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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169화 (169/186)

169. 재회

169.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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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도들은 첫 번째 사도, 카이칸이 만든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애초에 카이칸을 믿었던 그들은 전력을 다한 공격을 준비 중이었다.

그리고 강하온이 공격을 막으면서 잠시 물러나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공격을 쏟아부었다.

그렇기에 강할 수밖에 없었다.

“귀찮게까지 하네.”

강하온은 사방에서 쏟아지는 공격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 공격이 제법 위력적인 것도 있었지만, 사실 그 공격은 겉만 번지르르하지, 진짜 그를 위협하는 공격은 그게 아니었다.

‘우선 저 녀석이 대교주겠군.’

강하온의 시선이 향한 곳은 다른 암인들과 달리, 화려한 검은 의복을 입은 암인이었다.

마치, 지금은 영혼석에 정신체로 밖에 존재하지 않은 광인 대교주를 처음 봤을 때가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어둠의 교단 대교주 르망.

공간의 힘을 사용하는 그의 공격은 소리 없는 암살자 같았다.

화려한 공격 사이, 보이지 않게 강하온의 급소를 노리고 움직였다.

‘그리고 이 녀석.’

강하온의 시선은 조금 전, 자신을 쌍수검으로 공격했던 첫 번째 사도 카이칸에게 향했다.

‘또 거슬리는 공격을 하는군.’

카이칸은 사도들의 공격은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자신을 노리고 움직이고 있었다.

그의 공격은 강하온의 입장에서 공간의 힘을 사용하는 대교주 르망보다 거슬렸다.

‘예비 동작이 없어.’

카이칸이 거슬리는 이유는 공격하기 전, 아무런 전조 반응이 없다는 것에 있었다.

강하온도 마찬가지지만, 검을 휘두르기 위해서는 전조증상이 있었다.

강한 일격이라면 발에 무게가 실려야 하므로 무게 중심이 움직였고, 그게 아니고 가볍게 상체만 휘두르는 검이라면 어깨가 움직인다.

이 동작이 경지가 오를수록 너무 빨라서 거의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동작까지 없애려면, 한 가지 경지밖에 없었다.

심즉살.

마음을 먹는 순간, 곧바로 죽이는 경지에 올라야 했다.

이 경지는 강하온조차 사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비슷한 힘을 사용한 적은 있었다.

꿈에서 한빛나를 만났을 때, 정신을 가두는 육체라는 틀이 사라졌을 때 말이다.

그때 일대의 마나가 그의 의지에 따라 움직였다.

이 경지를 넘어선 단계였다.

물론, 카이칸이 그런 경지까지 넘어섰다는 것은 아니다.

‘아마 저 특이한 신체 때문일 수도 있겠어.’

강하온은 그 이유를 카이칸이 빙의한 신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제카도 느꼈지만, 이곳에 있는 존재들은 마나가 아닌 생명력이라는 힘을 사용했다.

그래서 신체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했는데, 일반적인 신체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여튼 그러한 이유로 공격을 하기 전에 전조증상이 없었고, 그래서 공격이 강하온의 예상보다 반 박자 빠르게 움직였다.

거기에 강력한 신체와 영역을 무기에 담을 수 있는 경지까지 올라서 위협적이었다.

‘그리고 이 환경도 상당히 거슬리네.’

도시 전체를 감싼 검은 어둠, 어둠 때문에 마나의 움직임이 굼떠졌다.

거기에 인간인 자신의 감각을 자꾸 흐리게 만들었다.

모든 감각에 안개가 낀 것처럼 불편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목숨이 위험하다.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단순히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구나.

강하온에게 든 생각은 이것뿐이었다.

‘우선 이 녀석보다 다른 새끼들부터 조져나야겠어.’

강하온은 현재 상황에서 가장 유리한 방법을 찾아냈다.

자신을 공격했던 사도 중에서 유독 약한 두 명이 보였다.

일단 수를 줄이는 게 최고의 방법이었다.

물론, 그 전에 지금 날 노리는 공격을 전부 무력화시키는 것이 먼저다.

“하압!”

강하온은 기합과 함께 자신의 영역을 담은 마나를 퍼트였다.

그의 주변에 있는 마나에는 죽음의 힘이 실렸다.

파사삭-!

