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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178화 (176/186)

178. 가이아의 제안

178. 가이아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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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나는 갑작스러운 들려온 목소리에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금방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당신이 가이아인가요? 그냥 속으로 생각했는데 이렇게해도 들리나요?’

한빛나는 이미 자신이 가이아의 파편이라는 사실을 들어서 알았다.

의념을 보낸 대상이 가이아라거 추측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 내가 가이아다. 지구를 지키는 신이기도 하지.』

가이아 역시 그리 놀라지 않았다.

보통 인간이라면 놀랐을 테지만, 강하온의 아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

『아이야, 나는 그 수인 꼬마를 도와줄 수 있단다. 내게 도움을 받겠느냐?』

가이아는 한빛나가 자신의 제안을 받길 바라며, 넌지시 제안했다.

그녀는 당연히 한빛나가 자신의 제안을 받을 거로 생각했지만, 한빛나는 그녀의 예상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자꾸 아이라고 하는데 내가 그쪽 아이는 아니거든요? 한빛나라고 해주세요, 그리고 일단 얘기는 레아가 잠든 뒤에 합시다.’

『뭐, 뭐라?』

일방적인 한빛나의 말에 가이아는 당황스러웠다.

이미 자신이 누구인지 다 들었을 텐데, 지금 말하는 것을 보면 동네 아줌마 대하듯 자신을 대하고 있었다.

‘못 들었어요? 일단 얘기는 레아가 잠든 뒤에 하자고요.’

『······알았다.』

한빛나의 이어지는 말에 가이아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어이가 없었지만, 화를 내거나 할 수는 없었다.

상대는 강하온의 아내, 괜히 건들였다가는 지금 지구에 들어온 놈들보다 더 위험을 초래할 수 있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행동은 하나였다.

‘끼리끼리 만난다고 하더니, 저런 인간 연놈들은 상종을 말아야지.’

가이아는 속으로 강하온과 한빛나, 둘을 욕하면서 이번 일이 다 해결되면 다시는 만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거기 있어요?’

잠시 후, 나래와 레아를 다시 잠을 재운 한빛나는 속으로 가이아를 불렀다.

‘이렇게 하는 게 아닌가?’

『······들린다.』

마음 같아서는 대답하고 싶지 않은 가이아였지만, 사랑하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한빛나의 힘이 필요했다.

‘들리면 일찍 대답하지, 왜 이렇게 대답이 굼떠요? 그보다 레아의 문제에 대해서 안다고 하셨는데, 대체 왜 자꾸 악몽을 꾸는 거예요?’

한빛나의 꾸중에 가이아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따로 없었다.

그녀는 꾹 참으며 한빛나와 대화를 이어갔다.

선심 쓰듯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했지만, 정작 아쉬운 것은 가이아 그녀였다.

『수인 꼬마가 악몽을 꾸는 이유는 그 아이의 몸에 흐르는 피 때문이다.』

‘피? 그게 무슨 말이에요? 자세히 좀 말해봐요.’

『······.』

한빛나의 타박에 가이아는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물론, 그것을 따로 표현할 방법은 없었다.

그녀는 빨리 한빛나와 대화가 끝나기를 바라면서 한빛나의 물음에 대답했다.

『그 수인 꼬마가 신수의 피를 이은 것은 알고 있나? 아니다, 모르겠군.』

‘······.’

한빛나는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가이아의 말에 발끈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가이아의 말이 맞았으니까.

가이아는 그런 한빛나의 태도에 뿌듯해하며 말을 이어갔다.

『조금 전에도 말했듯, 수인 꼬마의 몸에는 신수의 피가 흐르고 있다. 그것도 아주 진하게, 육체를 잃고 정신만 남은 꼬마의 선조한테는 아주 반가운 일이지.』

‘그 말은 지금 레아의 선조라는 존재가 레아의 몸을 노린다는 건가요?’

『맞다, 심지어 그 짐승 녀석은 현재 지구에 있다. 저 꼬마 수인의 몸을 빼앗기 위해서 지금도 이곳저곳에서 찾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가······.’

레이나는 선조가 후손의 몸을 강제로 차지하려는 상황에 경악했지만, 가이아는 그러지 않았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녀에게 지금 같은 상황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실제 지구에서도 과거 그런 일이 일어난 적이 많았으니까.

