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 에이전트 그리고 이적
스포츠 투는 많은 해외파 한국 선수들과 일을 하는 에이전시로 국내 축구 팬들에게는 잘 알려진 곳이다.
그만큼 스포츠 투는 업계에서 일처리를 잘하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알려지기까지는 스포츠 투 대표인 블리마이스터의 영향이 컸다.
독일 출생인 그는 축구업계에서 꾸준히 일해 온 베테랑으로 일처리를 깔끔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 남자였다.
블리마이스터, 그는 지금 자신의 직원들과 회의실에서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흐음······ 김상훈에게 누구를 붙여야 할지······ 참 어렵군.”
유럽에 가도 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받는, 그만큼 유럽의 많은 클럽들이 원하고 있는 김상훈.
그를 맡아 줄 에이전트를 결정하는 일은 스포츠 투의 입장에서도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었다.
스포츠 투는 담당 선수의 성격, 성향, 취미 등을 따져보며 최대한 에이전트와 트러블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회사였다.
“일단 김상훈의 성격은 좋은 편이야. 먼저 시비를 걸지만 않으면 친절하고, 혼잣말을 자주하긴 하지만 크게 문제가 있는 정도는 아니야. 취미가 맛집 탐방이라고 하는데, 또 그렇게 자주 가는 건 아니라고 하더군.”
블리마이스터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그의 오랜 동료인 이정욱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가 알기론 관심 받는 것을 매우 좋아해서 아직까지도 가끔씩 개인방송을 한다고 합니다. 영어는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지만, 본인 말로는 바디랭기지를 너무 잘해서 의사소통에 걱정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 이정욱의 말에 블리마이스터는 깊은 침음성과 함께 스스로의 머리를 감싸며 물었다.
“아······.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예, 조금 많이 이상합니다.”
“후우······! 아주 많이 이상한 성격을 가진 고객이라······ 누구를 붙여야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계속된 고민에 빠진 스포츠 투 관계자들.
그런 고민을 깨고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이정욱이었다.
“한 명이 생각났습니다.”
“누군가?!”
“리 입니다.”
“리?! 진심인가?”
“예. 진심입니다. 능력만큼은 확실하지 않습니까? 성격이 조금 독특하긴 하지만 김상훈과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이상한 사람을 더 이상한 사람과 붙인다······. 괜찮은 방법인 것 같기도 하고······.”
“제 생각에는 아주 잘 맞을 것 같습니다.”
눈썹을 꾹꾹 누르며 고민하던 블리마스터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김상훈의 에이전트로 리를 보내보게.”
***
강남역에 위치한 24시간 카페 안.
조금 늦은 시간인 새벽 3시임에도 이 카페는 환하게 불을 켜고 영업을 하는 중이다.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늦은 시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았다.
“아메리카노 아이스 두 잔 주세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김상훈은 커피를 시킨 뒤, 그나마 한적한 3층으로 올라갔다.
- 새벽 3시인데도 사람이 이렇게 많아?
“강남은 원래 이래요. 아 그래도 새벽 3시면 사람이 좀 없을 줄 알았는데 많네요.”
- 오늘 금요일이나 토요일 아니잖아? 아무리 강남이라고 해도 목요일인데 이렇게 사람이 많다고? 미쳤네.
“요즘엔 목요일도 핫하다고 하더라고요. 클럽에도 사람 엄청 많다던데.”
- 야! 너도 클럽 좀 가고 그래. 나도 요즘 애들 노는 거 구경 좀 하게.
“그건 고민 좀 해봐야 할 것 같네요. 제가 요즘 너~무 유명해져서 진짜 큰일 날 수도 있어요.”
- 지랄을 한다.
“아~왜 또 욕을 하고 그러세요.”
- 왜?! 내 입으로 내가 하겠다는데 뭐?
“아으!”
그때 이찬수가 화제를 돌렸다.
- 그래서 네 담당 에이전트는 여자야 남자야?
“아직 모르겠어요. 이름으로는 남자 같지는 않은데······.”
- 그걸 미팅하는 날까지 모른다고?
“아니 그걸 어떻게 물어봐요? 좀 그렇잖아요.”
- 그렇긴 뭐가 그래? 카톡 프로필 사진은 확인 해봤어?