강력했던 사도들의 공격은 강하온의 영역의 힘이 실린 마나에 닿자 먼지처럼 흩어졌다.

거기에는 대교주가 은밀히 숨긴 공간 공격도 들어 있었다.

『······.』

강하온의 노리고 움직이던 카이칸도 심상치 않은 기운에 곧바로 뒤로 물러섰다.

『이 무슨······.』

죽일 수는 없어도, 상처 정도는 입힐 거라고 생각했던 사도들은 전부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

하지만 그들은 놀랄 시간도 없었다.

스르륵-!

강하온의 몸이 희미하게 흩어졌기 때문이다.

『타르, 벨타! 당장 아바타를 사용해서 방어해라!』

가장 먼저 상황을 인지한 카이칸이 소리쳤다.

어떤 상황에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카이칸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담겨 있었다.

그만큼 지금 상황은 위험했다.

『알겠습니다.』

여섯 번째 사도와 일곱 번째 사도인 타르와 벨타는 생각하지도 않고, 카이칸의 명령에 곧바로 아바타를 사용했다.

그렇게 그들의 몸이 어둠으로 휩싸였고, 완전히 휩싸이기 전부터 그들은 각자 도끼와 단검을 꺼내서 사방으로 휘둘렀다.

강하온이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았지만, 그들이 자신을 노린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푸욱-!

강하온의 섬섬옥수 같은 손이 그들의 가슴을 꿰뚫고 나왔다.

그의 손에는 검붉은 죽음의 힘이 담겨 있었다.

『어떻게······.』

타르와 벨타는 자신의 가슴을 뚫고 나온 강하온의 손을 보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쳐다보면서 흩어져 사라졌다.

『······.』

공격을 당하고 소멸한 두 사도도 놀랐지만, 주변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사도들도 전부 놀라서 굳어버렸다.

하지만 그들은 놀랄 시간도 없었다.

『전부 정신 차려라!』

카이칸의 목소리가 그들을 정신을 깨웠기 때문이다.

『전부 대교주한테 붙어서 방어해라, 혹시라도 놈이 공격한다면 최대한 붙잡아.』

카이칸은 대교주를 비롯한 사도들한테만 들리는 의념을 보냈다.

정신을 차린 사도들은 곧바로 대교주의 옆으로 이동했다.

『르망.』

『알았다.』

카이칸은 대교주인 르망에게 눈빛을 보냈고, 르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원하는 것이 뭔지 알았기 때문이다.

팅-!

카이칸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강하온의 뒤에서 등장했다.

대교주 르망이 공간의 힘을 사용해서 카이칸을 이동시킨 것이다.

카이칸은 곧바로 쌍수검을 사용해서 강하온을 공격했다.

쾅-!

강하온은 뒤로 검을 휘두르며 곧바로 카이칸의 공격을 막아냈다.

기습했지만 힘의 차이는 명확했다.

공격 한 카이칸의 몸이 크게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때부터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

팅-!

다시금 카이칸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강하온의 뒤, 쌍수검을 사용해서 급소를 노렸다.

쾅-!

곧바로 검을 세워서 공격을 막아낸 강하온은 미간을 찌푸렸다.

공간을 사용해서 전조도 없이 나타나서, 전조도 없이 공격하는 것은 상당히 귀찮았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이미 생명의 여신의 힘을 얻어서 강해진 육체를 가진 강하온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았다.

“아쉽네, 조금만 더 빨리 만났으면 위험했을 수도 있겠어.”

이 말은 진심이었다.

육체가 더 강해지지 않았다면, 만약 환골탈태하지 않았다면 조금은 위협이 될 수도 있었다.

그만큼 암인의 준비는 철저했다.

그리고 첫 번째 사도, 카이칸이 그만큼 까다로운 적이기도 했다.

“인제 그만 끝내자.”

만약 첫 번째 공격에서 강하온에게 유효타를 먹였다면, 상황이 조금은 더 좋아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강하온은 르망과 카이칸의 협동 공격에 적응이 된 상황이었다.

지잉-!

순간, 강하온의 주변으로 영역이 퍼져 나왔다.

기존에 봤던 죽음의 황무지와는 달랐다.

아무것도 없는 검붉은 공간, 그의 영역은 죽음으로 바뀌어 있었다.

영역 안에 들어온 사도들은 전부 같은 생각을 했다.

