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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170화 (170/186)

170. 어둠의 신 테스.

170. 어둠의 신 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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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의 가슴을 꿰뚫고 나온 검은 손, 한빛나가 악몽에서 항상 봤던 모습이다.

“아, 안돼!”

그녀는 절규했다.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되는 악몽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걱정하지 말라니까, 남편이 그렇게 못 미덥나?”

그런데 그녀의 귀에 들려선 안 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하온의 목소리였다.

“어, 어?”

목소리가 들린 옆으로 고개를 돌린 한빛나는 당황했다.

그곳에는 강하온이 멀쩡한 모습으로 있었다.

“뭐, 뭐야?”

다시 앞으로 시선을 돌리자, 가슴이 꿰뚫린 강하온의 몸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뭐긴, 빨리 피했지.”

강하온은 눈물범벅이 된 한빛나의 얼굴을 닦아줬다.

짝-!

한빛나는 강하온의 가슴팍을 때렸다.

“진작 말하지, 왜 걱정시켜!”

‘많이 말랐구나.’

강하온은 그런 한빛나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

너무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안, 그나저나 조금만 자고 있어.”

“응? 그게 무슨······.”

갑작스러운 말에 한빛나는 대꾸했지만, 강하온의 슬림 마법으로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낼 수 없었다.

“조금만 자고 있어, 일어나면 나래랑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강하온은 잠든 한빛나를 특별한 공간으로 이동시켰다.

은순이의 도움을 받아서 만든 특별한 아공간이었다.

“인사가 너무 과격한 거 아닌가?”

그의 시선은 자신을 공격했던 존재에게 향했다.

검은 피부의 반짝이는 은발, 거기에 검은자밖에 존재하지 않는 눈, 게다가 지금까지 강하온이 만난 어떤 상대보다 강했다.

강하온은 처음 봤지만,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어둠의 신, 테스.”

빛의 신, 누스한테 당한 상처를 막 회복한 테스였다.

『이미 적이 되어 버린 걸 어쩌겠나, 참, 아쉬워. 그대가 그냥 누스를 처치했다면 안전하게 그대의 아내를 보내줄 생각을 했는데.』

테스는 진심으로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신이라는 놈이 개소리를 지껄이네? 신이 아니라 검은 개였나?”

강하온은 테스를 싸늘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테스가 말한 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애초에 강하온의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올 리가 없었다.

한빛나를 납치한 순간, 강하온과 테스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사이였다.

『건방진 인간이군······. 네놈이 강하다고 한들, 나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테스는 강하온의 강함을 인정했다.

그렇기에 숙명의 라이벌인 누스를 공격할 카드로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건 조금 전까지 상황이다.

누스한테 당한 상처가 다 나은 지금은 얘기가 달랐다.

『지금 이곳에서?』

특히 지금 ‘테라’는 물론이고, 이 일대는 테스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반면에 강하온에게는 방해가 되는 곳이었다.

테스는 강하온이 강하다고 한들, 지금의 자신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혓바닥이 길어, 쫄았나?”

가만히 테스의 말을 들어주던 강하온인 한 마디 뱉었다.

그 순간,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네놈은 후회 속에 죽게 해주마.』

강하온은 흉악하게 일그러진 테스의 얼굴을 보고 생각했다.

후회 속에 죽게 되는 건 자신이 아닌, 네놈이 될 거라고.

하지만 그는 말 대신 행동으로 대답했다.

강하온은 곧바로 검을 휘둘렀다.

삭-!

대답할 시간조차 아까웠다.

그는 빠르게 여기 일을 해결하고, 지구로 돌아가서 한빛나와 나래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쾅-!

초월자의 반열에 든 존재들도 반응하지 못할 빠른 검격이었지만, 테스는 반응했다.

그의 앞에는 검은 장막이 나타났고, 강하온의 검격을 막아냈다.

『······.』

그 모습에 사도들은 전부 안도했다.

강하온의 상식을 넘어선 강함은 그들에게 공포로 다가왔고, 공포는 그들의 굳건했던 믿음에 균일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안도는 오래가지 못했다.