“보긴 봤는데, 죄다 음식사진이더라고요.”
- 그럼 사진을 받아 봤어야지! 야, 같이 일할 에이전트 얼굴도 모르는 게 말이 되냐?
“아직 확실하게 일하기로 한 거 아니잖아요? 오늘 미팅 해보고 괜찮으면 일하는 거잖아요.”
- 와~! 김상훈 얘 K리그에서 득점왕하더니 이제는 따박따박 말대꾸를 하네! 처음 봤을 때는 그렇게나 싹싹하던 놈이······.
“제가 언제 싹싹했다고 그래요? 이젠 기억조작을 하시네.”
한참이나 티격태격 하던 두 남자가 어느 순간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입을 다물었다.
- 상훈아, 보고 있냐?
“예······ 이찬수 선수도요?”
- 그래, 가서 말 좀 걸어봐.
“갑자기요? 제가 뭐라고 말을 걸어요?”
- 연예인 아니냐고 물어봐. 빨리!
“뭔 소리에요! 괜히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 받을 일 있어요?”
두 남자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에는 화려한 패션으로 한껏 치장한 매력적인 미녀가 걸어오고 있었다. 비율도 좋았고, 몸매는 더더욱 좋았다.
연예인, 특히 배우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이윽고 자리를 찾은 듯, 그녀가 어딘가로 걷기 시작했다.
또각! 또각!
- 어?! 이쪽으로 온다!
“에이, 딴 데로 가는 거겠죠.”
- 아니라니까! 방금 나랑 눈 마주쳤다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좀 그만 하세요 쪼옴! 무슨 귀신이랑 눈을 마주쳐요!”
- 아니라니까! 야! 그리고 귀신은 미녀랑 눈 좀 마주치면 안 되냐? 응? 꼭 그렇게 잔인하게 말을 해야 돼?!
“아니, 또 말을 왜 그렇게 하세요. 아오!”
- 응? 야야! 진짜 여기로 왔는데?
“예?!”
김상훈에 앞에 도착한 이서연이 손을 내밀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스포츠 투 소속 에이전트 이서연이에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김상훈이 습관처럼 자리에서 일어나서 손을 마주 잡았다. 동시에 입가에는 가식적인 미소를 짓고 눈웃음까지 살살 쳐댔다.
“하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커피는 어떤 걸 좋아하실지 몰라서 일단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시켜놓긴 했는데, 날씨가 추우니까 따뜻한 게 드시고 싶으시면 말씀하세요. 제 손이 또 굉장히 뜨거워서 커피 한 잔쯤은 금방 따뜻하게 만들어드릴 수 있거든요.”
“예? 아니에요. 저 아이스 아메리카노 좋아해요.”
악수를 하자마자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늘어놓는 김상훈의 행동에 이서연은 그만 웃음이 터져버렸다.
반면 이찬수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인상을 찌푸렸다.
- 주접을 떨고 있다. 어우! 이런 재수 없는 멘트에 웃어주는 거보니까 얘도 정상은 아닌 거 같은데? 상훈아 그리고 외모에 홀리지 마라. 에이전트는 무조건 일을 잘해야 돼. 알겠어? 내가 볼 때는 이 사람, 외모가 너무 화려해서 일은 못할 수도 있으니까. 축구 관련해서 좀 물어봐봐.
이찬수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물론 김상훈에게 외모가 아름답다고 일을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웬만한 연예인 뺨을 때릴 정도로 아름답다면?
생각을 달리 하게 된다.
김상훈 역시 오늘 처음 보는 그녀를 벌써부터 믿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래서 김상훈은 이서연에게 질문했다.
“혹시 저에 대해서 많이 알고 계신가요?”
김상훈의 질문에 이서연은 기다렸다는 듯 말을 시작했다.
