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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173화 (173/186)

173. 나래의 하루

173. 나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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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하루가 끝났네.”

신화 아카데미 어린이반 교사인 한지민은 오후 4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보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요새 큰 사건이 좀 많았는가, 학예회 광인 습격 사건에다 전 세계가 갑자기 멸망한 뻔한 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물론, 전부 강하온 덕분에 넘어갈 수 있었다.

하여튼 그래서 그런지 조용히 하루가 넘어가면 만족스러웠다.

“······그나저나 괜찮은 거 맞겠지?”

조금 전까지 하루 일이 끝났다는 생각에 밝았던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요새 그녀에게 생긴 큰 고민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의 걱정거리가 있는 어린이반으로 향했다.

“······.”

잠시 후, 어린이반 앞에 도착한 그녀는 멈춰섰다.

안에서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렸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창 밖으로 안을 들여다봤다.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자기에게 고민을 준 대상에게로 향했다.

바로 나래였다.

나래는 환하게 웃으며 놀았고, 나래의 곁에는 같이 웃고 떠드는 반 아이들이 가득했다.

별문제 없이 잘 노는 모습이었지만, 한지민에게는 그러한 모습이 걱정거리였다.

“평소보다 너무 밝아.”

교사도 사람이었다.

모든 아이에게 평등하게 관심을 가져야하지만, 사람인지라 특별히 신경 쓰는 아이가 생각난다.

나래는 항상 밝아서 반 분위기를 좋게 만들고, 말도 잘 듣고, 거기에 귀엽기까지 했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녀의 관심은 나래에게 더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눈에는 미묘한 다름이 느껴졌다.

지금의 나래는 평소보다 유독 밝았다.

마치 일부러 밝은 척을 하는 것 같달까? 그런 느낌이었다.

단순한 느낌만이 아니었다.

“레아나 호이가 저러는 걸 보면 무조건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해.”

나래의 동생인 레아와 호이, 둘은 교사인 자신의 눈치도 보지 않은 어린이반 유일의 골칫덩이 둘이다.

그런데 그 둘이 며칠 전부터 나래 눈치만 계속 보고 있었다.

“으음, 단순히 출장 간 게 아닌가?”

한지민은 나래가 달라진 이유를 생각했다.

며칠 전, 강하온이 찾아와서 출장 때문에 다음 주까지는 못 온다고 했었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는 나래의 이모가 대신 데리러 오고 있었다.

“다음 주에도 그러면 상담을 진행해봐야겠네, 아니면 가정 방문이라도.”

그녀는 일단은 더 지켜보기로 하고,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애들아, 주말에도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월요일에 보자.”

한지민은 간단하게 종례를 마치고, 이미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을 도와서 하원을 도왔다.

그렇게 하나둘, 아이들이 빠지고 어느새 나래도 밖으로 나왔다.

“은순이 이모!”

나래는 자신을 데리러 온 은순이를 보자, 뛰어서 달려들었다.

확실히 강하온이 떠나기 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나래가 은순이를 불편해한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달려가면서 반길 정도는 아니었다.

“어, 어······.”

은순이는 그런 나래를 어색하게 웃으면서 안아줬다.

이러한 은순이의 모습도 평소와 달랐다.

그녀는 강하온이 떠난 뒤, 달라진 나래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이렇듯 나래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나래의 변화에 전부 눈치를 보고 있었다.

‘으윽, 숨 막혀······.’

그건 나래가 갑자기 은순이의 품에 안기면서 그사이에 껴버린 바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가장 많은 시간을 붙어 있는 바오였기 때문에 눈치를 많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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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의 저택 마당.

그곳에는 작은 포탈이 생겨 있었다.

강하온이 이동한 차원의 통로로, 은순이가 강제로 연결해놓은 곳이었다.

이곳은 안정적으로 강하온이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만큼, 경비를 서고 있었다.

경비를 서는 존재는 검은 망토를 걸친 미남, 드라쿨이었다.

“상당히 늦는군.”

드라쿨은 작은 포탈을 보고 중얼거렸다.

강하온이 돌아온다고 약속하고 떠난 7일째였다.

그는 강하온이 일주일이 걸린다고 했지만, 솔직히 삼일 정도면 돌아온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만큼 강하온의 강함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뭔 일이라도 생긴······.”

