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 새로운 지구의 수호신
180. 새로운 지구의 수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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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주와 은순이가 바삐 움직이는 것처럼, 바오와 드라쿨, 호이, 셋도 지구를 들어온 침략자 사냥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냄새가 난다, 내 후각이 말하고 있다. 저쪽에서 구린내가 지독하게 풍긴다.』
“냄새로 놈들을 찾는다고? 게다가 개과 동물도 아닌 팬더가 냄새? 가만히 있어서 이 정신나간 팬더 놈아!”
세주와 은순이와 달리, 바오와 드라쿨은 팀을 꾸려서 움직였다.
『뭐라? 나보다 서열도 낮은 놈이 지금 내 말에 대꾸해? 』
“서열을 떠나서 말 같은 소리를 해야 듣지, 최초 초월의 격을 쌓은 놈들이 숨었는데 냄새로 찾는 게 맞다고 생각하냐? 그리고 대체 언제까지 서열로 그딴 소리를 할 셈이지? 지금이라도 서열 정리를 다시 해볼까?”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안 그래도 모기 네놈의 기강을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거든. 』
“네놈과 뜻이 통하는 날이 올 줄이야, 오래 살고 볼 일이군.”
둘은 서로를 향해서 으르릉거리면서 당장에라도 서로를 죽일 듯 바라봤다.
그때, 둘 사이에 바다처럼 푸른 머릿결을 가진 미녀가 끼어들었다.
“안돼! 은순이 님이 싸우지 말라고 했어!”
은순이를 무서워하는 호이였다.
드라쿨과 바오 뿐만 아니라 호이까지 포함에서 셋이서 팀을 꾸려서 움직였다.
셋이 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위험이 있을 수 있었다.
잔챙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지구를 침략한 존재들이 초월자나 하급 신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순이의 판단하에 셋은 팀을 꾸려서 움직이기로 했다.
『후 ······, 흥이 식었다. 서열 정리는 나중에 하기로 하지. 』
“알겠소, 호이양 말에 따르겠소.”
바오와 드라쿨은 호이의 말에 군말 없이 따랐다.
강하온의 딸이며 나래의 동생의 포지션인 호이의 서열은 두말할 것 없이 둘보다 높았다.
물론, 둘이 호이의 말을 따르는 이유는 판이하였지만 말이다.
“그런데 호이가 생각할 때는 바오가 말한 저쪽이 아니라, 저쪽인 거 같아!”
둘의 다툼을 멈추게 한 호이는 바오가 가리킨 반대쪽을 보면서 말했다.
이어서 드라쿨이 호이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역시 호이양은 똑똑하오, 제 생각에도 저쪽에 적이 있는 거 같소. 저 팬더가 가리킨 곳이 아니라.”
“진짜?”
“그렇소.”
『지금 나를 화나게 하려고 작정한 거냐? 모기 네놈도 무작정 받아주지 마라, 지금 같은 위험한 상황에 말이야.』
바오는 호이의 말이라면 전부 수긍하는 드라쿨과 드라쿨의 태도에 좋아하는 호이를 보자 짜증이 솟구쳤다.
“응? 호이 말이 틀린 거야?”
바오에 말에 호이는 어깨를 움츠러들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인간들 사이에서 더불어 살아온 호이의 지능은 비약적으로 증가했고, 이제는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그 뜻을 알아들었다.
“그럴 리가 있겠소? 호이 양 말은 맞았소, 틀린 건 저 멍청한 팬더 녀석이지.”
『······진짜 싸우자는 거냐?』
이쯤 되자 바오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진짜로 드라쿨과 사달을 낼 생각으로 으르렁거렸다.
어차피 그가 두려워하는 건 강하온 말고는 없었다.
“설마 내가 아무 생각도 없이 네 놈을 화나게 하려고 호이양의 말에 동의했다고 생각하냐?”
『······.』
당장에라도 전투 모드인 수인 형태로 모습을 변화하려던 바오는 멈칫했다.
“후 ······,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 보니 그게 맞네.”