“1991년 9월 3일, 현재 나이 28세. 서울 강북구에서 태어났고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축구를 함.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개인사정과 부상으로 축구를 그만 둠. 이후 군 제대를 한 뒤 인터넷 방송을 시작해서 최고의 BJ가 됨. 그러다 갑자기 인터넷 방송 풋살대회에 참여하게 돼서 활약을 함. 그 활약을 본 김신훅 선수의 추천으로 서울 유나이티드에 입단 테스트를 받게 됐고, 서울에 입단하게 됨. K리그 개막전부터 데뷔를 해서 시즌이 끝날 때는 59골 19어시스트라는 대기록을 세움. 리그 초중반 때는 체력이 약점이었지만, 리그 후반에 들어서는 체력도 어느 정도 보완한 모습을 보였음. 장거리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슈팅 능력과 최고 수준의 퍼스트 터치, 뛰어난 탈압박이 장점. 아,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양고기 등 육류는 거의 다 좋아함. 회는 싫어하지만 초밥은 좋아하는 특이한 입맛을 가지고 있음. 게다가······”
“그, 그만! 그만하셔도 돼요!”
김상훈은 속사포 랩을 하듯, 자신의 정보를 줄줄 읊어대는 이서연을 말렸다.
“와······.”
김상훈의 표정이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변해버렸다.
뭔가 민망하기도 했고, 자신에 대해서 이 정도까지 알고 있다는 것에 당황한 것이다.
“아니, 회를 안 좋아하고 초밥은 좋아한다는 거는 어떻게 아셨어요······?”
“김상훈 선수 유투브 전부 다 봤으니까 알죠.”
“예?! 그 많은 걸 다 보셨다고요?”
“네~!”
지금 이 순간 김상훈의 눈에는 발랄한 얼굴로 대답하는 이서연이 왠지 무섭게 보였다.
항상 귀신을 보고 있지만,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공포가 느껴졌다.
그때, 잠자코 있던 이찬수가 입을 열었다.
- 야······ 얘 진짜 정상 아니다.
이찬수의 그 말에 김상훈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근데 일은 제대로 하겠네.
이후, 이서연과 대화를 이어가던 김상훈은 깨달았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여자는 축구에 제대로 미쳐있는 사람이고, 정보력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방대한 사람이라는 것을.
“좀 더 꼼꼼하게 볼게요.”
“네! 천천히 살펴보세요.”
김상훈은 혹시나 불이익을 받을 것을 걱정하며 계약서를 꼼꼼하게 살펴봤다.
사륵-! 사라락-!
평소에는 덜렁대는 김상훈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계약서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봤다.
계속해서 시간이 흐르자 참지 못한 이찬수가 투덜댔다.
- 어우, 종이 찢어지겠다. 인마. 걍 계약 해. 대우도 좋고, 계약서에 아무 문제도 없구만. 저기 또라이 에이전트 씨도 믿을만한 것 같고.
“······.”
그러자 김상훈이 이찬수가 서 있는 곳을 바라봤다. 그 눈빛을 본 이찬수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김상훈을 봤다.
- 허! 야 너 지금 그 눈빛 뭐냐? 너 지금 나 의심했지? 내가 계약서를 제대로 안 보고 말한다고 생각했지? 엉?!
그런 이찬수의 말에 김상훈이 찔린 듯 고개를 홱 돌렸다.
- 어어?! 이 새끼 진짜였나보네? 야! 내가 인마 축구선수 경력이 얼만데! 이런 계약서는 눈을 감고도 읽고 작성할 정도야. 인마! 내가 첫 계약을 했을 때는 말이야······
고개를 돌린 채, 이찬수의 말을 듣던 김상훈이 이윽고 박수를 한 차례 치며 이서연을 바라봤다.
“계약, 할게요.”
“네, 그러면 여기······.”
계약을 마친 김상훈에게 이서연이 밝게 웃으며 물었다.
“혹시 배 안고프세요?”
“예?”
- 예는 뭔 예야 븅신아! 이런 미녀가 배고프냐고 물으면 바로 밥 먹으러 가자고 해야지! 네가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없는 거야.
김상훈은 귓가에 들리는 이찬수의 잔소리를 가볍게 무시했다.
무시할 만 했다.
그가 아는 이찬수는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해본 남자였으니까.
연애에 관해서는 오직 이론만 가득한 실전에는 약한 남자였으니까.
이찬수를 무시한 김상훈에게 이서연이 다시 물었다.
“제가 오늘 밥을 제대로 못 먹어서 너무 배가 고파서 그런데······ 우리 밥 먹으러 갈래요?”
“예. 가죠.”
***
강남역 근처 24시간 한우 전문 식당에 온 김상훈은 이서연과 함께 메뉴판을 바라봤다.