중얼거리던 드라쿨은 멈칫했다.

“······이 몸이 그 녀석을 걱정한다고?”

자기 자신도 모르게 강하온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럴 리가 없지, 내가 그 녀석을 기다리는 이유는 피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드라쿨은 애써 자신의 마음을 속이며 포탈을 지켰다.

“드라쿨 삼촌!”

잠시 후, 집에 도착한 나래는 마당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드라쿨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오늘도 힘차군, 잘 갔다 왔나?”

강하온이 떠난 뒤, 나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항상 마당의 포탈을 확인하러 왔다.

그리고 언제 강하온이 올지 몰랐기 때문에 포탈 근처인 마당에서 놀았다.

그러다 보니 둘은 부쩍 친해졌고, 드라쿨은 자연스럽게 나래에게 인사했다.

“네!”

“그래? 훌륭하군.”

드라쿨은 힘차게 대답하는 나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칭찬했다.

그 와중에도 나래를 배려해서, 자신의 차가운 손을 혈기를 사용해서 따듯하게 만들었다.

단순히 친해진 것도 있었지만, 드라쿨은 나래가 마음에 들었다.

나래와 호이, 유일하게 강하온의 저택에서 자신을 무시하지 않는 둘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강하온에게 나래는 무조건 지켜야 할 대상이라고 세뇌 아닌 세뇌를 당한 이유도 있었다.

“그 인간 교사와 어린 인간들하고 잘 지냈나?”

“네! 오늘은······.”

나래는 드라쿨의 옆에 딱 달라붙어서 오늘 아카데미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떠들었다.

그러면서도 나래의 시선은 포탈로 향했다.

“잘했다, 네 아빠가 돌아오면 아주 좋아할 거다.”

“헤헤.”

드라쿨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하자, 나래는 기분이 좋은지 배시시 웃었다.

“드라쿨 삼촌.”

“뭐냐?”

“오늘 아빠 와요?”

“······크흠.”

나래의 질문에 드라쿨은 멈칫했다.

대답하기 참 곤란한 질문이었다.

그 역시 조금 전까지 강하온이 왜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찌 답을 알겠는가.

하지만 조금 생각해보니 답은 금방 나왔다.

“당연하지, 네 아빠는 오늘 돌아올 거다.”

드라쿨은 확신에 차서 대답했다.

그가 아는 강하온이라면 무조건 약속을 지킬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약속을 지켜낼 절대적인 힘이 있었으니까.

“진짜요?”

나래는 눈이 동그랗게 변해서 되물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드라쿨이 아닌 뒤쪽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그래, 아빠는 이따가 엄마랑 같이 올 거다.”

대답을 한 사람은 은순이었다.

“그러니까 밥부터 먹고 기다릴까? 아빠가 밥 꼬박꼬박 챙겨 먹으라고 했잖니.”

“네!”

은순이의 말에 나래는 불안감이 사라졌는지, 힘차게 대답했다.

“어떤 음식을 먹고 싶니?”

“오므라이스!”

나래는 강하온이 아침에 자주 해주던 오므라이스가 생각났다.

“알았다, 오늘은 특별히 같이 만들자꾸나.”

은순이는 나래의 기분도 풀어줄 겸, 평소처럼 시켜먹지 않고 직접 음식을 만들기로 했다.

그 말에 드라쿨이 다급하게 외쳤다.

“자, 잠깐! 실버 드래곤 그게 무슨 말이냐? 직접 요리를 하겠다는 말이냐? 그런 생각이라면 당장 접어라.”

“······지금 그게 무슨 말이냐.”

은순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드라쿨을 노려봤다.

그 모습에 드라쿨은 움찔했다.

이미 몇 번 은순이한테 얼려 죽을 뻔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저 푸른 눈동자만 보면 등골이 서늘해졌다.

하지만 그래도 이 상황을 그냥 있을 수는 없었다.

“······몰라서 묻는 건가? 이번에도 집을 용암 구덩이로 만들 생각인가?”

그도 그럴 게, 이미 은순이는 전적이 있었다.

케이크를 만들겠다고 집을 용암 구덩이로 만들지 않았는가? 당시에 잠을 자던 드라쿨은 용암으로 들어가서 그대로 죽을 뻔했었다.