『죽는다······.』

대교주나 카이칸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그들이 어떻게 하기에는 강하온의 힘은 너무도 강해진 상태였다.

압도적인 힘이 앞에 있다면 어떻게 될까? 전부 전의를 상실한다.

초월체이며 정신체인 그들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죽음의 기운이 넘실거리는 강하온의 영역에 들어온 그들은, 자연스럽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로즈의 말을 들었어야 했나······.』

그나마 제일 강한 정신력을 가진 대교주 르망과 첫 번째 사도 카이칸은 로즈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후회만 할 뿐, 그들 역시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자, 잠깐만요!』

하지만 그 순간, 유일하게 한 사도가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고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그 사도는 아홉 번째 사도, 로즈였다.

『뭐지?』

사도를 전부 죽이려던 강하온은 로즈를 쳐다봤다.

의외였기 때문이다.

가장 약한 존재가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난 것이.

『빛나를 보내주겠습니다, 그러니까 여기까지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지금 뭐라고 했지?』

죽음의 기운이 넘실거리는 강하온의 영역이 요동쳤다.

『으윽······.』

안 그래도 힘들게 버티고 있던 사도들은 고통스러워했다.

그건 로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그만해주세요. 제가 죽으면 빛나도 같이 죽습니다.』

로즈의 의념에 강하온의 영역이 한순간에 흩어졌다.

그리고 강하온은 로즈의 앞에 나타났다.

『정확히 말해.』

강하온은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로즈의 목을 움켜쥐며 물었다.

『빛나는 지금 제 아공간에 있는 특별한 공간에 있어요, 제가 죽으면 영영 빛나는 그곳에서 나올 수 없어요.』

로즈의 의념에 강하온은 힘없이 주저앉아 있는 대교주와 사도들을 쳐다봤다.

『저들은 아무도 몰라요, 제가 독단으로 한 행동이니까요. 그리고······.』

로즈의 말대로 카이칸과 대교주를 비롯한 모든 사도가 모르는 사실이었다.

이건 로즈가 테스와 암인을 구하기 위해서 독단으로 한 행동이었다.

『······.』

강하온은 로즈의 말이 사실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넋 나간 사도들의 표정, 그리고 진지한 로즈의 표정.

이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믿을 만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저 암인의 말인 사실이다, 이렇게 가까워지니 느껴진다.』

영혼석에 있는 대교주의 말 덕분이었다.

『하던 말은 계속해라.』

강하온은 로즈를 보며 말했다.

『······빛나도 허락한 일이에요.』

로즈는 머뭇거리다 말했다.

『거짓을 말했다가는 곧바로 죽는 수가 있어, 내가 네가 죽는다고 해서 공간을 열지 못할 거 같아?』

강하온은 손에 힘을 줬다.

그리고 실제로 로즈를 죽인다고 해도, 공간을 열 수 있었다.

자신에게는 대교주가 있었고, 힘으로 사용할 사도들도 널린 상황이다.

『지, 진짜에요.』

『증거는?』

『직접 확인하세요, 바로 빛나를 꺼내줄 테니까.』

로즈의 말을 들은 강하온은 손에 힘을 풀었다.

“쿨럭, 쿨럭······.”

바닥에 떨어진 로즈는 기침을 했다.

『얼른 빛나를 꺼내.』

『알겠어요.』

로즈는 곧바로 아공간을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강하온이 그토록 기다렸던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냈다.

“강하온?”

얼굴이 수척해지기는 했지만, 분명 익숙한 목소리였다.

“빛나······?”

그토록 기다렸던 한빛나가 맞았다.

『······.』

한빛나가 아공간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 사도들은 여러 생각이 들었다.

한빛나는 강하온을 저지할 최후의 수단이었다.

협박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부 로즈를 욕할 수도 없었다.

지금 그들이 살아 있는 것은 전부 로즈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나······ 맞아······.”

한빛나는 울음을 찾고 최대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오랜만에 본 강하온에게 우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예쁘네, 몰라보겠어.”

강하온 역시 한빛나의 마음을 읽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으면서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헤어지기 전, 그때처럼.

하지만 그들의 재회는 아름답지 못했다.

“피, 피해!”

순간적으로 한빛나의 표정이 공포로 물들었다.

푸욱-!

그리고 강하온의 가슴을 꿰뚫고 손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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