드라쿨은 바오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쪽이라고 한 이유나 당장 말해봐라, 이해가 안 되는 개 같은 이유를 말했다가는 네놈의 혀에 죽창에 꽂힐 줄 알아라. 』
바오가 발끈하며 말했고, 드라쿨은 그런 바오를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당당하게 말했다.
“이 몸을 누구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혈마법이라는 새로운 마법을 창시한 존재다.”
그렇다, 현재 드라쿨이 강하온네 집 야간 경비를 하고 있지만, 그는 밤의 귀족이라 불리는 뱀파이어의 시조이다.
게다가 그는 드래곤 중에서도 지식이 뛰어난 실버 일족과 쌍벽을 이루는 골드 일족의 피를 흡수하고 그 재능을 얻었다.
실버 일족은 물론, 역대 드래곤 중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은순이와 비견할 수는 없지만, 드라쿨의 마법적 재능은 대 마도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정도였다.
하나의 마법을 창시하는 것은 그만큼 대단한 일이었다.
“응?”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 본론이나 말해라.』
물론, 그의 대단함을 알아줄 존재는 앞에 없었다.
고개를 갸웃하는 호이와 귀찮다는 듯 대답을 요구하는 바오를 보며 드라쿨은 한숨을 내쉬었다.
“마법으로 이질적인 피의 기운을 찾아냈다, 그리고 마침 이질적인 피의 기운을 가진 녀석이 호이양이 가리킨 곳이 있었다.”
“역시! 호이의 말이 맞았어!”
“그렇소, 호이양은 감이 아주 좋은 거 같소.”
드라쿨의 말을 듣자, 호이는 기분이 좋은 듯 웃었다.
『네 말이 맞는지는 일단 가서 놈들을 확인하면 알겠지.』
바오는 좋아하는 둘을 못마땅하게 보면서 말했다.
“굳이 확인해야 아나 싶지만, 일단 가서 보면 알겠지.”
드라쿨은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는 이미 은순이처럼 일정 범위에 있는 침략자를 전부 발견했다.
그리고 바오가 가리킨 쪽에도 몇 놈이 있었지만, 굳이 그쪽에 있다는 말을 하지 않은 건 비밀이었다.
번쩍-!
그들은 드라쿨의 마법을 통해서 자신이 찾은 침략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고, 순신각에 상당히 멀리 떨어진 숲속 상공에 도착했다.
“저기 보이나? 설마 저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는 않겠지?”
드라쿨은 아래 보이는 숲 한쪽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바위 위에 늑대 한 마리가 엎드려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그 늑대의 크기가 심상치 않았다.
웬만한 집보다 큰 덩치를 자랑했다.
게다가 늑대를 중심으로 숲이 죽어가고 있었다.
그 기운으로 보아, 드라쿨은 늑대의 정체를 눈치했다.
“저기 저 흉수를 말이야.”
그렇다.
거대한 늑대의 정체는 타락한 신수인 흉수였다.
드라쿨은 바오의 기를 죽일 생각으로 의기양양하게 말했지만, 드라쿨과 예상과 달리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흉수를 보는 순간, 전투 모드인 수인 형태로 변한 바오가 황금 죽창을 들고 빠른 속도로 날아갔기 때문이다.
“저 미친 곰탱이 새끼가······.”
바오의 일족이 흉수한테 몰살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드라쿨로서는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게, 자신들이 움직이는 이유는 명확했다.
침략자들이 행동을 개시하기 전, 최대한 조용히 많은 침략자를 처리하는 거였다.
그런데 지금 바오의 행동은 그 모든 걸 무시하겠다는 거나 다름 없었다.
이대로 바오의 공격이 시작되는 순간, 강력한 기운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숨죽이고 있는 침략자들이 경각심을 가질 것이다.
“아직 기회는 있다.”
드라쿨은 상황을 냉정히 파악했다.
흉수는 아직 바오의 기척을 눈치채지 못했다. 아니 조금 전 파악했다.
잠을 자던 놈이 대가리를 들었다.
크르릉-.
흉수는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리면서 거대한 몸을 일으켰다.
이대로 둘이 부딪히는 순간, 그 여파가 멀리까지 퍼질 것이다.
그것만은 막아야 했다.
“저 곰탱이 새끼, 왜 이렇게 빠른 거야.”