강남에서도 가격이 비싸기로 유명한 식당이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돈이 궁하지는 않았고, 많이 먹을 생각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서연의 표정이 이상했다.
마치 무언가를 걱정하는 표정이었다.
“여기 너무 비싸지 않아요?”
“괜찮아요. 어차피 24시간 하는 식당도 얼마 없기도 하고, 저는 밥은 맛있는 거 먹어야 되거든요. 그리고 제가 살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니 그게 아니라······ 제가 좀 많이 먹거든요.”
“예? 하하하! 괜찮아요. 잘 됐네요. 저도 잘 먹는데, 오늘 배터지게 한 번 먹어보죠.”
많이 먹는다는 이서연의 말에 김상훈은 웃음을 터트렸다. 너무나도 날씬한 그녀가 많이 먹어봤자 얼마나 먹겠냐는 것의 그의 생각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생각은 20분이 지난 뒤에 바뀌었다.
치이익-! 치익!
“제, 제법 잘 드시네요?”
“냠-! 제가 좀 많이 먹어요.”
이서연은 20분간 쉬지 않고 계속 고기를 먹고 있었다.
이미 그녀의 입속으로 사라져버린 고기만 8인분이 넘었다.
“하하······ 부담 갖지 마시고 많이 드세요.”
“그럼 진짜 부담 없이 먹을게요.”
이서연의 푸드파이팅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10인분, 13인분, 15인분······.
이쯤 되자 이찬수 역시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이서연의 식사를 바라봤다.
- 얘, 뭐냐? 도대체 저 많은 고기들이 어디로 들어가는 거야?
20분 전부터 배가 불러서 젓가락을 놓은 김상훈은 이제는 집게를 집고 이서연이 먹을 고기만 구워대고 있었다.
이서연은 그야말로 끝도 없이 먹었다.
“혹시······ 오늘 밥을 제대로 못 드셨다고 했는데, 몇 끼 드셨어요?”
“음······ 오늘은 바빠서 6끼 밖에 못 먹었어요. 제가 평소에는 훨씬 더 많이 먹거든요.”
“예······?”
그 이후에도 이서연의 식사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대, 대단하시네요.”
김상훈은 오늘, 정말 특이한 에이전트와 계약을 했다.
***
김상훈의 아파트 안.
넓은 아파트 안의 식탁에 앉은 김상훈은 반대편에 있는 이찬수와 진지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두 남자에게 평소와 같은 장난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이적할 팀을 정하는 중요한 상황에 장난을 칠 수는 없었으니까.
두 남자는 축구에 관해서는 한없이 진지해지는 프로였으니까.
- 이제 4팀 정도로 줄이긴 했는데, 하······ 다 매력적인 팀이라 어렵네.
“그러니까요. 너무 고민되네요.”
-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되는 건 팀에서 너를 얼마만큼 원하냐는 거야. 그리고 그 팀에서 네가 뛸 자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아주 중요해.
“예. 맞죠. 일단 저는 경기를 많이 뛸수록 성장하니까요.”
- 그런 면에서 레알과 바르셀로나는 너에게는 조금 안 맞을 수 있어. 네가 언제 기회를 얻을 지도 모르고, 기회를 얻게 돼서 한 두 경기 잘한다고 해도 그 이후에도 너를 기용한다는 확신이 없어.
“레알이나 바르샤는 선수층이 너무 두터워서 문제죠.”
- 그래. 네가 뛸 수 있으면서도 배울 것도 많은 그런 팀을 선택하는 게 가장 좋을 텐데······.
“만약 이찬수 선수가 제 상황이라면 어디로 가실 거예요?”
- 나? 나는 아무데나 갈 거 같은데? 어차피 어딜 가든 내가 다 씹어 먹을 거니까.
“하긴 이찬수 선수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요.”
- 그래서 이제 슬슬 어디로 갈지 정해졌어?
“예. 확실히 이찬수 선수랑 얘기를 하고 나니까 어디로 갈지 마음을 좀 정했어요.”
- 그래서 어디로 갈 건데?
내로라하는 많은 팀에서 이적제의가 온 상황.
그런 상황에서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는 일이다.
김상훈 역시 많은 고민을 했고, 결국 지금 이 순간 마음을 굳히는 것에 성공했다.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