위권에 위치한 토트넘과 첼시는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 최고의 전력을 앞세웠다.
당연하게도 그라운드에 선 선수들은 짙은 승부욕을 드러내고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토트넘은 손홍민, 에릭센, 알리, 김상훈, 뎀벨레, 다이어, 데이비스, 베르통언, 산체스, 트리피어, 요리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포메이션은 4-2-3-1이었고, 손홍민을 원톱으로 내세운 전술이었다.
그리고 그에 맞서는 첼시는 윌리안, 모라타, 아자르, 모지스, 파브레가스, 캉테, 알론소, 아스필리쿠에타, 크리스텐슨, 루디거, 카베예로를 선발로 내세운 3-4-3전술을 들고 나왔다.
양 팀 모두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던 도중.
삐익-! 삑-!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울렸다.
- 저어~기 에당 아자르 있는데 가서 말이라도 걸어보는 게 어때?
“예? 말을 왜 걸어요?”
- 내가 네 드리블 능력을 뽀렸다. 꼽냐? 이런 말, 할 수 있잖아.
“제가 또 뽀리긴 뭘 뽀렸다고 그러세요!”
- 말도 없이 능력을 훔쳤으니까 뽀린 거지. 뭐여 그럼?!
“아니 왜 말을 그렇게 하시는지······.”
- 하여튼, 재밌겠네.
“뭐가요?”
- 네가 드리블을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크힠큭!”
이찬수의 말 그대로였다.
김상훈 역시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가 드리블을 하기 시작할 때,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지.
사람들이 얼마나 놀라게 될지.
그 후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을지에 대해서 기대를 하고 있었다.
“좀 더 간격 좁히고! 일대일로 막으려고 하지 마!”
얀 베르통언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순간, 공을 잡고 드리블을 하고 있는 선수는 다른 선수도 아닌 에당 아자르였으니까.
일대일로 그를 막기란 너무나도 힘든 일이란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퍼억-! 퍽-!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드리블을 하는 아자르를 향해 트리피어와 다이어가 협동수비를 펼쳤다.
다만, 그런 두 선수의 협동수비에도 에당 아자르는 공을 빼앗기지 않았다.
무게 중심을 낮추고 몸을 요리조리 돌며 공을 지켜낸 아자르는 근처에 있던 캉테에게 공을 넘겼다.
공을 받은 캉테는 곧바로 공을 살짝 찍어 찼다.
캉테의 발을 떠난 공은 전방으로 달리는 아자르에게 향했다.
탓-!
발등으로 공을 잡은 아자르가 엄청난 속도로 토트넘의 수비 진형으로 파고들었다.
아자르와 캉테의 2대 1패스로 인해 순식간에 뻥-뚫려버린 트리피어와 다이어가 뒤늦게 달려들었지만, 이미 속도를 내기 시작한 아자르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얀 베르통언을 앞에 둔 아자르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살짝 페인트를 넣은 뒤, 곧바로 슈팅을 때렸다.
아니, 때리려고 했다.
퍼억-!
“아악!”
바닥에 쓰러진 아자르가 본능적으로 그에게 태클을 한 선수를 바라봤다.
그 선수는 빳빳하게 고개를 든 채, 다리를 잡고 있는 아자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심판은 그 선수에게 반칙을 불었다.
동시에 그 선수가 실실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자르 네 드리블도 별 거 없네?”
남자가 입을 열자마자 그의 앞에 반투명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찬수의 도발(J)가 발동됩니다.]
[에당 아자르는 약이 오르게 됩니다.]
에당 아자르의 반응은 빨랐다.
몸을 벌떡 일으킨 에당 아자르가 도발을 한 선수, 김상훈에게 몸을 가까이 붙이며 으르렁댔다.
“뭐라는 거야? 이 새끼가.”
그 순간 김상훈은 고개를 돌려 심판을 바라봤다.
동시에 외쳤다.
“저기요! 심판! 얘가 저 때리려고 해요!”
아자르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
너무 흥분을 했기 때문일까?
아자르의 프리킥은 허무하게 골대 위를 넘어갔다.
토트넘의 골키퍼 요리스는 길게 킥을 하지 않고, 가까이에 있는 트리피어에게 공을 보냈다.
탓-!
공을 잡은 트리피어는 그를 향해 압박을 넣는 아자르를 바라봤다.
순간 고민을 한 그는 산체스에게 공을 넘겼다.
“뎀벨레!”
산체스는 무사 뎀벨레를 향해 공을 패스했고, 뎀벨레는 부드러운 볼터치로 안정적으로 패스를 받았다.
이윽고 뎀벨레는 오늘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한 에릭센을 향해 패스했다.
탓-! 탓-!
특유의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전방으로 전진하던 에릭센은 최전방에 위치한 손홍민을 향해 공을 넘겼다.
크리스텐슨에게 마크를 당하던 손홍민은 힘겹게 공을 지켜내며 달려오던 델레 알리에게 가볍게 공을 밀어줬다.
그리고 델레 알리는 그 공을 향해 다이렉트로 슈팅을 때렸다.
타앙-!
“아오!”
하지만 아쉽게도 알리의 슈팅은 골대 안으로 향하지 못하고, 높게 떠버렸다.
첼시의 공격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공을 잡은 모라타가 베르통언을 상대로 돌파를 시도했다.
타앗-! 탓!
스페인 공격수 특유의 부드러운 몸놀림을 이용한 드리블이었지만, 얀 베르통언은 그런 모라타의 돌파를 가볍게 막아냈다.
공을 빼앗은 베르통언은 전방에 있는 알리를 향해 공을 패스했다.
타앗-!
“킴!”
공을 잡은 알리는 곧바로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온 김상훈에게 공을 넘겼다.
“땡큐!”
실실 웃던 김상훈은 완벽한 퍼스트 터치로 공을 잡은 뒤, 오른쪽 사이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드디어 기회가 왔구만.
“예, 아자르의 드리블을 드디어 실전에서 써보네요.”
공을 몰고 달리는 김상훈.
그의 움직임은 이전 경기인 스완지 시티와 경기를 할 때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안정적이었다.
그런 김상훈을 막기 위해 첼시의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가 움직였다.
안토니오 뤼디거는 첼시 수비의 핵심이자 탑 클래스 센터백으로 꼽히고 있을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지닌 수비수였다.
엄청난 피지컬을 지녔음에도 빠른 발까지 지닌 그가 토트넘의 김상훈을 막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안토니오 뤼디거를 상대하는 김상훈이 크게 웃기 시작했다.
“으하하하하! 다 드루와!”
크게 웃던 김상훈이 그에게 달려드는 뤼디거를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에게 달려들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 김상훈은 프리미어리그 탑 클래스 센터백을 상대로 피할 생각이 없었으니까.
모든 사람이 놀랄 정도로 멋진 드리블로 그를 돌파해낼 생각이었으니까.
김상훈의 발이 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