“······.”

드라쿨의 직설적인 말에 은순이는 말문이 턱 막혔다.

“밥은 내가 직접 하겠다.”

“뭐, 네가? 피만 빨아 먹던 네가 하겠다고?”

은순이는 어이가 없었다.

“적어도 네가 하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 걱정하지 말아라. 꼬맹이, 오므라이스면 되는 건가?”

드라쿨은 은순이를 무시하고 나래한테 시선을 돌렸다.

“네!”

“알았다, 금방 해줄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라.”

드라쿨은 양팔을 걷으면서 부엌으로 향했다.

“어디 얼마나 잘 하나 지켜보지.”

은순이는 그런 드라쿨의 뒷모습을 노려봤다.

그리고 이상하게 만든다면, 그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그녀는 나래를 안고서 식탁에 앉아서 드라쿨의 요리를 지켜봤다.

“칼을 잡은 것도 오랜만이군.”

드라쿨은 식칼을 만지면서 옛 기억을 떠올렸다.

그것은 그가 뱀파이어가 되기 전, 하급 마족일 때의 시절이었다.

몽마의 능력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던 돌연변이 인큐버스였던 드라쿨은 과거에 안 해본 일이 없었다.

그중에는 요리도 있었다.

“회오리 오므라이스? 이게 좋겠군.”

드라쿨은 너튜브를 사용해서 오므라이스를 만드는 법을 찾은 뒤, 곧바로 음식 만들기에 돌입했다.

탁탁탁-!

드라쿨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야채를 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강하온과 비교해도 부족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능숙했다.

“우와! 드라쿨 삼촌, 엄청 잘해요!”

나래는 그런 드라쿨의 모습을 즐겁게 쳐다봤다.

“······제법이네.”

한소리 하려고 기다리고 있던 은순이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못한다고 하기에 드라쿨의 칼질은 그녀가 봐도 능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게 전부일 거라고 생각했다.

피밖에 먹지 않은 뱀파이어가 인간의 음식을 잘 만들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천재라 불리는 자신도 잘 해내지 못한 것이 인간의 요리였으니까.

“우와!”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빗나갔다.

회오리가 돌아가는 모습의 계란 지단, 거기에 약간 붉은 빛의 오므라이스 소스까지.

드라쿨은 단순히 칼질만이 아니라 깔끔하게 요리를 완성해냈다.

냄새만으로도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엄청 맛있어요!”

“맛있다!”

“나두! 드라쿨 맛있어!”

실제로 나래를 물론, 레아와 호이까지 전부 맛있게 드라쿨이 만든 오므라이스를 먹기 시작했다.

“······맛있네.”

은순이는 인정하기 싫었지만, 음식은 진짜 맛이 있었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잖아.”

드라쿨은 처음으로 은순이를 이긴 거 같은 기분에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그렇게 강하온이 없는 저녁식사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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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완전히 지고, 달이 뜬 어두운 밤.

잠을 자던 나래가 눈을 번쩍 떴다.

“······.”

그리고는 슬쩍슬쩍 고개를 돌리면서 주위를 살폈다.

레아는 좋은 꿈을 꾸는지 꼬리를 흔들면서 자고 있었고, 배를 긁으면서 잠들어 있었다.

둘이 자는 것을 확인한 나래는 염동력으로 몸을 조심히 띄운 뒤에 침대 밑으로 내려왔다.

“조용.”

그리고는 조심히 방 한쪽으로 이동해서 창문 밖을 바라봤다.

그곳에서는 마당의 포탈이 보였다.

강하온이 떠난 뒤, 밤마다 나래가 하는 행동이었다.

처음에는 안 자고 매일 밤 포탈을 보니, 은순이나 바오, 드라쿨이 걱정을 해서 몰래 행동하기 시작했다.

“1시간.”

나래는 시계를 쳐다봤다.

12시가 되기 전까지는 1시간, 오늘이 지나가면 강하온이 약속한 시각이 지나갔다.

나래는 아빠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며 조용히 기다렸다.

“!!!”

그렇게 10분 정도 지났을 때, 포탈이 안에서 두 사람이 걸어 나왔고, 나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마당으로 뛰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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