드라쿨은 자기 생각보다 훨씬 빠른 바오를 보며 욕했다.
혈기를 사용해서 결계를 만들려고 했지만, 이미 바오는 거대한 늑대 흉수의 입에 창을 들이밀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걱정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해결 됐다.
지잉-!
순식간에 일대에 푸른 빛의 장막이 생겨났다.
힘이 차단하는 결계였다.
“호이 양? 이런 것도 할 줄 알았습니까?”
드라쿨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
일단 호이가 만든 결계는 자신이 만든 것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견고했다.
물 속성 마나의 성질 덕분이었지만, 그래도 대단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드라쿨이 놀란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속도!
분명 자신과 비슷하게 준비를 했는데, 호이가 더 빨랐다.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응! 은순이 님한테 배웠어! 호이는 이렇게 해주면 된다고 했어!”
드라쿨의 놀란 모습에 호이는 뿌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 ······, 그렇군요.”
드라쿨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호이가 혼나듯 은순이한테 끌려간 게 사실은 혼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나 잘했어?”
“잘하셨소.”
칭찬을 바라는 호이의 모습에 드라쿨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쿵-!
그때, 밑에서 무엇인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드라쿨이 시선을 돌린 곳에는 말리 비틀어져 죽은 늑대 흉수가 보였다.
‘저 늑대랑 원수라도 졌나?’
드라쿨은 시선은 늑대 흉수가 아닌 바오에게 향했다.
전투가 끝난 지금에도 바오에게서는 살벌한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이봐! 곰탱이!”
그래도 드라쿨은 할 말은 할 생각이었다.
지금 독단적인 바오의 행동은 분명한 잘못이 있었다.
『 ······미안하군, 앞으로는 조심하겠다. 』
“크흠, 알았다.”
진지한 바오의 사과에 드라쿨은 하려고 했던 말을 집어넣고, 헛기침과 함께 사과를 받아들였다.
『바로 다음으로 움직이지.』
“알았다.”
드라쿨도 평소와 다르게 바오의 말에 별다른 대꾸 없이 대답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비오의 모습에 그 역시 당황스러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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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향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가이아의 아름다운 공간.
『호호호호!』
가이아는 자신의 앞에 있는 연못을 보면서 흡족하게 웃었다.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흡사 미친년과 다름 없지만, 그녀가 이러는 이유는 있었다.
『아주 훌륭하구나.』
그녀가 보는 연못에는 은순이, 세주, 드라쿨, 바오, 호이까지.
지구의 침략자를 처리하는 다섯의 모습이 보엿다.
그녀는 그들이 조용히 침략자를 처리하는 모습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저 둘은 엄청나, 저 둘이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어. 』
가이아는 처음에 다섯을 전부 믿지 않았다.
침략자 중에는 아주 강력한 신격을 가진 존재도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으니까.
그래서 그녀의 목적은 애초부터 강하온이 올 때까지 그들이 시간을 벌어주기를 원했다.
그런데 은순이와 세주의 강함은 그녀의 예상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
『나도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
가이아는 원래 최후의 보류로 아껴뒀던 힘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대들에게 특별히 내 가호를 내리도록 하겠다. 』
가이아는 다섯에게 가호를 내렸다.
이제 다섯은 강하온처럼 지구를 지킬 때, 더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렇다, 말이 축복이지 사실은 지구를 지키라는 족쇄였다.
가이아는 지구를 지키는 수호자가 여럿 생겼다는 사실에 기분 좋게 웃었다.
콰앙-!
그때, 멀리서 뭔가 터지는 소리에 그녀의 웃음이 그쳤다.
원래 그녀의 공간에서는 들려선 안 될 소리, 하지만 그녀는 딱히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제는 어떠한 이유에서 그런지 알았기 때문이다.
『대체 무슨 요리를 하는 데 폭발이 일어나는지 ······.』
뭔가 터트리는 소리를 낸 주범은 한빛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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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의 동료들로 인해 순조롭게 지구의 침략자는 제거 되고 있었다.
이대로 간다면 아무런 피해도 없이 모든 침략자를 제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지구를 넘어온 침략자들 사이에서도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