‘어떻게 해야 하죠? 어떻게 해야 레아를 악몽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몸을 지킬 수 있어요?’

『지금 내가 있는 공간에 있다면 그 짐승 녀석도 꼬마 수인을 노리지는 못할 거다』

‘원하는 게 뭔가요?’

한빛나는 가이아가 원하는 게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강하온에게 들었기 때문이다.

지구의 성계신인 가이아는 이기적이라고.

그런 그녀가 아무런 원하는 것도 없이 이렇게 행동할 리가 없었다.

『이런 건 시원시원해서 좋구나, 내가 원하는 건 지구를 침략한 존재들의 처리를 너희가 해줬으면 한다.』

한빛나는 가이아가 뭘 원하는지 알았다.

누군가를 잡아야만 했고, 그건 자신이 아니라 집에 있는 식구들의 힘이 필요한 일이었다.

‘이건 저 혼자 결정한 문제가 아니에요, 일단 다 같이 물어보고 결정할게요.’

『그렇게 해라, 그들도 전부 동의할 거다.』

‘그런 일단 말해봐야 알죠.’

한빛나는 아직 모른다고 했지만, 가이아는 강하온네 집에 있는 식구가 전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확신했다.

그들의 목적은 한빛나를 비롯한 아이들의 안전, 그렇게 생각했을 때 가이아의 공간처럼 안전한 곳은 없었다.

태초신의 파편으로 숨었기 때문에 강하온도 찾을 수 없었으니까.

가이아는 당연히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알고 천천히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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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나는 가이아와 대화가 끝난 직후, 은순이와 세주, 드라쿨과 바오, 호이까지 집안 식구를 전부 들렀다.

“이제 전부 모였으니까 얘기할게요.”

한빛나는 거실에 모인 집안 식구들을 보고, 가이아와 했던 대화에 관해 말해줬다.

“가이아가 제안했다고?”

『한 차원의 성계신이라는 자가 인간에게 도움을 요청할 줄이야.』

“성계신이라고해도 별거 없군.”

『아주 제대로 똥줄이 탄 모양이네.』

은순이를 비롯한 식구들은 신기하단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한빛나는 넷에게 의견을 구했다.

결국, 가이아의 제안을 받아들이려면 넷이서 다른 차원의 존재를 움직여서 처치해줘야 했다.

“당연한 얘기를 묻는군.”

은순이의 말에 다른 셋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뭘 고민하지? 가이아의 제안을 받아들여라, 우리도 너희가 안전한 편이 마음에 편하니까.』

세주의 말에 전부 동의했다.

무언가를 지키면서 전투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오히려 한빛나와 아이들이 안전한 곳에 있다면 넷은 더욱 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알았어요, 그러면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할게요.”

한빛나는 곧바로 가이아에게 자기 뜻을 전했고, 거래는 성립됐다.

그렇게 한빛나는 나래, 레아, 호이와 가이아의 공간으로 떠나려는데 일이 생겼다.

“호이는 안 가겠다고?”

“응! 나도 같이 싸울 거야!”

호이가 자신은 이곳에 같이 가지 않고, 이곳에 남아서 전투에 참여하겠다고 한 것이다.

“호이야, 이건 놀이가 아니야. 진짜 위험한 일이야.”

한빛나는 호이에 대해 다 알고 있었지만, 짧은 시간 동안 진짜 가족이라 생각하고 호이를 대했다.

그래서 진심으로 걱정하며, 호이를 어르고 달했다.

“호이도 알아! 호이도 도와줄 수 있어! 호이도 강하니까!”

하지만 호이는 좀처럼 뜻을 바꾸지 않았다.

실제로 호이가 한 말은 틀린 게 없기도 했다.

호이는 원래 지구에서 바다의 신으로 추앙받던 트라이던트의 힘과 원시의 신 노디소프 둘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해룡의 심장을 먹음으로써 자연스럽게 초월한 신체를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호이는 영역도 전개할 수 있었다.

물론, 그것은 세주가 가진 번개의 창, ‘아스트라페’처럼 트라이던트의 도움이기는 했지만, 호이는 강했다.