쩌저적-.

그들의 믿음에 균열이 생겨난 것을 대변하든, 테스가 만들어낸 굳건한 어둠의 장막에 균열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지금 이 상황은 사도도 사도지만, 당사자인 테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무슨······.』

강하온이 강하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아는 테스였다.

그렇기에 누스를 공격할 수단으로 강하온을 선택했다.

하지만 지금의 강함은 그로서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대의 환경은 자신에게만 유리했다.

게다가 지금 강하온의 공격에는 특별한 힘이 담긴 게 아니었다. 휘두름, 그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지금 강하온의 공격은 단순히 육체만 이용한 공격이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그 공격이 자신이 만든 어둠의 장막을 간단히 부수고 있었다.

“놀라고 있을 시간이 있나? 내가 너무 여유롭게 대했나 보네.”

강하온은 당황스러워 보이는 테스를 향해서 검을 휘둘렀다.

이번에 그가 휘두른 검은 조금 전보다 빠르고 강력했다.

쾅-! 쾅-!

강하온이 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테스가 만든 어둠의 장막에 부딪히면서 굉음을 퍼트렸다.

‘확실히 육체가 달라졌다.’

놀라고 있는 것은 테스와 암인 뿐이 아니었다.

검을 휘두르는 강하온도 놀라고 있었다.

생명의 여신 테메르, 그녀의 힘은 단순히 시스템으로 늘어난 수치 이상의 강함을 선사했다.

『······.』

이러한 비상식적인 광경은 암인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그 모습을 보는 사도들은 불안에 떨었다.

과거의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빛의 신, 누스와의 전투 때가 말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테스를 돕기 위해서 움직일 수는 없었다.

테스의 명령 없이 돕는다고 움직이는 것은 테스를 무시하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첫 번째 사도 카이칸과 대교주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사도도 강하온의 검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때, 강하온은 공격하고 테스는 막아내는 일방적인 상황의 공방이 갑작스럽게 멈췄다.

“······.”

강하온이 뒤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사샤삭-!

강하온이 있던 자리에는 어둠으로 이루어진 날카로운 가시가 튀어나왔다.

『으음,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테스는 강하온을 신기한 듯 쳐다봤다.

어둠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만들어질 수 있는 공격이다.

공기가 존재하는 것과 비슷한 공격, 즉 아무런 사전 준비가 없어도 즉시 발현되는 자연현상 같은 공격이었다.

“······.”

강하온은 대답하지 않고, 조금 전 상황을 떠올렸다.

테스의 말대로 조금 전 공격은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감각에 잡히지 않는 공격이었다.

하지만 강하온한테 느껴진 것이 있었다.

‘냄새?’

정확히 뭐라고 단정 지울 수는 없지만, 강하온이 정의를 내리자면 죽음의 냄새였다.

바닥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그 냄새? 느낌 때문에 강하온은 뒤로 물러난 거였다.

‘지금이다!’

바로 지금 같은 상황이었다.

강하온이 서 있는 바닥에서 또 죽음의 냄새가 났다.

강하온은 곧바로 자리를 벗어났다.

샤사삭-!

그 자리에는 섬뜩한 기운을 풍기는 어둠이 가시가 솟구쳐 있었다.

『우연이 아니군.』

그 모습에 테스는 강하온이 우연으로 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과연 어디까지 피할 수 있는지 궁금하군.』

테스는 씨익 웃으면서 앞으로 튀어나갔다.

순식간에 강하온의 앞에 도착한 테스는 주먹을 휘둘렀다.

단순한 공격이었지만, 강하온은 막거나 할 수 없이 피해야만 했다.

샤사삭-!

테스의 진짜 공격은 주먹이 아니라, 자신의 주먹이 만든 그림자에서 솟구치는 어둠의 가시였다.

파사삭-!

어둠의 가시에 스친 강하온의 옷은 뭔가에 뜯긴 것처럼 사라졌다.

무시할 수 없는 공격에 강하온은 정신을 집중했다.

이때부터 전부는 조금 전과 달리, 테스한테 유리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테스가 어둠을 이용한 공격을 하면, 강하온은 피하기 바빴다.