피의 신 블미르의 힘을 가진 드라쿨이나, 숲의 신 엘디어스의 힘을 얻은 바오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힘을 가졌다.

“호이가 도와주면 다들 다치지 않을 거야.”

호이 역시, 데미안의 습격 때 많은 것을 느꼈다.

힘이 없어서 누군가를 잃은 뒤로 트라이던트의 도움으로 꾸준히 힘을 키워왔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렇기에 절대 이번에는 자기 뜻을 꺾을 생각이 없었다.

“후······, 대신에 절대 위험하게 행동하면 안 돼.”

한빛나는 호이의 뜻을 절대로 꺾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호이의 뜻대로 해주기로 했다.

“응! 조심할게!”

“호이를 잘 부탁해요.”

“걱정하지 마라.”

한빛나는 은순이한테 인사를 하고는, 나래랑 레아와 함께 가이아가 있는 공간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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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 정확히는 태초신의 파편을 노리고 지구로 넘어온 존재는 꽤 많았다.

그중에는 누스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신격을 지닌 존재도 있었고, 그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한 차원의 지배자가 돼도 부족하지 않은 강자가 즐비했다.

그 외에도 위에 두 부류에 속하지 못하는 약자지만 넘어온 존재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 공통점은 존재했다.

『왜 가만히만 있냐? 이곳에 온 이유가 석상이라도 되고 싶어서인가?』

『사돈 남 말 하는 군, 네 놈은 오기 전에는 금방이라도 태초신의 파편을 노리고 움직일 것처럼 행동하더니 이곳에 놀러 온 건가? 주위를 살피기만 하는군.』

『흥, 나는 겁먹는 네놈과 다르게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괜히 먼저 튀어 나갔다가 다른 놈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으니까, 일종의 전략적 후퇴랄까?』

『누가 개새끼 아니랄까 봐 개소리를 지껄이는군.』

차원이 열렸을 때만 해도 당장에 가이아를 노리고 움직이려고 했던 존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전부 기운을 숨기고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지금 상황에는 특정 무리를 짓는 존재들을 제외하고 모두가 적이었다.

심지어는 무리를 지은 존재들 조자 일시적인 동맹 관계다.

이런 상황에서 먼저 움직이는 것은 그들은 전부 적으로 돌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바르센 차원에서 넘어온 엘프 초월자 로빈과 늑대인간 초월자 타르잔 역시 많은 침략자 중 하나였다.

『됐고, 누구 하나라도 움직이면서 혼란스러워졌을 때 바로 움직인다.』

『당연한 소리를 하는 군, 알고 있으니까 기운 갈무리나 잘해라.』

그들은 당장에라도 움직이고 싶었지만, 결국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지구를 넘어온 존재 중에 가장 강하다고 해도 움직이는 것이 부담스러운데, 그들은 약한 축에 속했다.

그래서 숨죽여 기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렇듯 침략자들이 숨직이고 있을 때, 움직이는 존재들이 있었다.

『개나 소나 정신을 못 차리고 덤벼드는 꼴이군,』

로빈과 타르잔, 두 초월자를 지켜보는 이는 가이아와 계약을 하고 침략자 사냥을 하러 나선 세주였다.

『고작 초월자 둘이서 태초신의 파편을 노리겠다고 넘어온 건가?』

세주는 어이 없다는 듯 숨어있는 로빈과 타르잔을 쳐다봤다.

그도 그럴 게, 태초신의 파편을 노리고 넘어온 존재들은 대부분이 신격을 얻은 존재들이었다.

그런데 고작 초월자라니, 둘이 힘이 약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불 속에 달려드는 불나방이랑 다를 게 없는 행동이었다.

『뭐,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네.』

세주는 잠시 생각해보니 둘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태초신의 파편은 그만큼 탐나는 보물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만한 대가는 충분히 받아야지.』

세주가 자리에서 번쩍이는 뇌전과 함께 사라졌다.

서걱-!

그리고 동시에 로빈과 타르잔, 둘의 머리와 몸이 분리됐다.

보물을 노린 대가는 목숨이었다.

초월의 격을 얻은 존재치고는 초라한 죽음이었다.

『빨리 다른 날파리도 잡으러 다녀야겠군.』

세주는 곧바로 다음 침략자를 잡으러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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