하지만 강하온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번쩍-!

라이트 마법을 사용해서 어둠을 없애자, 강하온을 공격하려던 어둠의 가시가 사라졌다.

그 틈에 강하온은 죽음의 기운을 담아서 검을 휘둘렀다.

그렇게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던 중, 한순간에 균형이 무너졌다.

서걱-!

강하온의 검이 테스의 팔을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감히 버러지 같은 인간 놈이······.』

한 번의 공격을 허용한 테스의 얼굴은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그도 그럴 게, 세상을 창조한 태초신이 최초에 빚은 12신 중 하나였다.

테스는 누구보다 지고한 존재였다.

그런데 그런 자신의 몸에 같은 격을 가진 신도 아닌, 고작 인간이 상처를 냈으니 분노할 만했다.

『후회 속에 죽어가게 해주마······.』

테스는 강하온을 죽을 듯 노려보면서 전력으로 전투에 임했다.

그의 몸 주위에서는 스멀스멀 어둠이 생겨나면서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어느새 어둠은 점점 덩치를 키워나가더니 어둠으로 이루어진 형태의 몸이 되었다.

암인들이 사용하는 아바타의 원형이 되는 테스의 진정한 모습이었다.

“무시무시하군.”

강하온은 그 모습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테스에게서 느껴지는 힘이 생각 이상으로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두렵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

강하온은 자신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에 여신의 힘을 얻지 못했으면 위험했을 수도 있었겠네.’

생명의 여신, 테메르의 힘으로 육체가 비약적으로 강해진 것이 가장 컸다.

불과 하루 전에 강하온과 지금의 강하온은 전혀 달랐다.

『어둠 앞에 절망해라 인간.』

완전한 전투 형태로 바뀐 테스가 움직였다.

테스의 신형은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고, 강하온의 뒤에 나타나서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이번에도 기척이 안 느껴졌다.’

테스의 이동은 어둠 공격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그래도 강하온은 피할 수 있었다.

죽음의 냄새를 맡는 것이 점점 익숙해진 까닭이다.

그렇게 테스의 주먹은 강하온이 떠난 자리를 공격했다.

쾅-!

그의 주먹은 바닥에 꽂혔고,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굉음을 터트리며 지형을 변화시켰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샤삭-!

부서진 땅 사이로 어둠이 솟구쳐 오르면서 강하온을 집어삼키기 위해서 움직였다.

하지만 달라질 것은 없었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맞지 않으면 그만이지.”

강하온은 자신을 향해서 다가오는 죽음의 냄새를 정확히 맡았다.

이미 공격이 올 것을 아는 데 맞을 이유가 없었다.

서걱-!

강하온은 가볍게 피하면서 죽음의 기운을 담은 검을 휘둘렀고, 테스의 팔을 베고 지나갔다.

『네놈! 죽여버리겠다!』

테스는 자신의 몸에 상처가 생겨났다는 것에 분노하며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다.

서걱-! 서걱-!

빠르게 움직일수록 테스의 몸에는 강하온의 공격이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파지직-!

심지어는 강하온에 검에 실린 죽음의 기운 때문에 테스의 몸에 생긴 상처는 회복되지 않았다.

그렇게 전투는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테스의 몸에는 계속해서 상처가 늘어갔고, 강하온의 몸은 처음과 똑같았다.

“그만 끝내자.”

강하온은 분노를 이기지 못해서 짐승처럼 달려드는 테스를 보면서 최후의 일격을 준비했다.

“!!!”

죽음의 기운을 담은 검을 휘두르려는데, 갑자기 테스한테서 죽음의 냄새가 짙게 풍겼다.

‘위험하다.’

강하온은 머릿속에는 죽음의 경종이 울렸다.

그는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저건 또 뭐야······.”

순간, 테스의 몸을 중심으로 짙은 어둠이 몰려들면서 거대한 홀이 만들어졌다.

거대한 홀을 주변의 지형을 모두 집어삼키는 것은 물론이고, 사도는 물론, 암인까지 전부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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